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행복을 되찾기 위한 현실로써 마을과 집, 가정을 만들어 내다.
스포일러를 웨스트 뷰 마을처럼 뿌렸습니다. 마치 제 글이 저에겐 마법 인양.
이 독특한 작품을 볼 것인가 말 것인가 오랫동안 망설였던 것은 잘못이었다. 다중 현실과 마법으로 가득 차 있는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란의 멀티버스"를 보기에 앞서서 보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순서대로 "로키"와 "What if..."에 앞서서 이 드라마를 먼저 보았을 경우에 순차적으로 즐거움이 증강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중에 본 작품이어서 오히려 더 좋았던 부분은 이 영화가 "완다"와 "비전"이라는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을 통해서 절대 고독에 의해서 사악함과 정의로움 양쪽을 그저 오가다가 결국엔 "스칼렛 위치"로 변화하여 지구를 멸망에 이르게 만들 수도 있는 힘을 지닌 "완다"라는 캐릭터의 본질이 잘 설명되어 있어서다.
왜 그렇게 양쪽을 오가면서 커다란 파동을 지닌 행동을 하는 것인지를 잘 설명한 내용이 전체적으로 흥미롭게 잘 나와 있어서 이전에 본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란의 멀티버스"속의 "스칼렛 위치"의 양 극단으로 오락가락하는 행동의 이유를 본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전체적인 스토리를 잘 병합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드라마 속의 "완다"와 같은 "마녀=위치"로서 사악함으로 똘똘 뭉쳐 상대방의 마법을 흡수하고 파멸시키는 것에 몰두하는, 자비심 같은 것은 전혀 없는 이기적이고도 기만적인, 상대적으로 매우 전형적인 "빌런" 캐릭터인 "아그네스"의 등장을 통해서 "완다" 캐릭터는 뚜렷이 손에 잡힐 듯이 선명하게 형상화되었다.
"비전"의 경우에는 원래 "울트론"에 의해서 생명체를 절멸시키고자 만들어졌지만 "토니 스타크"의 인공지능 "쟈비스"와 결합하여 친 인류의 입장에 서고, 자신도 그 존재의 본질을 잘 알 수 없는 탄생의 근원이었던 "마인드 스톤"이 자신이 태어나기 이전에 이미 감응한 "완다"에게 철저한 이성과 논리, 정보로 무장한 "인공지능"으로서도 설명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존재가 된 내용도 잘 나타나 있다.
첫 화를 보면서 우선은 1950년 대의 미국 시트콤의 분위기 속에서 "완다"와 "비전"이 "완다 비전"이라는 흑백 시트콤 영상으로 나오는 것을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보았다면, 우선은 그 낯섦과 놀라움에 당혹스러웠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MCU 세계관의 "어벤저스 사가"에서 비극적인 사랑의 종말을 맞은 두 캐릭터의 한풀이를 제작진이 여러 시대의 미국 "시트콤" 형식을 빌어서 옴니버스 형식으로 만들어 상실감을 느끼는 두 캐릭터의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착시가 일단 발생했고 그렇게라도 이해하지 않고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낯선 느낌이 있었다. 시트콤 자체의 품질도 나쁘지 않게 만들어져 있어서 보기엔 괜찮았지만.
그러나 그것이 외부로도 송출되는 전파로서도 포착이 되고, 극 중 프로그래밍의 달인인 "달시"가 이를 포착하여 "시트콤"으로서 보는 장면으로 몇 화가 흐른 이후에 볼 수 있는 내용으로 나왔을 때에야 결국 이것이 "완다"가, 수천 명이 살고 있는 "웨스트 뷰"라는 마을 전체를, 자신의 "마법" 능력으로 일종의 전혀 다른 세계 속에 마치 "심시티"같은 게임 속 도시라도 된 듯이 자신에게 시트콤 영상과 같은 세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다시 창조했음을 알게 된다.
