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분의 일

[D-6] 17일 만에 책을 완성할거다. 11일 지남

이제 한 주 남은 시점

by 박창선

-이전편-


https://brunch.co.kr/@roysday/837


이걸 처음보시는 분들은 대체 뭐지??이거? 싶으실 것 같아서, 앞에 개요를 좀 풀어드리려고 합니다. 아는 분은 그냥 패스해주세요 :)

저는 지금 10번째 책을 집필중입니다. 주제는 [AI놈들이 만든 매끈매끈하고 흠잡을 데 없지만 왠지 기분나쁜 결과물을 뛰어넘는 인간만의 독보성]입니다. [AI vs 인간]을 만들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AI가 좋다며 맹신하는 풍조나, AI의 결과물을 치켜세우는 행태, 'AI로 뚝딱'이러는 강의팔이 등 존나 호들갑떠는 그런 모습을 싫어합니다. 뭐 원래 책이란 개인적인 의견을 정돈해놓은 것이니 호불호는 있겠습니다. AI는 AI나름대로 발전할 것입니다. 사람이 가만히 있으면 되나요. 저는 일단 AI를 몹시 잘쓰고 있고, 녀석과 함께 일하는 것의 편리를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또는 적어도 내 색깔을 잃지 않는 사람냄새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튼 이걸 주제로 쓰고 있는데 지금 2년째 몇번을 썼다 지우고 멍때리고 게으름피우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10년 뒤에 책이 나올 것 같습니다. 하여 구독자님들께 일종의 치킨 공약을 걸고 17일만에 책을 탈고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제 6일 남았습니다. 현재까지 쓴 꼭지는 15꼭지입니다. 남은 6일 내내 1-2꼭지씩 써야 끝납니다. 만약 공약을 지키지 못하면, 댓글로 정성껏 잡도리해주신 우리 몇몇 구독자님들께 치킨을 쏘기로 하였습니다.

참고로...그.. 제가 약속을 못지키면 치킨을 쏘기로 하긴했는데 워낙 많은 분이 좋아요를 달아주고 막 댓글로 프리챌 놀이에 동참에 주셔서 치킨 쏘다가 거덜나겠다 싶어서 걱정입니다. 요새 또 치킨값이 만만찮아서...여튼 잊지 않고 전달토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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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 꼭지 썼어요. 사실 그 여러분 제가 핑계를 좀 대자면... 이제 꼭지수가 많아진다고 좋은 책이 아니긴 합니다. 요즘은 책이 얇고 글자수가 적은 게 또 트렌드거든요. (구차함) 오늘은 책 얘기보다 조금 느낀 점을 얘끼해보려 합니다.


최근에 이 글을 계속 쓰면서 느끼는 건데 요즘에 인스타를 보면 뭐 이런 글들이 많아요.


[자동화, 뚝딱, 손을 대지 않고, 한 번에]


여러분도 익숙하시죠? 근데 저는 이걸 볼 때마다 할 수 없는 불편함이 있었어요. 뭔가 왠지 설명할 수 없는 한없이 가벼움이랄까. 물론 그 반대에 있는 단어들도 싫습니다. [의미 없는 노가다, 삽질, 반복 숙달] 이런 것들도 마음에 들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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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차근차근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닙니다. 그러나 인생의 태도가 드러나는 가장 진솔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일을 할 때는 모두가 즐겁습니다. 재밌는 일을 할 때는 모두가 행복하게 할 수 있죠. 기쁜 순간에 기쁜 건 굉장히 쉬운 일입니다. 중요한 건 어렵고 고된 순간에 보이는 태도죠. 일이라는 건 보통 우리 작성에 맞지 않고 힘들고 고됩니다. 여기서 드러나는 태도는 꽤나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의 다른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시간이라 생각해요. 어떻게 해서든 일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하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그게 필요하고, 모두가 고생을 사서 할 필욘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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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런 단어들이 많이 퍼지진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일을 많이, 복잡하게, 무식하게 하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AI를 이용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그래도 표현을 '뚝딱뚝딱' 이 아니라 [차근차근 질문해나가면서 한 단계씩 풀어나간다]고 했으면 좋겠어요. 한 단계 한 단계 질문과 대답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지혜가 있었으면 합니다. 자동화가 아니라, 불필요한 부분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표현했으면 합니다. 솔직히 한 방에 되는 일이 있나요. 내 손 안타고 모든게 돌아가는 일이 어딨어요. 클로드코드로 자동화 시켜놔도 꼬입니다. 메이크는 뻑하면 뻥나고, 손 안대고 놀러다니면 이틀만에 난장판이 날 거예요. 일이란 건 그렇습니다. 내가 무언가에 애쓰며 하는 것이 '일'이지, 돈을 버는 것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그건 그냥 돈을 버는 거죠. 그걸 구분했으면 합니다. '한 방/월천만원 수익/AI모르면 나락간다' 이런 표현들의 이면에는 [열심히 노력하고 애쓰는 사람]들을 향한 미묘한 시선도 있습니다. '트렌드를 모르니 고생한다'는 뉘앙스로 불안을 긁어대죠. 우린 트렌드를 몰라서 사서 고생하는 게 아닙니다.


