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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ug 28. 2022

<외계+인 1부>-아직 힘을 다 쓰지 않았음

2부에 재미 요소를 더 배치한 탓에 맞은 흥행 부진이라 생각함

스포일러가 일부 나옵니다.


흥행 보증 수표라는 표현이 또 어울렸던 감독 "최동훈"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적지 않은 관객이 많은 기대를 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언제 개봉했는지도 잘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초반 홍보는 집중적이지 않았다. 다만, 영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점차적으로 기대 수준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있었어야 했을 텐데, 잘 보지 못했다. 제작에 투자를 했던 만큼 알리는 데 있어서도 못잖은 투자가 있어야 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고 나서 개봉을 전후해서 기대했던 수준만큼 닿지 않은 품질 수준에 대한 관객의 "불호"의견이 많았던 관계로 흥행은 처참한 수준에서 이뤄졌고, 150만 정도의 관객을 동원한 이후, OTT 시장 등으로 뿌려졌다. 그 이후에야 나 같은 관객이 극장까지 가서 벌어질 실망감을 우려해서 기다리다가 슬그머니 보게 되었던 것이다.


이미 실망스러운 관객의 평가가 무수하게 퍼진 전적이 있다 보니, 보면서도 나도 모르게 이미 이 작품에 대해서 여러 사람이 내려놓은 평가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을 벗어나서 장점을 찾아보려고 애를 써야만 했던 것이 안타깝다.


"비상선언"보다 서스펜스와 스케일은 제작비의 수준에 비해서 덜하게 느껴진다. 다만, "액션"과 더불은 "CG", 시간 차원을 달리하면서 벌어지는 공간의 극대화, 상상력의 차원에서는 보다 다양한 소재를 섭렵하면서 더욱 다이내믹하고 나름 독창적인 한국적 SF를 꽃피웠다.


자신 있게 만들었고 그만큼 성공적이었던 전작 "전우치"에서 가져온 "도술"과 "신검"을 둘러싸고 뺐고 빼앗기는 일전을 그려내는 전작 "도둑들"과 같은 "케이퍼 무비"의 스타일, "암살"에서 집요하게 나타난 것 같은 "여성 암살자"의 "끝판왕"을 잡고자 하는 집요한 집중 등의 요소를 중심으로 "외계 SF와 타임 슬립"까지 버무린 대작을 확장하여 만들었다.


그렇지만, 이전의 요소나 덧붙은 요소나 대부분 너무 기시감이 풍부하게 느껴진다는데 이 영화의 의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생긴 단점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구현했지만, "가드"가 슈트를 입은 상태에서 "탈옥"을 돕기 위해 지구로 온 "외계의 적" 또한 슈트를 입고 싸우는 장면의 경우 일본의 "특촬물"에서 많이 보아온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우선 "슈트"의 모습을 볼 때 들었고, 그 "특촬물"보다는 수준 높은 경지에서 만들어졌지만, 이미 눈에 많이 익은 "MCU" 등의 슈퍼히어로물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된 수준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근접했단 평가까진 가능했다.


그러나 보는 동안 대만이나 홍콩, 중화권 등에서는 나름 좋은 반응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게 한 것이 고려말의 풍경 속에서 벌어지는 "도사"들이 등장하는 접전이나 "염정아"가 "흑설"로 "조우진"이 "청운"으로 분하는 다소 촌스러운 만담 및 개그 캐릭터로 보여주는 여러 장면은 중화권의 개그 무협 영화 등에서 자주 보고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과 주파수가 맞는 영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2년 현재 한국과 다른 나라에서 그 느낌이 제대로 통할까 싶었다. 물론 어느 나라에서건 "주성치"의 영화를 즐긴 관객이라면 충분히 즐길만한 장면이긴 했다.



1. 일단, 외계 죄수를 인간의 몸에 가둔다는 설정은 똑같은 설정은 아니지만, 외계인을 지구인으로 위장시켜 지구에 살도록 한다는 설정이어서 MIB을 잠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하기 때문에, 절로 그 영화에 대한 기억과 이 영화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MIB조차도 회를 거듭하면서 그런 설정이 점점 더 진부하게 느껴졌었고, 확실하게 다른 배우들을 기용해서 전혀 다른 작품으로 만들고자 노력했었지만 흥행 실패를 했던 전적이 있다.


2. 그렇다면 인간의 몸에 외계인을 가두게 된 설정이 좀 더 설득력 있는 다른 양상으로 펼쳐져야만 기시감이라는 불리함을 넘어서서 흥행 성공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끔찍한 촉수를 통해서 외계인을 주입당해서 그 이후에 죄수가 된 외계인의 능력 여하에 따라서는 탈옥이 가능한 상황이 벌어지며, 이를 통제하는 "가드"와 "썬더"가 물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초반에 이런 기획을 했던 "외계인"이 "탈옥"의 문제를 방치했던 이유가 잘 설명되지 않았던 것이 극의 진행에 진지하게 몰입하는 힘을 떨어뜨린 것 같다.


3. 한 번에 하나 정도의 외계 죄수가 인간의 몸 밖으로 나오려고 하는 탈옥은 시간을 앞 뒤로 오가면서 제어할 수 있다고 해도 2~3으로 늘어나면 제어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버리는 이 허술함은 "외계"의 기술과 지식, 관리 능력이 지구인과 비교해서 나을 바가 없음을 드러내기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과학 기술과 기재, 사이보그와 안드로이드 같은 인공 지능으로 포장이 되어도 오랜 SF영화 관객으로서의 첨단 기술에 대한 갈망을 약간이라도 만족시키는 데는 모자람이 크다.


