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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pr 16. 2022

<NFT 레볼루션>-탈 중앙화 금융 혁명

핀테크가 아직 이루지 못한 금융 질서의 탈 중앙화를 가속화하다

이런저런 사업을 하는 계열사가 모여 있는 회사에 섬유와 IT 세계를 오가며 일하다 결국 섬유 업계로 들어와서 근무하고 있는 내겐 이른바 나 같은 양손잡이(실제로도 양손잡이다)가 쓰임새를 가질만한 일이 있다는 기대를 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이제 곧 반세기를 산 사람이 되지만 양쪽 세계로부터의 경험을 갖고 있는 덕분에 내가 가진 직장인으로서의 쓰임새가 더 길어질만한 방향과 단서가 보이면 진지해지면서 나름 에너지가 기울어지곤 한다.


"한 우물을 깊이 파는 것"은 언제나 진리처럼 여러 사람을 통해서 주어지는 조언이고 그래야만 건전한 경력의 발전이 생기는 것처럼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모든 산업의 모든 일에 다 적용될 수 있는 훌륭한 조언으로서는 모자라다. 왜냐면 이 시대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변화는 여러 산업의 존폐를 짧은 시간 안에도 이뤄내고, 깊이 판 우물이 붕괴되는 일도 종종 생길 뿐만 아니라 경력에 요구되는 일정 이상의 수준이 타 산업이나 다른 일로부터 학습이 되지 않으면 갖춰지지 않는 시기에 접어 들은 지 이미 한참 되었기 때문이다.


직장 경력이 제대로 없는 자기 개발서의 작가나 이미 훌륭한 지위를 갖게 되었기 때문에 실무자로서의 직장인의 삶과는 커다란 괴리를 지니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할만한 조언이 “한우물 파기”다.


"자신이 성공한 방법"이 한 분야의 지식을 열심히 파 내려가서 인정받은 것이었다면 그저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고 이야기를 할 "경험의 폭"과 두루 읽은 책에서 얻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며 설득력이 넘치는 지식과 정보에 갇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또 이런 말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런 분들의 글의 가치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쌓인 진정한 일과 연관된 정보와 지식은 다른 경험으로 만들어진 것과 차이가 생기지 않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일에 한방에 통할만한 거의 사이비 종교의 교리와도 같은 "성공의 법칙"이란 이 세계에는 희소한 것이 되어 가고 있다.


예술가나 연구직, 운동선수, 전문직 등에는 정말로 한우물 파기란 말이 적절하게 맞는 말인지도 모르지만 이 책은 메타버스와 NFT, 암호화 화폐 등을 아는 “예술가”가 이전과 다른 차원의 부와 명예를 갖게 되는 이야기가 중요한 성공 예제로 나올 정도다. 폐쇄적이고 외골수에 한 길만을 걸어가는 예술가란 이미지와 걸맞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한우물을 파다 보니 그런 연결성도 생긴다고 임기응변으로 답변하면 또 맞는 이야기겠지만, “예술가”조차 다른 우물을 과감히 파야 예술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가 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의 내용은 “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은 고지식하게 한우물만 파는 것이 아니란 이야기를 명확하게 하고 있다.


양심적인 작가와 지식인이라면 겸손하게 자신의 경험이 가진 한계를 인정해야만 한다. 잔뜩 읽은 책과 정보, 지식의 수준에서만 결정될 수 없는 다양한 난수가 포함된 수많은 개인의 차이점을 떠올릴 수 있어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훌륭한 작가나 전문인으로는 인정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오랜 글쓰기의 취미생활을 지속하는 직장인인 나 같은 사람의 글이 일부나마 가치를 지닐 수 있는 이유다.


그것이 어떤 가치를 지금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분에게 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아래로 내려가서 읽기를 권장한다. 그러나 혹, 이 사람이 그다지 유명한 사람이 아닌데, 독자도 엄청나게 많은 것도 아닌 듯한데, 이 요령 없이 긴 글을 굳이 읽어야만 할까라는 의구심이 든다면 이제 여기에서 발길을 돌리기를 부탁드린다.



