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리콜 2012>-다시 조명된 감동

반전이 옥에 티인 영화 vs 1990의 원작이 준 감동

by Roman

<2012년 11월에 쓰고

2015년 10월에 퇴고>

토탈 리콜 (2012)

Total Recall

감독: 렌 와이즈먼

출연: 콜린 파렐, 케이트 베킨세일, 제시카 비엘, 브라이언 크랜스턴, 보킴 우드바인

정보: 액션 | 미국 | 118 분 | 2012-08-15



그와 비슷한 감동은
안타깝게도 주지 못했다


토탈 리콜의 원본이 개봉했었던

어언 25년 전, 고등학생이었던

나에게 이영화는 굉장히

산뜻한 영상적인 충격을 주었었다.


이 영화에 대한 평점이

비교적 리메이크작보다 높은 것은

안타깝게도 이러한 영상적인 충격이

더 이상 충격적이지 않게 되어버린

이 시대에 있기도 하다.


그 시각적인 효과에 대한 감동들이

너무 많이 일어났던 관계로 2012년의

리메이크작은 훨씬 많은 물량과

액션과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들을

곳곳에 배치하고 원작의 주인공들의

매력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주조연들을 채용했음에도

그와 비슷한 감동은 안타깝게도

주지 못했다.



영화 속으로 몰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자극을 잘 받았다


토탈 리콜 (1990)

Total Recall

감독: 폴 버호벤

출연: 아놀드 슈왈제네거, 레이첼 티코틴, 샤론 스톤, 로니 콕스, 마이클 아이언사이드

정보: 액션, SF | 미국 | 113 분 | 1990-12-19


폴 버호벤은 그 당시에

각광받기도 하고 욕도 얻어먹는

상업 영화의 귀재였었고,


원초적 본능과 더불어 내놓는

작품들이 족족 성공을 거두면서

논란이나 화제의 중심에 섰던

존경받지는 못하지만 영화사에

돈은 잘 벌어다준 능력 있는

감독이었었다.


쇼걸을 제외하고 아마도

대부분의 영화는 평작 이상의

흥행을 낳았던 감독이었다.


대중의 흥미를 잘 읽고 있었고
무엇이 자극적인지를 아는

시대에 맞춰 제대로 활동해온

감독이었다고 생각한다.


샤론 스톤과 아놀드 슈워 제네거의

공연은 나름 화학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낳았던 것 같다.

지금은 이런 상큼함이 사라진 분들이지만 이런 시기가 있었다

이 두 사람이 같이 살고 있었다는

영화 속의 상황만으로 보는 사람들

모두가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을

받았다면 이것은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둘 다 근육질과 금발 글래머에 대한

시대에 맞는 판타지를 잘 충족시키는

외양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치 기념비와도 같은 케미가 있었다

관객들은 이 두 사람의

초반부 모습들로부터 이미

영화 속으로 몰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자극을 잘 받았다.


그 다음에 이어진 몇 가지

특수 효과들에 관객들은

탄성을 지르며 얼마나

감동받았었던가.


화성으로 가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장면들은 이제 와서 본다면

협소한 스튜디오 몇 곳에서 촬영된

Blue Screen의 효과를

극대화하지는 못한

다소 조잡한 내용들이었지만.

이정도 장면도 뛰어난 효과로 보이던 시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무맹랑한

화성에 대한 신화를 포함해서도

우주와 관련된 여러 과학적인 사실 등의

더 많은 것들을 알기 전의 사람들에게는

매우 신비하고 흥미로운 것들이었다.


그 순진했던 관객들이 지금은

늙수그레 해져서 점차 기성 세대라는

집단에 갖가지 모습으로 편입되어

살아가고 있다.


그 감동의 순간은 이제는 멀어진

기억들이 되어버린 채로.


일종의 원본을
모독했다는 반감 같은 것은
사실상 들 새도 없었거니와
들 이유도 없었다


렌 와이즈먼 감독은 이 영화를

보다 현실감 있고, 20여 년간의

영화적 상상력의 팽창과

그래픽 기술의 발달을

그대로 보여주는 훨씬 많은 것을


같은 상영시간에 담은 밀도 높은

작품으로 토탈리콜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고자 노력했음에

틀림이 없었다.


