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진과 사브리나의 재회
c. 음모의 발견
아이젠의 발견을 왜곡되게 만들고, 일단, 자신의 비밀 병기고와 같은 다중 인격 그룹을 어느 정도 제대로 숨겼다고 판단을 한 뒤에 사브리나가 자신의 거처 주변에 와서 진이 했던 것처럼 하염없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날을 맞이했다.
핸들러로서의 일과를 숨 가쁘게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 잠시 밖을 나갔던 진의 눈에 사브리나의 모습이 언뜻 눈에 뜨이자마자 자신의 인격 중에서 "인디애나 존스"가 자신을 의식의 주연 자리에 배치해달라고 먼저 이야기를 걸어왔다. 진은 그대로 해주었다.
(출처: Photo by Sylvain Gllm on Unsplash)
그리고선 바로 자신의 본체의 의식 속에 최근 발생하고 있는 온난화 방지 이후 발생하고 있는 이상 기후의 문제에 대한 통계자료를 열심히 분석 하기 시작했다. 여러 기후의 통계에 관련된 자료와 데이터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로 진의 의식을 가득히 채웠다.
진은 이제 케언즈를 포함한 메인프레임과 일루미네이션에 연결된 모든 이들과 신인류는 이 같은 통계 작업 내용밖에는 더 포착할 수 없으므로 완벽한 보안이다라고 믿어보려 한다. 사브리나에게도 이 같은 내용을 구구절절이 이야기할 이유가 없다. 어찌 되었든 의식화한 정보는 새어나갈 확률을 갖고 있으니까.
존스가 굳이 통성명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고 진 인척만 해달라고만 당부해 두었다. 왜 하필이면 존스가 자신을 불러내 달라고 했을까? 그렇게 그를 자신으로 만들어 재미있게 게임을 했던 것도 아니었는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자신도 모르게 사브리나가 어떤 모험을 같이 하기 위해서 이곳까지 왔을 거란 강력한 직감이 왔으리란 심증을 가져본다.
"사브리나, 왜 이곳까지 왔어? 규칙상 우리가 만나는 것을 알면 큰 일 나는 거 잘 알면서. 지난번처럼 내가 찾아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훨씬 나았을 텐데."
"진, 중요한 걸 발견해서 온 거야. 네가 들리고 난 다음에 발성기관이든 무엇이든 구인류보다 급격하게 퇴화된 기능을 갖고 있을 만한 인구집단을 검색해봤어. 일단, 실어증이나 귀가 들리지 않게 되는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꽤 오랫동안 많이 늘어나고 있었어."
존스는 아찔하게 매력적인 사브리나를 이렇게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자 캐릭터상 살짝 달아오르긴 했지만, 나치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신인류와 싸우기 위해서는 냉정해져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스린다.
사브리나는 원래의 진과는 다르게 다소 마초적이면서도 상냥한 두 가지를 가진 말투를 쓰는 진이 약간 다른 사람처럼 여겨지긴 하지만, 그건 그대로 넘기고 중요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사회적인 문제 차원까지 이게 표면화되지 않고 있는 것은 '바이오 메카트로닉스 기술'로 그 장애를 보조하는 기술이 발달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는 극빈층으로만 한정되었기 때문이었어. 하지만 서로의 네트워크로 상부상조할 그들이 극빈층에만 머물게 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겠지. 극빈층으로 필터링하면 그 같은 장애의 비중은 전혀 늘어나지 않고, 인류 역사상 항구적인 통계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어."
"그렇군. 그렇다면 네가 이야기했던 대로 '관찰자'는 그저 인간의 모습으로 내게 접근한다면, 자신의 퇴화된 말하기와 듣기 능력을 보조하기 위해 사용한 기구를 들킬 가능성이 높으니, '홀로그램'을 사용해서 접근할 수밖에 없었겠군. 이제 퍼즐 조각이 다 맞춰졌군. 신인류와 관찰자는 한 패가 확실해."
"그 과정에서 신인류가 자신의 정보 조작을 통해 절대적인 공식 데이터로는 발견할 수 없는 지리상의 좌표를 만들어 섬을 하나 숨겨 놓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이렇게 허술하게 자기 정보를 신인류가 숨길 거라고 상상조차 못 했는데 말이야. 20여 년 전부터 하필이면 발성 기관이나 청각 기관에 장애가 있었던 사람들만 대부분 태운 초고속 비행기가 태평양에서 추락해서 사라진 일이 있었어. 그런데 그 지점의 좌표에는 AD 1946~1958 년 동안에 23차례의 핵폭발 시험을 했던 '비키니섬'이 있었다는 기록이 스캔화된 자료에는 있었는데, 최근 100여 년의 기록상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거든."
"사실 그곳에는 좌표에만 나타나지 않는 섬이 정말로 있다는 거야?"
