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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ug 06. 2016

<지략의 귀재>-생활화된 전략

전략적인 사고가 생활화된 중국인들을 대하는 방법

2004년도부터 2013년도까지는 중국을 자주 방문했었다. 상해에서 열린 관련 직종의 대형 전시회에도 들리고 기타 업무상의 일이었지만, 2010년도에도 오랜만에 중국에 들리게 되었을 때, 그곳이 상해이다 보니 약간의 설렘이 없지는 않았다. 근 1년여 만에 다시 찾은 상해는 또 눈부시게 변화하고 있는 느낌을 주었다. 역시나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는 상해라는 도시에는 끝없는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북경에는 한국어로 친절히 소개된 공항 내의 안내판이 군데군데 있지만, 상해에 가면 찾아보기가 몹시 힘들다. 북경에는 아마도 한국 관광객들 숫자가 상대적으로 많던지, 아니면 동북 공정의 일환으로 언젠가는 먹고 말 것이라 생각하는 것인지 그렇게 흔하게 찾기 쉬웠던 한국어가, 상해에서는 찾기 힘들다. 중국어와 영어만이 메인에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G2.


이 첨단의 도시, 국제화의 첨병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도시는 푸동 공항으로부터 상해 시내까지 최대 시속 500km까지 달리는 자기 부상 열차, Maglev를 갖고 있다.  또한 상해 엑스포를 맞아 만들어진 각 나라를 소개하는 대형 빌딩관들이 보란 듯이 도시 안에 만들어져 있어. 중화사상을 다시 현대로 가져오고자 하는 그들의 움직임을 철저하게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적어도 상해에서 우리는 동양계 외국인들과 상해 사람들 사이에 옷차림의 차이점을 더 이상 감잡을 수가 없다. 누구나 나에게 자연스러운 중국어로 말을 걸고 한국 사람이다라고 대답하면, "그러냐? 정말?" 하고 놀라는 지경이다. 생활수준의 측면에서 상해의 중산층 이상은 일본이나 유럽, 뉴욕에 필적하는 소비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이제는 화려한 옷차림의 동아시아 계열 사람들은 중국의 상해에서 왔을 거라 감잡아도 크게 틀리지 않으리라.

지략의 귀재

저자

이송 지음

출판사

팬덤북스 펴냄 | 2010.02.26 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 소개

『지략의 귀재』는 중국과 실패하지 않는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중국인의 머릿속을 분석한 책이다. 30년...


상해로 가기 전에 이 책을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책 소개에 적혀 있듯이 왜 한국 사람들, 특히 비즈니스맨들이 중국에서 중국인들에게 철저히 농락당하고 쫓겨나기 일수였는지 이 책은 다시금 잘 알게 해주고 있다. 이른바 병법, 처세술이라고 불리는 분야에 있어서, 중국인들의 전략이나 전술은 그들의 문화, 생활 속에서 이미 녹아 있는 어떤 의미에서는 따로 배울 필요도 없는 일상 상식이다. 그들이 가난할 때는 그들의 꾀죄죄함에 손가락질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옷차림마저 말끔해지고 있는 그들에게 손가락질할 자격은 점점 더 사라져 가고 있는 듯하다.


정의로움과 평화 애호의 정신을 전통문화이자 한국의 자랑스러운 정신 문명인 듯 이야기하는 미덕이 우리들 가운데에 있지만, 위선과 간계, 술책을 이해하고 알면서도 유지할 수 있는 정의와 평화는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가치가 있고 생명력이 있어도 그런 것들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의 정의와 평화는 말 그대로의 일장춘몽이고 무지함을 위로하는 자기 합리화인 것처럼 보인다.


적어도 우리나라는 전략적인 사고에 대한 이해를 광범위하게 다시 인식시키고 우리 사회 안에서도 분명히 존재하는 합리를 가장한 불합리를 투명하게 주시하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들을 키워내야 그나마 역사의 반복 인양 중국에 끌려다니는 주권을 잃은 속국의 상황에 도달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절절히 든 생각이다.


최근에 벌어진 한 연예인에 관련된 논란들을 보다 보니, 이 사건에 자기도 모르게 휘말려 들어가 힘과 생명력을 잃으면서 결국에는 환멸을 느끼게 될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 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른바 정치적으로 주도적인 위치에 자리 잡은 몇 명의 사람들은 지략의 귀재라고 불려도 좋을 만큼 사람들의 심리를 적절히 읽을 줄 아는 다소 지능적인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들이 중국인들과 맞붙어 한국을 수호하는 훌륭한 말싸움꾼들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할 정도가 되었다.


이 사건은 누가 더 나쁜 존재들인가를 떠나서 제대로 술수를 피우며 치고받아본 적 없었던 적지 않은 수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술수라는 술수는 모두 다 피워서 맞붙어 싸우는 비 일상적인 상황을 접하여 매우 흥분했던 케이스로 보였다. 누가 그런 의혹의 시발점이었냐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참 순수하고도 정치적인 술수 같은 것을 이해하는 것과는 담쌓고 살아오던 사람들이 대거 미혹당하여 넘실넘실 자기들이 듣고 싶어 하는 소리만 확대 재생산하며 '아전인수'하는 모습들이 가장 큰 문젯거리처럼 보였다.


진실이 무엇인가 보다는 내가 원하는 진실에 사로잡히는 것. 문제 확인보다는 문제의 확장을 추구하는 것. 의혹의 중심에 서 있던 연예인이 어떻게 자신을 방어하고 나올 것인가? 또는 만약 제기된 의혹들과는 다른 상황들이 밝혀졌을 때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런 방어책들이 매우 부실한 것 빼놓고 공격 그 자체는 매우 효과 만점의 "아님 말고" 전략이었다.


공분을 만들고 이를 유지하고 자기 손 제대로 안 더럽히고 수많은 시간을 현상 규명에 들이지 않고도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자기 반영을 확장시키면서 즐거운 타인 괴롭히기 또는 말살 놀이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은 확실한 증거를 토대로 하는 이른바 건전한 비판과 의문 제기라기보다 더럽히고 깎아내리고 의심하게 만들고 그럴듯한 의혹 제기로 점철된 상황을 만들어낸 지략들이었음이 또한 이 책에는 잘 설명되고 있다.


적어도 이 책에 나와 있는 지략들을 보다 보면 우리도 중국에 대한 범국가적이고도 전략적인 방어책을 갖게 되고, 수많은 술수에 놀아나게 되는 상황들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와질 수 있을 것 같다. 논쟁에 이기는 법 38가지 이후로 어둠의 흑마술을 배운 듯한 우쭐한 기분이 되어 책장을 덮게 된다. 그러고 나서 드는 오싹함은 이 책을 읽지 않았어도 이미 중국인들은 남녀노소 이런 내용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로부터 다가온다. 이 책을 몇몇 중국인들에게 몇 가지 한문으로 된 내용들을 집어 보여주며, 내가 너희들을 이해하기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이다라고 이야기를 해보니, 그들의 반응이 어떠했는지 아는가?


"아, 그거...... 그 별거 아닌걸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나 보지?"라는 표정에 눈을 반짝인다. 솔직히 이런 모습을 보면 무서울 따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손자병법과 36계 두 가지로 이루어진 이 책 "지략의 귀재"를 읽은 이유는 이들과 오랫동안 일을 하면서 이들과 협력하고 동반자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함이며, 두려움이나 편견을 넘어서서 진정한 중국인들의 실체를 조금 더 알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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