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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Jan 02. 2021

<레전드 오브 토미리스>-스키타이족을 소환하다(2)

두 영화 속에서 스키타이인들이 소환되다.

스포일러가 들어 있습니다. 아직 두 영화,

"올드 가드"와 "레전드 오브 토미리스"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유의 부탁드립니다.


스키타이인과 "일본", "한국"이란 국가를

연결하는 것은 많은 사람에게 낯선 작업이다.

스키타이인들을 선조로 갖고 있는 나라는

직계 후손이라고 하자면 소연방으로부터

독립한 중앙아시아의 5개국 중에 좀 더

아시아 인종에 가까운 3개국,

1. 카자흐스탄

2. 우즈베키스탄

3.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이 얼마나 큰 국가인지 설명을 듣기 전에 미리 아는 사람은 드물다.

좀 더 러시아 인종에 가까운,

4. 우크라이나

로 이 중 우크라이나는 슬라브족과
스키타이인의 혼혈이 대부분의

인구를 구성하는 국가다.

땅 덩어리에 비해 인구수가 적은 나라가 카자흐스탄이다.

따라서 스키타이인 전체가

중앙아시아의 아시아 국가를 모두

구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용한 언어도 인도-유럽 어족에

속하는 언어를 사용하였기에

이를 100% 중앙아시아의 것이라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히 논란을

낳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영화 "레전드 오브 토미리스"를

만들고 강력한 제국인 "페르시아"의

"키루스 2세"를 죽이고 전쟁에서 이긴,

부족 국가 수준의 문명을 지녔지만,

그런 스키타이인들을 통합한,

"토미리스" 여왕을 민족성의 중요한 역사로

간주하기로 한 나라는 "카자흐스탄"이었다.


일개 영화감독의 선택이 국가의 이념을

표방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받아들여지기

어렵겠으나, 이 영화를 만든 제작자는

얼마 전까지 "카자흐스탄"을 지배했던

독재자의 딸이었고, 이 국가의 재정으로는

엄청난 금액인 650만불 가량을 투자해서

거대 스케일의 대하 역사극 장편 영화를

만들어 낸 상황이다.


그리고 이 나라는 전 세계에서 9번째로

큰 땅을 가진 나라임에도 전체 인구는

2천만 명가량 될 뿐이며, 55%의 아시아

인종인 "카작인"이 35%의 "슬라브인"을

지배하며, "고려인"을 포함한 300여 개

인종이 모여 살고 있는 나라다.

그랜드 캐년 다음의 규모인 레드 캐년이 있는 나라가 카자흐스탄이다.

국토의 대부분이 황무지이고, 사람이

살만한 동네는 내가 들렸던 2000년에는

정말 몇 군데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와

위도가 유사한 구수도 "알마티"에 인구가

집중되어 있어, 이를 분산코자 북방 내륙에

"이스타나"라는 신수도를 세우고 인프라

투자를 이동 중이었다.

그 인구 중에 물론 "슬라브인"들이 꿈꾸는

문화적 지향과 시선의 방향은 "러시아"일

것이다. 그러나 55% 이상의 인구를 갖고

"카자흐스탄"을 실제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카작어"를 사용할 줄 아는 "카작인"들은

문화적인 지향점을 "한국"과 “일본”에 두고

있었다.


왜냐면, 국경을 인접한 "중국"은 언제나

국가적인 문제가 될 정도의 폭력을 발휘하며

국지전 성격의 전쟁을 간간히 벌여왔고,

그들의 갱단도 "카자흐스탄"에 침범하여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고,

"러시아"는 소연방 시절부터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새로운 "카작인 출신"의

대통령이 장기 집권하면서, 그 영향력을

축소하고, 더 많은 권한과 돈, 명예를

"카작인"에게 주어야 했기에 그 문화에

대한 의존도를 알게 모르게 줄여가고

있었으며,


"벨기에"등의 인접 유럽 국가는

"카자흐스탄"을 단지 영세한 빈곤 국가로만

대하고 있을 뿐이니, 그곳에서 무언가를

배워 온다는 것에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고, 인종적으로도 거리가 있었다.


