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엑스 이코노미, 린다 스콧
더블엑스 이코노미를 읽고 한동안 내 머릿속이 멈추었던 경험을 하였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에 무심한 편은 아니지만, 너무나도 영화 같은 현실이 담긴 날 것을 본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이 포스팅에서는 주관적으로 인상 깊었던 2가지 이야기에 대해 기록하고 싶었다. 어쩌면 나의 글보다 더욱 영향력 있는, 울림을 주는 기고문과 본문이 주는 저자의 글이 <더블엑스 이코노미>의 목소리에 힘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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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당신을 자유롭게 할 것이다.
그러나 먼저 당신을 화나게 할 것이다.
ㅡ글로리아 스타이넘
2장, 빅데이터 너머의 현실에서 '빈곤 지역 소녀들이 학교를 떠나는 진짜 이유'에 대한 내용이 아직도 선하다. 그 내용을 읽으며 떠올린 사건이 '깔창 생리대'라는 생리 빈곤에 대한 대한민국의 실제 이야기였다.
(연관된 멋진 칼럼이 있어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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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2021년을 사는 십 대 소녀들의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생리 빈곤’에 시달리는 십 대 소녀들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생리 빈곤’ 낯설고, 가슴 아픈 단어이다.
생리가 시작되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소녀들이 있다. 생리대를 살 돈이 없기 때문이다. 생리대가 없어서, 생리대 살 돈이 없어서 학교에 가지 못해요,라고 말할 수 없어 소녀는 등교하지 못한다. 2016년 운동화 깔창을 생리대로 사용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이 ‘생리 빈곤’에 집중되었다. 취약층에 면 생리대를 보급하자는 의견, 생리대 가격을 낮추자는 의견, 생리대를 무상으로 보급하자는 의견 등이 다양하게 제시되었다.
5년이 지난 지금, 당시 무수히 쏟아졌던 관심과 의견 중 어느 것이 남아 있을까. 2021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생리 빈곤’이라는 단어에서 소녀들은 자유롭지 못하다.
ㅡ ‘깔창 생리대’ 그 후 5년, 생리 빈곤 사라졌을까, 오피니언 / 소설가 김은희
링크 :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6968
11장의 금융계의 가라오케 관행에 대한 이야기는 놀라기도 했고, 어느 정도는 의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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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국 동부 저장에서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진행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친 여성 기업가 3명을 인터뷰하고 있었다. 성공의 가장 큰 장벽이 무엇이었는지 질문하자 그들은 교육이라고 답했다. 교육은 이제 마쳤으니 그다음 장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질문을 이어갔다. 나는 그들이 자녀 양육이라고 답하리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여성 기업가들은 서로를 힐끗 쳐다본 뒤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일제히 이렇게 말했다."가라오케요."
ㅡ 더블엑스 이코노미, 린다 스콧
내가 어떤 글로 이어나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이 포스팅을 발행을 할지 말지 고민까지 했다. 그래서 재독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에 나오는 저자의 문장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여성에게도 테스토스테론이 있다."
(린다 스콧)
날카로운 현실을 마주하면
오히려 멈칫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부정하고 싶지 않지만
결국 어떤 비유를 통해
여성으로서의 삶이 무거워지곤 하니까.
그렇다고 그 무게에 짓눌릴 순 없다.
작은 물결의 힘을 믿는다.
@ROZ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