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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Nov 13. 2022

<블랙 아담>-설득력 있는 슈퍼맨급의 히어로 등장

DCEU가 새롭게 흥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다.

스포일러가 나옵니다.


"드웨인 존슨"이 출연을 선택해서 성공했다는 것이 이 영화에 어울리는 표현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압도적이고도 영웅적인 강력함을 지금의 시대에 제대로 표현해낼 수 있는 액션 배우는 정말로 드물기 때문이다.


WWE의 프로레슬링 선수 "더 록"으로서의 쇼맨쉽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끊임없이 근육을 유지한 철저함과 더불어 일관성 있게 자신의 파워풀한 액션 배우로서의 입지를 유지한 그가 함부로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신뢰를 주었다.


그가 레슬링 무대와 더불어 영화 속에서 활동한 지가 어언 21년 여가 지났다. 그저 근육질의 인상만으로 승부하는 배우였다면 그의 생명력은 그만큼 짧아졌겠지만 영화 속에서 "게이"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고 다채로운 코미디에도 출연하면서 점차적으로 연기력과 더불어 뻔하지 않은 새로움을 주는 배우란 인상을 잘 쌓아 올렸다.

출처 : CNBC

레슬링 무대에서도 진지한 액션에서도 코미디에서도 자신이 선자리를 주도적으로 확실히 장악하는 능력이 과연 이 영화 속에서도 설득력 있게 잘 발휘되었다. 이와 균형을 맞춘 배우는 또한 압도적인 부유함과 지적임, 살짝 묻어 있는 위트 있는 분위기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노년"까지 도달한 "피어스 브로스넌"이었다.

출처 : IGN

"피어스 브로스넌" 역시 최근에는 종종 악역을 맡기도 하면서 자신이 흥행을 다시 회복해 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성공한 시리즈 "007"에서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나 "닥터 스트레인지"류의 마법사에 가까운 능력과 "자비에 교수" 등의 정신 감응 능력, "손오공"과도 같은 분신 능력을 모두 발휘하는 압도적인 능력을 설득력 있게 관객이 받아들이도록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마이 바흐"를 타고 등장하는 부유함도 같이 드러내는 장면에도 어색함이 전혀 없다 보니 이 배역에 그 외의 다른 누구도 떠오르지 않게 될 정도였다. "드웨인"의 "블랙 아담"이 과묵함과 압도적인 표정 연기와 더불은 액션신을 소화할 때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라는 단체를 규합한 리더로서의 그는 많은 설명 필요 없이도 이 단체를 익숙한 존재처럼 느끼게 만드는 마법 같은 효과와 더불어 극화의 품질을 상향시키는 역할을 해냈다.



사실 웹 검색을 조금만 더 해보면, 대다수의 미국 코믹스의 촘촘히 많은 캐릭터를 경험하지 못하고 자란 미국을 제외한 나라의 관객에겐 낯선 이름인 "블랙 아담"은 결코 "선한 역할"을 하는 "정의로운 히어로"가 아닌 "빌런"이라 부를 수 있는 캐릭터임을 금세 알 수 있다.

출처 : Wikipedia

"샤잠"과 "슈퍼맨"과 1940년대부터 시작된 오랜 시간 동안 코믹스 속에서 3자간 라이벌 대결을 벌이면서 같이 묶여 있다시피 나오는 "대표적인 빌런"이었다. 그 때문인지 5,000년이란 오랜 시간 동안 이집트 풍의 가상국가 "칸다크"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그가 부활해서 등장하게 되는 장면은 잠시 현생 인류의 종말을 보여주기라도 할 것처럼 모호하고도 어둡게 나타나고, 중반 이후의 부분까지 그의 정체성은 흔들린다.

