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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ZY Jul 27. 2023

마음 정원

마음정원, 김유강 그림책



우리는 누구나 마음 정원을 가꾸며 산다. 의식하며 가꾸는 사람도 있고, 의식하지 못한 채 품고 사는 사람도 있을 테다. 그렇다면 잘 갖추어진 정원은 어떤 정원일까? 



내가 상상하는 정원은 규모를 떠나 자리를 잘 잡은 나무와 꽃들이 계절별로 얼굴을 내밀었다가 쉬기도 하는 아기자기함이 묻어나는 정원이다. 


정원에서 생명력을 뿜어내는 존재는 비단 식물뿐만이 아닐 것이다. 틈틈이 거미줄을 치는 거미, 잠시 쉬어가는 새들, 꿈틀꿈틀 올라오는 지렁이들도 보여야 숨 쉬는 정원이라 할 수 있다. 



깔끔한 배수구 옆으로 한 편에는 정원을 가꾸는 도구들을 보관하는 창고도 있다. 이렇게 관리하는 정원에는 보이지 않은 정원사의 땀과 정성이 묻어있다. 



정원을 가꾸다 보면, 우후죽순 솟아나는 잡초와 반갑지 않은 불청객을 만나게 되고 관심이 가지 않은 정원의 공간도 있을 것이다. 마음 정원 속에 얼음꽃이란 존재는 이런 것들이 아닐까? 


그 꽃은 일시적으로 없앴다 하더라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없애고자 집착할수록 더욱 지쳐가는 것이다. 


"

그래, 어쩌면 애초에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몰라.

얼음꽃의 뿌리는 생각보다 깊은 거야. 

ㅡ 마음정원, 김유강




<마음 정원> 그림책을 읽으며 ‘얼음꽃’ 부분에서 겨울 왕국의 이미지가 느껴졌다. 엘사의 분노와 슬픔에 더 깊어지는 겨울처럼, 우리 마음속 얼음꽃의 존재가 강화된다면 마음이 얼어버리는 것이다. 따뜻한 기억도 그 힘을 잃고 얼어버린다면 결국 얼음꽃이 마음을 잠식하고야 만다. 


김유강 작가는 우리의 따뜻한 기억으로 마음의 영역을 확장시키라고 한다. 그 넓어진 마음으로 얼음꽃이 자리 잡은 영역을 상대적으로 줄인다면, 우리는 더욱 단단한 마음으로 세상이란 곳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고 말이다. 


"

그래, 이제 힘들어하지 않을게.

마음정원을 가꾸는 방법을 알았으니까.

ㅡ마음정원, 김유강




오늘 아침, 유난히 탄천 산책길이 초록 초록했다. 

그 모습에 큰 딸에게 물었다. 

"아인이의 마음 색깔은 뭘까? 탄천처럼 초록색?"

"아니! 나는...... 무지개!"

"그렇지, 하나의 색보다는 여러 색을 갖춰야겠네.

 빨주노초파남보 다 있어야지!

아주 건강한 마음이야!"

@ROZY



* <책이라는 거울> 연재물은 ROZY가 운영하는 ‘매일 열리는 ROZY’s 서재’의 도서리뷰 포스팅에서 북에세이 형식으로 추가 수정하여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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