내가 굳이 이 책을 사서 보게 된 이유는 메타버스와 결합된 NFT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서 제공할 파트너로서 IT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타 계열사의 팀이 내가 속한 팀을 포함한 여러 팀으로부터 사업 아이디어를 제공받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타 계열사의 경영진 중에 한 분은 내가 가진 IT산업에 일부 속했던 경력에 대해서 관심을 보였다.


역시나 오래 한우물을 판 섬유산업 내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은 왜 이런 낯설고 잘 모르는 일을 시키는가에 대한 의구심에 휩싸였고, 계열사의 임원이 이야기하는 뜬구름 잡는 섬유 산업과 메타버스/NFT 비즈니스의 연결성에 대해서 의식적이고도 무의식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나야 양쪽 산업을 오가면서 맛보기로 경험했던 세상의 변화와 이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큰 수익과 확장의 가능성을 잃을 수 있는 상황임을 내가 이 회사의 경영자가 아니더라도 감잡을 수가 있지만, 이미 섬유 사업부의 경영진으로부터 완전히 녹초가 될 만큼의 보고서 제출 요청과 하드 한 업무 과제, 높은 성과 목표를 짊어지고 있는 한 우물만 파온 월급쟁이에게 본업이 아닌 영역에서도 일을 시키려고 하는 순간은 그것 그대로 폭력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자신들이 잘 모르는 세계에 대한 근원적인 거부감이 드러났고, 좀 더 어린 직원에게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으니 이를 수렴하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내용을 그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했던 바,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매우 피상적인 수준에서 메타버스/NFT를 이해하는 아이디어가 취합되었다.


인터넷만 뒤져서는 그 같은 비즈니스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사업화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낼 방도가 없으며, 그저 그 비즈니스가 잘되고 있다는 기사 몇 편과 기존 사회 서열 체계에서 기득권을 대변하면서 변화를 극구 거부하는 언론사가 자의 및 타의로 배포하는 "그거 잘 안 될 거야, 위험해"같은 이야기를 접하면서 그런 것에 힘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는 합리화에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도달할 확률이 높다.


기존 질서와 서열을 보존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는 기성 언론은 예전에는 SNS에 대한 강력한 반감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불과 수년만에 기존 질서와 서열을 보존하는데 SNS에서 살포한 정보가 대중에게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체험하고서는 더 이상 그런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는다.


일단 새로운 문명이나 기술이 태동해서 기존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감이 든다면, 우르르 달려가 모두 집단 "다구리"를 하는 것이 온오프라인 "무료" 언론이 광고주나 사주, 편집자, 자신의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혈안이 된 기득권층으로서 자연스럽게 가진 생리다.


이런 것에 말려들어서는 시대를 앞서 가거나 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없고, 개인으로서는 좀 더 안정적이고 향상된 삶에 도달할 가능성을 매일매일 뺏기는 것밖에 남는 게 없다. 이런 막막한 무지 속에 갇히지 않기 위해선 거짓말에 가로막히지 않는 진실을 찾을 방안을 강구해야만 한다.



그래서 한 권의 책을 사기로 했다. 교보문고에 들려서 이런저런 NFT와 메타버스를 다룬 여러 베스트셀러를 보았는데, 그중에서 이 책 제목과 표지의 디자인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리고 매일매일 녹초가 될 만큼의 일을 하면서 늙고 젊고 상관없이 그저 타인의 결점이나 모자람을 찾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꼰대를 위한 여러 일을 하면서 방전되는 체력과 시간에도 주말과 심야를 오가면서 며칠에 걸려서 읽었다.


