누가 이런걸 한다고 하면 말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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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째에 이어... 오늘 쓴건 한 꼭지! (아이고 자랑이다.) 주제는 [나만의 문체 만들기]입니다. 하아, 사실 이 꼭지 쓰면서 엄청 불타올랐어요.
내가 진짜 꼭 하고 싶었던 말이기도 했거든. 물론 AI 글 잘쓰지. 매끈매끈한 표현 대단한 거 잘 알겠어. 그렇게 비판하라고 해도 죽을 힘을 다해 평화롭게 마무리 지으려는 마음도 잘 알겠어. 근데 이렇게 글도 잘쓰고 논리적이고 여차하면 월에 수백만원을 벌어다주는 AI에게 우리가 하는 일이 뭐야. 문체를 학습시키고, 사람처럼 쓰게 하잖아요. 이게 너무 아이러니 하지 않아? 그냥 GPT말투로 쓰면 되잖아. 뭐 읽는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뭐 스륵스륵 잘 읽힌단 말야. 남는 건 없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문체란 걸음걸이만큼이나 숨길 수 없는 나의 지문이라고 생각해. 심지어 법언어학이란 수사학의 갈래가 있는데, 거기 문체측정학이란 것이 있거든요. 이게 뭐냐면 단어의 위치와 쓰임을 보고 이게 누가 쓴건지 알아내는 거예요. 특히 기능어들 있잖아. 뭐 대명사, 전치사 어쩌고 이런 것들의 위치와 빈도 등이 사람마다 다르다는거지.
우리가 AI보다 잘쓰자는 건 아니지만, 개똥같이 쓴 글이라도 그 색깔이란 게 있기 마련이거든요. 뭐 모두 작가가 될 건 아니잖아. 게다가 잘쓴다는 기준이란 게 너무 애매해. 아니 김은숙 작가님이나 은희경 작가님, 성해나 작가님 다 각각의 색이 있는거지 한강작가님이 노벨상 받았으니 그럼 한강작가님이 원탑이고 다른 작가님들 다 발라버리는 키부츠지 무잔같은거냐 하면 그게 아니거든.
나는 우리가 자신의 문체를 완전히 must 이해해야 한다고 봐. 왜 그런 문체를 쓰는 지도 이해해야 하고, 자기 문체의 한계에 우울해하기도 해야해. 소주도 마시고 쓴 글도 지워보고 이불킥도 해보고, 부러워도 해보고. 이래야 한다고 봐. 망할 숏츠나 보면서 'AI시대에 인간의 역할은 무엇일까? 3가지로 요약해드립니다' 이런걸 저장하는 게 아니라.
그래서 이번 꼭지 쓰면서 아주 그냥 불타올라서, 결과적으로 한 꼭지쓰니까 지쳐버렸어요.
원래 오늘 2개 써야했거든요. 근데 문체 만드는 거 하나 쓰고... 원래 쓰려고 했던 [절대 AI에게 시켜서는 안될 일] 꼭지는... 안될 것 같아. 그래도 하루 하나는 썼당. 이것도 솔직히 대단한거 아닙니까.
이 책 쓰면서 가끔 이렇게 폭발할 때 있어요. 저는 인간에게 그렇게 대단한 애정과 관심이 있는 편이 아니거든요. 사실 AI가 싫다는 게 아닙니다. AI가 싫고좋고가 어딨어. 나도 편하게 잘쓰는 좋은 도구지. 정확히는 AI시대라고 오만육만 호들갑을 떨어대는 사람들이 꼴배기 싫은 거 같애. AI자동화로 월400만원 수익 인증, 4주완성 MCP완전정복 이런 인스타 광고에 약간 눈 질끈 감게 되고, 사방팔방 링크드인도 가보면 99.2%가 AI시대 이야기야. 아주 그냥 지겨워죽겄어.
이게 어떠 기시감이 드냐면, 우리 2000년대 기억하죠. 사이버란 단어가 세상을 지배햇던 때. 심지어 그땐 커피도 이세상 커피가 아니고, 과자와 빵에도 사이버가 있었고, 사이버체조도 있었어. 터보의 cyber lover 기억나요? 그런 노래가 있었다고. 지금 온 세상이 AI 그러는 거랑 사실 비교도 안돼. 지금 샘알트먼 띠부띠부씰 같은거 없잖아. Open AI 카페나 AI세상을 컨셉으로한 데몰리션 노래방같은 거 있어요? 없어...당시 세기말의 사이버열풍은 지금 AI랑은 비교도 안됐다고. 실제로 세상 망한다고 몇 십명씩 죽기도 하고, 밀레니엄버그 어쩌고 한다고 사람들이 방공호 파놓고 사재기 하고 ...이건 뭐 진짜 사이버펑크는 그 시절이었던 것 같음
물론 AI로 세상이 실제로 변하는 건 맞아. 임계점이 넘는 순간, 아마 역사 이래 가장 충격적인 사건들이 펼쳐질거야. 하지만 그것에 비해 지금의 소란스러움은 너무 경박스러워. 뭔가가 심각하게 빠져있는 느낌이랄까. 지금 프롬프트 공부하고 MCP연결하면서 돈 벌고, 클로드 코드로 홈페이지 만드는 거 보면서 멋지다! 세상이 바뀌었어! 라고 환호성 치는 것 이전에 먼저 좀 차분하게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 있지 않나 싶더라고.
이렇게 보통 사람이 약간 화가 있어야 잘써지는 것 같아. 문제는 그렇게 쓴 글이 상당히 자극적이어서 편집자님이 중화시키는데 좀 애를 먹으신다는 게 그렇지만...
여튼, 내일 쓸 거 [AI에게 절대 시키지 말아야 할 것] 개요만 써놓고 자야겠어요.
아니 맨날 와서 이놈 이거 잘쓰나 안쓰나 감시하는 @릴라 @아리초이 @힘날세상 @이너프 @허우룩 @손글송글 @한송이 @신미영sopia 님 등등등... 감사합니당. 뭐 사실 반려작가 키운다 생각하시고 밥은 먹었나 담벼락 마냥 남겨주시면 제깍제깍 댓글 남겨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