드라마에 앞서서 내가 쓰는 것과 같은 "스포일러"를 미리 본 시청자에겐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은 장면이 될 수도 있지만, 정말로 아무 정보 없이 이 드라마를 볼 시청자에겐 매 회가 충격과 신선함의 연속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이 설정이 더 치밀하게 가공되어 있는 부분이 잘 설명되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 치밀함이 이 드라마에 프리미엄 같은 가치마저 덧붙인다.
이 "웨스트 뷰"라는 동네 밖에 있는 경찰조차 "모니카 램보"와 "FBI 우 반장"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 "웨스트 뷰"라는 동네에 대한 내용이 전혀 기억에 없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 밖에 있는 이들에게조차 영향을 끼칠 정도로 "완다"의 능력이 엄청난 범위를 갖고 있음을 드러낸다.
"웨스트 뷰"를 자신의 능력을 통해 별도의 공간으로 일종의 에너지 장에 갇힌 세계로 만들어 외부 세계에서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듦과 동시에 외부로 나가는 것도 강력하게 통제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 에너지장 안에 있는 세계는 무의식적으로 "완다"가 어렸을 때, 부모와 자신의 쌍둥이 오빠 "피에트로 막시모프"와 함께 살았던 내전과 같은 전쟁 상태의 "소코비아"의 거처에서 경험했던 판타지 세계로 변환시키는 엄청난 마법을 발휘하는 장면이 굉장한 설득력을 가지고 형상화되어 있다.
미국 시트콤을 몰래 들여와 수없이 시청했던 기억이 유일한 "완다"의 행복한 시기였기 때문에, 그 시트콤에 맞는 외형을 가진 세계로 그 공간이 변화하며, 외부에서 유입된 사물이나 사람조차 분자 단계의 변형을 이루어 전혀 다른 존재로 변화해 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테면, S.W.O.R.D.라는 지각 무기 관측 및 대응국(Sentient Weapon Observation Reponse Division)의 요원이나 임시 기지 및 장비, 차량 등이 이 에너지 장 내로 들어가게 되면 서커스 장 천막과 차량, 피에로 분장을 한 사람들로 바뀌면서 자신도 모르게 "완다"의 마법 최면에 걸려 그 변화된 상태에 맞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존재로 탈바꿈하게 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온다.
그 내부에서 "완다" 자신이 연출하고 만드는 "시트콤" 형식의 드라마가 "오프닝 송"과 "타이틀롤"까지 형식적으로 갖춰진 상태로 "방송"되도록 만들고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일종의 찌릿함이 신체 전체로 퍼지는 것을 느꼈다. 일부는 기분이 좋은 "짜릿함"과 "신선함"이었고 일부는 일종의 "압도적인 (대중) 문화의 힘"에 눌리는 느낌 같은 것이었다.
왜냐면 이 과정에서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즈니"가 말하고 있는 것은 자유와 평등을 기치로 한 길고도 넓은 문화적 산물의 역량을 가지고 대중적인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판타지 극" 등을 선사해온 "미국"의 대중문화가 그것을 소비하는 "완다"로 상징화되는 폭넓은 지구 이곳저곳의 문화 소비자에게 또한 창조할 수 있는 역량을 "자신도 모르게 키울 수 있는 소스"를 제공했다는 자부심 어린,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자기 자랑"이 나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랜 시대를 가로지르는 여러 제품에 대한 광고 영상도 간헐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오랜 기억을 재소환하는 기능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것은 마치 "양날의 검"이기라도 한 것처럼 세계의 처참하고도 참혹한 현실과 진실을 시청자들이 떠나서 브라운관 속의 스토리 속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 기회를 제공하는 기능도 했지만 반대로는 이런 현실과 진실을 의식 바깥으로 잃어버린 수없이 많은 대중이 참혹함과 처참함에 맞서서 할 수 있는 일을 못하게 만들어 오기도 했다.
