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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Jul 15. 2022

<마녀 part 2>-속편의 딜레마를 돌파하다

비용 효율적으로 성공한 시리즈를 확장하기 위한 몸부림을 느끼다.

치명적이지 않은 약 스포일러가 나옵니다.


봐야 한다고 마음을 먹은 작품이 오랜 시간 기다린 뒤에 소리 소문 없이 나와 있는 것을 알았을 때 약간 당혹감을 느끼게 되는 편이다. 그만큼 대중을 상대로 한 마케팅이 부실했다는 반증이기도 하고, 제작사의 입장이 이 영화에 들인 만큼의 홍보 비용을 건지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추정도 가능하게 만든다.


그러나 물론 1,300만 가까운 흥행을 코로나에 대한 검역이 바야흐로 느슨해진 최근에 거의 처음으로 올린 "범죄도시 2"와 같은 메가급의 히트를 할만한 작품이라고는 누구도 기대하기 어려운 소재와 잔인함으로 점철된 수많은 영상 때문에 관람가 연령이 높을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의 잔인성 수위 대비로는 사실 낮은 15세 이상 등급이긴 하다. 다른 나라에서도 이 정도의 등급으로 상영될 수 있을지에는 조금 의구심이 생기긴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찾아본 주변 내용을 종합하자면, "박훈정" 감독과 스태프, 연기자 모두는 이 영화의 성공을 위해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했고, "마녀"보다는 약간 흥행이 부족(40만 명가량) 했지만 300만 명에 달하는 성적을 냈고, 손익 분기를 통과했다.


"마녀"가 "김다미"라는 걸출한 배우의 기용과 일본 만화와 "쿠앤틴 타란티노"의 "킬 빌"의 엑기스를 잘 뽑아서 이식시키고 효과를 극대화하고 국내 현지화시킨 것에 힘입어 성공을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작품 중에 "김지운" 감독의 "인랑"의 거의 완벽한 실패와 코로나 펜데믹 등의 이유로 "워너 브로스"의 한국 투자가 거의 철수하면서 투자의 스케일이 줄어든 작품이 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이미 맞았었다.


"박훈정" 감독이 구상한 2018년의 1편에 바로 이어지는 "해외 올로케이션"을 통한 제작 계획이 무산되었고, 2022년까지 4년간 이 작품이 제대로 만들어져 개봉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은 구구절절이 기사화된 내용을 찾아 읽어보지 않아도 대략적인 감이 잡힌다.


할리우드의 풍족한 영화 인프라 대비 절대 부족한 자원으로 한국 영화가 성공하기 위한 방법은 "비용 대비 효과성" 높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마치 대다수의 " " 전략으로 전개한 "패스트 팔로워"로써 제조업 등이 경쟁력을 유지해 왔듯이. 이제  전략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에 "리더"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리더"가 될 것 같은 신호탄을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 게임", "승리호" 등의 미국 영화 산업의 자본 투자를 통해서 글로벌 시장 내에서 쏘아 올리긴 했으나, 그런 성공을 매번 만들어 내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저런 변명을 먼저 해주게 되는 것은 이 전의 "토르-러브 앤 썬더"에 대해, 내 취향에 근거해서 옹호를 했던 것과는 다른 의미에서 이 영화 역시 또 다른 내 취향에 근거해서 변명을 해줄 만한 작품이 분명하다는 것을 영화를 보면서 느꼈기 때문이다.


"박훈정" 감독은 욕도 바가지로 먹기 일수인 감독이지만 "비전"을 갖고 "꿈"을 이루려고 필살의 심정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는 감독이라는 인상을 이 영화를 통해서 남겼다. 상기에 나온 내용과 같은 주어진 환경 내에서도 이 영화는 끝까지 화면을 따라가도록 흥미를 유지할 수 있는 다채로움을 남겼다.