"나름 그들이 주도 면밀했던 것은 핵폭발 시험을 했던 곳으로 AD 1954년의 수소폭탄 실험 때는 스캔 자료상으로는 산호섬 3개가 사라진 기록이 실제로 있었는데, 최근 100년간의 기록에는 손을 대어서 그때 모두 다 사라진 것으로 정보를 조작해두었어."
"그 섬, 나는 잘 아는 곳이긴 한데 말이야. 하 하. 아니, 농담이야. 좋아. 그럼 가보자고."
쉐도우 기능을 가동한 존스 버전의 진과 온라인 접속을 잠시 휴지기로 돌린 사브리나는 튜브를 타고 해안선까지 이동한 뒤에 해저 터널 속의 진공관을 타고 마하 50 가량의 속도로 순항하여 구 일본 섬 역에 도착했고, 핸들러 교육생에 필수품으로 지급되었던 쾌속 잠수복을 입고, 블랙마켓에서 거액을 주고 사온 AD 1960대의 구시대의 좌표 측정 장치를 사용하여 비키니섬에 상륙했다.
외부로 보이지 않도록 전파 교란 목적의 디지털 망이 쳐 있었기 때문에 섬은 계속 보이지 않다가, 좌표가 정확한 지점인 해안가 가까이에 이르자 갑자기 눈앞에 섬이 전체적으로 드러났다.
(출처: Photo by Abyan Athif on Unsplash)
"오, 맙소사! 도대체 어떻게 이런 규모의 섬이 지구 상에서 숨겨져 있을 수 있었던 거지?"
사브리나는 상상하지 못했던 풍경이 눈에 들어오자 잠시 이성을 잃을 정도로 아득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
지구에 이런 곳이 있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경관이 원시적인 수준으로 느껴질 정도로 잘 발달되어 있었다. 거의 모든 지구의 특징 있는 섬의 풍광이나 모습은 온라인에서 다 보았다고 생각했던 존스 버전의 진이나 사브리나 모두 깜짝 놀랐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가상현실도 아닌 실제의 역사상에서 발생할 수가..."
지금 막 해안가를 지나 산림을 헤치고 중앙의 평지로 나왔다. 거기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멀리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가는데, 분명히 현생 인류와는 뭔가 다른 것 같았다. 그들이 다 신인류일까?
'아니야, 조금 체구가 클 뿐 같은 종인가?'
그러나 그들은 마치 인류가 농경사회 이전에 살았던 것처럼 보였다. 가상세계에서나 보아오던 그런 모습이었다. 그들이 존스 버전의 진과 사브리나를 쳐다보게 되기 직전에 존스는 사브리나를 안고는 숲 속으로 확 잡아끌었다.
"우리 모습이 들키면 안 돼. 겁도 없이 그렇게 멀뚱히 서 있으면 어떡해... 응?"
사브리나의 얼빠진 표정에 존스 버전의 진은 웃고 있었다.
"저 사람들은 두 번째 돌연변이들인 것 같아. 네가 진화된 자들을 돌연변이일 뿐이라고 했잖아. 네 말이 맞다면 그들 이후에 발견했으니까 두 번째라는 거지. 하지만 이 설명은 좀 잘못되었어. 아무래도 저들이 진화된 자들보다 먼저 진화한 것 같아. 진화된 자들은 저들을 퇴화된 자들이라 부르고 있고... 그들의 자기 중심성이란... 못 말리겠더군."
"어떻게, 그런 정보를 알고도 여기 오기 직전까지 모른 체 이야기를 안 하고 있을 수가 있지...? "
"네가 전에 나한테 호통을 치고 사라진 뒤에 나도 좀 연구를 했지."
'진 이렇게 말해도 내가 자네가 아닌 것을 사브리나는 왜 눈치를 못 채는 걸까? 아님 알고도 모른 체 하는 중인가?'
'아니 지금 존스 당신의 로맨틱함을 원래 내 모습인 것처럼 믿고 싶은 걸 거야. 그냥 그대로 이야기해'
존스 버전의 진은 여전히 얼떨떨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브리나에게 씩 웃어 보였다. 해리슨 포드라는 고대 미국 배우가 짓는 매력적으로 입가를 올리는 인상의 웃음이 진의 얼굴로 떠오르자마자 사브리나의 가슴을 조금 철렁 이게 했지만, 그는 그것이 진과는 다른 존재가 아니라 이전의 고지식한 진이 뭔가 바뀌고 있다고 믿고 싶었다. 인격적인 성숙이 이뤄지면서 이른바 조금 더 성인다워지고 있다고 믿고 싶었다.
"아, 물론 처음엔 네가 정신이 좀 이상해졌다고 생각도 했어. 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을 해보니 너도 신인류의 대화 방식을 경험했던 적이 있었으리란 생각이 들었어. 그러니까 그때 연기를 했을 거란 생각에 도달했지. 그 시점에 아마도 첫 번째 돌연변이, 스스로를 신인류로 부르던 자들이 이미 너와 내가 나눈 대화의 일부를 포착했을 거란 것도 생각해낼 수 있었어."
