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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Jul 19. 2017

<스타워즈 로그원>-숨겨진 영웅들

외전임에도 전쟁을 성공적으로 끌어갈 수 있도록 했던 숨은 영웅들을 다루다

영화와 애니매이션, 극화, 드라마 속에서 점점 더 많은 스토리들이 점점 더 뛰어난 주류 영웅들이 아닌 잘 보이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을 돌보는 이유는 세상이 그만큼 인권이 향상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다른 면으로는 그만큼, 문화 상품들이 잘 팔릴 수 있는 길이 그와 같기 때문이다.


선후 관계를 정확히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기업들이 소비자들로부터 더 많은 매출과 수익을 낳기 위해 표면적으로 보이는 스토리에 이제껏 그냥 대중이나 일반인이라고 불리고, 조명 하지 않아왔던 사람들의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짐에 따라 권위/전체주의의 영향력도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다보니 기업은 뒤로는 권력 계층과 협상을 하고, 사회적 지위를 공고히 하면서도, 일반적인 소비자들을 향한 광고나 극화 속에서는 "고객님 사랑해요"라는 이야기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존재를 평범하지 않게 그려내는 내용들이 다 위선적이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어떤 이유로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능하다면 더 많은 행복을 나누고, 아픔은 줄이는 것이 우리가 의당 살아가면서 추구해야할 사회적인 가치라고 생각하기에, 선후 관계를 떠나서 이같은 움직임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더 진정성 있게, 극화 속의 주류 영웅들 뒤에 숨어 있었던 존재들을 잘 형성해내는가이다. 이 부분이 부실하면, 그만큼 그 극화는 원래 의도마저도 의심 당할 수 있다.


이제 특별한 영웅에 대한 선망 뿐 아니라, 대다수의 우리인 "일반인"들에 대해서도 가치 부여를 한 작품이 동시에 나타난다. 스타워즈 역시, 영웅들만을 다뤄왔던 스토리에서 "준영웅급"들과 이름 없이 죽어간 전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기로 했다. 그것이 "스타워즈 로그원"이다.


영웅들은 통상 극화 속에서 잘 죽지 않는다. 하나라도 죽게 되면, 엄청난 비애가 음악과 대사, 장면을 통해서 흐르게 만든다. (반면에 이러한 공식을 무너뜨리면서 절찬리에 인기를 끌고 있는 수많은 중량급 연기자들이 중요 배역을 맡고 있다가 의의의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왕좌의 게임"이라는 드라마는 다르다. 죽음으로부터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을 거의 날 것 이상으로 잘 드러내고 있다.)


로그원의 주인공은 수없이 죽어가는 다른 조연들과는 다르게 물론, 살아남기는 한다. 그 과정에서 포스와 함께 하는 제다이 전사가 아님에도 그들 이상의 역할을 해내는 이들은 제국의 압박 속에서 힘겨운 삶을 어렵사리 지탱해온 사람들이다. 공주같은 왕족 출신도 아니고, 한솔로처럼 쾌남에 우주를 누비는 무법자도 아니다.


이 속에서 눈물겨운 두 전사의 모습이 잘 잊혀지지가 않는다.  용감무쌍하게 스톰 트루퍼스들과 싸우는 견자단과 레이저 건을 쏘아대는 그의 친구다.


신파극을 연출하는 분위기가 그의 최후에 흐르지만, 견자단은 무술의 고수임에도 불구하고, 제다이의 전사가 되고 싶어하는 열망을 가진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입으로 수없이 "포스가 함께 하기를"을 주문처럼 외우는 장님 무사 배역의 그는, 이미 "엽문"이라는 영화 시리즈를 통해서 가난에 내몰려 살아온 일제 강점기의, 왕년에 잘나가는 집안의 무술 고수 역할을 했던 이미지가 있었기에 일면 친서민적인 캐릭터로서의 익숙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었다.


제국의 기지에 침투하여 벌이는 난전 속에서 눈이 안보이는 그가 주문을 외우며, 마치 제다이 기사처럼 광선 총과 폭격을 요령 좋게 피해가며 계속 난관을 통과하는 모습은 스타워즈 속 숨겨진 영웅들이 어쩌면, 그들이 숭앙해마지 않았던 영웅들과 그렇게 크게 차이가 나는 사람들은 아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그렇기에 영화 속의 그의 죽음은 제다이 기사의 죽음보다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


스타워즈의 원래 팬들에게 로그원은 썩 즐거운 느낌을 주는 영화는 아닐 수 있다. 비록,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커다란 성공을 이들이 이루어 내었지만, 영화 초반부터 나오던 대다수의 캐릭터들이 순간순간 하나 둘씩 죽어가는 내용이 계속 반복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헐리우드도 인생의 진실을 다루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놀라운 흥행 기록을 세웠기에,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에 이 이질적인 요소가 포함되면서 더 세련된 극화가 되었다고 관객들이 평가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점점 더, 히어로물이 영화로 더 많이 나오고 더 많이 팔리게 되겠지만, 이런 외전 형식의 극화들도 파생 상품으로 더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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