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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Sep 09. 2022

<쉬 헐크>-고뇌와 작별한 헐크 시리즈

자아의 폭주로부터 멀어진 헐크 시리즈의 보다 행복한 모습을 목격하다

스포일러가 일부 나옵니다.


"헐크"를 본 유년기의 기억을 뒤져서 떠올려보면 "두 얼굴의 사나이"를 4살 이후 매주 거의 단 한 번도 빼먹지 않고 10년 이상 계속 봐왔다는 착시 같은 느낌이 솓아 오른다.


미국에서는 1977년부터 시작되어 1988년까지 11년 이상 장기 방영한 이 시리즈는 지금의 시대로 하자면 살짝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비슷한 외모를 지닌, 지금은 고인이 되신, "빌 빅스비"가 변신 전의 "데이비드 (브루스) 배너 박사"역을 연기하고, 보디 빌더로서 유명세를 갖고 "루 페리그노"가 변신 후의 "헐크"를 연기한, "MCU"에서의 "헐크"보다는 훨씬 너프 다운되어 일상 속 괴력의 괴인이 대부분은 악당을 처치하고 가끔은 폭주해서 난동을 피우는 수준의 이야기가 매주 펼쳐지는 작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매주 그렇게 "헐크"가 불쑥불쑥 화를 내면서 등장해야만 했다면, "분노조절 장애 헐크"라고 봐도 무방한, 멘털이 아주 약한 존재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재미있는 극화가 펼쳐지는 드라마를 찾아서 보기가 어려운 시대였고, 일단, 그 어떤 한국 드라마와 비교해도 거의 대부분의 장르 불문 미국에서 만들어진 드라마가 더 재미있었기 때문에 거의 매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봤었다는 기억은 나지만, 항상 일정한 패턴으로 진행된 탓에 솔직히 단 한편도 봤다는 인상을 떠나서 세세히 어떤 디테일이 있었는지 떠오르는 것은 없다.


다만, 다소 왜소해 보이는 체구의 "빌 빅스비"의 고뇌에 찬 "데이비드 배너" 박사가 매주 화가 나는 이유를 항상 설득력 있게 보여준 연기력과 변신 후에 바뀌어버린 거대한 몸집의 "루 페리그노"의 흑백 TV 시대에서마저 느껴졌던 녹색 빛 괴물 연기는 매주 실감이 났었다. 바지가 찢어지고 옷이 찢어지는 부분이 매번 디테일로 잘 나와서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기도 했다.


일단, 주인공은 감마 광선을 쏘이게 된 뒤에 분노하면 제어할 수 없는 괴력의 "헐크"로 돌변하기 때문에 위험인물로 분류되어서 미정부로부터 계속 추격을 당하고, 매화의 에피소드에서 "데이비드 박사"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면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은둔코자 하다가 어떤 식으로든 "분노"하며 변신하는 일과 마주치고 괴력을 발휘하여 문제를 해결한 뒤에 자신으로 돌아와서는 그 과정 중에 생긴 관계와 사건이 벌어진 지역으로부터 먼 곳으로 이동하면서 자신을 뒤쫓아 오는 이들로부터 계속 도망친다.


그러다 보니, 당시 민주주의 진영에 속한 거의 모든 국가의 시청자는 "고뇌하고", "도망치고", "후회하고", "외로워하는" 캐릭터로 "헐크"를 머릿속에 고정관념으로 들여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 "헐크"가 바야흐로 "마블 코믹스"로부터 "실사화 하는 기술 상의 한계"로 드러내지 못했던 "전 지구적이고도 전 우주적이기까지 한 괴력"을 지닌 "인간적인 힘의 한계"를 한참을 벗어난 존재로 그려낸 첫 시도인 "이 안 감독"의 "헐크"로 만들어졌었다.


2003년도의 개봉 연도에 안타깝게도 관객이자 시청자였던 이들이 가진 실사로 보았던 "헐크"와의 간격이 너무 컸고, 여기에 더해서 CG 수준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한 탓에 기대했던 수준의 흥행에 도달하지 못했다.


