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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ug 10. 2024

레벨문 파트 1과 2/감독판, 돌려 보기

욕먹은 부분이 생겼던 이유를 변명하기 위한 감독판의 절규를 듣고 보다

(포스터 출처: Business Daily)


소리 소문 없이 나타난 "잭 스나이더 감독"의 "레벨 문 파트 1, 2"의 "감독판"을 발견하자마자 그의 빠돌이인 나는 그저 찾아서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스티스 리그 감독판"이 준 효과다.


그가 연출하거나 참여한 작품 중에 신랄하게 욕을 했던 작품은 "써커 펀치" 정도다. 그 외의 작품은 어떤 방법으로든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서 마치 그의 언론 경호실 직원이라도 된 것처럼 썼었다.


"죠스 웨던"이 갑자기 투입돼서 만든 "저스티스 리그_돈 오브 저스티스"의 경우는 비주얼적인 면에서 나쁘지 않았는데 뭔가 "잭 스나이더"가 만든 부분과의 조화가 안되어서 잘 안되었다고 했었다.


(출처: The Direct)

"워너 브로스"가 망해서 "디스커버리 채널"에 팔리기 직전 "잭 스나이더"가 MCU의 "어벤저스"같은 DCEU의 "저스티스 리그"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중책을 맡고 진행했다가 "배댓슈"가 망하고 "돈옵저"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의 딸이 자살하면서 비운 자리를 "어벤저스 1~2편"의 감독이었던 "죠스 웨던"에게 맡겼던 것은 당시 거대 히어로물에 필요한 문맥이란 요소를 잘 모르는 경영진의 실책이었다.


(출처: Quora)


운이 좋고도 치밀하게 만들어진 각 히어로의 독립영화(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앤트맨)와 이 영화 속의 매력적인 당시의 조연급 히어로와 중량급 빌런(로키, 울트론, 타노스)을 통해서 MCU의 이 캐릭터들의 매력이 모여서 말 그대로 재미란 효용의 극대화를 이룬 핵심을 잘 몰랐다.


원래 DC코믹스가 글로벌에선 더 유명했고 더 알려졌으며, 원래의 전통적인 팬에게 어필할 수준으로 여러 캐릭터를 급조해서 밀어붙이면 바로 "어벤저스 시리즈'급의 흥행이 가능하다 오판한 것이다.


이 같은 오판이 내려진 가운데서도 "잭 스나이더"는 그래도 "저스티스 리그"를 내건 2편의 작품에서 어떻게든 유사 수준의 흥행을 이뤄내기 위해서 가진 능력 이상을 다했던 것 같았다. 그것이 그가 경질된 이후의 그의 웹상의 댓글과 조회 수 조작에 의해서 만들어진 그의 "감독판"이 나오도록 만들었다.


1~2시간가량 그가 공들여 찍었던 부분을 연결해서 보니 "저스티스 리그"의 HBO 감독판의 수준은 "죠스 웨던" 버전에 비해서 비교도 안될 정도로 훌륭했다.


(출처: Britich GQ)


다만, 그 맥락은 마치 일제 강점기 조선의 역사처럼 당시에 무너지고 망가져 버렸기 때문에, 이후에 "아쿠아맨"과 "원더우먼"이 준수한 흥행 성적을 내고, "블랙아담"도 괜찮은 흥행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DCEU를 존속시키지 못했다. "디스커버리" 체제하의 회심의 역작 "플래시"도 평타가 났다.


이제 "잭"이 만든 DCEU의 문맥은 더이상 "저스티스 리그"를 만들어낼 수 있을만큼 유효하지 않다.



"레벨 문 파트 1과 2"는 "넷플릭스"에서 선보이자마자 신랄하게 여러 유튜버의 공격대상이 되어 너덜너덜해졌었다. 당시 "애플 TV"에서 엄청난 스케일의 투자로 만들어져서 나온 "파운데이션" 등의 픽션과 논픽션 SF물의 수준과 비교해서 비주얼적인 면을 제외하고는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의 전매특허로 여겨지는 "슬로 모션 액션"이 너무 많이 남발되어서 짜증 나고 지겨우며, "스타워즈"와 "황야의 7인"의 원작인 "7인의 사무라이"를 원작 스토리로 했다는 스토리는 너무 단선적이고 얄팍했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였다. 물론, 그 와중에도 잭의 빠돌이인 나는 칭찬할 것을 찾았었다.


그 흥행이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편인 "레벨 문 파트 3"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 전작의 흥행이 어떠했든 간에 이 최종장에서 자신의 재능을 불태우리란 기대가 있었다.


(출처: movieweb, Instagram)


예상과는 다르게 감독판의 파트 1과 2가 먼저 나온 것에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자면 "넷플릭스"의 엄격한 편집 요청에 잘라낸 부분에 자신의 장기가 들어 있었는데, 이걸 보여주지 못했다는 '억울함'이 또 감독판을 보여줘야만 한다는 협의의 장으로 그를 이끌었던 모양이다.


