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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ug 18. 2024

분노의 질주/더얼티메이트&라이드오어다이, 돌려 보기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즐거움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를 보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계속 안 보다가 보게 된 것은 아들 때문이었다고 여러 차례 썼었다. 난 특별히 영화판에 유명세가 있는 이가 아니라 광고글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끔 있었지만 후회했다.


아무리 잘 써도 그건 초중고를 다닐 때 반공이나 백일장 수준의 주제문이 주어지고 나라 사랑이나 박애, 인류애, 가족애, 효도 등등의 이념을 제대로 머리나 가슴속에 들어 있는 것도 없는 채 쓴 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글이나 말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의식적으로 내가 광고해야만 하는 작품에 대해서 내가 본 잘 팔리지 않을 부분을 내가 알아서 검열하게 되고 좋은 내용 밖에는 쓰거나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심지어 아주 좋은 작품이라도 제대로 기쁜 마음에 극찬할 수조차 없다. 의식 반, 무의식 반으로 보는 이가 믿지 않을 장점조차 편집하게 된다.


물론, 그런 목적으로 쓴 글 중에도 드물게 제대로 쓰이는 글이나 영상이 나오기 마련이고, 그런 광고성의 글이나 영상을 보지 않았다면 정말로 보지 않았을 경우 후회했을 작품을 보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글을 써서 제대로 유명세 같은 것을 타본 적이 없는 상태로 그저 취미로 25년 가까이 오랜 시간 영화 감상문과 리뷰를 써온 이다 보니, 프로페셔널한 광고문은 내가 파는 제품/서비스에 한정된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 거의 가감 없는 솔직한 느낌을 제대로 써내리는 것이 글을 쓰는 목적이고 보는 이가 물질적인 이익 하나 없이 본 나란 이의 글에서 공감하는 바가 있다면 건져가고 없거나 기분이 상했다면 그저 스쳐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매번 얻어갈 것이 있는 글을 쓰는 것은 힘들고 매번 모든 글에서 얻어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모든 작품이 다 건져갈 게 있는 것이 아니고 건질 게 있도록 만들어도 모른 체 보거나 보고 나서 까먹거나 그 작품을 이해할만한 소양을 갖춘 이가 아닌 경우 제대로 이해조차 할 수 없기도 한다.


그런 조합 속에서 계속 골라서 계속 보고서 느끼는 바가 있는 오랜 시간 만들어져 온 작품이나 시리즈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인생에 있어서 행운인가? 상업성이 있었기에 의미도 깃들여진 작품이 되면서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보게 되면, 설사 그 시작이 형편없고 조악했더라도 이젠 인정하게 된다.



내가 스스로 다시 보기 시작했다기보다는 아들의 강권에 의해서 최근에 봤던 "분노의 질주:도쿄 드리프트"가 1~2편도 기억을 되살려 다시 보게끔 만들고 3,4,5,6,7,8, "홉스 앤 쇼"를 넘어서 오늘은 드디어 최신편인 "더 얼티메이트"와 "라이드 오어 다이"에 이르도록 만들었다.



(출처: kigosoft)

"홉스 앤 쇼"의 엄청난 흥행 성적을 받아본 뒤에 만들어진 9편은 일단 강렬한 인상을 전달한 "홉스"와 "쇼"를 9편의 팀에서는 빼냈다. 8편 "더 익스트림"에서 확실한 티켓 파워를 발휘한 빌런 연기가 인정받아 "샤를리즈 테론"은 투명 독방에 갇혀 악당에게 컨설팅을 해주는 존재로 나왔다.


"사이퍼"는 잔인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능력과 매력을 철저하게 발휘해서 주변의 존재를 자신의 영향력 아래로, 그에게 노출되는 충분한 시간만 있다면, 유혹할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출처: CBR)


"아토믹 블론드"와 "매드맥스 4:분노의 도로" 그리고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뛰어난 수준의 에너지와 카리스마, 연기력과 결합된 강력한 이미지를 보면 "롱샷"이란 코미디 영화에서의 허당미 넘치고 결점 투성이처럼 보이며, 욕망에 약한 여자 대통령을 연기했던 2019년의 이미지는 신기루 같다.