그럼으로써 아주 대단한 깊이와 너비의 NFT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된 것은 아니지만, 내가 가진 이전의 경험과 연결되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것은 짧게, "창작과 금융 질서의 탈 중앙화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것"에 메타버스 속 NFT의 영향력이 무서운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2010년대부터 시작된 중앙 집권화된 금융 질서를 뚫고서 나타난 새로운 금융 질서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었던 "핀테크" 곧,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은행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나타나면서 "카카오 뱅크"같은 인터넷 은행으로 대표되는 대출과 입출금, 송금 등의 은행 업무가 기존 금융 기관으로부터 좀 더 개인에게 가까운 쪽에 통제 권한을 이동시키는 탈 금융 중앙화에 대한 이야기와 이 "대체 불가 토큰"이라고 불리는 "NFT"가 연결되는 동시에 그러한 탈 중앙화의 흐름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흐름임을 이 책은 제대로 역설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질서=> 온라인 웹으로 "정보" 살포(웹 1.0)=> 온라인 상호작용 확대(웹 2.0)==> 개인의 금융 요소 결합(웹 3.0)으로의 급격한 근 3~40년간의 급속한 인류 문명의 변화가 바야흐로 기존 질서의 탈 중앙화를 가속화시켜 왔으며.


개인으로서의 창작자가 자신의 창작물이자 지적재산 물, 지적 소유물을 "NFT화"해서 직접 웹상의 고객과 대중에게 판매하면서 기존 창작물의 권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의 상당수가 중개상이나 기업 형태의 중간 플랫폼 업체 등으로 귀속되는 현상에서 창작자 개인에게도 더 많이 남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오고 있다.


또한 이 거래의 과정에서 "암호화 화폐(이더리움 등)"을 사용함에 따라서 구매자 개인도 금융 기관 등에게 빼앗기고 있던 수수료나 통제권, 금융 상품 선택권 등의 권리도 확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쓰여 있는 것이 이 책이다.


그럼으로써 그저 사회적인 기술과 문화, 문명의 변화만을 건조하게 언급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혁명 과정에 우리가 있음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마무리하고 있다.


물론, 기업은 이러한 질서의 붕괴를 가속화하는 수단으로써의 메타버스와 NFT를 사용한 사업을 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 사업 다각화의 차원에서 원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개인의 관점과 입장에서 집필된 이 책은 다소 구미에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책 한 권을 통해서 해당 사업을 추진하는 타 계열사에 섬유사업을 하는 입장으로서의 내가 속한 계열사가 제시할 수 있는 그럴듯한 아이디어를 2가지 만들어서 제시할 수 있었다. 기존 질서 안에서 사업 기회를 찾고 있는 관점에 호응할만한 아이디어였다. 물론, 반응이 어떻게 올진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나로서는 나와 같은 경력을 갖고 있지 않은 다른 사람이 쉽게 낼 수 없는 내용을 주었다는 약간의 만족감이 있다.


겁나는 것은 이미 일이 가득히 차서 숨 막히는 내게 이 일도 알아서 잘 만들어서 결과까지 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충분히 그러고도 남겠지만 그럼에도 그런 위험성을 무릅쓰고 아이디어를 남긴 것은 "양손잡이"에 대한 기대 표시를 받았었기 때문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


일에 치이고 책을 한 권 잘 읽어볼 시간이 없었을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는 젊은 직원들의 일면 프레시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런데, 이런 혁명과도 같은 변화 속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받는데, 몇 일의 기한 밖에 없었다는 것이 안타까우며, 고작 한 권의 책을 읽고서 그 답변을 만들 수 있었다는데 대해서 약간의 자괴감이 든다.


그리고 더 안타까운 것은 메타버스의 사용자로서의 젊은 세대의 아이디어를 기대하는데 반해서 중간 이상의 관리자급이 가질 수 있는 아이디어를 추출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나 방법론을 찾지 못하는 "고정관념"에 대한 일종의 체념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 속해서 아이디어를 제시해야만 하는 나 같은 상황에 처한 직장인이 한분 있고, 그분에게 주어진 시간 내에 단 한 권의 책을 선택해서 참고해서 답변을 해야만 한다면, 이 책은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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