출처 : Warpedfactor.com

물론, 점프컷 등으로 신비의 광물 이터리움을 채굴하기 위해서 "아크-톤" 왕에게 착취당하는 고대 "칸다크" 문명의 국민 중에 마치 이 영화의 주인공인 것처럼 등장하는 한 소년이 얼핏 "블랙 아담"으로 불리게 되는 "테스 아담"인 것처럼 보이며, 결국 엄청난 힘을 얻게 되는 인물의 서사가 뻔하게 그려지는 것 아닌가란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극이 진행됨에 따라서 다른 히어로물이나 전통적인 고대 신화에서 제대로 하나의 변주를 해낸 요소가 여기에서 나오게 된다. 뻔하지 않은 곡예, 어쩌면, "사마리탄"의 유일무이한 주제가 이곳에서도 나타난 것 같을 정도다.


왜냐면 고대 시대로 돌아가서 보여준 장면에서 나타나 채굴장에서 이터리움을 캐낸 이가 보상을 받기 위해 관리자가 있는 채굴 중인 산의 꼭대기로 이 어린 소년의 부축을 받으며 올라간 뒤에 관리자가 이터리움을 빼앗고 무자비하게 죽여 떨어뜨리자, 이에 저항코자 했던 소년을 "분수를 알라"면서 만류하며 데려간 아버지가 "테스 아담"이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의 아들 "후르트"는 자신의 순수한 정의감 때문에 고대 마법사의 회의로 소환되어 "샤잠"이란 마법사로부터 "샤잠"이란 주문을 외웠을 때 절대적으로 강한 힘을 가진 이로 변신할 수 있는 마법을 얻게 된 것이다.


그의 강력한 저항으로 자신의 마음대로 민중을 착취할 수 없게 된 "아크-톤"왕이 복수하는 과정에서 "후르트"의 어머니는 죽고 아버지인 "테스 아담"이 죽게 된 상황에서 "후르트"는 자신의 힘을 아버지에게 모두 전달하고 그 과정에서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온 몸에 화살을 맞아 죽게 된다.

출처 : Maxblizz

이 비극 속에서 폭주하게 된 "테스 아담"은 "아크-톤"왕뿐만 아니라 그 시대에 있던 모든 "칸다크"인을 몰살시키는 악귀의 역할을 하게 되고, 이에 마법사들은 그를 소환하여 수천 년의 세월 동안 가두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다시 부활해서 현재로 돌아왔으니, 그가 "폭주"를 다시 하게 될지 아니면 "정의의 사도"가 될지는 모호하다. 누가 판단하기에도 그는 누구도 쉽게 막을 수 없는 경계선에 있는 위험한 존재인 것이다.


'"정의의 사도, 영웅"이란 이미 완벽하게 만들어져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운명으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그 영웅이 될 자의 선택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시대에 맞는 영웅 신화가 나온다는 것이 우선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샤잠"이라는 고대 마법사가 DC 코믹스의 망작 중에 하나인 영화 "샤잠"에서와 동일한 배우로서 등장하게 되는데, 그 영화 속에서 한 대사가 같은 세계관을 갖고 있는 이 영화에 대한 설정의 오류와 만나게 된다.

출처 : The Illuminerdi

그 작품 속에서 마법사 "샤잠"은 이 주문을 써서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되었지만 인류에게 해악을 끼친 존재로서만 그를 언급하고 있어서 "후르트"는 정당한 정의로움을 가진 존재였다는 내용이 사라져 버리고, 그의 아버지 "테스 아담"이 이를 이어받아 폭주를 하게 된 상황은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설정의 오류는 MCU에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에서의 "셀레스티얼"인 "에고"가 평범한 인간의 크기로 활동을 하다가 하나의 행성 크기의 존재로 변신하는 설정과는 영 다른 존재이자 태어나는 방식조차도 다르게 나타난 "이터널스" 속의 "셀레스티얼"에 대한 설정 오류처럼 "더 돈을 잘 벌 수 있는 착상"을 설정의 일관성과 바꾸면서 생기는 상업 영화 프랜차이즈의 언제든 예상할 수 있는 오류라고 할 수 있다.



제작사의 경영진은 이런 부분까지 대다수의 관객이나 시청자가 세세히 파악하면서 기억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으며, 귀찮게 여기저기를 뒤져서 파악할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숫자만 나오면 되는데 쓸데 없이 다른 것을 생각할 필요가 무엇일까? 여러분이 대형 회사의 CEO급이 된다면 공감이 될지 모른다.