(출처: 좌/Screen Rant, 우/TheWrap)


여기에서 둘의 아버지가 자동차 레이싱에서 폭발 사고로 죽은 뒤에 "돔(빈 디젤)=도미닉 토레도"의 집 나간 동생으로 나오는 "제이콥 토레도"가 "사이퍼"의 범죄 컨설팅을 받아 메인 빌런인 독재국가의 황태자격인 인물 "오토"의 지시하에 "돔"의 팀을 모두 위험에 빠뜨린다.


이 작품의 묘미는 이전 시리즈에서 나왔던 내용에서 연결고리를 찾아 흥미로움을 이끄는 이야기를 다시 새로운 편에 잘 갖다 붙이고 있는 것이다. "도쿄 드리프트"에서는 죽은 것으로 나왔고 시간 순서상 그것은 "쇼"가 "한"을 "돔"의 패밀리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죽인 것으로 "7편, 더 세븐"에서 나왔다.


많은 관객이 억지스럽다고 지적을 했었을 내용이 이 "9편"에서 "노바디"가 "돔"의 패밀리를 자기 수하로 써먹기 위해서 죽음으로 위장하고 신분을 숨긴 것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차 안에서 죽은 것으로 나온 이가 스턴트맨으로 사실 안 죽었는데 죽은 척했던 것이거나 다른 이가 죽은 것이다.


"래티"와 "미아"가 찾아가 마침 찾아온 적과 싸우는 과정에서 "엘(사와이 안나)"의 도움으로 간신히 버티다 적과 함께 건물 밖으로 뛰어내렸을 때 멀리서 저격총으로 적을 격퇴한 것이 "한"으로 매우 극적인 방식과 모습으로 나타났다.


(출처: The Fast and Furious Wiki)


"돔"이나 "래티", "쇼", "홉스", "로만", "테즈 등과 비교해서 치고받는 완력면에서 "한"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으로 나온다. 이 같은 면모를 저격총으로 적을 격퇴하는 씬에서 보강한 듯했다.


시간상으로 "도쿄 드리프트"가 "더 세븐" 전에 벌어진 타임 라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배우들은 그 이후 현실의 시간은 2006년에서 2021년까지 16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젊은 척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있었다.


당시의 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고등학생 "숀 보스웰"역의 "루카스 블랙"은 살이 많이 빠지고 평범한 외모를 지니고 오타쿠 마냥 차량을 기괴한 방식으로 튜닝하는 것에 몰입하는 이로 나타났다.


(출처: 좌/Fast and Furious Wiki, 우/Looper)


심정적으로는 좀 더 아들 녀석의 연배나 처한 상황(공부보다는 레이싱 같은 다른 일에 더 관심이 큰)에 가까운 인물이라 마음이 갔겠지만, 나이를 먹고 예전에 있었던 매력을 잃어버린 배우가 되는 것은 종종 생기는 일이니 이것을 구구절절 설명해 줄 필요는 없었다.


만약 그때 이후의 시리즈에서도 "성 강"처럼 조금씩 나올 수 있을만한 기회가 있었다면 나름의 카리스마도 유지하고 "폴 워커"같은 이가 부재하게 될 경우 포지션을 메우는 존재가 될 수도 있었을 터인데 아쉬운 근황이었다. 배역의 비중도 "도쿄 드리프트"를 본 팬에 대한 서비스 수준 정도였다.


단연 이 영화 속에서 비중 높게 등장한 악역은 "존 시나"의 "제이콥 토레스"였고 구구절절이 나오는 레이싱에 벌어진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형제의 반목과 오해의 해소, 다시 한편이 되는 스토리는 일사천리로 후반부에 진행된다.



(출처: Reddit)

"사이퍼"의 계략과 지휘 능력, 새로운 드론 등의 기기를 다루는 능력 등은 꽤 압도적이기는 하나 결국 마지막에는 뒤집혀서 미끄러지며 가파른 내리막을 떨어져 내리는 대형 트럭을 조작해서 가까이 다가온 "드론"을 잡는 현란한 "돔"의 능력에 의해서 종결을 맞게 된다.


