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마술 트릭을 발상할 수 없는 한계를 노출, 그러나 카드묘기는 일품
(스포일러 덩어리입니다. 안 보신 분들은
지나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나우 유 씨미 2의
매력은 현란한 카드 묘기로
살아남았다.
물론, 재미있게 본 분들이 많았을 거다.
실제로 Wiki Pedia에서 이야기하는
월드와이드 흥행성적은 3억 3천만 불.
준수한 성적이다. 활동 무대를 확장,
주걸륜을 기용하면서 중화권 관객을
흥행에 동원하는 데 성공한 것 같다.
다만 미국에서의 흥행이 1억 불을
초과하지 못하면서 실망감을
안겼다. 이렇게 되면 이 영화는
미국인이나 1편을 본 사람들보다
새롭게 영화를 본 관객들이 참여한
글로벌에서 더 성공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엑스맨 아포칼립스처럼
Too Much 하다는 표현을
쓰지 않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은
시리즈 1편의 밀도 높고 반전이
반전다운 여러 가지 트릭들이
2편에서는 너무 많이 써보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없는데 전전긍긍
만들어 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영화 막판에는 바닥난 트릭들의
허전함을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
그동안 끝판왕 노릇을 열심히 했던
모건 프리먼이 "사실은 말이지..."하며
사실은 사이코패스급의 악당이 아니라
주인공을 돕기 위해 나쁜 척하였다고
이미지 반전하며 마무리를 하고 있다.
이게 감동을 주어야 했지만,
나는 그냥 덤덤히 지나가게 되었다.
흥행 성적과는 상관없이 시리즈물을
닫으려고 준비했던 느낌이 들었고,
여러 면에서 나름 흥미진진한 매력을
발휘하며 스토리에 몰입하도록 하는
연출들이 있었지만, 트릭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와우!, 그랬구먼!"
이런 맛이 안 살아난다.
배트맨 대 슈퍼맨의 엉성한 갈등,
아포칼립스의 Too Much 한 설정,
이 두 가지의 무리수들이 떠오른다.
전작보다 더 많은 물량을 동원해서
투자하고, 영화의 무대를 중화권에
보다 친밀한 "마카오"로 옮기기 위해,
"미국"에서 공연을 하다가 실패한
마술단이 원래 준비해둔 계획대로
옥상으로 도망가 원통 호스를 통해
지상으로 뛰어내렸는데, "마카오"에
떨어졌다는 시공간 이동의 SF적
트릭을 선보였다. 이 트릭에 대한
설명을 듣다 보면....."장난하냐?"
라는 소리가 절로 날 정도다.
"최면에 걸린 다음에 곯아떨어진
마술단을 마카오로 옮겨서 잠을
깨우면서 한번 더 떨어뜨렸다."
관객들에게 의아함을 불러일으키려
만든 트릭이겠지만, 말도 안 되는
트릭을 트릭이라고 믿게 만들려고
주절대는 인물들을 보면서......
트릭에 앞서서 설정된 "중화권의
티켓 파워를 얻기 위해 가야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제작사의
압박이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미국보다 중요한 지역은
이제 중국, 나아가 중화권이다.
주걸륜은 대만으로부터 중화권
전체로 뻗어나간 가수이자
배우이자 감독인 재능 선물 세트.
그렇지만, 주연으로 넣을 필연이
만들어지긴 어려웠기에,
마카오 씬에서만 제대로 나온다.
통째로 마카오 촬영분을 떼어내도
영화가 전혀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
이 영역은 이질적이었다.
그럼에도 나우 유 씨미 2의 매력은
현란한 카드 묘기에서 살아남았다.
케이퍼 무비를 만들면서
여기에 마술을 결합한 것까지가
1편의 흥행의 비결이었다면,
카드 묘기를 통한 절묘한 팀워크와
현란한 손솜씨와 몸짓이 나온 2편은
업그레이드된 영화였음에 분명했다.
더불어 주걸륜 또한 멋지게
카드를 다루는 모습을 마술 상점에서
보여주기 때문에, 이 영화 카드가
없었다면 2억 불 넘기도 힘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카드"가
중요한 배역을 차지하고 있다.
재편집을 해서 "마카오" 부분만
잘라내도 완성도는 더 올라간다.
그러나 누가 그렇게 하겠는가?
중국말을 잘 한다는 것이 이제는
인텔리전트 해 보이는 동시에
흥행에 엄청난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또한 이 영화 제작사는
깨닫고 있었다. (이미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일상적인 것임에도.)
주인공과 모건 프리먼은 서로
얼마나 중국어를 잘하는가
경쟁하듯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중국어 실력
자랑을 서로 늘어놓는 시대가 왔다.
이번에 거둔 중화권 진출 성적이
이후에 이 시리즈가 다시 나올지와
아니면 흥행 요소만을 모아서
다른 영화로 재 탄생할지,
주걸륜의 상품성에 대한
평가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그린호넷" 이후에 오랜만에 본
그에겐 분명히 티켓 파워가 있다.
영어 실력도 매끄럽고, 이 면에서는
한국계 배우인 존 조의 이미지가
약간 겹친다. 누가 더 고유의 이미지를
가진 존재로 남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라는 무대.
주인공은 코너에 몰린 마카오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무술이 결합된
액션신을 소화했다. 인상적인 부분이자
또한 중국인들을 위한 선물 같다.
안타까운 것은 스테디셀러처럼
노장의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또 한 명의 배우, 우디 헤럴슨의
1인 2역 연기의 어색함이었다.
분명히 재미있으라고 고심해서
넣은 요소였겠지만, 그 내용은
그냥 이야기 하기에도 미안하다.
전혀, 다른 둘로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나머지 배우들은......
이야기할 만큼 인상적이었다고
할만한 부분들이 유감스럽게도
떠오르지가 않는다.
제시 아이젠버그는 명실공히
2번째의 비중을 가진 주연배우지만
그런 비중만큼의 존재감을 못
드러냈다. 중간에 내리는 빗물을
그가 역류시키고 다시 이곳저곳으로
휘어버리는 화려한 장면이 나왔지만,
심드렁하게 지나가게 되었다.
나우 유 씨미 2는 여러 면에서
실패하더라도 이것만 잘 되면
좋다는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을
가진 영화였다. 그러나 설픈 기획으로
중국 관객들을 위한 서비스 패키지를
누군가가 우겨넣어서 만들다 보니
망가져버린 면이 일부 생겼다.
재편집을 해서 "마카오" 부분만
잘라내도 완성도는 더 올라간다.
그러나 누가 그렇게 하겠는가?
현재까지 대한민국을 지배해온
수구 세력들이 매일같이 써왔던
트릭들이 모두 무용해진 마냥
영화 속 트릭들은 변변치 못하다.
다만 영화 속에 사이비 무당은
나오지 않는다는게 또 하나의
미덕이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