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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Oct 18. 2015

<킹스맨>-가득한 대중성

아서왕의 성배 전설부터, 바닥 정서까지 버무린 영화(스포일러 유의)

이구동성으로 이 영화에 대해서
남녀노소  이야기하는 것은
"약 빨고 만든 영화인 듯하다"이다.



킹스맨이 2015년 중에 화제가 되었던

시기는 꽤 오래 전인 듯 하지만

사실은 단지 몇 개월 전이었을 뿐이다.


아직도 이 영화는 금년 중에 화제작으로

남아 있고, 2편이 만들어진다는 뉴스가

돌고 있는 것으로 봐서 흥행은 확고하게

성공적으로 이뤄졌음이 틀림없다.


보고는 싶었지만, 당시의 어른의 사정에

의해서 업무와 육아 1년 경과 등 변화로

이 영화를 보지 못한 채로 보내야 했다.


이구동성으로 이 영화에 대해서 남녀노소

이야기하는 것은

"약 빨고 만든 영화인 듯하다"이다.


도대체 얼마나 환각에 가까운 신세계가

열리기에 이런 말을 할 수가 있을까?


궁금함이 쌓여 있었던지 어언 반년이

지나서야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아서왕의 성배 기사단"
전설이 나온다는 것이다


영화의 첫장면은 이라크전을 배경으로

킹스맨 "기사단"이 중동의 성 하나를

헬기를 타고 쳐들어가 중요 인질을 하나

확보해서 심문하는 씬이다.

아, 콜린 퍼스가 이번에는 시크릿 에이전트

역할을 맡다니...... 나이가 들수록 연기의

다양성이 강화되고 연기력이 확장되는

배우가 나타나곤 하는데,

"킹스 스피치" 이후에

또 다른 "킹스맨"으로 이뤄지는 그의

모습은 후반기에 이르러 만개하는

배우의 또 다른 전형 같다.

수트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배우는 실제로 많지 않다.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은 것이다

이 씬에서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영국 등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나타나는 "아서왕의 성배 기사단"

전설이 나온다는 것이다.


"랜슬롯", "겔러웨이(=해리, 콜린 퍼스)",

"멀린"등의 기사 명칭을 딴 요원들의

코드 명은 이 기사단 전설을 기반으로 한다.

영화의 각 설정 아이템들을 아이콘화하고 상업적으로 잘 마케팅화하여 내놓았다

극화의 시작부터 고전적이고 원형적인

스토리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약 빤 듯한" 액션으로 가도 영화의

무게감이 추락하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깨알같이 이런 내용들이 부지불식

연결되어 있어, 의식적으로 이를

발견할 수 있는 관객들의 재미는

배가 되는 것이다.


킹스맨의 해외 흥행 순위는 한국이

중국 개봉 전까지 해외 1위(620만)를,

중국이  1위(770만)를 차지한 이후에도

2위를 차지하면서 연소자 관람 불가

등급임에도 높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아서왕의 전설을 동화나 영화, 소설 등으로

접한 동아시아 인구는 엄청날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일단 흥미는 높아지고,

기사 명칭을 각각단 비밀요원들이 안경을 쓰고 원격 미팅을 하는 자리에 원형 테이블이 나오지 않는 것은, 이 조직이 수평적 의사 소통 체계의 이상을 따르고 있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이런 공통 화제 부분이 잘 전달되니

이제 이런 스트레이트한 요소를

전달한 이후에 들어가는 이른바

변화구라 할 수 있는 B급 감성의

스토리와 소재, 씬들이 관객들을

순차적으로 영화로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극 중 납치된 과학자를 구하러

적진에 침투했던 랜슬롯이 "R"등급의

영화 답게  두 동강 나서 생긴 빈 공석을


헤리 곧, 겔러웨이 역할을 하고 있는

콜린 퍼스가 자신의 생명을 구하고 죽은

아버지를 가진 "에그시"에게도 메울

기회를 주게 되면서 "신분 상승"과

"성장"을 다룬 스토리가 시작된다.


멘토로서 헤리가 가진 능력과 이미지가

성공적으로 에그시에게로 이전되리라는

내용이 "마이 페어 레이디"나 "신데렐라" 등

신분 상승을 다룬 다른 원형적인 영화

제목을 거론하면서 노골적으로 나오지만,


관객들은 콜린 퍼스의 카리스마가

송두리째 갔을 거라고 느낄 수 없었다.

노련한 자와 미숙한 자의 승계를 다룬 수많은 영화의 전형을 따라가지만, 관객 중 누구도 승계가 이뤄졌다라고 느끼기는 어렵다

그 방증으로 관객들은 곧이어 만들어질

2편에서 콜린 퍼스가 다시 나오길 원하고

있으며, 감독도 공언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의 연기력 내공이 엄청나고

영화 속 상황을 현실처럼 느끼게 만들기

위해 80% 이상의 액션을 이 샌님 같은

이미지의 배우가 다 소화해냈기

때문이기도 하며


올드보이의 롱테이크 액션씬의 오마주로써 만들었다고 감독이 이야기하는 백인우월주의 교단 내에서의 집단 액션 장면에서 헤리가 끊기지 않고 죽인 사람의 수는 약 65명


영화 속 악당 밸런타인으로 분한

사뮤엘 잭슨이 일단 작동하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서로 죽이게 되는 휴대폰

심카드 설정에 맞춰서, 거침없이 살육씬이

벌어진 뒤에, 망설임 없이 이를 헤치고

나온 헤리의 머리에 총을 쏘아 죽이는

장면이 나와 버렸기에


마음의 준비 없이 콜린 퍼스의 죽음을

맞이한 관객들이 더 납득되는 스토리를

따라 퇴장하거나 살아남아 있기를

원하게 된 탓도 있다.