그리고 "북한"은 제대로 된 국가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우방국일

수는 있겠지만, 형편도 낫지 않은 국가를

모델로 정할 이유는 없다.


그러다 보니 잘 사는 국가이자, 원유 개발

등을 위해서 적지 않은 인력과 돈을

"카자흐스탄"에 투자한 "일본"에 대한

이미지가 우선 좋았고, 그를 벤치마킹해서

"극일"하며, 경제와 문화를 발전시켜온

"한국"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스키타이어"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지만,

"카작인"의 언어인 "카작어"를 그저 '20년에

그곳에 있을 때 티브이를 틀어 들었을 때,

"일본어"나 "한국어"와 같은 문법과 발음 등의

형식을 가진 언어라는 것을 절로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어 등과  같은 강세도 현저히

적고, 4 6 같은 발성 상의 차이점도 없다.


그렇지만, "카자흐스탄"이 "스키타이"를

대표하는 정통성을 가진 직속의 후계라고

불릴 수가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하자면,

그저 움츠려 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난 내 경험과 내가 알고 있는 좁은 정보의

틀 안에서 "스키타이"의 후손 국가로서의

"카자흐스탄"이 가장 먼저 대표적으로

떠오른다.


소연방 독립 국가 5개국 중에 상대적으로

가장 잘 살고 있고, 가장 자원이 많으며,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떠나서 약간이나마 우릴 짝사랑하고

있었거나 있는 나라인 그곳이 떠오른다.

물론, 그 5개국은 다 가난한 국가이고,

특권층이 아닌 일반 국민은 가난과

사투하고 있는 곳이다.

각 국가에서 해외로 이주하는 노동력의 규모는 작지 않다. 그만큼 이 5개국의 실업률은 살인적이다.

 


그래서 "레전드 오브 토미리스"를

보게 된 순간, "카자흐스탄"에서 잠시 머물렀던

시간 동안 감히 가지 못했던 엄청난 크기의

황무지와 가끔 도시에서 마주쳤던 "유목민"의

의상을 입고, "말"을 타고 있었던 한없이

꾀죄죄하고, 시대를 이탈하여 초라해보였던

사람들의 모습이 점점으로 떠올랐다.


광활한 "카자흐스탄"의 땅이라면 얼마든지

"반지의 제왕" 이상급의 대형 전장을 펼치고

그곳의 빈곤을 떠올려보자면, CG 없이도

많은 인력을 동원해서 역사극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전쟁씬을 제대로 찍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역에 그런 문화산업이

융성한다면 지역 내의 빈곤도 일정부분

해소될 수 있다.


그 기대에 맞게끔, 각각의 전쟁 씬의 규모는

지금의 선진국 영화 시스템으로 만들어지는

그래픽이 구현한 규모에 못지않게 실사

규모로서의 진정성이 화면에서 느껴진다.

공중에서 각 아군과 적진 간의 싸움을 찍은 영상이 있는데, 이 사진을 웹에서는 찾을 수가 없다.

"토미리스"를 연기한 아역과 청소년기,

성인을 연기한 각각의 배우의 외모와

연기력도 수준급이었고, 그의 살해당한

아버지인 "스파르갑"과 남편, 아들의 연기도

극 내용상에서 모자란 구석이 없다.

 “한국"등의 동아시아 영화를 연구하고 

"미/유럽/러시아"의 영화 이론을

적절히 접목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수준급의

작품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글로벌 영화를 묶은  종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고, 시대를 역행하여 오히려 영화의

진면목을 제대로 살려낸 역할을 해냈다.




"300"이란 영화에서 서방 문명을 상징하는

그리스의 "스파르타"는 "페르시아"의

최강 군대인 "임모탈"을 포함한 적과 싸우며,

서방 문명과 문화, 자유 민주주의적 사회를

지켜낸 영웅적인 국가로 묘사되고 있다.


