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man May 29. 2023

<길복순>-유머에서 진지한 수준까지 내려온 킬러물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간만의 킬러물의 변주

(사진출처: BOLS)


* 스포일러가 나옵니다.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이른바 시동을 거는 작업이라 할 수 있는 루틴이 글에 들어 있으면 그것은 최소한 ChatGPT가 쓴 글이 아닐 확률이 높다. 그런 쓸데없는 글을 ChatGPT가 아무런 이유 없이 쓸리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잘 알 수 없는 그 어떤 이유라도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일상 속에 살아서 육체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직은 인공지능의 모습이 아니므로, 삶의 현장에서 올라오는 느낌 등을 포함한 일상 속의 감각적인 내용이 들어간다면 그 또한 ChatGPT가 아직까지는 정교하게 체득하지 못하고 흉내 내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수준에서도 더 버전업이 되고, 이른바 휴머노이드처럼 인간형으로 만들어서 인간의 물리적인 삶을 네트워크 밖에서도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들고, 웨어러블 기재를 통해서 수집된 정보를 통해서 진일보한 측면에서 인간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 이제는 인간이 구분할 수 없는 글을 써내리라는 것이 지난 2~3개월간 테스트하고 사용하고, 적용하면서 감잡은 내용이다.


앞으로도 쓰고자 하는 글의 초벌구이용이나, 많이 쓰인 글을 요약하는 등의 일에 있어서 챗지피티 사용여부를 밝히든 밝히지 않든 사용할 용기를 얻었고, 효율성과 효과성을 올리기 위해 계속 사용하기 위한 습관을 짧은 기간 안에 몸에 익혔다. 그러나 온전히 글을 써왔던 습관을 그냥 잃어버리고 싶진 않다.


그래서 오늘은 오래간만에 챗지피티와는 전혀 상관없이 나의 루틴이 들어가고 인간으로서 쓸데없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 영화에 대한 감상문을 온전히 써보려고 한다.



기대할만한 작품이란 이야기를 여러 번 들어왔었지만, 요약본 형식의 유튜브 영상이나 IPTV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보면서 계속 망설였던 이유는 그전의 "킬러"를 다룬 수많은 작품과 차별성이 없는 작품이면 어떻게 하나라는 두려움이었다.


대량 살상과 일반적인 인간 수준을 뛰어넘는 살상 능력을 보여주는 "킬러물"이라면 사실 초인물로 더 나아가긴 했지만 "마녀 1~2"가 한국 영화계에서 나름 독보적인 영상으로서의 획을 그어가고 있는 것 같다. "길복순"이 그만큼 재미있지 않다면 본 시간을 많이 아쉬워하면서 아둔한 나의 선구안을 탓하리라 생각하다 보니 언제라도 보기 쉬운 "넷플릭스" 채널에 덩그러니 놓여 있지만 보지 못하고 있었다.


"황정민"이 카메오 성격을 가지고 출연하는 작품 중에 하나가 "헌트"였다. 그 작품에서 "황정민"은 북한에서 미그기를 끌고 온 "이웅평"과 유사한 귀순 파일럿을 연기하는데, 그와 같이 존재감 있는 배우가 지원 차원에서 "카메오"로 나온 연기가 제대로 한 영화의 주연 배우에게 그 카리스마를 더 상승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쪽으로 작용하면 영화의 성공에 이바지하곤 하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런 효과가 있었다.

(출처: 데일리안)

더구나 이 작품에서는 능숙하게 들리는 듯한 "일본어"를 사용하면서 "폭력계"에서 칼 쓰는 것 하나만큼은 제대로 해온 것 같은 이미지를 천연덕스럽게 잘 연기해 낸 동시에 "길복순"이 그저 마냥 진지하고 굳은 길만을 걸어가고자 하는 캐릭터는 아님을 드러내는 효과를 제대로 냈다. 그 효과가 이 작품을 끝까지 보도록 만든 중요한 부분이다. "전형적인 킬러물"의 길이 아닌 변주부가 많은 연주가 이뤄지리란 기대를 심어 준다.

(출처: Dramabeans)



이 영화는 짧게 간추리자면 2개의 삼각관계에 대한 영화다. 하나는 "길복순(전도연)"이 속한 MK란 킬러 집단의 두목인 "차민규(설경구)"와 그의 여동생인 "차민희(이솜)"이 "길복순"과 만들어 내고 있는 남매간의 비정상적인 애정 행각이 들어가 있는 삼각관계이고,


또 하나는 "어머니"로서의 "길복순"을 괴롭게 만들고 있는 자신의 딸 "길재영(김시아)"과 그의 동성 애인 "이소라(임재인)" 그리고 그저 사람들 앞에서 "길재영"을 사귀고 차버렸다는 쇼만 하고 싶어 하는 "유철우(최영주)"의 비뚤어진 삼각관계이다.


이 두 가지의 어찌 보면 명확한 트라이앵글이 시청자의 뇌리에 제대로 파고들면서 이 관계의 파국과 진전, 결말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궁금함이 영화의 끝까지 흥미로움을 계속 유지해 주고, 복잡하지 않은 영화 속의 칼과 총싸움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과격한 액션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가져다준다.

(출처: Mymusictaste)

액션씬은 "존윅"시리즈나 "카터", "유체이탈자" 등의 성실하고 밀도 높은 액션으로 가득한 액션 성공작들과 비교해서 떨어짐이 없을 정도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출연했던 "설록 홈즈" 시리즈에서 나온 상대의 수와 자신의 수를 미리 생각하면서 영상으로 나가서 그 결과를 보고서 싸우는 장면이 나오고, 이것이 실시간 적으로 여러 수를 모두 검토하는 방식의 장면까지 확장되어, "MCU"물도 떠오르게 할 정도다.


그것이 그냥 이미 나온 영화의 성공적인 포인트를 벤치마킹했다는 느낌만 전달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되었기 때문에 다 알고 있는 테크닉임에도 불구하고 거부감 없이 볼 수 있었다. 거침없이 스토리를 진행시키고 망설임 없이 적과 아군이 뜸 들이지 않고 서로 맞붙어 싸우는 씬들이 이 영화가 매우 세련된 액션 영화임을 증명한다.



온전하게 다른 곳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을 액션영화를 찾고 있다면 그런 작품으로 소개할 만큼의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직장인의 애환이라고 할까? 당장 자신에게 올 이익과 일자리에서의 생명과도 통하는 자기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일순간 변하고 서로 기회만 닿으면 죽이지 못해 안달인 모습이 그저 영화 속의 내용으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우리 직장인들이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세계 속의 모습도 적절히 킬러 사회 속에 그려진다.


또한 매우 절절하게 가장 큰 갈등의 두 주연인 "길복순의 전도연"과 "차민규의 설경구"가 각각 자기 이미지에 잘 들어맞는 "박세현"이란 배우와 "이재욱"이란 배우의 아역 보정을 받아서 "설경구"가 사랑에 빠진 약점을 갖고 있는 상태임을 납득하도록 잘 드러낸 것이 영화의 결말의 설득력을 높게 끌어올린 이 작품은 여러 액션 영화의 변주를 또한 자기 자신만의 기가 막힌 리듬을 가지고 하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보게 된다.


국민 배우라고 불렸지만 "비상선언"에서 잠시 추락했던 "전도연"의 위상이 조금이라도 회복될 수 있었던 영화라고 평가할만하며 "설경구"의 연기나 "구교성" 등의 비중 있는 조연, MK의 스트레이트한 엘리트 인턴 역할을 잘 해냈던 "이연"도 이 영화 속에서 눈에 잘 뜨이는 요소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교섭>-원만한 영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