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예전에는 보통의 스타트업들은 모두 투자를 받으려고 엄청나게 노력했고, 그게 성공이라는 생각하기도 했다. 투자를 얼마를 받았고, 어디서 받았는지가 중요한 성공 지표 중 하나였다. 뉴스기사도 많이 나왔다. 나 또한 스타트업은 무조건 받아야 하고 투자에 성공할 경우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항상 시리즈 A, 시리즈 B 등 투자를 많이 받으면 잘 나가는 기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과연 투자를 꼭 받아야 하는가? 투자자들은 투자에 대한 이익(ROI)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잘 맞지 않는 투자자를 만나게 되면 오히려 매출 지표에만 집착하는 경향으로 바뀌어 스타트업의 방향성이 바뀌게 되고 비용만 많이 나가게 되고, 유저가 떠나가게 될 수도 있게 된다.
투자를 받지 않고 성공한 기업 중 대표적인 곳이 스마일게이트다. 창업자분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고 주식 상장도 되어있지 않다. 신기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내가 아는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어떻게든 투자를 시리즈 C, D, E까지 받아 자금을 받고 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아주 중요한 목표처럼 생각하는 것 같았는데..
이렇게 큰 글로벌한 기업이 투자 없이 어떻게 성장했을까? 스마일게이트는 게임회사로 국내보다 해외, 특히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회사가 크기 시작했다. 또한, 창업자가 투자를 받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다. 아무리 선호하지 않는다고 해도 투자 없이 20년 동안 글로벌하게 회사를 키운 것은 대단한 것 같다.
최근엔 많은 유니콘 기업들이 안 좋게 끝나는 경우가 많이 나오다 보니 투자를 받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된다. 옛날의 성공신화를 보면, 일단 유저를 모은다. 일단 엄청나게 유저를 모은다. 투자를 크게 받는다. 어떻게든 BM을 성공한다. 이런 방정식이었다. 그런데 모든 기업이 유저를 모은다고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유저를 모으면서 투자한 비용을 투자금액으로 감당을 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 중에 투자에 실패하거나 적절한 BM을 못 찾은 기업은 모두 망하기 쉽다.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는 투자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 투자 없이도 서비스 론칭 8개월 만에 영업이익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순이익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 와서 배운 것은 투자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절대로 성공의 지표가 아니라는 점. 투자를 받아도 극초기 스타트업이라면 상당한 비율의 지분을 투자자에게 줘야 하기 때문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투자를 크게 받아 성공한 기업이더라도 스타트업이 성공했을 때 대부분의 이익이 투자자들에게 가고 나머지가 공동창업자들에게 돌아간다. 즉, 열심히 일한 임직원들에게 가는 혜택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투자를 받지 않고 성공하여 큰 이익을 냈다면? 공동창업자들에 재량하에 임직원들에게 수익이 갈 수도 있다. 이런 기업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면 정말 행운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