주인공 "헐크"이자 "브루스 배너 박사"역을 한 "에릭 바나"의 연기와 연인인 여주인공 "베티 로스"역을 한 "제니퍼 코넬리"의 연기에 하자는 전혀 없었다. 그 외에 "루 페리그노"가 작품 속의 경비원 역할로 등장하는 등, 깨알 같은 실사 드라마 시리즈에 대한 경외가 담긴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그 외의 거의 모든 영화를 제작비보다 훨씬 큰 흥행 수익으로 마감했던 높은 저비용 고효율성으로 명성이 높은 "이 안 감독"의 드문 실패작 중에 하나로 남은 것이다.


 결과 그 작품은 MCU 속한 작품으로 제대로 분류되지 못한 채로 2008년도에 "인크레더블 헐크"라는 제목으로 "헐크이자 브루스 배너 박사"역으로 극단성을  이중인격 전문 배우의 느낌마저 주는 "에드워드 노튼" 배정하고 상대 여배우인 "베티 로스" 역할로 "반지의 제왕"에서 가장 아름다운 요청 "아르헨" 연기했던 "리브 타일러" 온 작품이 공식적인 MCU의 첫번째 “헐크”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은 "헐크"의 맞상대 역으로 "팀 로스"가 연기한 "에밀 블론스키"이자 "어보미네이션"의 괴력과 기괴한 그래픽, 그 두 몬스터 간의 유사한 괴력이 맞붙으면서 내뱉는 파괴 씬 등이 매우 잘 구현되었기 때문에, 적어도 내겐 그럭저럭 볼만한 작품이었고, 또 한 편의 독립 영화로 "에드워드 노튼"이 계속 출연했다면 나올만한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MCU"의 몇 개 안 되는 실패작으로 남은 탓에 지금까지도 더 이상의 "헐크"가 독립적으로 나오는 작품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획이 없다고 한다.



"두 얼굴의 사나이"에서의 "헐크"를 장기간 열연한 작고 하신 지 오래된 "빌 빅스비"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굉장히 외모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내겐 주어왔었다.


아무리 키워드로 검색을 해도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사진은 전혀 없지만. 하지만 이 고뇌에 찬 드라마가 유머러스한 드라마로 바뀌는 "쉬 헐크"의 1~3화를 즐거이 보면서, 급속도로 사라져 가는 "헐크"의 기존 이미지는 거의 "빌 빅스비"라는 배우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로 바뀌어 가는 듯한 착시를 스토리와는 상관없이 떠올려주었다.


이건 나와 유사한 동시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만이 경험할 수 있는 종류의 연상작용이다. 아마 이런 식으로 "쉬헐크"에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만약 로버트 다우니 쥬니어가 "헐크"를 연기했다면 "빌 빅스비"와 닮았다는 반응을 여럿 끌어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사한 외양이다. 체구도 비슷한 편이다.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모아서 만들어낸 "블립"으로 지구상의 인류가 반이 사라진 뒤에 벌어진 상황에 맞는 "어벤저스의 인피니티 워와 앤드 게임" 사이의 스토리 및 타임 라인에서 "쉬헐크"는 "마크 러팔로"가 연기해온 "헐크"가 자신의 본인격과 통합된 "스마트 헐크"로 변하게 된 계기를 설명해주는 장면과 더불어 등장하게 된다.


이런 순차적인 진행으로 "쉬헐크"라는 드라마가 등장했다면 아마도 재미없거나 좀 늘어지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기대할만한 수준이 안 되는 작품이다라는 "팔콘과 윈터 솔저"에 대한 감상문과 같은 반응이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영리하게도 이 드라마는 "쉬헐크"로 변신하는 "제니퍼 월터스"라는 배역의 주인공을 "타티아나 마슬라니"라는 "블랙 오펀"이라는 드라마에서 6개의 "다중 인격"을 완벽 이상으로 연기해냈고, 전작들로부터 유사성을 찾아내기 힘들 정도의 연기 변신을 지속해온 천재적인 배우에게 맡겼을 뿐만 아니라

출처: TV Inside

제4의 벽으로 불리는 "데드풀"에서 본격화된 "연극의 방백"같은 방식의 대화법, 곧, 극의 내용에서 살짝 벗어나서 "관객 또는 시청자"와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기존의 공식을 벗어나 예상을 벗어나는 또 하나의 전개 방식을 채택했다.

