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잡스를 파악해 들어간 전기
<2013년도 4월에 읽고 쓰고
2015년도 10월 퇴고한 내용>
요약하기보다는 읽으라고
권장하는 수 밖엔 없다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는
우리나라에서도 50만 권 이상이 팔린
베스트 셀러이다. 국내 번역본 출간 당시
이 책은 구름이 번지듯이 판매되었다.
그리고 900페이지가 넘어가는
두꺼움 때문에 고등학생이라도
된 듯한 자세가 없이는
읽기 매우 힘들다.
이 책을 계속 읽게 하는 이유는 뭘까?
잡스를 미화하지 않고 한 인간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작용과 반작용을
겪고 살아가는지 인생사의 진실들을
발가벗겨 보여주고 있는
색다른 전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
요약하기보다는 읽으라고
권장하는 수 밖엔 없다.
책에서 얻는 지혜와 현실에서 얻는
지혜가 다르다고 주장하는
완고한 분들에게 한방 먹여주는
책이라 할만하다.
책을 보는 중에 잡스를
성공으로 이끈 중요한 멘토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애플의 가능성을 확장시키고
스티브 잡스에게 마케팅과 세일즈를
가르쳐준 마이크 마쿨라(진정한 전략가)가
정리한 애플의 마케팅 철학은 하기와 같다.
첫째는 '공감'이었다.
즉 고객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고객과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다른 어떤 기업보다도
고객의 욕구를 진정으로 이해한다."
둘째는 '집중'이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일을 훌륭하게
완수해 내기 위해서는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서 눈을 돌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원칙은 '인상'이었다.
사람들이 기업이나 제품이 전달하는
신호와 분위기를 토대로 그 기업이나
제품에 대해 특정한 의견을 갖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원칙이었다.
"사람들이 책을 판단할 때
가장 먼저 기준으로 삼는 것은 표지다.
우리가 최고의 제품, 최고의 품질,
가장 유용한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형편없는 방법으로
소개하면 그것은 형편없는 것으로 인식된다.
창의적이고 전문가다운 방식으로
소개하면, 그것이 최상의 품질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게 된다."
잡스는 이후에도 언제나
마케팅과 이미지 그리고 제품 포장의
세부적 부분까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다.
그는 말한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담긴 제품 상자를 열 때, 처음에 느껴지는
촉감에서부터 제품에 대한 인상이
확실하게 심겨야 합니다.
마이크가 제게 가르쳐 준 교훈이지요."
나는 스티브 잡스 이상으로
34세에 이와 같이 간명한 전략들을
철학으로 전달한 마이크 마쿨라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마이크 마쿨라라는 인물에게
더 매료되게끔 하는 장면이 하기처럼
나와서 올려놓지 않을 수 없다.
[사임 요청을 받은 사람 중에는
마이크 마쿨라도 있었다. (중략)
그는 잡스를 지지하기도 했지만,
1985년의 대결에서 스컬리 편을
들어준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잡스와 충돌하기도 했다.
잡스가 돌아오기로 한 이상
자신이 떠날 때가 됐음을
그는 알았다.
잡스는 오래도록 존속할 회사를
구축하고자 하는 야심이 있었다.
그래서 마쿨라에게 그러기 위해
필요한 공식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마쿨라는 오래 지속되는 회사들은
스스로를 재창조할 줄 안다고 답했다.
예컨데 HP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창조했다. 음향 발진기 회사로
시작해 계산기 회사로 탈바꿈했고,
그 다음에는 컴퓨터 회사가 되었다.
"PC 사업에서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려나고 있어."
마쿨라가 말했다. "회사를 재창조해서
뭔가 다른 것을 하게 만들어야 해.
다른 소비자 제품이나
전자 기기 같은 것 말이야.
나비처럼 탈바꿈을 하는
그런 조직이 돼야 해." 잡스는
묵묵히 경청하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 ]
- 이 부분을 읽고 나서 마쿨라와 같은
세일즈와 마케팅의 선구자를
자신의 멘토로 삼고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맞는 가운데서도 경청한 뒤에
이를 실행하는 잡스의 모습이
진심으로 멋지게 느껴졌다.
계략을 사용해서 정적을 제거한
이후라 그 모습은 더더욱
대비감을 보인다.
스티브 잡스를 읽기 시작했던 것은
4월 30 일부터였고 마친 날은
5월 20일이었다.
스티브 잡스를 읽기 시작했던 것은
4월 30 일부터였고 마친 날은
5월 20일이었다.
이 책이 유명해진 것은
잡스의 사후였지만 그 당시
정작 내가 읽었던 책은 본격적으로
잡스를 그려낸 월터의 전기가 아니라
업무상 필요에 의해서 읽은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이라는 자기 계발 서적이었다.
출판사: 출판명인 (주) | 2010-03-02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 소개: 스티브 잡스, 그의 30년 프레젠테이션
노하우와 열정의 불씨를...
이 책만을 읽어서는 잡스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바가 너무 제한적이다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과연 상세하고
적나라하게 잡스의 인격을 파헤치는
작업을 치밀하게 해낸 바로 전기
"Steve Jobs"를 읽고 나서였다.
잡스를 이해하기는커녕
그의 프레젠테이션의 핵심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수박 겉핥기의
책인 프레젠테이션의 비밀이었음을 느꼈다
(쓰신 분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출판사: 민음사 | 2011-10-2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 소개: 10월 24일, 전 세계 동시 출간!
스티브 잡스가 직접 참여한...
