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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Mar 01. 2017

<거절당하기 연습>-강하게 만드는 시련

시대에 맞는 새로운 자기 단련법

아무리 많은 정보를 읽고 샅샅이 다 찾아낸다고 하더라도 이 "실행"이라는 과제 앞에서 넘어져버리면 말 그대로 "백약이 무효"한 상황에 돌입하게 된다


인터넷을 통해서 페이스북 몇 페이지, 때로 블로그 몇 페이지, 몇 종류의 자기 계발 서적 요약 내용 이 정도만 둘러보아도 열심히 십 수 페이지 분량의 텍스트를 읽고 난 다음에 떠오르는 생각은 이미 경쟁을 통해서 누군가를 능가한다는 주제에 대해서 과잉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정보가 세상에 공짜로 널려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정보를 통해서 체득한 지식을 토대로 실제 자신이 속해 있는 경쟁에서 경쟁자들을 앞서고, 살아남거나 승자로서 이익을 차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려면, 배운 바를 그대로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읽고 샅샅이 다 찾아낸다고 하더라도 이 "실행"이라는 과제 앞에서 넘어져버리면 말 그대로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 되고 만다.


때문에 수많은 자기 계발 서적들이 넘실거리고, 이를 통해서 추출해낸 이야기들을 쉽게 접하고, 중요한 포인트들을 외우고 노트하고, 실천 방안이나 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소수만이 이를 지속적으로 실행할 뿐이고, 초반 실행의 과정에서 실제 그 정보의 저자들이 적은 내용들과 다른 양상이 펼쳐지면, '이거 잘못 알았군, 책과 현실은 다르며, 정보와 실제는 차이가 있고, 이론과 경험은 일치할 수 없다' 등등의 자기 합리화와 더불은 조각난 생각들을 품고 대부분은 주저앉는다.


그래도 뭔가 나와 맞는 내용이 있는 정보나 서적이 있겠지 하고 찾으면서 해마다 두서너 권 이상의 자기 계발서를 구매해서 단기적으로 책의 내용에 맞는 일종의 전진을 이룬 게 되는 사람도 있고, 잠시 이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마치 유효기간이 경과라도 한 것처럼, 변화했던 자신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있음을 짧게는 수개월 뒤, 길게는 수년 뒤에 깨닫게 된다.


그러나 원점으로 돌아오지 않고, 자기 합리화를 통해서 전진하지 않는 자기 자신을 위로하는데 급급하지 않으면서 계속 지속적인 변화와 더불어 전진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소수일 것이 뻔하게 느껴지는 사람들과, 수많은 자기 계발서의 소비자들일 뿐 접한 내용을 통해서 실질적인 승자가 되거나 큰 변화를 지속해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차이점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전자와 후자를 오고 가는 생활을 오래 해왔다. 그리고 때로는 내가 승자로 변화하는 과정에 속했던 적도 있었고, 때로는 원점으로 돌아오거나 추락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때문에 이제는 자기 계발서를 읽고, 그 내용대로 시도만 한다면 언젠가는 내가 '크게' 변화할 수 있겠지라는 엄청난 희망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저 아주 조금이라도 달라지거나 달라질 수 있는 힌트만이라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정도 수준에서 절충하는 마음으로 자기 계발서를 읽고는 한다. 읽자마자 감화되어 불타오르는 열혈 직장인은 더이상 아닌 것이다. 다만 이런 시행착오 속에서 이전과는 다르고 조금은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게 느낀다.


그렇다면 이 책은 이렇게 살아온 나나 나와 비슷한 종류의 독자들에게 무엇을 선사할 수 있는 책일까? 나는 이 책의 저자처럼 거절당하는 시도를 하기 위해 거리로 나서서 어떤 방식으로 거절 당할까를 고심하면서, 거절을 당하게 만들어줄 대상을 찾아 걸어가고, 이를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겠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가 일면 권하고 있는 색다른 시도이지만, 보자마자 내가 바로 시도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건 직장생활을 오래 하면서 나름 쌓아온 사회적 위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시도할 방안은 아닌 듯하다.


자기 계발서를 읽고나서 벌어지는 변화 그룹과 정체 그룹에 속한 사람들 간의 차이점은 자기 계발서의 저자들과도 같은 경지에 올라 선구자로서 자기 방식의 삶을 구축해 갈 수 있는가 아닌가의 여부에서 나타난다. 책에 나온 내용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화해낼 수 있는 사람들만이 지속적으로 자기 계발서에 나온 핵심 아이디어들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다. 교주라도 되는 양 저자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그저 가랑이가 찢어질 따름이고 보통은 중도 포기자가 되기 마련이다.


쉽게 타인에게 거절당하거나 당할 거라고 상상하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이 거절당하기 연습에서 내가 읽어낸 핵심 아이디어는 쉽게 타인에게 거절당하거나 당할 거라고 상상하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시도해보기 전에는 우리가 얻게 될지 미리 판단해서 알 수 없는 미지의 기회들이 이 세상에는 많이 널려 있다. 우리들 중 대부분은 그저 거절당하는 고통 그 자체가 두려워서 그 기회들 앞에 있는 장벽을 과장하거나 거절을 회피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한 채, 시도했다면 얻을 수도 있었던 중요한 기회들마저 포기하고 살아간다.