그 다채로움이 다소 위태해 보였던 이유는 이 영화로 종장이 되지 않고, 후속 편에서 자신의 구상대로 보다 큰 스케일의 투자를 확보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대로, 어쩌면 "마블 시리즈"에 비견될 만한 스케일이 거대한 한국 SF 프랜차이즈 영화를 만들기 위한 포석의 비중이 더 컸기 때문이다.


돌 위에 돌을 더 쌓아 올렸고, 그 돌들은 더 단단하고 큰 기반 위로 옮겨지지 않으면 위태롭게 무너질 것만 같은 형상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하나하나 모양새를 잘 찾아서 금세 무너지지 않으면서 단단한 기반 위로 옮긴 이후에 주변부를 더 완벽하게 두르고 더 높이 쌓아 올리고 있는 형상이다. 이 아슬아슬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긴장감이 있기 때문에, 영화는 그냥 슬쩍 보고 지나칠 수준의 작품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직 성공을 향한 용틀임이 끝나지 않은 미래를 향해 열려있는 작품이라는 기대감을 남겨준다.


반전의 정도는 "마녀"에 비견될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액션과 디테일, 다채로운 캐릭터의 등장을 통한 횡적인 확장과 이야기의 깊이와 길이를 더 의미 있고 흥미진진하게 늘이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비교 할바는 아니지만 미국 드라마로서 3 시즌까지 연장되고 있는 "설국열차"라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서 내가 단 한 가지 실망스럽게 생각한 부분 1%는 영화 자체로서의 시리즈 확장 가능성이 사라진 상태로 완결되었다는 것이었다.


"마녀"와 "마녀 part 2"는 바로 이 1%의 부족함을 메운다. 다른 면은 굳이 비교 않겠다.


이것이 주어진 환경 안에서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느끼도록 만들고자 하는 "박훈정" 감독과 제작사의 나름 효과적인 전략이 제대로 실행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외적인 반전은 이 영화 자체보다 다음 편에 더 신경을 쓴 채로 만들어진 작품임을 "속편"으로서의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더 강조해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이전 영화의 성공 이유 중에 하나인 신선한 신인의 공급과 안정감 있는 조연의 지원 두 가지라는 배우 선정에 관련된 공식을 버리지 않았다. "신시아"라는 1408:1의 경쟁을 뚫은 배우를 "김다미"와 양립 가능한 배우로 선정하여 "2편"의 주인공을 등장시켰다.


"김다미"가 보여준 "구자윤"급의 반전을 보여주는 연기를 반복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그렇게 스토리를 틀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해외 올로케이션"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스토리의 무대를 계속 한국, 그리고, 제주도라는 곳으로 한정시켜야만 할 영화 외적인 상황에 맞춰서 각본을 만들었을 것 같다.


최초 장면부터 영상을 인상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해서 "피투성이 옷을 입은", 극 중 이름이 전혀 언급된 바가 없는 실험 시설로부터 바로 도망 나와서 "백지" 상태에서 활동을 시작하는 "구자윤"의 "쌍둥이 동생"이자 그만큼의 초능력과 강력한 신체적인 능력을 가진 실험체로서 나왔다.


"구자윤"과의 스토리상 연결점이 될 둘의 어머니, "미영"역을 맡은 배우의 앳되고 착해 보이는 외모가 영화 초반에 90년대 정도의 회사 야유회를 가고 있는 버스에서 등장하며, "미영"과 "신시아"의 외모에 유사성이 있음을 관객은 바로 감잡을 수가 있다.


동시에 "구자윤"과의 연결성이 "조민수"가 연기한 1편에서 "구자윤"에게 죽은 "닥터 백"의 쌍둥이 자매인 "백 총괄"의 설명에 의해서 나타남으로써, "신시아"가 또한 "구자윤"급의 초능력자로서 활약할 것임을 이미 전반부에 이야기함으로써, 같은 반전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임을 공언한다.


다만, 영화의 강 스포일러 급이 될 수 있는 내용은 "구자윤"이 영화 후반부에 나타나게 된 이유가 굉장히 냉정한 판단 때문이라는 부분이다.



