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로의 크리스마스 소원 태그들
오늘 우리 아이들은 산타마을 산타클로스에게 답장을 받았다.
산타우체국을 통해 도착한 편지에는 좋은 문구가 적힌 카드와 씰도 함께 들어있었다.
그날은 크리스마스트리의 전구 같은 날이었다.
작은 반짝임으로도 설렘과 행복감을 주는 그런 날.
느린 우체통, 나만의 우표 만들기, 지난 우표의 역사, 우체통과 우체복의 변화과정들을 찬찬히 살피다보니 소공로의 우편 박물관은 화려한 도시 안에서 우연히 만난 간이역이었다.
크리스마스 소원트리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전구가 없어도 빛나고 있는 트리였다.
크고 작은 바램들이 적인 메시지카드들 때문이었을까?
크리스마스를 지나고 연말을 잘 보내준다면, 새로운 해에는 어쩌면, 적어낸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담겨있었다.
한참 미소를 머금으며 카드를 보고 있는데 한 메시지 카드가 내 시선을 멈추게 했다.
“말을 하게 해주세요.”
순간 눈시울이 붉어져 누군가의 입술을 생각했다.
누군가의 코를 상상했고, 눈을 그려보았다.
눈을 감으니 소원 태그를 작성하는 누군가의 펜을 든 손이 나타났다.
어떤 아이일까, 어떤 어른인 걸까.
나는 이날 우리 네 식구가 승용차의 운전석, 조수석, 뒷좌석 각각 한자리씩 차지하고 앉아 한강 옆을 지나가는 순간이 참 행복했다. 흘러가는 강물이 반짝이는 전구처럼 보였다.
요행은 특별한 거 없다.
누군가와 나란히 걷는 순간들,
건네고 건네받는 커피 한 잔,
내 의식을 적어내는 연필 끝자락,
내 몸의 사소한 움직임,
가족이 모이는 저녁 식사 시간,
형광등보다는 주광등의 은은함 속 같은 곳에서 나온다.
"모두가 자신을 걱정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만 인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
사실은 오직 사랑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다. "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