출처: The Illuminerdy

최초의 장면에서 "검사"로서의 "제니퍼 월터스"는 이미 극화의 순차적인 진행이 1부에서 꽤 나아간 상태에 동료와 함께 자신이 "초록색 괴물", "쉬헐크"로 변화하는 존재라는 것을 기정 사실화한 상태에서 동료와 대화하는 모습으로 등장하며, 그 이후에 어떻게 그가 그런 존재가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스토리가 진행된다.


"데드풀"을 상당히 많이 따라간 방식의 전개이기 때문에 너무 벗어나지도 않으면서도 기존과 같지 않은 방식을 자연스럽게 연출해 가는 이 드라마의 스태프는 "유쾌하기 그지없는 사람"의 모임이었을 거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마크 러팔로"의  "브루스 배너" 박사가 변신해서 활동하는 "헐크"는 "어벤저스 사가"의 스토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갖고 있던 고민과 고뇌가 모두 사라진 상태의 변신 후에도 온순한 상태로 남아 박사로서의 지능도 유지하는 "스마트 헐크"가 되어 버렸고, 중간에 벌어진 사고로 인해 자신의 사촌 여동생인 "제니퍼"가 "헐크"로 변화하는 능력을 갖게 되지만, 변신 후에도 지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변신 이후에 벌어지는 또 다른 인격이 벌이는 "폭주"에 대한 고민이 전체 시리즈에서 완전히 증발되어버리는 상황을 만들었다.

출처: The Times Nigeria Newspapper

이 이후에 벌어지는 여러 상황들은 그럼으로써, 모두 희화화되고, "데드풀" 못지않은 코미디로 변화했다. "히어로 사건 전문 변호사"가 된 "제니퍼"는 "쉬헐크"로 변하는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고 즐기는 이로 변화했고, 그 과정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1~3화 내내 흥미롭고 즐거웠다. "액션"보다 이제 "개그"가 더 중요한 존재로 "쉬헐크"를 포함한 "헐크" 시리즈가 계속 진행될 것이라는 방향성이 나온 것이다.


진지하기 이를 데 없는 몬스터 빌런으로서의 "어보미네이션"으로 변신하는 "에밀 블런스키"를 연기한 "팀 로스"의 연기도 꽤 좋았다. 전작에 남아 있는 무시무시한 "헐크"의 라이벌 같은 존재였었지만, 이전 작품 "상치"에서 잠시 뒷골목 싸움터에서 잠시 나타났었던 장면을 연결하여 "웡"이 잠시 꺼냈다가 감옥으로 다시 돌려보내 주는 정도 수준에서만 감옥을 나갔다가 자발적으로 다시 감옥으로 돌아오는 착실하게 개심하고 사회로 나가서 자신의 팬들과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싶어 하는 존재로서 "고뇌와 분노, 적개심으로 가득찬 빌런"으로부터 확실하게 은퇴를 시켜주었다.


그런데, 그 각각의 "개그"가 무리 없이 잘 통했고, "트월킹" 댄스까지 추는 유쾌하고 거리낌 없는 존재로 "쉬헐크"가 나오면서 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극화는 "데드풀"이 "MCU"의 스토리 라인 바깥에서 벌여온 흥미로운 요소를 자신의 시리즈 내부에 무리 없이 흡수해서 받아들였다.

출처: EWWNews.com


다음화들이 이 유쾌함을 연장해서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가 계속 기대된다. 1~3은 이 이상 재미있는 "헐크"를 다룬 극화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다 싶을 정도의 고점을 넘어선 즐거움을 주었다. 계속 이럴 수 있을지가 "쉬헐크"와 앞으로의 "헐크" 시리즈가 어떤 존재감을 갖게 될지를 결정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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