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도 겹치고, 제작사와 감독, 연기자 모두 조급함이라는 함정에 빠지다.
강력한 스포일러가 많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에게는 아래의 글을 보시길 추천하지 않습니다.
사실 뻔한 영화적 장치만 다 늘어놓고도, 형식에 변화를 준다던지, 영상이나 음향, 스토리에 약간에 변주를 주는 것만으로도 의외성을 느끼게 만들어 영화 관객에게 충분한 즐거움을 주는 영화가 있다. 반면에 뻔한 영화적 장치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해서 그냥 주저앉아버린 느낌을 주는 영화도 있다. “저스티스 리그”는 후자에 가까워진 영화가 되어버린 듯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영화가 만들어진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관객의 기대 수준을 넘어간 작품이 되지 못한 것이, 바로 이 "저스티스 리그"가 맞은 운명이 되었다.
좋게 말하자면, 이 영화는 히어로물의 두 거장이 만나서 같이 만들어낸 영화다. 잭 스나이더와 조스 웨던. 어벤저스를 성공시키고 극찬을 받았던 조스 웨던은 저스티스 리그의 후반부 작업을 도맡아 하면서 어쩌면, 엄청난 영화적 반전을 통해서 이 시리즈물의 부활을 이뤄낼 수 있는 중요한 인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주기도 했다.
"A.I."는 작품의 구상이나 기본적인 스토리는 그 유명한 "스탠리 큐브릭"이 만들었고, 그가 자신의 작품을 완성해주기를 요청한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참여하여,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만들어낸 우수작이다. 이런 그림이 나올 수도 있었던 것이 "저스티스 리그"가 불운 속에서도 맞이했던 호기였다.
안타깝게도 딸의 자살로 제작 도중에 하차했던 잭 스나이더 대신에 긴급 투입된 이 감독은 이제껏 한정된 정보와 피상적인 분석으로 바라본 나의 감상평을 돌아봤을 때, 잭 스나이더의 약점을 보완하고, 이 영화를 성공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진 감독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 영화는 그 어떤 나라보다도 우리나라에서 흥행에 큰 실패를 했고, 글로벌에서도 7억 5천만 불을 벌었을 때 손익분기점을 통과할 수 있었으나 6억 3천만 불의 매출로 홍보 및 마케팅 비용을 고려했을 때, 최소 5천만 불에서 1억 불가량의 손해를 본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사실 엄청난 매출을 올렸음에도, 결과적으로는 큰 손해를 본 영화가 된 것이다. 모든 면에서 완전한 실패라고 하긴 어렵다. 그러나 실패한 비즈니스는 맞다.
이 영화는 흥행에 대해서 여러 가지 악재를 갖고 있었다. 겔 가돗의 시오니스트적인 발언, 벤 에플렉의 성추행 관련 뉴스, 조스 웨던의 장기 불륜. 심지어 잭 스나이더는 전작인 "배트맨 대 슈퍼맨"의 흥행 실패를 이유로 영화사에서 방출 위기를 겪기도 했다. 실상 이 영화는 영화 외적인 부분부터 위험을 안고 있었다.
이런저런 내용을 합산했을 때, D.C. 코믹스의 최근 히어로물은 마블 코믹스와의 경쟁에서 "원더우먼" 하나 빼놓고는 제대로 만들어 비슷한 수준으로 맞선 작품이 없다.
마블 코믹스 영화가 없었다면, 아니, 제대로 성공하지 않았다면 DC 코믹스의 영화는 히어로물을 지배했을 것이다. 그 품질은 절대 수준 이하라고 할 수 없다. 경쟁사의 영화가 만들어낸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을 뿐이다.
문제는 조급 함이다. 이전의 배트맨 시리즈와 슈퍼맨 시리즈로 히어로물의 주도권을 잡고 있었던 D.C. 가 마블의 성공에 대해서 너무 조급함을 갖고 대응했던 것이 마블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하게 만든 중요한 이유 같다. 그럼에도 손익 분기에 전혀 가까이 가지도 못했던 "워터 월드"같은 작품보다는 선방을 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영화 외적인 흥행에 관련된 비즈니스 리포트다. 감상은 하기와 같다.
