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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ug 03. 2024

데드풀과 울버린, 돌려 보기

울버린을 부활시켜서 팀업 하기 위한 데드풀의 눈물겨운 분투기

(사진 출처: IGN)


스토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로건"을 포함한 "엑스맨 시리즈"와 "MCU 시리즈", "어벤저스 시리즈"를 일부 알고 있으면 재미가 훨씬 더 배가 될 것이다. "디즈니"가 "IP"제국의 위용을 과시했다.


(출처: Quora)

더불어 일정 이상의 연령대가 본 "블레이드"와 "일렉트라"에 대한 기억, 한국 관객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 될 수 있겠지만 상기에 언급된 모든 영화 시리즈와 연관성이 있는"코믹스"도 재미를 높인다.


국내에서의 흥행 성적과 평가는 그 때문인 건지 호불호가 커지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데드풀 시리즈" 역사상의 최고 흥행이자. "R등급"의 잔인한 "히어로물"로서도 최고 수준이다.


1편과 2편에 대한 리뷰를 적었을 때 가진 관점은 당시 기존의 "DCEU"와 "MCU" 시리즈물이 갖고 있는 허위를 부각하면서 희화화시키고 후련하게 관객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며 얻은 독창성에 있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1과 2편이 만들어지면서 확실하게 매편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에 극찬이 연속되었고, 저예산에 고흥행이 반복되고 있는 과정에서 "폭스"의 "IP"영화로써 진지한 "엑스맨 리부트 시리즈"보다도 더 흥행했기 때문에 3편에 대한 기대감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디즈니"가 "폭스"에 남아 있던 MCU의 재료로 사용 가능한 "IP"를 사들이면서 "데드풀"은 거대한 자본과 더불어 거대한 캐릭터 그물망으로부터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성공한 드라마 "로키 1과 2 시즌"의 TVA 스토리가 뼈대를 이루는 극화다.



그런 면에서 첫 장면은 예상을 넘어서는 장면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잠시잠깐 전편에서 언급되었던 "울버린(휴 잭맨)"이 등장할 것을 기정사실화해서 기다리면서 고대해 왔던 관객에게 첫 장면은 약간 부자연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면서도 기대 이상의 스토리와 영상과 마주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부자연스러움은 멀티버스의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엑스맨 리부트물" 중의 "로간"에서 죽은 것으로 나오는 "휴 잭맨"의 "울버린" 무덤을 파헤쳐 유골을 파낸 뒤에 뼈를 무기로 써서 싸우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R등급"이라 가능한 것이다. 여기에 진입장벽이 높아서 신작을 보기가 어렵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관객에겐 또 다른 불만거리였을 드라마 "로키 2개 시즌"에 등장했던 TVA가 등장한다.


(출처: CBR)


이 작품을 보면서 웃음을 터뜨리고 중첩된 캐릭터의 나열과 패러디를 가장한 코미디, 제4의 벽으로 주인공이 관객에게 직접 이야기를 거는 방식 등에 호감을 가졌던 관객 중 일부는 어안이 벙벙하다.


"멀티버스 사가"에서 종종 나타나는 "클리셰"에 가까운 여러 "울버린 캐릭터"와 "데드풀 캐릭터" 등장을 차용한 것은 이 시리즈물이 이제부턴 다른 히어로물 시리즈를 까기 어렵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로 다시 예전의 영광과 흥행 찾기를 시도하고 있는 "디즈니"의 노력은 "데드풀"을 통해서 적잖이 색다른 영상과 스토리, 높은 흥행 성적 달성 등의 올바른 길을 전 세계에서 걷고 있다.


하지만, 최소한 한국에서는 그 같은 좋은 반응과 더불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기는 살짝 어려워 보인다. 군데군데 정통 "코믹스의 팬"이 좋아할 만한 장치가 많이 깔려 있는데, 한국은 그런 팬이 많지 않아서다.


원래 "코믹스"에서 노란색 코스튬을 입고 있는 키 작은 캐릭터였던 "울버린"을 "큰 키와 압도적인 근육으로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휴 잭맨"이 영화 속에서 바꿔 놓았기에 그것만 보고 자라온 대다수 한국 관객의 입장에서 코믹스에서 기반한 유머나 오마쥬 등이 잘 포착될 리가 없다.


일본 관객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라이언 레이놀즈"가 "혼다 오디세이"를 팔기 위해 노력하다가 차 설명을 하는 중에는 "기아 카니발"과 비교해서 크게 좋을 것도 없다는 실언을 하기도 하지만 "보이드" 내에서 접전이 벌어질 때 "데드풀" 일행이 타고 다닌 차는 내내 "오디세이"였고, 성능도 광고됐다.


(출처: Rabbit)

그런데 후반부에 "울버린"과 "데드풀"이 떨어져 내리면서 망가진 차량이 한국 차량으로 나왔던 디테일을 잠깐 기억해 내자면 약간 열받아서 보기 싫어질 수가 있다.



히어로물의 올드팬인 나 같은 관객에게 준 선물은 "블레이드"의 "웨슬리 스나입스"와 "일렉트라"의 "제니퍼 가너"의 등장이다. 이 둘의 외양과 액션이 예전보다 더 높은 매력도를 보여준 바가 있었다.


"갬빗"을 연기한 "채닝 테이텀"은 가진 하드웨어적인 매력도에 비해서 그만큼의 스타성은 발휘하지 못하는 그를 아쉬운 눈으로 다시금 바라보게 한다.


(출처: Deviant Art)

그런데 작품 자체도 이런 방식으로 "패러디와 코미디 영화" 장르에 맞는 나열식으로 스토리와 장면을 늘어놓아 온 시리즈의 성격상 다른 히어로물과 같이 치밀한 기승전결을 기획하기엔 어려움이 보인다.



전체적으로 다 볼 때까지 이런저런 짚어볼 부분이 보고 있는 중에는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짜임새 있고, 장치가 많이 들어가서 밀도 높은 구성이 나름 되어 있는 작품이었다.


다음 편에서도 "휴 잭맨"의 활약이 있을 것 같은 암시가 있고, 팀업 멤버가 살아남아 등장할 것이란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이 이단아적인 작품이 돌아온 탕자로 변해서 올린 흥행 성적이 다음 편에 투자될 자본과 인력의 질과 양을 결정해 줄 것일 텐데, 한국을 제외한 흥행 성적이 괜찮다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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