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이 가득히 묻어나는 영웅의 색다른 스타일
아래의 "팬아트"라 할 수 있는 앤트맨의
패러디 포스터는 대부분 팬들이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이것은 고객 관여도
(Customer Engagement)
가 높다란 표현을 써도 무방할 정도의
엄청난 팬심의 발현이랄 수 있다.
나도 실력이 있다면 만들어주고 싶다.
나와 있는 리뷰는 평작을 조금 넘은
수준같았지만, 전반적인 리뷰보다
중요한 것은 진짜 영화를 좋아하게
된 팬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이다.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고용된
파트타이머로서는 자발적으로
의욕있게 할 수 없는 것을 한다면
한번 보려고 해볼만 하다.
(속칭 알바의 활동을 의미한다)
물론, 이게 먹힌다고 생각하는
바이럴 마케팅 회사들은 팬을
가장한 상태로 팬아트를 만들
사람들을 섭외하겠지만서도.
(스포일러가 묻어있는 글이라 아직
앤트맨을 보지 않으신 분들은
아래의 포스터까지만 보고 넘어가시길
부탁드린다)
남아 있는 쿠키 영상 2가지를
보기 위해 반수 이상의
관객들은 자릴 비우지 못했다
왜냐면 이 영화는 상처 입은 사람들끼리
서로 어떻게 치유해 나가는가를 그린
훈훈한 스토리였기 때문이었고,
동시에 무조건 강하기 이를 데 없는
어벤저스의 영웅들에 비해서
정말로 평범 이하의 인물이
색다른 영웅의 역할을 했으며,
커다란 우주를 향해서까지
울리던 마블 스토리의 방향이
우리 내부를 향해서 깊이 들어오는
방향으로도 만들어졌다는 것이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물론, 어벤저스 등에 나오는 마블의
히어로들은 각기 다양한 세계관과
인생의 스토리를 갖고 있는 색다른
개성들의 집합체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일관된 방향은 좀 더 강하고
좀 더 비장하고, 좀 더 커다란 파동을
보여주는 진지함을 향해 있다.
그런 중에 앤트맨은 온갖 디테일에서
좀 더 작고 아기자기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으며, 정말로 이질적이다.
거시경제에서 미시경제로
경제학의 포커스가 옮겨간 듯한
정도의 변화이자, 이 시대의
흐름인 축소와 압축의 미덕에
히어로물이 진화해서 다가간
느낌마저 들려고 한다.
그럼으로써 마음을 쏙 빼간다.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는 현상을
낳는 것이다.
남아 있는 쿠키 영상 2가지를
보기 위해 반수 이상의 관객들은
자릴 비우지 못했다.
특히 강화된 코미디에
박자를 잘 맞춘다
히어로의 색상을 굳이 표현하자면
아이언맨은 화려한 스포츠카와 같은
붉은 색을,
캡틴 아메리카는 미국적인 짙은
파란 색을,
헐크는 몬스터로 불릴만한
초록 색을,
토르는 망치의 색상으로 보이는
철의 색을,
호크아이와 블랙위도우는 스파이의
비밀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검은 색을,
팔콘과 워머신은 인종의 배분에
균형을 주기 위한
짙은 커피 색을,
제각기 화려함과 따르는 대의에 따른
선명한 색상을 보여주지만
앤트맨의 색상은 다소 낡고 쇠퇴한
녹슨 청동의 색상을 가지고
개미가 가진 약간의 칙칙한
색조를 겸손하게 드러내고 있다.
마이클 더글라스의 모습을 꽤 오랜만에
볼 수 있어서 반갑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마블 코믹스의 중요 히어로들은
엑스맨과 같은 집단과 스파이더맨을
제외하고는 보통 다들 화려한 배경을
자랑한다.
재벌 무기상인의 천재적인 상속자
2차 대전의 영웅, 오랜 생명력의 스파이
외계 세계의 왕위 계승자, 훌륭한 군인
특별한 과학자(물론, 슈트를 제작한
행크 핌은 토니 스타크를 능가하는
천재 과학자임은 분명하지만)들로
이루어진 어벤저스의 팀원들에
비교하자면 한없이 초라한 잡범이
2대 앤트맨인 스캇이지만 말이다.
폴 러드는 프렌즈로부터 굉장히
많은 작품들에 출연한 배우이고
꽤 익숙한 외양을 보이고는 있지만
왠지 히어로물에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이미지를 갖고 있음에도
앤트맨을 위해서는 나름 맞춤형의
스타일을 가진 배우였다.