"그럼, 네가 내 이야기를 대충 흘러들었던 게 아니라 열심히 듣고 있었다는 거네."
"그래. 처음엔 네 망상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어. 몇 번 자료를 수집해 보았는데... 좋은 소설 거리가 되지 않을까 하고... 그런데, 대부분의 자료가 접근 금지더군. 이상하잖아. 그래서 핸들러의 특별한 권리이자 기능인 "쉐도우" 상태에서 여러 번 나누어서 조사를 했지. 첫 번째 돌연변이들은 저들을 숨기려고 하는 것 같아."
신인류라는 명칭을 첫 번째 돌연변이라는 명칭으로 바꾸면서 존스 버전의 진과 사브리나는 마주하고 있는 적의 위상이 이전보다 좀 밑으로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저들이 뇌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지적 능력에는 큰 퇴화를 보였는데, 육체적 능력은 훨씬 우수하거든. 마치 네안데르탈인처럼 말이야. 발성기관과 청각 기능이 약화된 육체를 계속 기계로 채워 넣는 것보다 저들의 육체를 취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야. 최소한 그런 실험을 해보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 것 같아. 아마도 뇌 자체를 다른 존재에게 이식할 수 있는 기술이 조만간 개발에 성공할 것 같아. 그럼, 저들은 최소한 모르모트가 되는 거겠지."
"그래서 숨겨야 했군. 어쨌든 그들의 숨겨진 계획의 일부니까..."
"처음엔 저런 침팬지 정도의 지능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를 용납할 수 없었던 모양이야. 그래서 뇌와 관련된 인체 실험을 할 때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저 사실을 알리지 않기로 결정하고 격리해버린 것 같아. 지도 상에서 이 지역을 삭제함으로써......"
"이건, 정말 두 번째 지리상의 발견이로군... 하지만 구인류부터 뻗어 나온 신인류까지 포함해서 침팬지의 존엄함 뿐 아니라 다른 종족의 존엄함을 지켜주지 않는 종족으로 유명하잖아. 그렇지 않고서야 그 많은 전쟁, 과거 아메리카 원주민의 학살이 어디 가능하기나 했겠어?"
"후. 그렇긴 하지... 아무튼 첫 번째 돌연변이들의 계획은 자칭 신인류, 곧, 자신의 뇌를 두 번째 돌연변이의 육체에 이식해서 물리적으로도 더 강화된 존재가 되겠다는 것 같아. 이런 계획에 지장이 될만한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 균형 있게 강한 구인류의 엘리트를 미리 핸들러 프로그램이라는 미끼로 골라내어 무력화시키겠다는 계산으로 수많은 잠재적 위협 인물을 사장시켜 온 거지."
"그러니까, 진, 네가 죽지 않고 살아남은 그 순간 그들에겐 굉장히 위협적인 신호가 되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 그다음에 네가 남긴 그 답변말야, '내가 진실이다.', "I am the truth.' 말이야 해석하기 따라선 마치 네가 그들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거든. '니들이 왜곡한 진실과는 상관없이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 나는 안다' 이런 식으로 말이야."
"거기에서, 사브리나, 네가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네가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고를 쳤기 때문이야. 그렇게 인내심이 부족해서는 아무리 머리가 뛰어나도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거야. 예를 들면 매수하기 쉬울 거라든가, 협박이 쉽게 먹힐 거라든가... 그래서 리처드의 하반신 마비 정도야 식은 죽 먹기로 고쳐줄 수 있었는데, 뜸 들이면서 너를 처벌한 거지. 뭐, 별 상관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러면서 리처드도 좀 손을 봐서, 자기들과 대적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 걸 거야. 너와 내가 그 사건에 대해서 죄책감을 오랫동안 갖고 살아왔지만, 사실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관련된 모두를 뒤에서 조종한 것은 신인류란 놈들이었어."
사브리나는 정신이 없었다. 의심했던 일들이지만, 너무 한꺼번에 그것들이 사실로 밝혀지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럼, 이제 어떡해야 하지? 잠깐, 그럼 케언즈는? 그가 이 과정에서 하고 있는 역할은 도대체 뭔거야? 그것까지 알아낸 거야?"
"케언즈에 대해서는 아직 속단하기 어려워...... 쉿."
두 번째 돌연변이들이 가까이 다가왔다. 제사를 위해 숲을 정리하고 상을 차리는 모양이다. 아마도 그들을 통제하는 수단은 현존하는 종교나 새롭게 만들어진 신흥 종교 같은 것인 듯하다. 그들은 진흙을 온몸에 바르고 있었다.
(출처: Photo by Mahdi Bafand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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