0. 일단 잭 스나이더가 갑자기 자리를 뜨게 된 상황에서 영화사는 감독을 조스 웨던으로 교체한 후에 약 59분가량의 이미 촬영된 분량을 삭제했다. 추가적인 영화 제작비도 200억 원대가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앞 뒤 스토리, 앞 뒤 장면의 질감이 다른 요소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기를 기대했다면, 그 자체가 문제다. 제작사의 CEO가 2시간 이하 분량의 영화를 만들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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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의 성공에 있어 중요한 부분은 영화음악에도 있다. 그러나 한스 짐머의 웅장한 OST로 원더우먼의 테마송을 관객에게 각인시키며 "배댓슈"와 "원더우먼"에서 음악에 대해서만큼은 일부 성공했던 일례를 그대로 무시한 것인지, 조스 웨던 체제로 옮기면서 어벤저스의 음악 담당자로 그를 대체했다. 없는 가운데 그나마 있던 밑천도 덜어냈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없었던 관계로 어벤저스에서 사용되었던 음악이 그대로 차용되거나, 스토리 보드만을 읽고서 날림으로 음악을 까는 작업이 이뤄졌다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이 있다. 잭 스나이더가 개인사로 인해 자리를 어쩔 수 없이 비우게 된 것은 그렇다 치고, 이에 대한 대응이 제대로 된 임기응변조차 되지 못한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원더 우먼"의 일부 테마송을 들었던 기억은 간신히 나지만, 나머지 음악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그 느낌이 웅장했는지, 긴박감이 넘쳤는지 하는 것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이 중요한 부분을 이렇게 처리할 수 있는 무모함은 어찌 보면 존경스럽다. 이건 무지에 가까운 결정이다.
2. 경쟁 영화사와의 제휴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지 않은 "수염 게이트"가 터졌다. 헨리 카빌의 외모의 수려함이 영화 속에서는 누구나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차기작인 "미션 임파서블 6"에서 수염을 기른 배역을 헨리 카빌에게 맡긴 제작사가 그의 수염을 "저스티스 리그" 촬영을 위해서 면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난감한 상황에서 C.G. 를 통해 수염이 달린 부분을 일일이 다 깎아내면서 그의 외모는 다소 기괴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 부분은 내용을 모르고 영화를 봐도 알 수 있다.
3. "토르" 같은 히어로에 대해서 잭 스나이더 감독은 "B급 슈퍼 히어로"라는 언급을 했다고 한다. 이미 "저스티스 리그"는 토르의 세 번째 작품 "라그나로크"뿐 아니라 두 번째 작품 “다크 월드”보다도 낮은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경쟁 업체의 제품에 대해서 경우에 맞지 않는 과소평가를 한 셈이다. 그 자신조차 B급 히어로를 다룬 “왓치맨”을 만든 감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4. 히어로의 파워 밸런스가 붕괴했다. 슈퍼맨이 죽어 있는 세계에서 엄청난 힘을 가진 외부의 적인 "스테판 울프"와 그의 엄청난 수를 가진 날개 달린 악당 부하가 잔뜩 등장하는 상황에서, 배트맨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팀을 규합한다. 이 과정이 너무 날림으로 보여서, 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어떤 쾌감이나 안도감, 비장감 같은 것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각각의 히어로가 등장하고, 파워를 보이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부분은 매력적인 영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별다른 우여곡절 없이 팀에 동참하는 플래시, 자신의 바닷속 아틀란티스 제국에서 보관하고 있던 마더 박스를 빼앗긴 뒤에 어쩔 수 없이 동참하는 아쿠아맨, 계속 배트맨을 피하다가 갑작스럽게 자신을 재생시킨 외계인의 마더 박스를 들고 나타난 사이보그. 이 세명의 동참은 별다른 긴장감을 유발하지 못한다. 시간을 줄이기 위해 좀 더 필요했던 설득력을 포기한 양상이다.
여기에 이렇게 막강한 히어로가 다 모인 상황에서도 힘에 버거운 싸움을 하며 위기의식에 빠져 저마다 살아남기조차 힘들 거라는 절박감에 빠져 있는 모습도 엉성하다. 어벤저스 2에서 마블 히어로는 이런 위기 속에서도 치열하게 훨씬 많은 수의 적과 필사의 싸움을 하는 비장함과 용맹을 같이 보여주는 바가 있지만, 이 저스티스 리그의 히어로는 모여서도 무력감에 빠진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 마더 박스로 죽어 있는 슈퍼맨을 되살려보자는 제안을 "배댓슈"에서 "슈퍼맨"을 상대로 필사적인 싸움을 했던 "배트맨"이 한다. 이전 작품의 "잭 스나이더" 감독판을 보면 그 이유가 납득이 된다고 하는데, 보지 않은 관객으로서는 이 "배트맨"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을 수 없다. 전편에서 그는 인류에게 슈퍼맨이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고 제거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서 살아난 "슈퍼맨"이 이 5명의 히어로를 적으로 오인하고 싸우게 되는데, 사기 캐릭터에 가까운 "슈퍼맨"은 "배트맨"과 "원더우먼", "플래시", "아쿠아맨", "사이보그" 다섯명이 우르르 덤벼도 끄떡없는 모습을 보이며, 팀에게 재앙으로 다가온다. 여기에서 이들을 살려준 것은 "배트맨"이 데리고 온 "슈퍼맨"의 연인인 "루이스"이고, 그녀와 보낸 1일 만에 "슈퍼맨"은 모든 기억을 되찾고, 저스티스리그의 일원이 된다.