"백 총괄"과 같은 급의 또 다른 리더인 "장"을 맡은 배우 "이종석"을 포함하여, "신시아"를 만나게 되어 같이 살기로 결정하고 집으로 들이는 "경희" 역할을 맡은 "박은빈"과 그의 남동생인 "대길" 역을 받은 "성유빈", 그리고 그 가정의 가장인 남매의 아버지를 죽이고 농장을 뺐으려 하는 조폭 두목 역의 "진구", 이 정체불명의 집단의 1세대 급의 "강화 인간"으로서 "탈출한 실험체"를 찾아 말살하면서도 "인간"의 생명에 대한 존중감을 가진 "조현"을 맡은 "서은수", "구자윤"이 공격해서 탈출시키고, 자신의 동생을 찾도록 지시해서 움직이는 "토우"의 대장 역을 맡은 "서은수" 등의 메인급 배우들의 외모도 시선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출처: 일상의 라이프 스타일 리레코, 색시 주뇨비의 영화 블로그(네이버 블로그)


메인급이 아니더라도 "1세대 강화 인간"과 "2세대 실험체, 토우"를 연기한 배우들의 외모 수준도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에 1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까지의 관객에게 어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충분히 느끼게 하며, 실제 극 중에서 "조현(서은수)"이 10여 년 전 자신의 보스였던 "장(이종석)"을 만나서 '아직도 고우시네'라고 이야기하고 '아직도 멋지네'라는 젠더 구분이 역전된 "외모에 대한 덕담"을 주고받는 장면이 개그만으로 느껴지진 않을 정도였다.


잠깐만의 출연에도 존재감을 거대하게 느끼게 만든 "구자윤(김다미)"과, "그의 쌍둥이 여동생(신시아)", 그들의 어머니 "미영(변서윤)"의 외모 역시 인상적이기 때문의 배우의 비주얼 면에서 모자람은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이 모든 배우의 연기와 액션도 수준급이기 때문에 장면 장면에서 배우 때문에 느낄만한 실망감은 발견해내기가 어렵다.



다만, 스토리와 각기 모여들어 서로 투쟁하고 죽이고 있는 집단 간의 정체성을 구분하고 명확히 이해하기는 작품을 보기 이전과 본 이후에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서 다시 확인하는 수고 없이는 일부 관객 등에겐 그다지 쉽지 않은 과제처럼 느껴진다.


영화 속 몇 군데의 장소에서 혼전이 잔인한 싸움의 형태로 벌어지는데, 왜 그렇게 서로들 "전체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잔인하게 맞붙어서 싸우면서" 못 죽여 안달인지 그 이유를 극을 보는 과정에서 다시 복기하기 위해선 정신을 차리고 조금 스토리의 바깥으로 유영을 해야 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만큼 코믹스 원작의 소스가 방대하고 영화 산업의 규모가 천지차이인 "미국"만큼의 시스템이 안 되는 한국 제작사와 스태프, 감독, 배우가 고군분투 없는 가운데에서도 만들어내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옴니 채널 홍보 시스템을 만들고 각각의 캐릭터의 독립 영화를 만들어내며 수년간의 페이즈 계획을 세우고 연결하면서 영화를 보는 감동의 수준을 확장하고 향상할 수 있는 환경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라 이와 같은 단점이 보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원작의 팬이 다소 실망할 수는 있더라도 처음으로 이 영화를 볼만한 관객에겐 오히려 이 영화는 첫 작품보다 더 흥미롭다는 평가와 잘 만들어졌다는 후기를 남겨 줄 수 있을 만큼의 풍성함과 다양한 세부와 극 중 스토리의 확장을 제대로 해냈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따라간 "쿠키 영상"으로 이제 종장으로 등장할 "마녀 3"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한 투자를 보다 거대한 국내 또는 해외의 제작사가 시도한다면 이 작품의 질은 놀라운 것으로 나타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남긴다. 그 정도면 대단히 성공적인, 한국에서 제대로 만들어진, SF 프랜차이즈 영화 시리즈의 거대한 태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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