4. "김태리"가 연기한 "이안"은 그 시작부터가 민폐 캐릭터이고 그 이후의 현대적 시간 속에서도 계속 그 민폐를 반복하면서 아슬아슬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유아 역부터 아역까지 계속 반복하다가, 고려말이라는 시간으로 가도록 자신을 키워준 아빠인 "가드"와 조력자인 "썬더"를 설득하고, 이후에 처음으로 잡은 총을 발사해서 탈옥 중인 외계인을 공격하는 장면에서부터 능동적인 주연으로 변모하지만, 전반부 동안 반복되고 지속되는 민폐 때문에, 매력적인 캐릭터로 인식되기가 다소 힘들다.


5. 스파이더맨 같은 영화의 스토리는 이런 민폐를 반복하는 "스파이더맨"이 "결자해지"처럼 문제를 저지르거나 확대한 책임을 자신이 지고 이를 수습해가는 패턴을 관객에게 잘 납득시키는 "슈퍼 히어로"의 모습을 잘 드러내고 마무리도 확실하게 짓지만, 이 영화 속 "이안"의 캐릭터는 그런 공식을 1부 안에서 제대로 드러내기엔 어려움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김태리"의 열연이 있었지만 1부 안에서는 그것이 만개하지 않았다.


6. 1부의 실패가 한 편의 영화를 2부작으로 나누면서 한방을 날리는 요소가 2부에 더 많이 실리게 되면서 벌어진 실패라는 생각이 점점 더 극이 진행되면서 후반부로 향할 때 드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이야기는 고려말과 현대의 한국을 오가면서 나왔던 인물 중에 거의 하나도 빠짐없이 과거와 현재 사이를 오가면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고, 실마리를 남기지 않을 수 없도록 밀도 높게 극화가 짜여 있음을 알게 된다.


7. 경박한 도사로 나오는 "무륵" 뒤로 가면서 더더욱 "휴머니즘적"이고 "이안"과의 필연적인 "러브 스토리" 가지지 않을  없는 인물임을 알려주며, 갑자기 깨닫게 되어 극이 심화되어가는 과정에는 점차적으로 증강되는 그의 "도술" 실력이 자신의 몸속에 들어와 있는 "설계자" "외계 죄수" 파워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임을 알게 되면서 "지구의 파멸" "존속"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할  있는 중요한 인물임이 끝에 와서야 드러나기 때문에  배역이 맡은 역할의 중요도를 1부의  뒤에 와서야 겨우   있다. 시기적으로 배우의 매력이 발휘되는 시점이 늦게  것이다.


8. "시간의 틈"인 "고려말"시대에 이 위험한 "외계 죄수" 3인을 가두고 실제 현재의 시간에서는 잠시 뒤면 벌어질 지구가 인류가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변하고 "외계 죄수"들이 인간의 몸 밖으로 나와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할 수 있는 긴박감이 넘치는 상황이 중첩되어 있음을 그려줌으로써, 2부에서 그 제한된 시간 내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긴장감을 맨 뒤에 남겼다.


9. 7과 8에서 나온 내용은 아마도 1시간 남짓하는 시간이 더 있었다면 관객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긴장도를 최고화하면서 극의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들이었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것이 1부에 나오지 않음으로 해서, 결국, 적지 않은 관객이 그만큼의 상승된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것에 대한 일종의 분노 같은 감정을 가질 수도 있었다.


10. 흥행 실패에 대한 해석은 2부작으로 나눠지면서 아직 나오지 않은 재미의 요소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로 끝나는 과정에서 벌어진 밀도 조절의 실패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연속적인 흥행에 성공한 감독이라고 해도 처음부터 2부작을 이어지는 스토리로 만들 재량권을 줘버린 제작사의 아쉬운 패착이 아니었나 싶다. 필사적으로 1편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만들었다면 아마도 흥행은 더 좋았으리란 아쉬움이 든다.


11. 너무 많은 제작사의 감독에 대한 간섭도 망하는 길이지만 절대적인 신뢰도 위험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리라. 감독이 언론사에 남긴 인터뷰 내용을 보면 아무리 복잡한 스토리라도 관객은 이해할 것이다란 신념이 피력되었는데. 이로 인해 스마트폰에 의해 조각난 대다수 관객의 분절된 의식의 흐름을 간과했을 거란 혐의도 포착된다. 2000년대 초반의 대중을 읽고 성공한 감독에겐 2020년대의 관객이자 대중은 어쩌면 “외계인”같은 존재는 아니었을까?



"외계+인"은 한국 블록버스터가 툭하면 추구했던 안일한 감정 부추기기를 추구하지 않았고, 이른바 "국뽕"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애국심 마케팅"에 중점을 두지 않은 채로 극화 자체의 재미와 즐거움을 감동과 더불어 관객에게 주려고 애썼다는 것만으로도 정정당당하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퇴행적이지 않은 칭찬받을만한 시도를 한 것만큼은 맞다.


이른바 같잖은 "신파"가 적어도 1부에는 없었고, 2부에도 이대로 간다면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1부에서 차오르다만 긴장감을 더 높게 일으키는 스토리가 2부에는 나타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부는 꼭 극장에서 볼 생각이다. 내가 이 영화의 흥행 부진에 대해서 준 변명이 맞는 것인지를 제대로 확인코자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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