한 회계사님이 AI를 통해 수식을 걸고, 엑셀로 값을 내는데도 옆에 계산기를 두고 다시 검산하는 영상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내가 한 번 더 해야 마음이 놓인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니 세상에 AI로 4초면 될 일을, 계산기라니??? 많은 댓글이 손가락질하고 꼰대라고 욕하더군요. 그 분이 그걸 몰라서 그러진 않으셨을 겁니다. AI가 짜주는 수식과 결과값이 정확하다는 건 이미 알고 계시죠. 그 번거로운 작업을 직접 다시 하는 건, 자신에게 주어진 신뢰를 지키고 싶은 마음일 겁니다. 실수가 없고 사고가 나질 않길 바라는 마음이죠. 혹시나 하는 것들을 잡아내려는 마음씀이고요.


AI로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그림과 영상과 음악을 누군가는 아직도 손으로 하고 있습니다. 피땀 흘려가며 영혼을 갈아놓고 노트 하나, 붓칠 하나, 프레임 하나에 정성을 쏟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죄다 제미나이로 만들면 3초면 나오지만, 굳이 자연광을 고민하고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수많은 장비를 이고지고 수백컷을 찍고 그 중 3장만 뽑아내는 사람들이 있어요. AI로 작성된 책이 서점에 엄청 깔린다고 합니다. 오탈자와 줄임말, 비속어가 가득한 책들이죠. AI를 만나고 1,2주만에 글을 썼다느니, 100명 중 95명이 출간을 했다느니...하는 강의영상이 많더군요. 그런 걸 보면 왜 나는 밤을 새가며 하루 두 꼭지씩(실상 지킨 건 얼마 안됨....) 온 어깨를 갈아넣어가며 쓰고 있는지 허탈해지기도 합니다. 작은 틈을 메우고, 정성스레 무언가를 다듬는 마음. 글을 짓고, 조심스레 플레이팅하고, 디테일에 고민하고,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자식처럼 여기는 그럼 마음들이 '뚝딱'이나 '클릭 한 번에' 라는 단어로 가벼워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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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브런치에 글을 쓰는 많은 분들도 글자 하나하나를 꾹꾹 눌러담는 작가님들인 만큼, 여러분들의 마음도 잘 지켜지길 바랍니다. AI는 본인이 고심해서(?) 내놓은 기획안도 내 반응 한번에 잘못했다면서 냅다 부정해버리더군요. 우린 우리의 일부가 부서졌을 때 상심할 줄 아는 존재잖아요. 어느 시대엔가, 상실과 미련을 가진 휴머노이드가 나온다면, 그 땐 정말 생각이 많아질 것 같긴 합니다.


일단, 지금은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윤하의 로켓방정식의 저주를 다같이 들으며...가사를 음미해봅시다.




오늘의 출석체크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18명 밖에 없네요.


@리안천인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해요!

@신미영 sopia 님 요 며칠 자주 와주시네요!

@이은주님 반가워용

@홍윤표님 와주셔서 반가워요오

@별이별이님 입덕 축하드립니다아

@NARRIVO님 매번 와주셔서 감사해요!

@글밥김선영님, 몇 안되는 제 팔로잉 ㅎㅎ 반가워요!!

@안개별님 또 뵙네요!~

@한송이님 늘 따뜻한 댓글 감사해요 :)

@늘푸른 노병님 안녕하세요!!

@AI러 이채문님, 세상에 AI와 대항하는 존코너 집단에 와서 좋아요를 눌러주시다니...

@페르세우스님 또 와주셨네요오!

@요리헌터님 안녕하세요!!

@아리초이님 저, 이번주 주말에 설악산 서북능선가요.

@백주현님 몇 년째 와주셔서 늘 감사하고 있어요 ㅎㅎ

@조헌주님 반가워요!

@집샤님 반갑습니당

@이다연님 반가워요!

@릴라님 그 노래를 알 정도면...쓰읍...대단히 심연에 계신 듯 한데..

@이너프님 언제나 1빠 댓글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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