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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Dec 10. 2017

<킹스맨 2 골든 서클> - 약간 하강

이전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재미있음

저의 거의 모든 영화평은

스포일러 덩어리입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안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킹스맨 1 시크릿 에이전트는

말 그대로 약 빨고 만들었다는

표현에 맞는 작품이었다.

생생한 환각과 별세계가 펼쳐졌으니,

영화 속에서 인상적으로 남았던

모든 내용 장면과 스토리는

기억에 그대로 남아 있게 되었고,

남녀노소 즐겁게 만족했던 자극은

자연스럽게 2편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머리가 터지는 것을 은유화한 이 장면은 킹스맨 1편의 대표적인 장면이다.

그게 조금 부담스러웠던 것일까?

아니면, 속편을 연장할 계획이 전혀

없었던 영화였기에 주섬주섬

이것저것 담아서 그럴듯하게

전편에 대한 회고 수준에서의

즐거움을 제공해야만 이 영화가

다시 성공할 것이라는 강박 관념이

컸던 것일까?


영화 속에서 재탕되고 있는 1편

내용의 반복은 다른 작품에 대한

오마주와도 같은 내용과 범벅이

되면서, 줄기 장창 킹스맨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시리즈가 만들어지긴

조금 어렵겠구나라는 인상을 주었다.


물론, 전편에 비해서 액션의

물량은 더 늘어났고, 강도도

더 세졌다. 비밀 무기와 형제

기관인 스테이츠맨이 합세하는

부분, 해리의 귀환 등의 요소나

핸드폰 칩에 내장된 정신 조종과

폭탄 기능 등의 위기와 비슷하게

전 세계의 마약 복용자를 인질로

사용하는 내용도 나온다.


이 요소는 배경에 담긴 내용을

아는 사람에겐 자극적이다.

하지만, 글로벌 관객의 대중성에는

이전만큼 호응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럼에도 재미있다.


1."골든 서클"은 007 작품의 골드

핑거를 떠올리게 할 혐의가 있는

제목이었다. 암튼 애교라 느끼고

넘어갔다.


2. 초반 에그시가 타려 한 택시에

올라타서 싸움을 건, 한쪽 팔을

기계로 달고 있는, 킹스맨 탈락자이자

귀족 집안 출신인, 악당을 겨우

떨쳐낸 다음에, 이 기계 팔을

차에 둔 상태로 들어온 것이 화근이

되어, 기계 팔이 택시의 시스템에

접속하여 이를 해킹. 킹스맨 본거지가

모두 노출된다.


터미네이터가 떠오르는 설정이었는데,

 "음?" 기계 팔을 회수하거나 검사할

생각이 왜 이들에게는 나지 않았을까?

비밀 에이전트답지 않은 허술함이

이 영화의 매력이니까 넘어갔다.

1편에서는 후반부에 나왔던 치열한 1대1 대결 씬을 첫부분에 배치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한다.

3. 킹스맨의 모든 기지와 요원의

거주지가 골든 서클에 의해서

파괴되는데, 007과 아이언맨이나

어벤저스 등에서 나온 기지 파괴 씬

등에 비교해서 그 정도가 약하다.

관객이 같은 편 입장에서 뭔가

열을 받아야 하고, 위기의식이

느껴져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은데,

그런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다.


에그시와 해리, 마크 스트롱의

배역 정도 외의 킹스맨 요원에

대해서 감정이입이 될 새가 없을

정도로 그동안 영화가 효율적인

장면 배분을 잘 해왔기 때문이니,

이 또한 넘어갔다.

형편 없이 파괴된 킹스맨 본부와 주거지가 황폐하게 나온다.

4. 실은 미국에 좀 더 거대하고

킹스맨보다 화려한 스테이츠맨이라는

형님뻘 되는 회사가 있었고, 킹스맨의

창립자가 이 스테이츠맨 창립자의

양복 재단사였다는 내용이 나오면서,

은근히 미국의 위용과 경제적 우위를

드러내는 것도, 전편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고정관념처럼

카우보이 복장과 예의 없고 거칠기

이를데 없는 미국 서남부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균형을 맞추는 바가

있으니,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넘어가기

힘든 요소가 나오기 시작했다.


5. 부정적 여론이나 사회적 여론을

노이즈 마케팅화해서 역으로

흥행으로 연결시키는, 유도

기술처럼, 돈보다 여론의 힘으로

티켓 파워를 끌어올리는 것은

공식화되어 광고나 마케팅 전공자를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연구되고, 실행되는

방법일 것이다.


그러한 장치로 이 영화에도 나온 것이

점막을 통해서 신체로 삽입되어야만

추적이 가능한 장치라는 설정 같았다.

이 설정을 넣어서 적정 수준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1편에서의 "성배"를 대체할

소재를 채택한 것이다.


에그시는 1편에서 자기가 구한

공주의 애인으로서 신의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와 같은 일을

적의 애인에게 해야 한다고 자신의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 말한다.

이것이 현실이라면 에그시는

킹스맨에서 해고되거나 나와야하며

에그시의 애인은 이 저능아와는

다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솔직함을 가장한

매정한 무식함에 가깝지 않은가?


물론, 페미니스트 여론이 점점 더

강력한 위상을 지니게 되고, 여성이나

성을 상품화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 흥행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이 부분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마케팅 장치인 건

맞다. 그리고 기대했을 논란도 일으켰다.


