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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Oct 24. 2015

<셜록홈즈>-리메이크의 자유

자유로운 리메이크의 독창성 그리고 라이벌의 역사

셜록 홈즈 (2009)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흡수해버리기 전까지 셜록홈즈의 새 장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열었었다

Sherlock Holmes

감독: 가이 리치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레이철 맥아덤즈, 마크 스트롱

개봉: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 액션, 어드벤처 | 2009.12.23 | 12세 이상 관람가 | 128분


피라미드의 공포 (1985)

하지만 스필버그가 만들었던 프리퀄 성격의 블록버스터에서 젊은 셜록홈즈의 이미지는 이 배우가 점령한 상태로 남아 있다

Young Sherlock Holmes

감독: 배리 레빈슨

출연: 니콜라스 로우, 알란 콕스, 소피 워드, 안토니 히긴스

개봉: 영국, 미국 | 어드벤처 | 전체관람가 | 109분



라이벌의 역사

인류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었던 라이벌 간의 대결을 그린다

저자: 조셉 커민스 지음  | 송설희 옮김

출판사: 말글빛냄 펴냄 | 2009.05.11 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 소개: 알렉산도 VS 다리우스 3세에서

케네디 VS 닉슨까지, 라이벌 대결이 바꾼 세상 『라이벌의 역사』...


원작에 대한 모독을
마음껏 추구한 괘씸하면서도
나름 재미있는 영화였다


리메이크의 자유로움을

일정 한계 이상으로 밀어 붙히다보면,

원작이 추구했던 내용과는 완전히

별개인 리메이크 작을 만드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셜록홈즈는 원작이 가진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했던

느낌이 들면서도


셜록홈즈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냉철함과 진중한 매력을 상당수

덜어내어 버린 작품이자,

리메이크 작이 가질 수 있는

자유로움을 한껏 펼쳐서 결국에는

미국 블록버스터에 걸맞은 인물로

셜록홈즈를 재탄생시킨


이른바 원작에 대한 모독을

마음껏 추구한 괘씸하면서도

나름 재미있는 영화였다.


셜록홈즈는 이 영화에서

성룡처럼 싸움을 무척 잘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물론, 그 싸움의 방법이라는 것은

머리 속에서 그려낸 이미지 그대로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인데


다름 아닌 천재적인 싸움꾼의 모습이

아니라 할 수 없다.


또한 움막같이 더러운 공간에서

기거하는 게으름꾼에 되는대로 막사는

폐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소설 셜록홈즈의 진지한 팬들은

무척 화가 날 수도 있으리라.


셜록홈즈를 다룬 블록버스터 영화라면

그 당시에 떠올랐던 것은 스필버그 감독이

만들었던 피라미드의 공포라는 작품이다.


1985년도 내가 국민학교 5학년일 때

만들어져 나름 흥행했던 작품이었다.


원작이 갖고 있지 않았던 내용을

외전 형식으로 만들어내면서 오는

자유로움을 추구했던 스필버그는


셜록홈즈의 어린 시절이라는 주제에

와트슨도 이 시기에 홈즈를 만난 것으로

스토리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기존의 팬들이 갖고 있던

셜록 홈즈에 대한 이미지의 반역을

추구하지 않는 능수능란함을 보여주면서도

할리우드 산 블록버스터에 요구되는

다소 화려하고도 미스테리어스 한 내용을

잘도 보여주었는데,

마치 속편을 만들 것처럼 엔딩 크레딧 이후

쿠키영상을 흘리면서 셜록홈즈의 숙적인

모리아티 교수의 등장을 보여주었지만,

숙박을 하면서 이름을 불러달라하니 모리아티라고 이야기한다

결국에는 큰 흥행을 만들어 내지는 못한

방학용 가족 영화로 자리 매김을 하고는

사라졌었다.


2009년도에 개봉한 셜록홈즈 역시

이 피라미드의 공포와 비슷한 공식을

추구한다. 결국에는 속임수로 밝혀지지만,

불사의 존재인 것처럼 교수형을 당하고도 그는 살아난다

죽여도 죽지 않는 불사의 인간,

타인을 조종하는 공포의 최면술을 가진

신비한 능력의 미스테리어스 한 범죄자가

영국 정치판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시도를

하면서 피라미드의 공포에 나온 것과도

같은 신비의 구도를 만들어 낸다.


피라미드의 공포에서의 트릭은 환각제였고

영화에서의 트릭은 매수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영화의 초반부부터 나왔다는 것이

다르기는 하지만, 숙적 모리아티 교수의

등장을 다시 그려낸다.


셜록홈즈가 몹시 흠모해마지 않았다는

여자를 등장시키면서 말이다.

이 영화에서의 모리아티는 여자를 위압해서 부리는 야비한 존재로 그려진다

머리는 비슷하지만 술수는 홈즈보다

뛰어나다는 모리아티의 그림자는

셜록홈즈를 단편에 출연시킬 때

감독들이 빼놓지 않으려고 하는

부분인  듯하다.


발자크라는 소설가는 소설 쓸 때마다

주인공에 대칭되는 호적수의 존재를

빼놓지 않았다고 하며,


이를 소설의 기본적인 요소로

보았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러한 구도는 오늘날에도 극화에서

쉽게 버려지지 않는 요소인 것이다.


셜록홈즈를 돋보이게 만드는 하나의 요소.

또는 셜록홈즈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되며, 다른 의미로는 셜록홈즈 같은

사람이 범죄자가 되었을 때의 가정이라

할 수도 있겠다. 이것이 흥미를 끈다.