그럼에도 이전의 관객들이

회고할만한 장면들을 다시금

군데군데 담아 팬심을 자극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모든 것이 기대한 것 이상이었기 때문에,

화성으로 가는 내용이 사라지고,

악역을 제대로 연기한 케이트 베킨세일의

끈덕지게 따라붙는 악마와도 같은 연기가


실상 샤론 스톤과 다른 남자 배우, 둘을

통합한 역할이었고, 토탈리콜에 들어갔다

나왔다는 내용이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변화하여 마치 들어가지도 않았던 것처럼

그려지는 등,

기타 원작의 극화 설정 범위를 넘어간

수많은 장면들이 나와도 일종의 원본을

모독했다는 반감 같은 것은 사실상

들 새도 없었거니와 들 이유도 없었다.


과유불급이라는 성어를
떠올리게 한 훌륭한 예제이다


그러나 왜 이 영화가 흥행에

이토록 물량 투입을 해놓고도

크게 성공하지 못했는가는

이 영화가 준비한 마지막 반전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우리를

김새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엔딩에서 우리는 이른바 희망이 사라진 세계를 목격한다
이 장면이 매우 희망차게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물론 엔딩은 대체 버전도 있다고 한다

소시민의 모습과 한계로 우리를

돌려보내버리는 감동 없는 결말과 반전.


이 영화가 부리지 말았어야 했을 재주였고,

과유불급이라는 성어를 떠올리게 한

훌륭한 예제이다.


이 영화에는 섬세함과

각종 애니메이션과 영화적 기술의

향연이 담겨 있으며,


디스토피아를 그린 영화들이

군데군데 잘 접붙이기되어 있고,

원본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아시아적 색채로서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25시 대기조 경찰반이라는 뜻일까?
물론, 개봉국가마다 그 나라의 언어가 떴으리란 생각도 들기는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감동이 사라져 있다.

정의가 승리한다는 권선징악적 메시지도

설득력이 없어서 그리지 않은지는

모르겠으나 없고,


순진한 미래 세계에 대한 어설퍼보이는

밝은 기대도 사라졌으며, 판타지를

그려낼 수 있는 이미지의 인물들도

이 시대가 그렇게 만들었겠지만 없다.


그러다 보니 원본에 대한 향수가

다시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폴 버호벤 감독의 속물적인

대중 취향이 존경스럽게까지

느껴질 정도가 된다.


가장 대중적인 것이 가장 위대한 것이다.
이 문구를 기점으로 보자면 결과적으로

이 리메이크작은 원본에 비해서

시대에 맞는 대중성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한 채로 마무리를 지었기에


위대한 작품의 반열에는

오르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원본을 뛰어넘는 부분들이

상당했었음에도 매우 아쉬운 일이다.


이 영화를 통해서 성공한 인물을

하나만 들라면 감독과 주연 배우

둘이 아닌 악마적 여성상을 연기한

케빈 베킨세일이다.

언더월드에서 쌓은 연기 내공이 이 영화에서 폭발했다

B급 영화적 감성의 작품인

언더월드에서의 이미지가

적어도 나에게는 A급 이미지로

돌변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언더월드에서의 열연이

쌓인 내공 때문이었겠지만.



이 현실은 화려한 영상기술과는
달리, 더 화려하게 진화하지는
못한 것이다


이 영화는 이 시대의 대중영화의

관객들에게 어떻게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를 동시대의 감독들이 전달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분기점과도 같은

내용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우리는 지나치게 낙관적이지도

절망에 빠지지도 않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의 기억은 그러다 보니

살짜기 더 낙관적인 시대에 있었기에

마치 우리 마음속의 전성기와 더불어

왠지 모르게 더 아름답게 각색이 되어

살아 있는데 반해


이 현실은 화려한 영상기술과는 달리,

더 화려하게 진화하지는 못한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토탈리콜이라는

영화는 우리에게 과거의 데자뷔를

다시 한번 떠올려볼 기회를 주었다.


이 데자뷰들은 이제 영화가 아닌

수많은 가상현실 기재들을 통해

영화보다 더 자극적인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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