그런 장면이 드라마에서 묘사된 것은 "아그네스"에게 자신이 만든 시트콤 드라마 내부에서 역으로 마법 최면에 걸려 "아그네스"가 "완다"가 모두를 집단 최면에 걸리게 하고, 전혀 다른 마법 세계를 현실로 느끼게 만들어 수많은 사람이 의도한 행동과 생각, 말을 하게 만드는 놀라운 능력을 어떻게 갖게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 "완다"의 과거 기억 속으로 "완다"를 들여보내서 그 장면을 관찰하는 드라마 후반부의 내용이다.
"어벤저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나온 동유럽 같은 풍광을 지닌 가상 국가인 "소코비아"의 전쟁 상황 속에서 외부 국가 등을 종종 다녀온 것으로 추정되는 "완다"와 "피에트로"의 "아버지"는 이 혼란한 상황 속에서 가정의 행복을 위해 미국 "시트콤" 등의 영상물을 비디오테이프 등의 형태로 자신의 가족이 시청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고 있었고, "완다"는 그 시트콤의 광팬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첫 화에서 나오는 시트콤과 유사한 형식을 지닌 흑백의 1950년대 시트콤을 보고 있던 "완다"의 가족의 거처에 외부의 폭탄 공격이 벌어져 "완다"의 부모는 죽고 "완다"와 오빠인 "피에트로"만 살아 남아 침대 밑에서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폭탄이 집안에 떨어져 빨간 불빛이 점멸을 반복하는 것을 공포스러운 눈으로 지켜보다, 이틀 뒤에야 이것이 불발탄임을 안 뒤에 그곳으로부터 나올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미국"의 위대함과 무서움은 이 장면에서 잘 드러나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다채롭고 자유로운 문화 산물로 전 세계인의 환심을 사고, 이른바 소소한 행복감을 전달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대량의 살상 무기를 전쟁터에 제공함으로써 수많은 무고한 이들이 죽거나 비참하게 가족을 잃게끔 만드는 것이다.
MCU 작품의 무서운 점은 다국적의 배우와 스태프가 대거 포함되어 같이 만드는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이런 객관적인 여러 다른 관점을 내용 속에 고려해서 포함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미국 중심적인 과거 블록버스터 시리즈와 다를 바 없는 "히어로물"만을 만들어 왔다면 이미 사라졌을 시리즈물이 점점 더 확대되고 더 많은 반향을 낳고 있는 것은 이런 글로벌 관객의 다양한 관점을 살피는 섬세함의 역할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크다.
이 이후에 그러한 미국보다 더 인류에 대한 악행을 저지르기를 기도해 온 "히드라"에 들어가 세상을 바꾸기를 희망하는 과정에서 "마인드 스톤"과 접촉한 뒤에 강력한 파워를 내부에 지니게 되고, "퀵실버"로 명명된 빠른 속도의 "피에트로"처럼 자신도 염동력과 정신 지배 능력 등의 마법을 지닌 "스칼렛 위치"라는 강력한 초능력자가 된다.
그 과정에서 "울트론"과 싸우면서 "오빠"인 "퀵실버, 피에트로 막시모프"를 잃게 된 뒤에 S.H.I.E.L.D.( 전략적 국토 개입 및 집행 병참국 Strategic Homeland Intervention Enforcement Logistics Division)에 들어가 만난 "비전"과의 교류는 그에게 일종의 심리적인 안전과 안정을 주었을 수가 있었으리란 내용이 나온다.
그렇게 만난 그마저 이번에는 "타노스"에 의해서 "인피니티 워"에서 두 번에 걸쳐 잃게 되었기 때문에, 결국 "완다"는 자신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사랑하는 존재가 단 한 명도 이 세상에 살아 있지 않은 "절대적인 고독"의 상황에 처하게 되었던 것이다.