그럼으로써 안전해지고, 보다 실패할 확률이 낮은 게임을 하면서 잘 살아가고 있다고 자신을 위로하지만, 실제로는 우리는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대다수 포기하면서 점점 더 실제의 자신의 역량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을 억누르며 억지로 잊은 채로 스스로 왜소화 되기를 선택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스스로 왜소화 되기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다름 아닌 위의 핵심 아이디어를 받아들였을 때 납득이 될 수 있는 다음 단계의 생각이다. 세부적으로 저자가 깨달은 내용들은 나름 체계적으로 정리된다. 그러나 그 내용을 그대로 읊고 외우는 것은 행동을 끌어내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듯하다. 심지어는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실제 시도했을 때 거절당할 것이 뻔하다고 생각했던 엉뚱한 제안들, 도넛 가게에 가서 오륜기 모양으로 도넛을 부쳐달라고 한다던지, 백인 우월주의자의 뒷마당에서 유색인종인 저자가 축구를 하게 해달라고 한다던지, 패스트푸드점에서 손님들을 위해 인사를 하게 만들어달라던지 하는 제안들은 일부는 예상과는 다르게 받아들여지거나 다른 제안으로 다시 돌아오거나 실제로 거절당했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반발과 더불어 돌아오지는 않는 사례들로 소개되었다. 길에 서서 차들을 향해 동냥을 해본다거나 하는 등의 삶의 현장 체험 형식의 사례들은, 이른바 담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한국의 대기업 신입사원들에게 강요되었던 내용을 떠올리게 한다. 사실 각각의 사례 자체는 색다른 시도라고 할 수만은 없다.


그렇지만 사례들을 설명하는 저자의 집필 방식은 참으로 재미있다. 딱딱한 자기 계발서 집필 방식과는 다르다. 실제로 나름 주도면밀하게 반응을 상상하고, 거절을 할 경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예상과 다른 상황들로부터는 즉각적으로 배우고 단계적인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저자의 사고방식과 삶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배워가는 것이 "거절" 자체에 대한 이 시도들로부터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긍정적인 내용들이다. 달변가의 글쓰기가 이런 것이다 싶었고, 긍정의 힘이란 무엇인가도 떠올리게 만든다.


이 사례들을 유튜브에 꾸준히 올리면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베스트셀러도 집필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힘은 그의 화려한 전적에도 있다. 수억 원 대의 연봉을 받던 저자는 실제로는 그런 우수한 직원으로서 살아가기보다는 자기 사업을 통해서 위대한 기업가가 되기를 꿈꿨던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그가 시도하는 내용들에 대해서 일종의 후광 효과를 입히고 있다. 이것은 그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창업을 위해 퇴사한 이후에 창업을 하고 처음으로 경험한 투자자로부터의 거절이 그로 하여금, 진지하게 거절당하기를 연습하도록 만든 계기로 나온다.


그 때문에 유튜브를 통해서 관심을 불러일으킨 내용들이 수많은 사람들과 언론 등을 통해서 퍼지게 되고, 후반부로 갈수록 "후광효과"에 따른 거절 반응의 감소 또는 거절 대상자들의 반응이 보다 사려 깊은 것으로 변화하게 만든 "유명세"라는 권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의 거절에 대한 대응 능력도 향상되지만, 거절을 할 상대의 반응도 통상적인 거절과는 다른 것으로 변화해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저자 자신에 대한 또는 이후에 그가 시도할 사업에 대한 "광고나 홍보"를 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을 정도다. 책에서 나온 화려한 프로 거절러의 모습은 실상 선구자가 아닌 추격자로서의 독자들이 그대로 다시금 재현할 수 있는 모습은 분명히 아니다. 유튜브에 올려놓은 거절당하기 연습과는 또 다른 방식의 선구적인 캠페인을 시도한다면 모를까.