정의와 불의의  대결이라기보다는
어떤 상황에서도 투쟁했을
인물들이라는
설정으로 그려지고 있다


라이벌의 역사라는 책을 읽다 보면,

선과 악의 구도로 라이벌을

대칭시키기 보다는


본능적인 경쟁심의 발로,

서로 같은 면을 보고 같은 자질을 갖고

승부하였으나 결과적으로는 승패가

가려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가진

라이벌들 간의 역사적인 경쟁 스토리를

읽을 수 있다.


정의와 불의의  대결이라기보다는

어떤 상황에서도 투쟁했을 인물들이라는

설정으로 그려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

알렉산더와 다리우스 3세, 케네디와 닉슨,

장개석과 모택동의 스토리가

매우 재미있게 읽혔는데,


그 이유는 이 대칭되는 짝들은

정의와 불의, 음과 양, 올바름과 부정,

선과 악으로 분류될 수 있기 보다는


같은 성향의 강력한 힘과

나름 매력을 가진 두 상대의 의지의

대결에 수많은 협력자들을 소모하고

희생자들을 만들면서 장기간

박빙으로 싸우다가 결국에야

승부의 결론이 난, 손에 땀을 쥐는

스타일의 이야기들이었기 때문이다.


승자의 역사가 더 화려하게
포장되어 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장개석은 민주진영이고 모택동은

공산진영이 아니었는가?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서프라이즈 같은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다루듯이, 실상 중국과 대만의 국모는

각각, 한집안의 두 딸인 송경령(손문의

아내였다가 손문 사후, 혁명가로 공산당을

지지하여 국민당을 본토에서 몰아낸다)

과 송미령(장개석의 아내 중 한 명)이라는

스토리가 더 설득력 있는 정치 역사가

되어 있다. 막후 실력자는 이 두 자매였는지도 모른다.

이 두자매를 그린 영화도 있다

부패와 향락적인 면에서는

장개석의 국민당이 더 심했었고

이 때문에 그들은 본토의 민중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물러나 섬으로

가야 했다.


추수철에 본 새들을 죽이라는

모택동의 말 한마디에 새들이 박멸되어

해충들이 논밭에 자라나 농사를 망치고

오랜 기간 인민들이 기아에 시달렸었다는

일화와 문화 대혁명의 엄청난 피의 숙청을

떠올려보자면,


과연 두 사람을 선과 악이나

자유진영과 공산진영 두 가지로

갈라서 평가 가능한지는 미지수이다.


영웅적인 지도자들 아래에서 실상

민중들의 삶은 오히려 더 비참했었다.


그러나 중국과 대만에서는 아직도

이 두 사람들이 오랜 세뇌를 통해

각각의 나라를 일으켜 세운

영웅으로 미화되어 있다.


(물론, 일본을 향해서는 공동전선을

구축해서 싸웠지만 국민당이 견제했던

적은 오히려 일본군보다는 공산당이었다.

이 때문인지, 대만인들은 친일적이다.)


케네디와 닉슨은 외모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그려준 대표적

일화가 되어 있고,


골프와 여자에 빠져 살았던

케네디와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더 청렴하고 능력 있었지만 정치적

스캔들을 만들어내며 부패했던 닉슨


그리고 다리우스와 알렉산더는

각각 다른 민족의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싸웠던 사람들이어서

서로의 명분에는 모자람이 없었다.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는

로마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투쟁했던 사람들일 뿐이었다.


다만, 승자의 역사가 더 화려하게

포장되어 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물론, 셜록홈즈에서는 동전의

앞 뒷면이 다르다는 것만큼은

분명히 나온다.


앞 면이 정의의 셜록이라면

뒷 면이 불의의 모리아티이다.



라이벌 구도 따위에는
흥미가 가지 않는 관객이 당신이라면 봐도 별 감흥이 없으리라는
내용을 첨가한다


셜록홈즈라는 영화가 내게 준 재미도

다름 아닌 그러한 요소가 스토리에

녹아 있었기 때문에 나온 것이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원작을 경쟁상대라도

삼은 듯이 무참하게 소설 속의

셜록홈즈의 이미지를 토막 내었고,


와트슨을 보다 매력적인 주인공으로

각색했기에 이 영화는 왜 셜록홈즈 같은

능력의 소유자가 답답한 실험실 속의

연구원처럼 비활동적이고 메마르게

묘사되었어야만 했는데?라는 질문을 달고

원작을 공격하는 듯한 양태마저 풍긴다.


모리아티는 사건 해결의 타이밍에

결국은 자기 이익 하나는 제대로

챙겨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셜록홈즈의 영화 속 상대 범죄자의

모든 술수와 속임수가 벗겨지고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단 한 수의 차이, 조금 다른 삶에의

지향이 빗어내는 라이벌의 모습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의 관심을 끌어내는)데

많은 공헌을 하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동했을

관객들은 대부분의 면에서 다르게 변형된

셜록홈즈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으면서,

다름 아닌 라이벌의 존재감이라는

요소를 백그라운드에 깐 것에

계속 끌려들어간 사람들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라이벌 구도 따위에는

별 흥미가 가지 않는 관객이 당신이라면

봐도 별 감흥이 없으리라는 내용을

첨가한다.


이 영화는 그 본능을 자극하려고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셜록홈즈로

만든 장기간 인기를 끈 영국의 드라마는

모리아티와 셜록홈즈와의 대결뿐 아니라


수많은 요소들을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

하는데 배치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 때문인지, 셜록홈즈를 아이콘 화하는데

더 성공한 것은 베네딕트 컴버배치이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아니다. 지금은.

결국 TV 드라마가 영화의 이미지를 전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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