기대했던 것보다 "레벨 문"의 "넷플릭스" 가입자 유도 효과가 크지 않았던 내부 레코드도 있었으리란 추정이 들고, 계산상 "잭"의 감독판은 언제나 편집된 작품보다 더 가치가 높고 흥행도 더 잘되었다란 내부 통계 자료가 있었으리란 생각이 든다.



각각 1시간가량이 늘어났고, 이전 버전이 PG-13 등급이었는데 감독판은 R등급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그전의 영화에 비해서 더 잔인한 장면과 이른바 음란한 장면(성적 묘사, 나체, 성행위 등)이 더 많이 나오는 자극적인 작품이라는 이야기고 서사를 더 늘려서 설명을 보충하겠다는 것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감독판이 나온 상황에서 각각 1시간씩 더 늘어난 내용을 보기 위해서 내가 택한 방법은 노트북으로 보면서 배속을 2배로 늘리고 기억이 나는 이미 봤었던 부분이면서 변경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부분을 과감히 뛰어넘고 변경된 부분을 찾아 2시간 이내로 시청 시간을 줄이는 것이었다.


이 작품에서 빌런이 왠지 모르게 술에 술탄 듯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모든 협의나 회유가 다 거짓말이고 오로지 자기 이익만을 위해서 약속한 것을 모두 파기하고 쉽게 생명체나 행성 전체를 파괴하는 사이코 패스적인 존재로 그려낸 것이다. 왕족을 살해한 섭정왕과 그의 수하의 잔인성이 더 강조된다.


마을을 그러한 적과 맞붙어 싸우는 정의가 넘치는 무대로 다시 재조명하고, 각각의 슬로 모션 액션이 나오는 지점까지 가는 데 있어 서사가 좀 더 덧붙는 동시에 "코라"와 더불어 그의 남자 2명의 성적인 매력이 강조되고, 머리와 몸통, 팔다리가 잘리는 고어물 같은 장면이 수시로 나와 자극성을 높였다.


또한 유일한 인공지능 로봇 전사인 "제임스(애칭 지미)"의 긍정적인 면모가 더 강화되고 마을의 정보를 관측해서 제국에 넘기는 염탐하는 종족을 처단하고 마을의 제국군이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몰살된 정보를 숨기고, 망가져 있던 "코라"가 탈출용으로 사용했던 셔틀을 고치는 능력을 발휘하고도 이를 굳이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 편집판에서 나왔던 압도적인 무력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장치로 나왔다.


(출처: Premiere)

8월 2일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이 작품을 이후에라도 찾아볼 사람이 "레벨 문 파트 3"이 나올 때까지 점차적으로 더 늘어나리란 예상을 해본다. 그전의 작품이 순한 맛이었다면 적어도 새롭게 복구되어서 나온 부분은 아주 매운맛이다.


물론 제작사나 배급사 유통사 측의 편집 요청이 종종 감독의 단점을 제거하고 흥행성이 더 높은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살면서 그것을 경험했던 적이 종종 있었다.


"시네마 천국"의 경우 미국계 배급사의 편집본을 어린 시절에 봤던 나를 포함한 많은 관객이 이 작품을 인생 작품으로 꼽고 있는데, 이후에 개봉된 감독판에선 그만큼의 작품으로 보긴 어려워졌었다.


구구절절한 후일담이 나오고 첫사랑의 기억만으로 끝나면 좋았을 내용이 나이 들어버린 엇갈린 첫사랑과 다시 조우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결락된 스토리에 대한 이해는 더 높아졌지만 감동이 줄었다.


(출처: Collider)


"오드리 토투"의 출세작인 "아멜리에"도 한국에 첫 개봉했던 버전은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상업성이 강화되고 영상미와 재치가 넘치는 부분에 중심을 두고 편집된 것으로 이후 재개봉 버전을 봤을 때 느낀 답답함이 없어서 더 흥행했을 거란 심증을 내게 남겨주었다.


"소피 마르소"가 출연했던 프랑스 영화 "유 콜 잇 러브"도 배급사 편집본이 감독판보다 더 좋은 반응을 낳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원작이 갖고 있었던 너무 넘치는 디테일이 덜어진데 매력이 있었다.


(출처: Amazon U.K.) *영화는 사라졌지만 음악은 살아남았다


누군가에게 이 "레벨 문 파트 1, 2"의 감독판은 어쩌면 위에서 내가 경험한 것과도 같은 사족이 생겨버린 느낌을 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겹더라도 한번 더 이야기하자면 "잭"의 빠돌이인 나는 좋았다.


이전 편집 버전이 왠지 싱거워서 좀 불만족스러웠던 시청자에겐 더 맛난 양념이 뿌려진 작품이다. 정신 건강에는 살짝 악영향이 있더라도 새로운 부분만 찾아내서 본다면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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