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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Sep 15. 2018

<오션스 8>-여배우로 전원 대체하여 성공

여권 신장의 흐름에 동참해서 높은 흥행 성과를 이루다

스포일러가 다수 나타납니다.

원치 않으시는 분은 영화를

먼저 보시길 부탁합니다.


오션스 11, 12, 13보다

오션스 8이 더 성공했다고 들었다.

시리즈물 사상 최고의 히트가

된 셈인데, 성공의 가장 큰 이유는

이 시대의 엄청난 여권 신장의

흐름을 제대로 탔다는 데 있는 것 같다.


이 작품은 일종의 폭풍의 발화점이다.

좀 더 여성 배우로 남성 배우가 대체된

형태의 영화가 계속 나오리라는

신호 같았다.


이미 이 두영화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기술한 리뷰가 나와 있다. 비교해봐야 동어 반복이다.

벌써 누군가가 오션스 8과 11을

비교하는 리뷰를 작성해놓았으므로

그 디테일을 다시 반복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그 리뷰의

끝에는 친절하게도, 누가 누구로

바뀌었는지도 잘 붙여 놓았다.


사실 2명만 말해도 충분하다. 조지 클루니가 산드라 블록으로 브래드 피트가 케이트 블랑쉐로 대체되었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스타일에

최대한 집중했다는 것이다.

우리 영화 "도둑들"로도 이어지는

패션과 스타일에 대한 집중이다.

케이퍼 무비의 흐름은

"오션스 일레븐"이 복기했을

"스니커즈”에서는 스타일보다는

철저한 팀워크와 지능 싸움 등에

더 중점을 두는 듯 했었다.


그러나 오션스 시리즈는 말 그대로의

스타일리시한 외모와 매력 등의 배우와

그 배우의 배역이 가진 특성을 스토리에

최대한 갖다 끼워 맞춘다. 한 벌의 옷을

사서 입히는 것처럼, 카트리지화된

영화의 스타일리시함을 배우 각각에게

입힌다.


"스니커즈"의 카리스마 넘치는

두목을 "오션스 11"의 조지 클루니로

그다음에 "오션스 8"의 산드라 블록으로

대체한 것이다.

로버트 레드포드를 두목의 원형으로 보면 된다.

오션스 시리즈의 명맥을 계속

유지한다고 생각했다면, 사실

줄리아 로버츠가 남편 조지 클루니의

복수를 하는 스토리로 만들던지

조지 클루니와 그 일당이 다시

나오는 게 맞았겠지만,

영화사는 시류를 제대로

읽었던 것이다.


줄리아 로버츠는 결국 피동적으로

조지 클루니와 그의 연적 사이를

오갔던 전통적인 여성상을 가진

배우다. 시리즈물을 떠나서도

능동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기

보다는 로맨틱 코미디 류의

사랑받는 입장의 여성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산드라 불록은 약간 더 거칠고

남성적이면서, 스피드 등의

액션 영화에서 보다 능동적인

입장의 배역을 잘 소화해냈고,

지능적이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조지 클루니의 여성성 전환 배역을

해내는데 더 적격자로 보인 것이다.

실제로 제작진의 선택은 적중했다.


브래드 피트를 대체하는 스타일리시한

여성 배역으로 케이트 블랑쉐 또한

어울렸다. 산드라 블록을 압도하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카리스마도 잃지

않는 급의 여성 배우로서 적합했다.


나머지 배역의 대체의 적합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제 무의미하다.

관객에게는 멧 데이먼이 맡은

미숙한 느낌의 나불대는 배역

하나 정도나 더 떠오를 테니까.


영화 속 반전은 산드라 블록에게

사기를 친 남자에게 유혹당하는

섹시한 모델 배역의 "앤 해서웨이"가

뒤편으로는 오션스 일당에게

자발적으로 가담해서 복수와

범죄의 성공을 돕는 것이다.


기타 스토리의 전개는 너무 쉽다.

그저 예상대로 흘러간다. "나우 유

씨 미"의 케이퍼 무비 스타일보다

더 하품이 나올 정도로 트릭은

보잘것이 없고, 반전은 싱겁다.

그런데도 영화는 그 어떤 오션스

시리즈보다 성공했다.


그것은 누구보다 여성 관객이

열광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억눌린 일상 속에서 변화하는 사회의

여권 신장의 흐름을 이 영화는 포인트

별로 명확하게 전달해주었다.


그 어떤 남자에게도 쫄 필요가 없고,

그들보다 더 뛰어난 지능과

감각으로 복수해 내는 후련함은

여성 관객에게는 와닿는 내용이지만

남성인 경우 어느정도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면 동감하기가 어렵다.


물론 악당인 바람둥이 사기꾼은

훌륭한 외모로 여성을 농락하는데

도가 튼 인물로 나오기 때문에

일종의 공공의 적이란 입장이

성립하지만. 재미는 있어도

후련한 감동까지 경험하긴

나로선 어려웠다.


티켓의 구매 경로를 설문화 한다면

그런 경향성이 나올 것이다.

물론, 데이트 중에는 남자가 항상

표를 살 것이기 때문에, 여자가

영화를 골라서 온 것인지, 또는

남자가 여자가 좋아할 것이라

이미 알고 골라서 온 것인지 등등의

세부적인 구매 경로와 동기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질 것이다.

이를 분석해낼 수 있다면 그 결과는

더더욱 명확할 것 같다.


마지막에 산드라 블록 버전의

미스 "오션"은 죽은 오빠인

조지 클루니 버전의 "오션"의

사진 앞에서 애도의 말을 전한다.

이것은 그가 없어도, 즉, 남성성이

없어도 "케이퍼 무비"세계에서

여성만의 오션스 팀이 전혀

뒤떨어지지 않게 잘 해낼 수 있다는

신호를 남기는 것 같다.


아마도 이 영화사나 이 영화사를

뒤따르는 다른 영화사들은 이

신호에 따라 기존의 성공작 중에

배역을 여성으로 대체해서 성공할

수 있는 시리즈물이 무엇이 있을지

열심히 뒤지고 있을 것 같다.

흥행이 될만한 포인트가 나왔으므로

가만히 있을리가 없다.


물론, 그것만이 성공 이유가 아니다.

스타일리시함 그 자체가 주안점이

될만한 영화를 찾아야할 것이다.

패션과 보석류도 결부되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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