그런 추정을 떠나서 지금 DCEU 세계관은 "워너 브로스"가 그동안의 누적된 실패로 인해 "디스커버리(미디어 그룹)"에 인수된 뒤에 맹렬하게 이합집산 되며 재창조되고 있는 중이다. "맷 리브스"의 "배트맨"이나 "토드 필립스"의 "죠커"는 DCEU와는 상관없는 독립된 시리즈로 나갈 예정이고,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는 제작사의 빌런만 없었다면 그럭저럭 일관성 있게 나갔었겠지만 이미 "원더우먼 2"와 "아쿠아맨"이 "죠스 웨던의 저스티스 리그 세계관"으로 개봉되면서 DCEU는 기약도 없이 처절하게 쪼개졌었다.


이전에 "모비우스"란 영화에 대해서 "마블 쪽의 실존하는 영화의 재미를 확실하게 망치는 빌런"인 "아비 아라드"란 제작자를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이보다는 "MCU" 진영에서 그의 윗급 CEO이기도 한 "아이작 펄머터"와 같은 급의 대형 빌런인 "케빈 츠지하라"가 "워너 브로스"의 그 역할을 확실하게 제대로 해낸 탓이다.


"맨 인 스틸" 이후 회사가 인수 합병되기 전에 미리 더 큰 보너스를 받기 위해 그가 서둘렀던 탓에 "죠스 웨던"과 공조하여 확실하게 망가뜨린 "저스티스 리그"의 실패로부터 DCEU의 세계관은 통일성 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고, 그가 신인 여배우를 성적으로 유린해온 내용이 밝혀지면서 비즈니스 무대에서 사라진 뒤에도, 그가 만들어낸 패착의 연쇄 효과는 계속 확산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디스커버리"의 CEO인 "데이비드 재슬라브"는 인수 이후 "워너 브로스, 디스커버리"로 사명을 정하고 맹렬한 구조조정과 더불어 이미 만들어진 영화인 "배트걸"도 장사가 잘 안 될 것이라 판단되어 제작된 내용의 "삭제"를 지시하고 실행했으며, 수많은 DCEU 콘텐츠를 라이선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없애 버렸다.


아마도 미국화된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방법인 인수한 회사를 단기간에 슬림화하면서 정리하는 경영을 핑계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해낸 뒤에 보너스를 받기 위한 전통적인 수익성 개선책을 실행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단기적인 개선책으로서는 훌륭하다 할 수 있겠지만 인류가 만드는 문화적 콘텐츠 자체의 가치와 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청자와 관객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려가 없는 빌런 CEO임을 드러내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즈라 밀러"의 기괴하고도 폭력적인 실생활에서의 행동 때문에 개봉 반대 여론이 40%를 넘어가는 "더 플래시"는 평가 시에 이만큼의 완성도를 가진 작품은 "워너 브로스"에서 만들어진 적이 없었다는 최고의 평가를 받았기에 "에즈라 밀러"를 홍보 활동에서 제외하면서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며 어떻게든 개봉을 할 것이라고 하니 초가삼간 다 태우면서도 집터는 남기고 싶어 하는 듯하다.



이런 난맥상 속에서도 개봉한 "블랙 아담"이었으니 어쩌면 설정의 오류 정도는 개봉 불가 사태보다는 나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덕분에 화끈한 액션이 더불어 있는 이 작품을 많은 이들이 "MCU"작품의 재미 요소가 이전에 비해 하강하는 시점에 이를 상쇄할 콘텐츠로써 경험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영화 속에서 강렬한 존재감과 이른바 간지를 드러내면서 그 이상 더 화끈하게 보일 수 없을 정도의 액션을 보여준 "드웨인 존슨"의 눈빛이 왜 확고하고도 뚜렷했는지를 알 수 있는 정황이 읽힌다는 것이다.