"어벤저스-앤드 게임"의 결말부에서 이런 그의 심적 파괴 상태는 제대로 그려지지 못했지만, "타노스"와의 싸움에서 "넌,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았어"라고 말하면서 모든 "어벤저스" 중에서 단독으로 가장 동등한 공격을 주고받으며 "타노스"와 싸움을 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고, 그 이야기도 중간에 "달시"와 "제랄딘이자 모니카 램보"란 극 중 캐릭터 간의 대화 속에서 나오게 된다.
물론, "캡틴 마블"도 "타노스"와 동등 이상의 파워를 보이며 싸운 존재로 나왔기는 하였으나, 이른바 지구에서 태어난 존재로서 외계의 다른 힘 등과 결합된 존재가 아닌 그 자체로 강력한 내재적인 파워를 발휘한 가장 강력한 히로인은 "스칼렛 위치"일 수 있다.
이 내용은 다시 드라마 속에서 "지구를 멸망시킬 마녀"로서 "소서러 슈프림", 곧, "닥터 스트레인지"보다 강력한 마법 파워를 가진 존재로서 언급되며, "아그네스"의 집의 지하실에서 발견된 흑 마법서인 "다크 홀드"의 모습도 나타났다.
드라마의 최종화 끝장면 이후에 "완다"가 "스칼렛 위치"의 모습으로 "다크 홀드"를 시현하며 학습하고 있는 듯한 장면이 나타나기 때문에,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란의 멀티버스"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뿐만이 아니라 "소서러"들을 모두 압도하는 절대적인 능력이 나타난 이유를 충분히 드러내 주었다.
따라서 이 내용까지 보게 되면 이 드라마 이후에 보게 될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란의 멀티버스"가 당연히 좀 더 재미있어지겠지만, 나처럼 뒤늦게 이 드라마를 보게 된다고 하더라도 기억을 잘 병합하면서 시간차를 좀 보낸 뒤에 오는 후행하는 즐거움을 또 다른 방식으로 느낄 수 있다.
"완다"가 자신의 마을로 장악한 "웨스트 뷰"에서 창출한 존재는 이미 죽어서 S.W.O.R.D. 의 수장이자 자신의 이익밖에는 생각하지 않는 또 하나의 "빌런"인 "타일러 헤이워드"에 의해서 산산조각으로 분리되었다가 다시 결합되어 무기로 개발된 또 다른 "비전"과는 다른 "완다"의 기억에 의해서 만들어진 "비전"이다.
"완다"가 자신의 기억을 빌어서 만든 "비전"이 죽어 있는 육체를 조각조각 붙여서 만든 "비전"과 호각세를 이루며 "완다"의 영향권인 "웨스트 뷰"내에서 싸우는 장면은 나름 밀도 높은 액션신을 만들어 냈다.
"완다"가 만들어 내는 시트콤 속에서 "완다"와 "비전"은 동네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능력을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아가는 존재로 나오는 동시에 "토니"와 "빌리"라는 쌍둥이를 낳아 이들을 키우는 가정의 행복을 최우선시하는 부모로서 나온다.
시트콤 속의 동네 사람 중에 젊은 흑인 여자인 "제랄딘"은 사실 S.W.O.R.D. 의 요원인 "모니카 램보"로서 "어벤저스-인피니티 워"에서 블립 되었던 사람 중에 하나였고, "어벤저스-앤드 게임"에서 다시 살아 돌아왔지만 그 과정에서 병을 앓던 어머니가 이미 죽었음을 알게 되고, 이후에 다시 요원으로 들어와 "캡틴 램보"로 불리며 "웨스트 뷰"로 잠입한 용감한 이로 그려진다.
이 과정에서 "토니"와 "빌리"는 "완다"가 임신을 한 뒤에 며칠 되지 않아 태어나서 시트콤의 시대적 배경이 1950=>1960=>1970=>1980=>1990으로 순식간에 바뀌는 과정과도 호응하며 하루가 다르게 나이를 먹어, 극 중 "완다"가 강아지를 갖기 위해 먹어야 될 나이가 10세라고 이야기하자 스스로 갑작스럽게 10살까지 자라나기도 한다.