5. 갈등과 문제가 이후에 일사천리로 간단히 해결되는데, 마찬가지로 슈퍼맨을 제외한 5명이 덤벼 들어도 끄떡없던 "스테판 울프"가 "슈퍼맨"에게 단번에 당하고, 이 과정에서 "슈퍼맨"은 "플래시"와 "아쿠아맨", "원더우먼", “사이보그”, "배트맨"을 다 합친 것보다도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너무도 확연히 드러낸다. 그럼, 나머지 5명이 저스티스 리그에 있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이렇게까지 엉망진창으로 영화가 진행되고 나니, 남아 있는 것은 앞으로 더 나올 영화가 도대체 어디까지 갈 것인가 너무 뻔할 것 같다는 느낌이다. 내 취향에 입각해서 변명해 줄 한계를 이미 넘어버린 범위의 작품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건 배우나 감독의 책임의 영역조차도 벗어났다.
이 영화를 IPTV로 보았기 때문에, 아마도 박력이라든가, 거대한 스크린이 선사해 줄 수 있는 영상미 같은 것은 체감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원더우먼"이라는 캐릭터는 초반부에서 독립 영화를 한편 제대로 성공시킨 캐릭터답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했다. "아마존"과 "스테판 울프"의 싸움에서도 이전 독립 영화 속의 아마존 여전사의 용맹한 모습도 연관성 있게끔 잘 드러냈다.
영화가 끝난 후, 그저 빠르기만 한 "플래시"가 트럭에 일가족을 싣고 달려가는 동안 옆에서 "슈퍼맨"이 집 한채를 통째로 들고도 "플래시"와 같은 속도로 날아가는 장면이 어이가 없는 불균형으로 보인 점을 고려한 것인지, "슈퍼맨"에게 "플래시"가 누가 더 빠른지를 확인할 경주를 하자는 제안을 하는 장면이 쿠키 영상으로 나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렉스 루터"가 교도소를 탈출해서 "저스티스 리그"에 필적하는 악의 팀을 구성하려고 하는 장면이다. 얼핏 마블의 "데드풀"이나 이전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데드샷"이 떠오르는 외양인데, "데스스트로크"라고 하는 불사에, 지능의 90%를 사용하는 슈퍼 빌론과 렉스가 보트에서 대면한다. 이로써 다음 "저스티스 리그"는 이 빌런이 리더로서 모은 팀과 "저스티스 리그"간의 대결로 간다는 떡밥이 나온 셈이다.
그런데, 큰 기대가 생기지는 않는다. 왜냐면, 구조조정을 통해서 다시 스태프와 연기자를 교체하는 과정에 들어간 것이 기사로 나왔는데, 영상미를 충분히 극대화시킬 수 있는 위대한 장점을 가진 "잭 스나이더"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잃어버렸고,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이 만신창이 급의 캐릭터 균형 난맥상을 그럭저럭 밀봉한 "벤 에플렉"을 버렸기 때문이다. 팀의 실질적인 리더가 될만한 연속성을 가진 캐릭터가 없는 상태로 만들어진 다음 영화는 죠엘 슈마허가 망친 베트맨 3,4,5를 따라가지 않을까 싶다. 발 킬머와 조지 클루니로 베트맨 캐릭터를 계속 교체했지만, 흥행은 바닥이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향후에 독립 영화로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영화가 더 만들어질 것이지만, 제대로 된 큰 그림에 맞는 세부가 그려질 수 있을 것인가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안타까운 점은 이 DC 히어로 시리즈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위대한 감독 중에 하나인 "크리스토퍼 놀런"이 계속 일부 제작 기획자로서 참여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처럼 재능 있는 인물이 참여해도 이 이상 수준이 높아지지 않고 있다면, 이 시리즈물의 문제는, 영화사 자체가 갖고 있는 한계에 있는 것 같다.
여기까지가 말 그대로의 감상이고, 글은 이제 여기서 줄이고자 한다. 아래는 사족이므로, 시간 남는 분들에게 선사한다.
IPTV를 통해서 마블 시리즈의 성공을 그린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이 시리즈물이 성공할 수 있었던 자화자찬적인 내용을 몇 가지 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초기 DC 히어로 영화에서는 잘 나오지 않았던 마블 히어로물의 쿠키 영상들의 파워플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야 DC 히어로 영화에서도 쿠키 영상을 활용하고 있다. 뭔가 그림을 잘 그려보려는 시도가 있다.