출처 : Peakpx

그는 "블랙 아담"에 출연해서 그 역할을 하기 위해 장장 "6년"이란 시간을 들였다는 언급을 하고 있다. 제작사의 난맥상 속에서 이런 오랜 시간 영향력과 네트워크를 구축한 그는 이 영화의 쿠키 영상 속에 이미 "워너 브로스"에서는 실패한 "저스티스 리그"의 주연으로 평가하고 폐기 처리하기로 했던 "헨리 카빌"을 불러들였으며, "맨 인 스틸"과는 다른 비주얼로 등장하게 만들어 새로운 페이즈가 시작됨을 선언하도록 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잭 스나이더"의 세계관이 뿔뿔이 흩어져버린 DCEU에 새로운 깃대를 세우고 "블랙 아담"과 더불어 다시 "슈퍼맨"이 등장하면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저스티스 소사이어티 오브 아메리카"를 새롭게 접목하면서 새로운 세계관을 도입하며 능동적이고도 주도적으로 "제작"에 관여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배우"였던 것이다.



이런 영화 외적인 배경으로부터의 탄력을 받았기 때문인지 이 영화의 시작은 압도적이고 색다르다. 속도만이 빠른 것이 아니라 악당이 "블랙 아담"의 손에 잡혀 불타면서 녹아버리고 건물이 실감 나는 질감을 유지하면서 붕괴하며, 타격감이 실제에 준할 정도의 느낌을 전달하며 맞부딪치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특히나 초반에 "인터 갱"의 수많은 적과 전투기, 장갑차 등을 불태우고 소멸시키는 "블랙 아담"이 등장할 때 나오는 음악인 "롤링 스톤즈"의 "Paint It Black: 블랙으로 칠하자"는 베트남 전을 다룬 오래전 미국 드라마 "머나먼 정글"의 익숙한 시그널 송인 동시에 영화의 주인공인 "블랙 아담"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린다. 반전의 의미를 담은 곡이지만 그가 적들을 일거에 쳐부수면서 들리니 “멸전”의 곡처럼 느껴진다.


"드웨인 존슨"의 "블랙 아담"의 무뇌아적인 액션의 빈틈을 영리하게 메워준 "피어스 브로스넌"의 "닥터 페이트"의 역할은 마치 고대 로마 시대에 "시이저"가 자신의 양아들 "아우구스투스"의 "깊이 생각하고 멀리 보는(심모원려:深謀遠慮)" 능력을 사춘기에 이미 간파하고 자신의 후계자로 지정한 뒤에 그의 전쟁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전쟁의 화신과도 같은 "아그리파"를 파트너로 맺어주었던 내용을 조금 다르게 각색이라도 해서 균형을 맞춘 양, 이 극의 존재감을 보다 세련된 것으로 느끼게끔 했다.


"닥터 페이트"가 보여준 "희생"은 허무맹랑한 느낌으로 사라질 액션 극화에 비장미와 더불은 균형감을 선사했고 그 정도 급의 배우가 이런 극에서의 (잠시겠지만) 퇴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벌어질 수 없는 의외성을 또한 만들어냈다.


따라서 누가 보든 간에 "깐깐하게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미장센과 스토리 라인, 플롯, 연기 앙상블 등을 노련하게 훑어보고 평가하는 평론가" 등의 보다 남들이 갖지 못하는 특별한 식견을 드러내야만 할 일을 했다는 뿌듯함에 젖어드는 직업 언론가를 제외하자면 이 영화가 주는 압도적인 재미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이 영화는 새롭다기 보다는 묵직하게 잘 만들어진 수퍼 히어로물 액션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또다른 전형을 제시한 작품이고, 히어로물의 액션에다 정통 액션의 요소를 좀더 제대로 결합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와 비슷한 수준의 이른바 "철거 액션"은 "엑스맨 아포칼립스"였다.


그러나 그 영화에서 액션의 질감은 살아나지 않았다. 뛰어난 배우(심지어 "문 나이트"의 "아이작 오스카"가 메인 빌런이었다)와 감독(브라이언 싱어)과 그래픽, 훨씬 더 스케일이 큰 파괴씬이 더 많이 있었지만 그 영화가 준 액션 영상에서의 감흥은 "블랙 아담"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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