이렇게 스스로의 마법으로 만들어낸 "비전"과 "쌍둥이 아들 2명"은 각각 히어로로서의 충분한 능력을 지니기까지 하며, 이후에 사악한 마녀인 "아그네스"가 공격을 이 가족 모두에게 가할 때와 "외부 세계"의 무기 "비전"이 쳐들어와 싸울 때 각기 히어로로서의 능력으로 막상막하의 싸움이 벌어지는 동안 기능하기까지 한다.
그에 비해 이 싸움의 끝은 액션 영화의 끝과 같은 결말을 갖지 않는 의외성이 나타났다. 각각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이 둘이 과연 "비전"이란 정체성은 도대체 무엇인가를 서로 치밀한 이성과 논리를 가지고 논의하다가 결국 "프랑켄슈타인처럼 죽었다가 시체를 붙여 만든 비전이자 진짜 '비전'을 죽여야 된다는 프로그래밍에 의해서 싸우는 비전"의 내부에도 "완다가 만들어낸 비전"이 가진 것과 같은 기억을 포함한 더 최신의 죽기 바로 직전의 "비전"의 기억까지 덧붙인 온전한 기억이 있음을 납득한 "하얀색의 비전"이 "나는 비전이다"라고 외치고 싸움을 포기한 채로 하늘로 날아가 사라지는 장면으로 결말을 맺은 것이다.
"모니카 램보", 곧, "캡틴 램보"가 이 혼동의 와중에서 자신의 세포 변화와는 무관하게 에너지장 안쪽과 바깥을 오가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존재임을 드러내며, 특별한 또 하나의 초능력을 가진 히로인으로서 마지막 장면에서 "스크럴" 외계인과 만나 이미 죽은 자신의 "어머니"의 친구가 저 위에서 만나자고 한다는 얘기를 전달하며 또 다른 시리즈 물에서 등장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과도 같이 이 드라마 속에서 결국에는 "웨스트 뷰"의 에너지 장을 없애고 마을을 원래대로 되돌리면서 사라진 "비전" 또한 다른 방식으로 등장할 거란 기대를 남겼다.
여기까지 보았을 때, "스칼렛 위치"화된 "완다"를 단독으로 싸워 이길 수 있는 존재는 적어도 MCU의 메인스트림 스토리가 벌어지는 지구 상(이후의 "닥스 2"에서 언급되는 지구-616)에는 없다. 다만, 그의 취약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와 "원칙"에 의거한 "양심"을 지닌 존재라는 것에 더불어 자신의 깊은 고독과 결부된 애착에 사로잡히기 쉬운 약한 심리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약점으로 하여 "아그네스"는 "완다"의 환상이 만들어낸 세계에 침투하여, "완다"를 방문하는 오빠인 "피에트로"를 원래 외모와는 다른 존재(실제로 21세기 폭스사가 X맨 리부트 시리즈에서 "퀵실버"배역을 준 전혀 다른 배우)로 제공하고, 아이들이 키웠던 강아지를 죽이며, 두 아들을 납치한 뒤에 "완다"를 협박하여 그의 공격으로부터 능력을 흡수하기 위해 도발한다.
일단, 여기까지가 이 "완다 비전"의 놀라운 작법과 특별한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적은 내용의 전부이다. 만약, 결말이 궁금하거나 그저 글로만 남겨진 내용만으로는 충분히 즐겁지 않았음을 알게 된 독자가 여기까지 읽은 여러분이라면, 다른 소스를 찾아 남아 있는 스포일러를 찾아보기보다는 직접 이 드라마를 찾아보기를 권장한다.