망설임이나 거침이 없다는 것이
이 영화의 성공 이유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망설임이나 거침이 없다는 것이 이 영화의

성공 이유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밸런타인의 대사에서도 나오지만

많은 사람이 보고 자란 첩보 영화에서

반복되듯이, 주인공은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들을 기발한 방법들로 빠져나가는

존재들로 그려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과감히 이 전형을 탈피해버린다.

"속편 같은 거 만들 생각 없어" 같은

대사가 튀어나온 기분이 될 정도다.


이 영화는 "현실"이므로 첩보영화들과는

다르다라며 헤리의 얼굴에 총을 쏴버리고

팀멤버들이 죽음의 장면을 아무런

제지도 하지 못하고 원거리에서 보게 되는

장면이라든가

이런 심카드 설정에서 보호를 받기 위해

발런타인과 결탁한 이들에게만 주어진

칩이 그들을 폭발시키는 방향으로

역작용해서 수많은 머리를 날려버리는

장면이 폭죽이 터지는 것 같은 비유적인

화면으로 나온다든지

개그 코드였던 납치된 스웨덴의 공주가

에그시가 지구를 구하고 나면

선사하겠다는 부분(성배 기사단 전설로

잘 해석하면 이 부분이 "성배"라고 봐야

한다는 내용이 웹을 뒤져보면 나온다)이

그대로 실현된다든가

어느 하나 전형에만 머무르지 않는

거침없는 진행은 신선함을 반복적으로

선사한다. 그럼에도 경박하게 느껴지지

않고 즐겁게 관객들이 따라가는 이유는


잘 설정되어 있는 원형적인 첩보물과

전설 스토리, 관객들의 기억과 잘 연결되는

팝송, 균형을 잃지 않게 잘 꾸며진

액션씬이 완결성 있게 잘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패러독스(Paradox)가 반복되는 것도

경제학적으로 이 영화라는 상품이 잘 팔린

이유들로 설명되고 있다.


a. 귀족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정보요원

b. 잔인하면서도 양복 입고 격식 차린 액션

c. 밑바닥 풍경이 나오면서도 고급 취향

d. 고령자의 신 들린 액션

e. 개그코드 화한 성배 전설 코드

f. 첨단 과학기술과 결합한 저속한 야심

g. 첨단 기술이 녹아 있는 고전적 무기

h. 기타


또한 이 영화에서 나왔던 양복들과

만년필, 시계, 우산, 구두, 휴대폰,

전자기기들은 고가에 웹상에 진열되어

팔리고 있다.


어쩌면 영화 속에서 칩을 심은 머리가

터져나간 사람들 부류가 살 제품들이라는

또 하나의 패러독스가 여기에 녹아 있다.


매너가 특정 집단의 행동양식이자
소유물 같은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누누이 말해주고 있다


기타 더 세세하게 나열하면 영화를 보게 될

분들의 재미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므로

이 영화의 스토리에 대해서는 더 이상

적지 않고자 한다.


그동안 영화에 대해서 "가장 대중적인 것이

가장 위대한 것이다"라는 등의 문장에

입각해서 적었던 말들이 오늘 이 영화에

도달해서는 말 그대로 이뤄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킹스맨"은 현존하는 대중의

정서가 어디에 있는가를 잘 들여다보고

이를 제대로 충족한 작품이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문장이

앞 뒤로 반복되나 이 영화는 또한

매너가 특정 집단의 행동양식이자

소유물 같은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누누이 말해주고 있다.


귀족 집안이나 부와 명예를 가진 집단의

일부여야만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편견이 시대의 코드와는 맞지 않음을

또한 거침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비록 양복을 갑옷 삼아 입고, 총을 칼처럼

사용하는 기사단 이미지 코드가 있지만

"에그시"는 힙합 스타일의 복장을 하건

양복을 입건 자신의 본질에서 크게

멀어지지 않는다.


거침없이 할 말을 하고, 망설임 없이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말하는 영화를 보고, 삶의 에너지를

다시 증폭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추천할 수 있는 영화다.


첩보영화의 코드와 안티 히어로,

R등급 무비의 잔혹성, 개그 코드,

액션씬의 참신함과 격렬함,

SF의 판타지, 가족 영화적 요소,

성배 기사단 스토리, IT 산업 이미지,


매력적인 배우들과 연기, 혼을 다해

연기하는 것이 관객들에게 어떤 것을

전달하는가 등등을 모두 한 자루에

담아 보여준 또 하나의 반론 불가 영역의

대중성을 확보한 영화이다.


줄 수 있는 별이 5섯개라면 옆에

하나 더 거침없이 그려서 달아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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