특히 강화된 코미디에 박자를
잘 맞춘다.
무엇보다도 스캇이라는 이름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순식간에 개미만큼
작아지지만 전혀 징그럽게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친숙한 존재로 그려지는
개미들과 돈독한 관계를 구축해서
이기적인 악과 싸우는 장면에서
위화감 없이 연기를 할 수 있는
적역을 맡았다.
그리고 어쩌면 히어로물에서
등한시되기 일수인 평범한
이들에 대해 바치는 비유적인
의미도 보이기 때문에
이 수없이 많은 개미들의 모습은
잠시 울컥거리는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우스운 개미가 아니라 영웅적인
행위에 동참하는, 작지만 모였을 때는
끝 간데 없이 강해질 수 있다는
그런 뜨거운 감정이 잠시 올라온다.
크기가 커졌을 때와 작아졌을 때
액션의 스케일 역시 급감하기 때문에
이 대비감이 반복되는 동안 정신없이
빠져들다가 갑자기 실소하지 않을 수
없는 장면들이 종종 나왔다.
기차가 다가와 엄청난 박력으로 세게
부딪혀도 그 반응이 기대와는 상이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어이없음이 이 영화가
주는 최대한의 웃음을 유발한다.
이제 시빌워가 어벤저스의 3편 격으로
(실제론 캡틴 아메리카 3편이 공식 명칭)
나오게 되는 상황에서
이렇게 이질적인 영웅 하나가
성공적으로 등장했으니
어벤저스 시리즈는
더욱 흥행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것 같다.
높은 동질성을 가진 히어로는
사실 토니 스타크보다는
스캇 랭일 수 있다
때로는 성공하지 못하는 시리즈가
나올 수도 있을 법하건만
어벤저스의 시리즈물들은
캡틴 아메리카의 퍼스트 어벤저
정도가 다소 저조한 흥행을
보였을 뿐 대부분 성공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웅장한 인물들의
등장에 약간 진부함을 느낄 때쯤
앤트맨의 등장은 이러한 진부함을
깔끔하게 지워버린 것 같다.
덕분에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나름 산뜻했었고, 글을 쓰는
손가락의 움직임도 좀 더 가뿐하다.
이러한 상태가 다름 아닌
상품을 경험한 고객이 적극적으로
그 상품을 알리고자 홍보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그 매력을
전파하는 현상을 일컫는 것일 수 있다.
이제 전적으로 Top Down 방식의
마케팅 예산과 물량 투입만으로는
투자 대비 최대 효율을 거둘 수 있는
일은 자칫 나타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과연 대다수의 고객들이 자신의
반영을 어떻게 느끼고 있고
이 반영에 호소할 수 있는
히어로는 무엇이 될까?
영화 제작사가 깊게 고민해보았다면
앤트맨은 정확하게 날이 가면 갈수록
위축되는 사람들의 반영에 대해서
나름의 희망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굉장히 효과적인 상품이라는 결론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글로벌 시장의 팽창에 따라
기회도 어찌 보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반면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점점 더 충분히 안정적인
일자리나 자본의 수혜를 입기에
어려운, 높은 고용 시장 유연성의
시대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통계상에서 더 명확히
가시화되어 있는 현상이다.
자신이 상위 1퍼센트 이내가 아니라면
이 흐름에 속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산업별로 비중은 다르겠지만.
이 과정에서 Prosumer인 고객들에게,
영화사로서는 관객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높은 동질성을 가진 상품성 높은 히어로는
토니 스타크보다 스캇 랭일 수 있다.
(직업이 직업인만큼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이런 인건비 그래프이다. 나는 인간관리가
업의 본질인 산업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앤트맨이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이것은 일부일 것이다.
그럼에도 같이 뛰고 있는 개미들 중에
하나로서,
탐욕스러운 군산업체의 CEO보다는
상처를 싸매고 살아가는
앤트맨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는 건
어찌할 도리 없이 이런 상황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이제 잠시간 선망의 대상으로 포장되었던
스파이더맨이 마블에서 출연하게 될 때
과연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게 될지
궁금함이 앞서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앤트맨보다 더 심정적으로 관객들에게
가까이 다가오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
언론사에서 잘 근무하고 있는 그는
프리랜서로 그려지기는 하지만
고용안정성은 일부 확보하고 있다.
이것은 적지 않은 인구가 점차적으로
더많이 처하게 된 상황과는 다르다.
앤트맨은 말그대로 개미와 함께 뛰면서
가장 대중에 가까운 자리에 내려와 있는
마블 내의 색다른 영웅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