그렇다면 책을 통해 받아 들어야 하는 것은 각자가 발견한 핵심 아이디어일 거라 생각한다. 내게는 이미 앞 서 쓰여 있는 대로  쉽게 타인에게 거절당하거나 당할 거라고 상상하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오늘도 한번 더 시도하고 있는 것은 내가 이 브런치에 쓰고 있는 글들을 "제대로 읽고 반응을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그와는 다른 방식으로 내가 시도하고 있는 거절당하기 연습은 무엇일까 한번 뒤돌아 보았다. 여기에 쓸 수 있는 것들도 있고, 쓰고 싶지 않은 것들도 있다. 그러나 매일매일 시도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끔, 오늘도 한번 더 시도하고 있는 것은 내가 이 브런치에 쓰고 있는 글들을 "제대로 읽고 반응을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어쩌면 거절당하기 연습의 저자보다도 이곳에 글을 올리고 있는 수많은 브런치 작가들은 더 오랜 시간 더 많은 생각과 더불어 심혈을 기울이면서 계속 거절당하고 있는 진정한 프로 거절러들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책의 저자라든가 원래 브런치에 글쓰기 전부터 이미 각광받을 수 있는 내공이나 후광효과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상대적으로 거절을 당하는 사례들을 찾기가 힘든 것 같다. 오프라인의 전문성이나 내공은 온라인에서도 어느 정도는 엇비슷하게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나와 같이 직장인으로서 생활 블로거라는 미명 하에 아주 수준이 높고 색다른 정보나 감성을 제공하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니니,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라든지 여러 가지 다른 자기합리화와 더불어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이곳에는 적지 않게 있는 것 같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130여 편의 글에 조회수가 오늘까지 약 200,000 회에 이르고 있고, 가끔 '좋아요'라는 반응이나 간략한 댓글과 더불어, 구독자분들이 띄엄띄엄 늘어가고 있지만, 적지 않은 글들에는 거의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지난 몇 번의 브런치 작가 이벤트에서도 보기 좋게 미끄러지고 있고, 최근의 무료 영화 감상 시사회 참여 작가 이벤트에서도 1999년부터 다음 블로그와 브런치에 걸쳐 영화 감상평을 써온 18년간의 경험이 무색하게 참여 신청에 대해 "거절"당했다. 아마도 트렌드에 맞는 감상문을 쓰고 있지 못하거나 글 쓰기 자체에 대한 기본기가 모자라거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충격이 없다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진지하게 글을 쓰는 수많은 사람들에 비해서 진정성이나 진지함이, 여기에 더해서 충분한 구상을 위한 시간이 부족한 사실을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부족함들을 인정한 채로 글을 띄엄띄엄 올리고 나서, 다시금 보고 퇴고를 계속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쳇바퀴 도는 거절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시도하거나 접근 방법을 바꾸거나 한다면 결국에는 어떤 호의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던지고 있다. 또한 적지 않은 유명 작가들이 출판사의 눈에 띄어 출판을 하게 되기 전까지 통상 수천 회에 달하는 거절을 당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의 사례는 너무도 유명해서 이곳에 언급하기도 미안하다.


이곳에 글을 쓰고 있는 것은 그저 명예와 돈, 재미를 얻고자 하는 몸부림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이른바 프로 거절러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책을 읽고 정보를 접하고, 내부에는 차분히 세상을 향해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들이 쌓여가는데, 다들 바쁜 이 디지털 세상에서 대책 없이 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줄 정도로 현시대의 사람들은 여유롭지 않다. 오프라인에서 내가 이곳에 적고 있는 이야기를 같이 나눌 사람은 많지 않다. 생업으로 삼고 있는 일 이야기라면야 물론, 많이 있지만. 그러나 보안 문제도 있고 하니, 일 이야기를 전문성 운운하며 이곳에 적고 싶은 생각은 적어도 나에게는 없다.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에게는 이렇게 쓰인 내 본업을 떠난 나의 글들이 주는 어떤 모종의 혜택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나만의 거절당하기 연습을 통해서 나름대로 나를 단련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영역에서도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할 수 있는 힘을 계속해서 축적해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거절당하기 연습"을 읽은 뒤에 나오는 것으로 보았을 때, 분명히 이 책은 각자의 언어로 다시 치환될 수 있는 중요한 핵심 메시지를 잘 던지고 있는 것 같다.



 "나 자신의 거절"을 뛰어넘어 일단은 오늘도 한편의 글을 올린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자기 계발서들을 총체적으로 묶어서 단 하나의 핵심 메시지로 간추린다면, 이렇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아는 바를 실행할 수 있는 존재가 되도록 도와주는 책들"이라고. 비유적으로 머리와 손을 이론과 실행의 두 기지라고 생각해본다면, 이 머리부터 손까지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그 사이에 있는 "자기 자신"이다. 배운 것을 실행하는 데 있어 가장 처음 맞서는 장벽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란 얘기다. 이를 넘어서는 것이 타인을 앞서기에 앞서서 더 중요한 것은 자명하다.


당장 내 글이 수준 높은 작가들의 수준까지 금방 올라서는 일은 쉽게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한 편의 글을 올릴 때마다 사실 내가 뛰어넘고 있는 것은 언제나 "나 자신"이며, 이 과정이 내게는 더욱 소중한 경험이다. 이런 측면에서는 내 글의 경쟁 상대는 외부에 있지 않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의 가치를 내가 충분히 객관적으로 보거나 더 나아가 폄하했다면, 아마 단 한 문장의 글도 이곳에 쓰이지 않았을 것이고 발행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부끄럽고, 모자라고, 타인의 시선이 겁나고, 사람들의 비난과 무시가 두렵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나 자신의 거절"을 뛰어넘어 일단은 오늘도 한편의 글을 올린다. 적어도 이전에 쓰인 것보다는 조금이나마 나은 글을 써보고 싶기 때문이다. "거절당하기 연습"이 주는 또 하나의 메시지가 이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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