마블 히어로물의 제작사는 아이언맨이 성공하지 않았다면 사실 다음 기획도 무너질 수 있는 작은 제작비를 배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진 것인지, "아이언맨"은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큰 그림의 일환으로 어벤저스를 만든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실드가 등장하며, "사뮤엘 잭슨"이 먼저 나서서 낙점한 배역인 "닉 퓨리"가 나타난다.
그는 백인이 한 때 코믹스에서 역할을 맡기도 한 이 캐릭터가 흑인이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한 발 앞서 영화사를 노크했다. 자발적인 배우들의 동참도 영화 성공의 일부임을 알게 되었다.
a. 일단, 큰 그림을 그리고 아이언맨과 헐크라는 마블 히어로 중에 가장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두 시리즈를 만드는데 공을 들였다. 초반에 아이언맨을 만들 감독을 구하려 했을 때 선뜻 나서는 감독이 없었지만, "존 파브르"가 받아들였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아이언맨 역에 배정한 다음, 그와 연기하기를 희망해온 "기네스 펠트로"가 정확한 시나리오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인인 “포프” 배역을 받아들였다.
이후 영화가 끝나고 나온 닉 퓨리와 아이언맨의 쿠키 영상 속 대화는 보다 거대한 우주의 일부가 "아이언맨"임을 강조하는 장면에서 큰 그림을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
b. 인크레더블 헐크가 끝난 뒤에 나온 쿠키 영상을 통해,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가 국방부의 요인과 이야기하면서 거대한 흐름이 "아이언맨"과 "헐크"의 배면에 있음을 드러내고 한번 더 연결을 시켰다.
c. 또한 실드의 요원은 "토르"를 앞 서 나온 영화의 세계에 결합시키기 위해서 "아이언맨"의 영화의 후반부에 "토르"의 망치가 떨어진 지역에 급파되어 "아이언맨"과 "헐크", "토르"를 연결한다. 이 또한 쿠키 영상의 목적이었다.
d. "캡틴 아메리카"에서도 2차 대전 풍의 영상으로 영화를 만들면서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를 등장시켜서 "아이언맨"과 "실드"와의 연결 고리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윈터 솔저"가 "하워드 스타크"를 암살한 내용이 나오도록 하여, "아이언맨" 시리즈와의 연결성을 증대했다.
e. "토르"에서는 "로키"를 통해 "닉 퓨리"의 실드와 스토리를 연결시키는 동시에 "호크 아이"를 등장시켜 이후의 스토리의 개연성을 확보했다.
이런 큰 그림을 제대로 그려놓고, 각각의 시리즈물을 연결시켜왔기 때문에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각 캐릭터 간의 연결은 매끄럽게 이루어지게 되고, 큰 흥행을 낳게끔 만드는 상승 작용을 이뤘다는 이야기다.
조스 웨던은 어쩌면, 이 그림을 전체적으로 컨트롤하고 통제한 감독이라기보다는 잘 그려진 큰 그림 상에서 화룡점정이랄 수 있는 "어벤저스"라는 점을 제대로 찍어낸 감독일 수 있다. 잭 스나이더와는 다르게 분명히 영화사의 커다란 지원을 충분히 받아왔던 셈이다.
물론, 셰익스피어의 극화물을 연출하는데 더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기 때문에, 여러 캐릭터 간의 갈등을 만들고 이를 소화하는 능력도 있겠지만, 이번 "저스티스 리그"는 유감스럽게도 성공적으로 봉합을 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낳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늦은 김에 "잭 스나이더"는 영상 감독으로 "조스 웨던"은 각본 감독으로 쌍두마차를 끈다면 향후에 반전의 계기가 있을 것 같지만, 영화사는 바로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한방을 끊임없이 갈구하고 있을 것이다. 이 조급함이 그 무엇보다도 각각의 영화를 망치는 가장 큰 이유일 것 같다.
연결성이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은 캐릭터들과 파워 밸런스가 "드래곤볼"급인 직선적인 스토리, 갈등 해결 방안이 항상 예측이 뻔할 수 있는 "슈퍼맨"의 압도적인 능력. 나머지 캐릭터 중 "원더우먼"을 제외했을 경우, 분명히 떨어지는 매력도. 이것은 1~2편의 영화와 감독의 교체, 배우의 변화만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요소가 아니다. 유기적인 경쟁력이 생길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리고 견딜 수 있는 성공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앞으로 DC의 팬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랜 기다림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