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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Oct 22. 2017

<카 3 vs 슈퍼배드 3>-후진 양성

후계자를 양성하는 내용이 나오는 묶음 애니메이션

근래에 본 영화에는 최신 영화가 없다.

출장을 오가면서 졸음을 참으며 본

네 개의 영화 중에 여러 가지 공통점을

가진 두 영화가 묶음으로 떠오른다.


절찬리에 흥행했던 "카"시리즈

"슈퍼배드"시리즈의 3편이다.


이전에 픽사의 "토이스토리", “카”와

드림웍스의 "슈렉", "쿵푸 펜더"가

시리즈물을 양산하여 경쟁하던

시기에 일루미네이션이 "슈퍼

배드"로 끼어들었다.


슈퍼배드 1과 2는 나름 재미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3은 그만큼

재미있지 못했는데, 먼저 본 카 3

가 비슷한 "후진 양성"이라는

주제에 더 재미있는 구성과

더 뛰어나고 사실적인 영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디즈니사가 픽사와 결합한 뒤에

계속해서 서로 간의 기술이 결합된

모양인지, "카 3"은 스토리뿐만

아니라 감동과 영상 등의 측면에서

이전 작품보다 더 뛰어나고,

진화했다는 인상이 컸다.


슈퍼배드는 사실 후진양성이라는

주제를 명확하게 가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것은 악당이란

페르소나를 버리고 살 수 없는

주인공에게 잘 몰랐던 쌍둥이가

나타나 악당이 되어 활동하는

역할의 이전과 분화라는 주제다.

그러나 조금 억지스럽다.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은 영화를 볼

어린 관객의 부모 세대가 들으면서

신나 할 그 세대의 팝 음악이 계속

들려온다는 측면이다. 아이보다

그 아이의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했다. 더 효과적인 마케팅이다.


카의 라이트닝 맥퀸은 멘토를 만나

자신의 가능성을 깨닫고 최고의

레이싱카로 거듭났지만, 결국

훨씬 뛰어난 성능과 시뮬레이션을

사용한 효율적인 레이싱 연습을

첨단 기술과 더불어 해온 여러

후배에게 추월당한다.

스톰이라는 새로운 스타는

노골적으로 맥퀸을 비웃고,

무리한 레이싱을 하던 맥퀸은

자신의 멘토 "허드슨" 박사가

그의 마지막 경기에서 무리한

주행을 하다 전복이 되어 은퇴한

것처럼, 그 역시 전복이 되어

레이싱계의 뒤편으로 사라진다.

슈퍼배드의 주인공 그루는

원래 엄청난 악당이었지만,

고아인 3자녀의 아버지가 되어

한 가정을 이루면서, 개과천선,

정의의 에이전트 기관의 팀원으로

올바른 삶을 살아가다, 악당을 잡지

못한 탓에 같은 에이전트인

부인과 함께 기관에서 쫓겨난다.

자신의 부하인 수많은 미니언들은

지루한 일상에 염증을 느끼며,

데모를 하면서 다시 악당 일을

하자고 그루에게 졸라대지만,

그루는 이를 거부하고, 2명의

미니언만 빼놓고 수십 명의 미니언이

거리를 배회하고 말썽을 부리다

경찰에 붙잡혀 교도소에 갇힌다.


이 초반의 어려움은 각기 다른

주인공의 현실, 어쩌면 관객의

삶에서 부딪치는 고난의 예제처럼

다가온다.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능력 있는 후진. 또는 조직 내에서

열심히 일했지만, 성과에 따라

내려진 냉정한 평가. 이 두 가지에

의해서 압박받고 버림 당하는 일은

어린 관객의 부모가 심심찮게

사회에서 겪고 있는 현실이다.


어린 관객은 이 현실에 압도당하거나

두려움에 빠질 수도 있지만, 이를

어떻게 극복해낼 것인가에 대한

단서를 주는 애니메이션이라면

용기를 주는 마무리를 할 수 있다.

적어도 이 두 영화는 어떻게 "극복"

할 것인가와 이겨내는 용기를

선사한다.


다만, "카"에 있어서의 멘토의 이전

("허드슨"->"멕퀸"->"크루즈")은

성차별까지 넘어서고 있다.

물론, 여자 아이까지 관객층을 넓히는

마케팅 상의 전략일 수도 있지만,

영화 속에서 노년의 여성 레이싱카와

의 대화 중에 남자 카 인척 하고 레이싱

을 했어야만 했던 과거 내용도 나온다.


이에 더해서, 레이싱 장면을 보다

사실적으로 그려서 실사 영화에

가깝게 만든 내용은 영화를 보는

동안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들

정도다.


"슈퍼배드"는 적지 않은 영화의

재미를 "미니언"의 요절 복통할

돌출 행동을 통해서 채우고 있지만,

7~80년대의 악당 드라마로부터

실제 현실의 악당이 되어버린

"발타자르"의 끊임없는 7~80년대

팝송과 더불어 나오는 댄스 덕분에

재미있다. 그런데, 이를 보는 아이가

카 3의 어린 관객만큼 신날지는

확실하지 않아 보인다.

물론, 스케일과 좀 더 세련되고

새로운 애니메이션 영화적인 시도는

사실 "슈퍼배드 3"에서 더 많이

나온다. 3D와 제대로 결합된

악당이 탄 악당 모습의 로봇의

도심 파괴 씬은 잘 만들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어떤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 것은 없다.

악당인 쌍둥이 동생은 그대로

악당 일을 계속하고, 미니언은

그루 대신 이 동생과 더불어

활약하고, 그루는 그들을 뒤쫓기로

한다. 악당도 정의의 사도도 그냥

자신의 성향에 맞는 놀이가 된다.

삶의 유희 화이자 쾌락주의다.

아무런 인생에 대한 고민이 없다.

물론, 이것도 나쁘지만은 않지만.


어느 정도 연령대를 넘은 사람에겐

두 영화 모두 훌륭한 영화다.

그러나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또한 오랜 세월의 애니메이션

관객으로서 마음속 깊이 울리는

웃음과 울음, 슬픔과 행복감을

보다 잘 전달받은 쪽은 "카 3"이다.


영화 한 편을 볼 2시간 정도가 있고,

여러분에게 자녀가 있다면,

"카 3"을, 아니라면 "슈퍼배드 3"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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