결국 잡스라는 개인과 대화를 나누거나
그 주변의 사람들을 철저하게 인터뷰하는
긴 시간과 열정적인 노력이 필요한
작업을 거치지 않고
그의 업적과 삶, 남긴 일화들에 대한
이해를 그나마 좀 더 정확하게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의 비밀이
놓친 부분은 스티브 잡스가
어휘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는 미니멀리즘,
곧, 최소주의에 입각해서 프레젠테이션을
펼친 것은 맞았지만
이는 자신이 어휘를
극소화시키고 자제할 수 있었던
사람이었다기보다는 좀 더
프레젠테이션에 분명히 조언을 주었을
바가 있었을 사람들의 영향력이
발휘되었음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감잡을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에 따르면
그는 답변할 내용들을 수십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어떤 종류의
질문이라도 이 카테고리 안에서만
파악하여 답변을 했다라고 하는데
이것은 비밀이라기보다는
Talking Point라고 해서
미국 기업이나 단체들이 거의
정식적으로 공식화해서 사용하는
대언론에 대한 내부 대처 방식이다.
비밀이라는 제목에 무색한
비밀이 아닌 내용이었던 것이다.
심지어는.
상식적인 갑을 관계를 뒤엎는
비상식적인 결론들도
만들어내곤 했었다
실상은 필요한 때라고
자신이 판단한다면
잡스는 말을 줄이지 않았고
언론을 통해서나 그의 삶을 통해서
커다란 실수나 독선에 가까운
언행들을 되풀이해온 사람이었다.
왜냐면 그는 자신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르거나 심지어는
비즈니스나 물리학, 컴퓨터에 관련된
대다수의 규칙이나 관행들이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습관적인 신념에 가득히 차 있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히피적이고, 컴퓨터 매니아적인
일련의 자유주의와 무정부적,
금욕주의적, 선불교적인 이상주의를
가진 젊음을 보내온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의 세계에 임해서는
누구보다도 탐욕스럽고도 독선적인
행동을 그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모순적일 정도로 펼쳤으며
때로 이러한 그의 모습들이 결국에는
최고의 제품과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장인정신"으로 나타나는
극적인 반전을 보여줬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가진
카리스마와 설득력을 여실히 드러내는
"현실 왜곡장"이라는 궤변적인 화법을
통해서 직원들이나 거래처, 공급자,
파트너 업체들을 애플이 가질 이익을
최대화하는데 충분히 이용해왔고
이를 거부하는 상대는 확실하게
거리를 두고 대하는 호오가 명확한
자세를 보여주는 동시에
상식적인 갑을 관계를 뒤엎는
비상식적인 결론들도
만들어내곤 했었다.
오너로서는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인관계 방법이 될 수도 있겠지만
기업체의 직원으로서는 한없이 부족한
대인관계 기술을 가진 그가 그것을
극복해낸 방법은 넓고도 깊은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심리를 읽는 능력과 필요하다면
상대방이 최대한 존중받고 있다는
환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화법이었다.
음양이론과도 같은 동양적 사상을
기반으로 한 상대적인 호오를
극대화시키는 방식에 대한
달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마이크로 소프트나
IBM과 같은 거대 업체들을
일종의 도전자 입장에서 상대할 때는
자신을 모종의 도전자로 설정하고
극적인 효과를 배가 시키면서
대중을 불의로부터 해방시키는
영웅으로 조작했지만 정작
거대 업체가 되어서는
자선사업이라든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둔감한 모습을
계속해서 유지했으며
소비자들의 불평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보다는
오히려 문제가 벌어진 상황을
일반화시키거나 합리화시키는
방식으로 자기가 가진 카리스마를
최대한 활용한 다소 교활한 방식도
주저 없이 사용하기도 했다.
전기를 보다 보면 애플에 가서
일은 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잡스와 같은 경영자 밑에서
일하기는 다소 주저하게 될 것이다.
그는 솔직히 대부분의 온정적인
인간관계를 일종의 선으로 취급하는
사람들과는 매우 다른 종류의
사람이기 때문이고 직원들을
광범위하게 존중하기 보다는
뛰어난 이들과 얼간이
단 두 가지 부류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라는 인간형에 대해서
이 책은 오히려 온전히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매력을 느끼게 만들고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마저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었다.
잡스라는 인간에 대해서
전기작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집필 방향을
월터 아이작슨이 잡았다고
생각되며 그의 이전 전기들을
이미 읽어 이런 방식으로
보다 왜곡이 덜하면서도
잡스 자신이 남긴 교훈을
후대에 잘 전달할 수 있는
전기 작가로 그를 선택한
잡스의 혜안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잡스를 미화하고 과장한
프레젠테이션의 비밀보다
이 책 스티브 잡스가 훨씬 더
잡스라는 인간과 그가 남긴
인류의 유산들을 더더욱
마음 깊숙이 경외할 수 있게끔
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진정성"이
이 책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대한 다양한 리뷰와
감상문들이 웹상에 있다.
하지만 내가 쓴 이글을 포함해서
스티브 잡스 전기의 방대한 내용을
잘 정리해서 요약하고 판단하여
보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글들은 거의 없다라고 나는 단언한다.
잡스의 인생 자체를 잘 요약하고
잘 이해한 그 책을 다 꼼꼼히 읽는 것
이상의 그 책에 대한 바른 자세는 없다.
그는 정말로 그가 직접 만든 이야기가
아니라 젊은 시절 한 상업 카탈로그에
쓰여져 있던 글귀를 토대로 한 삶을 살아간
고유의 존재로 남은 인간이었다
"Stay Foolish, Stay Hungry"
이 문구가 제대로 겹쳐진다면
독서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