그러나 비밀 에이전트라는 직업이

무색하게, 자신이 하는 일을 애인에게

밝히는 이 내용이 미화되고 있는 것도

모순적이고, 설정 자체가 가진 작위성은

그 정도가 심했다. 웃기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야하지도 않았다.

피부 점막 조직에 붙여야만 작동하는 추적장치라면 다른 부위도 있지 않은가. 이 일을 해야 하는 것을 사과하는 스파이라면 문제가 있다. 보안 누설과 솔직함을 핑계로 한 무신경함


6. 전작 1편에서 관객에게 많은 호응을

받았던 내용을 자랑처럼 다시 이야기한다.

폭죽처럼 사람 머리가 터져버린 사진이

다시 등장해서 당시에 획기적으로

관객에게 어필했던 내용을 다시

보여주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건 킹스맨 전편 광고가

되풀이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이전만큼 약 빨고 만든 느낌이

안나니, 났던 기억이라도 다시

가져오려는 모습 같았다.


7. 약 빨고 만든 영화 같다는 세간의

평이 좋았던 것일까? 킹스맨 1편에서의

사회 비판적인 요소는 신분의 상하를

나누고 행동과 예절, 사회적 대우에

차등을 두는 아직도 고리타분한

신분제 사회의 모습이었으나,


이번에는 트럼프와도 같이 막 나오는

생각을 가지고 즉흥적으로 판단하고

여러 사람의 목숨이나 처우 같은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의사 결정을

하는 "미국 대통령"이 나오면서,

마약 성분을 호기심으로든 어쩔 수

없는 이유로든 복용한, 모든 약물

복용자에 대한 무자비한 편견과

증오심이나 적개심을 "비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혀 외모는 닮지 않았지만, 말하는 방식과 결정 내리는 이유 등은 누군가를 꽤 닮았다.

이것은 이 영화가 마약 복용자를

비호하는 측면에서 만들어진 것 같은

오해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미국 등에서 마약 복용자들이 크게

늘어난 역사적 배경을 이해해야만

이 같은 오해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을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면, 미국을 벗어난 국가의

글로벌 관객 입장에서는 문제가 된다.


제약회사의 엄청난 로비력에도

정계가 쥐였다 놓였다 하는 미국에서

마약 성분이 들어간 진통제가

이 마약 성분이 지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시판되었던

바가 있었다.


http://news.joins.com/article/21871102

오피오이드라는 마약 성분이 함유된

진통제가 정부에 의해서 인정받아

팔린 뒤에, 이 마약 때문에 뇌기능이

멈추게 되는 부작용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자, 해당 제약 회사가

만든 "나칸"이라는 약이 이를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모순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미국 사회의 현실인 것이다.


이 내용에 대한 설명이 없이

이를 빗댄 "골든 서클"의 마약 살포 후에

이를 복용한 사람들의 목숨을 인질로 한

협박이 미국 정부에 가해지는 장면에서

'생각 없는 듯한 미국 대통령'은

이 기회에 모든 마약 복용자들을 죽이고,

악당과 협상도 하지 않고 잡아들이겠다는

일석 이조의 판단을 내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미국 내의 마약에 대한

현실이 나오지 않으니, 배경지식이

전무한 미국 외 국가의 글로벌 관객이

사회적 비판을 담은 것인지

아니면, 마약에 대한 옹호론을

이 영화가 갖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8. 악당의 본부를 찾아 쳐들어가는

장면에서 해리가 기억상실로부터 회복되어

동참한다. 에그시 대신에 마크 스트롱이

지뢰를 밟고서는 적을 자신 주위로 불러

들이기 위해 노래를 부르고, 살신성인

하는 모습 등은 계속 긴장감을 가지고

장면 장면을 보도록 만들었다.

1편에서 총 맞은 해리를 살린 것은 스테이츠맨의 기술력이었다. 군입대 전에 나비연구가를 꿈꿨던 상태로 돌아가 있는 해리의 모습이다.
통상 젊은 시절 주인공을 연기했던 배우가 나이 들면 악당을 연기하는데, 그는 반대였다. 더 나아가 동료를 위해 희생한다.



해리가 들고 싸우는 다소

업그레이드된 우산까지는 신무기에

그럭저럭 괜찮은 장치라는 느낌은

들었지만, 에그시가 들고 싸운

브리프 케이스에서 기관총과

미사일이 나가는 장면이

그저 20여 년 전, 로드리게즈

감독이 만들고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한 "데스페라도"의 기타 케이스가

무기로 사용되는 장면을

노골적으로 카피한 바람에

영화가 갖고 있는 나름의 신선함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BmwUTjAYes

https://www.youtube.com/watch?v=kr3pSX2hia0


이 같은 국소적인 비판 몇 가지를

제외하자면, 영화는 평작 수준 이상이다.

잘 만들었고, 국내에서 500만 가까이

관객을 동원했으므로 흥행 성적도

괜찮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시리즈를 더 만들어 내고자 한다면,

그 동력은 다소 떨어져 버린 것 같다.

무엇인가 더 새로운 것이 나올 것 같다든가

이 스파이를 다시 보고 싶다라든가 하는

후속 편이 나와야 할 이유가 사라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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