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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Jan 07. 2018

<해피 데스 데이>-영겁 회귀의 변주

YOLO : You Only Live Once의 트렌드

"인생은 한번뿐이다",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하루다" 이런 이야기를 심심찮게 주고받고 살아온 사람이 우리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그만큼 오늘 하루를 충실히 후회 없이 살아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우리에게 주고 있다.


이 이야기는 해석하는 방향에 따라서는 그러므로 갖고 있는 것을 모두 사용하면서 살아가자라든가, 미래에 구애받지 않고 오늘을 최대한 즐기면서 살자, 오늘의 선택이 중요하므로 최선의 선택을 내리도록 최선을 다하자 등 속해 있는 삶에 알맞게 적용된다.


국가의 성장률이 나날이 저하되고, 더 나은 미래가 있을 거라는 예측이 점점 불투명해지는 우리나라와 같은 저성장의 사회에서, 이제 젊은 사람에게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명확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므로,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최대한 집중해서 살아가는 것만이 이와 같은 미래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혀 현재 누릴 수 있는 것을 누리지 못하는 불행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영겁회귀란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에서 나온 내용이다. 이 영겁회귀가 차용한 것은 동양철학의 윤회설일 수 있다. 우리의 삶은 죽음과 생이 끝없이 반복되는 연속이라는 이야기를 보다 철학적으로 해석한 것이 "영겁회귀"라는 비유적인 이야기의 핵심이다.


실제로 우리가 윤회 같은 것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저 멀리 산 같이 높은 곳에서 우리가 하는 행동을 내려다볼 수 있고, 그 삶이 영원히 계속 반복되는 것이라면, 우리는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영원히 반복될 것이란 무게감을 느끼고서, 하나하나의 선택을 할 때, 최선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이것이 삶의 한순간 한순간에 무게감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전에 감상문을 썼던 "에지 오브 투모로우"가 이 같은 영겁회귀의 과정에서 점점 더 향상되고, 결과적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는 모습을 SF의 시점에서 그려냈다면, 이 영화는 호러물과 비슷한 방식으로 생일날 죽고 나서 그다음에도 생일날 다시 깨어나는 반복을 그리면서, 막되는 대로살아왔던 여주인공이 "자아성찰"을 하며 변모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영겁회귀를 다룬 영화 중에 그 무게감이 가장 가벼운 코미디물이다. 17번 정도 죽음을 계속 당하면서, 결국 여주인공은 자신을 죽이려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고, 계속되는 시행착오의 반복 속에서 인식의 성장과 행동의 변화를 이루게 된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있어 나오는 몇 번의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이 영화가 가진 전부다. 이 영화에 깊이라든가, 다른 영화에서 보지 못한 신선함이라든가, 형식적인 오류같은 것을 말하는 것은 불 필요하다. 다만 메시지의 전달이 매끄러웠고, 영화의 시작과 끝이 잘 와 닿았다. 너무 큰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 최근의 글로벌 트렌드인 YOLO를 성공적으로 다뤘다.


매우 교훈적이면서도, 그런 것과 상관없이 재미있다. 덕분에 회사에서 해야 할 일을 주말에도 스타벅스에 가지고 나와 일하는 중에도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 삶은 이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고, 시간은 유감스럽게도 영겁회귀처럼 반복되지 않는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업무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휴일의 일부를 희생할 수도 있다. 그것도 내가 해석하는 관점에서는 YOLO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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