3일 여에 걸쳐서 나눠보았지만, 매회 보게 될 타이밍을 찾아서 결국 볼 때마다 한 번도 기대 이하의 내용이 나오지 않았던 것은 그 외의 모든 드라마인 "로키"와 "What if..."와 비교해서도 같은 양상이었다. 이 셋 중에 무엇이 더 재미있냐고 혹 물어본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는 "완다 비전"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여기에는 다중 우주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언급되지 않고, 단 하나의 세계, 이를테면, 메인 스트림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만 펼쳐지지만, "스칼렛 위치"의 위대한 힘과 그 절대적인 고독에 의해서 무의식적으로 펼쳐진 마법으로 만들어지고 통제되는 세계에 대한 독특하고 뛰어난 상상력과 촬영법, 연출법이 잘 적용되어 있다.
이를 하나의 비유적인 내용으로 변환해서 설명하자면, 왜 이 극화가 나 같은 사람에게 공감을 낳을 수 있었는가 하면, 외동아들로서 사실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던 유년기와 청소년, 청년기 그리고 실제 지금의 이 중년의 나이에 이르러서도 계속 글을 쓰고, 심지어 SF 소설도 쓰게 된 나를 빌어 보았을 때 나오는 경험 때문이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 모두를 잃은 채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절대 고독 속의 존재가 살기 위한 판타지를 만들어 내고 이를 현실화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굉장히 현실적이고도 실제로 우리의 삶 속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이야기가 아닌 일이다.
우린 현실의 삶이 어려울수록, 다른 삶을 꿈꾼다. 망상이나 몽상에 빠져서 도피할 수도 있고, 영화나 드라마에 빠져 도피할 수도 있으며, 일 자체 몰입하거나 무언가 현실과는 다른 세계 속으로 자신을 충분히 빠뜨려서 이 고독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는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추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나 같은 경우에는 한 아내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빠가 되고선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때가 많아졌지만.
"어벤저스-인티니트 워와 앤드 게임"에서 거의 모든 사랑하는 것을 다 잃어버린 존재는 "토르"와 "스칼렛 위치"였다. "토르"는 그 과정에서 "맥주 배"를 만들며 온라인 게임 등에 빠져 살며 자신을 망치면서 살고자 자신을 파괴했고, "스칼렛 위치, 곧, 완다"는 한적한 동네를 장악하고 자신의 현실 세계 변환 능력을 통해서 상대적으로 행복했던 유년기"의 행복한 시트콤 세계를 만들어 살고자 했었다.
그런 절대적인 고독 상태에서의 폭주를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시청자 또는 관객이라면 "완다"가 나오는 스토리에서 그의 행동의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일종의 "빌런"이기는 하나 그가 자신의 행동을 계속 진행하거나 다시 무르고 정상으로 돌리기 위해 갑자기 바뀌어 벌이는 다시 역행하는 행동의 후면에는 그의 "절대 고독"이 존재한다.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란의 멀티버스"에서 자신의 폭주를 막기 위해 자신을 추종하는 신전을 무너뜨리며 일종의 자책성의 자기 위해를 가해서 일단 전체적인 페이즈 4의 MCU 메인 스트림 스토리 라인 상에서는 일단 사라진 상황이 되긴 했지만, 기타 다른 시리즈나 페이즈 4 내에서도 또 다른 모습으로 "스칼렛 위치"를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엘리자베스 올슨"의 스펙트럼이 넓은 연기를 다시 보고 싶기도 하거니와 그가 형상화한 "완다" 캐릭터가 왠지 모르게 나로 하여금 "창작자"의 본질을 떠올리게 해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를 만드는 동안 어쩌면 각 극화 별로 각기 다른 각본을 만들었던 각본가들과 전체를 총괄해서 시리즈물의 종장까지 이끌었던 감독 모두는 그런 면에서 동감을 느끼면서 이 캐릭터에 자신을 이입하며 빨려 들어가진 않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