차량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금속이라면 조금만 출력을 높여도 바로 갖다 붙이도록 만든 대형 자성체가 이 작품을 재미있게 보도록 만드는 커다란 액션 장치다. 도로에서 이와 더불어 싸우는 씬이 긴장감과 아슬아슬함을 가져오고, 계속적으로 커지는 액션 스케일과는 달리 좀 더 자동차에 집중하게 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자동차 키를 마치 "폴 워커"에게 주듯이 "돔"이 "제이콥"에게 주는 씬은 현실에선 불의 사고로 죽었지만 영화 속에선 살아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 설정상 "브라이언"역의 "폴 워커"가 아직 살아 있는 것으로 나오는 씬을 앞 서서 그럴 듯하게 만들고, 끝에 패밀리가 모이는 장소에 그의 차가 등장할 정도로 그는 마치 “죽은 공명 산 중달을 이기는 것처럼” 시리즈에 아직도 존재감을 크게 남긴다.


이 시리즈물의 계속적인 성공에 "폴 워커"의 공헌도가 높고, 그의 고정팬의 비중이 꽤 크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라이드 오어 다이"는 "돔"의 카리스마와 맞붙어 싸울 존재로서 최근까지 "아쿠아맨"으로써 실없는 농담을 즐겨하는 히어로 "제이슨 모모아"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의 빌런으로서의 능력을 영화 속 세계관의 최강으로 묘사하기 위해서 두 가지 장치를 보여줬다.


첫 번째는 "아버지"인 "헤르난 레예즈"의 재산과 조직을 망가뜨린 "돔" 패밀리에 복수코자 하는 "단테 레예즈"로 복수코자 하는 의지와 능력의 집중도가 매우 높다.


(출처: comicbook.com)


맨 첫 장면에서 "4편, 언리미티드"에서 브라질 마피아 두목 "헤르난 레예즈"가 자신과 결탁한 경찰서의 금고에 자신의 돈을 모두 넣어서 보관할 때 자신의 아들인 "단테 레예즈"와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장면이 나오고 이후 금고를 머슬카 2대에 붙잡아 벽을 뚫고 가져갈 때 추격자 중 하나로 나온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돔"에 의해서 제압당하고 돈을 모두 잃었으며, "홉스"의 총에 맞아 숨이 끊긴 것을 알고 있게 되고, 자신 또한 "돔"이 머슬카에 달고 휘두른 금고에 맞아 차가 교각 밖으로 튕겨져 나가 강물에 떨어졌지만 살아남은 "단테"는 "돔"과 그를 둘러싼 모든 이에게 복수를 한다.


두 번째는 "단테"가 나타나기 전까지 실상 "분노의 질주 시리즈" 중에 가장 사악하고 출중한 능력을 가진 "사이퍼"가 만신창이가 되어 죽음의 복수를 당할 것을 무릅쓰고 "돔"의 집으로 찾아와 자신보다 사악하고 치명적인 적이 "단테"임을 자신이 당한 내용과 평가로 설명해서 알려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치밀한 "사이퍼"의 기지를 단독으로 쳐들어와서 그의 부하 모두의 신상을 캐어 인질로 잡아 약점으로 삼고, 유일하게 친인척이나 친구, 연인 등의 관계가 없는 한 명의 부하를 현장에서 죽인 뒤에 조직을 접수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며, 남아 있는 그의 부하에게 "사이퍼"를 죽이게 한다.


여기에서 "사이퍼"의 매사 조심하는 치밀한 성격을 하나 더 알게 되는데 총의 원격 잠금장치를 "사이퍼"가 갖고서 이를 작동하여 잠시간은 부하들이 자기에게 총을 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엄청나고도 위험해 보이는 액션씬이 엘리베이터 추락씬과 더불어 나온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사이퍼"라는 사이코 패스인 적이 이전 시리즈에서 역시 사이코 패스급이 분명한 "오웬 쇼와 데카드 쇼" 형제가 같은 편이 된 것처럼 "돔"의 편이 되는데 믿을 수 없는 적도 어쩔 방법이 없어 같은 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상황은 긴급하게 흘러간다.


(출처: Den of Geek, 살아남아 같은 편이 되거나 죽거나)


이 과정에서 "로만"과 "테즈", "한", "메간"이 "단테"의 농간에 속아 "로마"로 가서 중성자 폭탄을 훔쳐 바티칸을 본의 아니게 테러하게 되어 벌어지는 절체절명의 폭탄공 도로 굴림씬은 박진감 넘친다.