"레전드 오브 토미리스"에서 동방을 상징하는

"스키타이"부족의 일부인 "마사게타이족"의

여왕인 "토미리스"는 부족들을 연합하여

"페르시아"의 "임모탈"을 포함한 적과 싸우며,

유목 민족 문명과 문화, 자유로운 사회를

지켜낸 영웅적인 여왕으로 나온다.


"페르시아"는 왠지 이 두 영화 속에서

동방의 악당도 되었다가, 서방의 악당도 되는

다소 정체성의 혼란이 넘치는 역사 속의

강대국으로 묘사되고 있다. 과연 그들은

서방으로 봐야 하는가? 아니면 동방으로

봐야 하는가?


그만큼 역사란 살아남아 있는 후손이나

국가의 관점에서는 다르게 해석될 길이

여럿 있다는 이야기를 알려주는 것 같다.

이 두 그림이 다 스키타이족의 토미리스 여왕을 그린 그림이다. 서양의 관점에는 서양적으로 동양의 관점에서는 동양적으로 각색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원더우먼의 아마존 여전사도 연결된다

"스키타이 족"의 여왕이 언급된 이 영화는

우연찮게도 고대 서방의 역사를 작성하여

집대성한 "헤로도토스"의 저서에서 언급된

이야기를 토대로 하고 있다. 물론, 영화는

그 이야기를 다시 각색해서 좀 더 직선적이고

단순화된 극화로 바꾸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 각기 다른 국가와 부족이

각기 다른 언어로 여왕의 이름을 다르게,

‘토미리스, 타미리스, 타마라스 등’으로

부르는 것을 그대로 놓아두는 당시의

다원적인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는

나름의 섬세함을 담았다.


극화를 단순화 하는 대신 비주얼과 액션

고증에 맞는 복식, 논리적 완결성 등에

더 신경을 기울인 흔적이 많아 보였다.

한번 쓰인 소재나 이야기, 대중적으로

알려진 역사적 내용이 꼼꼼하게 나왔다.

그 세련미는 영화 선진국이라 불리우는

어느 나라와 비교해서도 떨어질게 없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문명과 문화는 교류에

의해서 점점 더 닮아 가고 있는 것 같다.

언젠가는 이 중앙아시아의 문명과 문화가

각광받거나 세계의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그 무엇이 될 날도 오게 될 것이다.


그전에 그 징조로 읽힌 이 영화에 대한

기억은 나의 인생이 영화라면 하나의

복선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정도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인프라의 국가라면

절대로 만만치 않다. 적어도 이런 스펙터클한

전쟁사 등의 영역에서는 훨씬 더 유리한

부분마저 갖고 있다.


그 예전의 스키타이 전사가 당대의

그 어떤 적도 그 전사가 원치 않으면

따라잡을 수 없고, 그 전사가 원하면

그 어떤 적도 따라잡을 수 있는 존재였던

것처럼, 그들이 원한다면, 스펙터클한

영화의 규모로 승부하는 국가가 되는 것이

어렵지 않음을 일부 증명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섣부른 추정이 되겠지만

“올드 가드”가 점점 더 확장된 스토리를

갖게 되고, 스케일이 전면전 수준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게 된다면, 그 거대한 전장터는

스키타이 문명의 영향력이 미쳤던 지역이

되지 않을까 싶다.

a. 그래픽이 아닌 실사만으로 촬영 가능

b. 가성비 최상급일 올로케이션 비용

c.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풍경을 담음

d. 긴 수명은 모든 지역과 연결될 수 있음


“올드 가드”의 “앤디”가 “스키타이”인

것은 단순한 원작의 포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라는 차원에서 “스키타이”

문명이 포커스에 들어온 것은 일종의

역사적 사건처럼 느껴진다. 색다른

스케일과 영상을 기대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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