그 이후에 "단테"가 의도했던 대로 "돔" 패밀리는 테러범으로 쫓기게 되고, "미스터 노바디"가 행방불명이 된 이후에 조직을 장악한 "에임스(배우인 "앨런 리치슨"은 예전 드라마 "스몰빌"에서 "아쿠아맨"역을 연기)"와 일면 대립하면서 아버지처럼 "돔" 패밀리를 돕는 그의 딸 "리틀 노바디"를 "MCU"의 강력한 히로인 "캡틴 마블"을 연기했던 "브리 라슨"이 맡았다.


어쩌다 보니 "DCEU"의 "아쿠아맨"과 "스몰빌"의 "아쿠아맨"이 "MCU"의 "캡틴마블"과 대립하고 싸우는 내용이 나오는 알고 보면 재미있는 구도가 작품 내에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리틀 노바디"의 완력은 그렇게 강력하게는 나오지 않고, "단테"의 요란한 제스처에 맞춰서 헬기로부터 저격당한다.


이 모든 과정이 정리되어 가면서 처음엔 정체가 명확해 보이지 않았던 적인 "단테"의 정체가 자기 스스로 알리면서 밝혀지고, "사이퍼"가 같은 편이 되어 극지방의 교도소에 잡힌 "레티"를 구해서 빠져나오면서 죽은 줄 알았던 "지젤("원더우먼"의 "갤 가돗")"이 잠수함을 타고 나타나서 구조한다.


"갤 가돗"이 연기한 "지젤"의 재등장과 이후의 쿠키 영상에서 "DCEU"에서 "블랙아담"을 연기했던 "드웨인 존스"의 "홉스"가 나타나 "단테"로부터 아버지를 쏴 죽인 복수를 하겠다는 말을 듣고선 한번 붙어보잔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와서 "아쿠아맨"과 "원더우먼", "블랙아담", "캡틴마블"이다음 편에 모두 등장하는 상황이 되어서 그 작품의 무게감이 어떨지에 대한 궁금함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DCEU의 "피스메이커"로 출연한 "존 시나"가 "쟈콥 토레스"였지만......)


(출처: 좌/Sportskeeda,  중/Paul Shirei-Substack, 우/Business Insider)


물론, 쿠키 영상 이전의 상황은 사실 긴장도나 위급성이 기대보다 높지 않아 보여서 굳이 설명하는 것이 왠지 꺼림칙하다. 나는 이 작품을 즐겁게 보고 좋아하지만 실제로 9편과 10편의 흥행 성적은 안타깝게도 "더 세븐", "더 익스트림", "홉스 앤 쇼" 그리고 전작인 "더 얼티메이트"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제 시리즈의 생명력이 드디어 다했다는 신호가 왔다는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너무 인물들이 많이 늘었고, 죽었던 인물이 흥행을 높이기 위해 다시 살아 돌아왔으며, 적이 다시 같은 편이 되는 내용이 너무 많이 반복되어 나왔다.


그리고 이제 10편 이상의 작품이 나오게 되면서 기억을 유지하면서 볼 관객의 숫자도 줄어들게 된 것 같다. 신나게 때려 부수는 무뇌액션을 지향했지만 그조차도 너무 길어지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례 같다.


히어로물의 배우들을 대거 기용한 상태("갤 가돗"은 "원더우먼"으로 유명해지기 전에 픽업)에서도 이제 다음 편(라이드 오어 다이 파트 2)이 중심 스토리의 마지막 작품이 될 것으로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어찌 알겠는가? 다음편의 흥행 성적이 매우 좋게 나온다면 외전 형식으로 만들어질 그다음 편에 실리는 투자비도 커지게 될 것이고, 그 흥행도 좋다면 시리즈를 닫아버리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리부트로 배우진을 다 물갈이해서 젊은 시리즈물로 다시 만들지도 모르겠다.


이 시리즈는 주로 남자애들인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가 차를 주제로 한 액션 영화를 좋아하고 즐기는 이상 쉽게 사라지기에는 어려운 프랜차이즈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폴 워커"가 빠진 빈자리만큼 표가 비는 것 같은 현상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라서 제작사 입장에선 결정이 필요하겠지만.

(출처: Z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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