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의 여름의 더위를 잊게 만들어준 하드 SF 대작 소설
3월부터 오디오북을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들으며 통근을 하고 회사계단을 13층 올라가고, 점심산책 30분, 좀 덥지 않았을 때는 집까지 2시간 30분 산책을 하고 1시간 30분가량 심야 산책을 했다.
5월까지는 순조롭게 체중을 줄이고 보다 젊은 시절의 외모로 살짝 다시 돌아간다는 판타지를 그리며 매번 더 시간을 늘려서 산책을 하는 것에 나름 필사적이었다. 날이 더워진 후 심야 산책을 더했다.
그 과정에서 긴 시간 걸으면서 구청 등에서 설치한 운동기구도 사용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내면소통"같은 책을 들은 뒤에 이에 따르는 수많은 "불안"을 경감시키고 "삶의 의욕"을 높이는 책을 여러 권 선택해서 들었다. 그 과정에서 예전에 봤던 소설도 영어 원문이나 국문으로 다시 들었다.
오디오북을 계속 청취하도록 했던 힘은 주로 오랜 시간 산책할 때 들음으로써 그 산책 시간이 단지 건강을 증진하는 데 사용될뿐만 아니라 지식을 키우는 동시에 업무효율성도 높이겠다는 동기에 있었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팀에 신입사원이 들어왔는데, 지도사원 역할을 할 적당한 사람이 없어서 자원하여 이를 맡아 딸뻘인 신입사원을 지도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수없이 들은 오디오북이 역할을 했다.
평소에 책 같은 것과 담쌓고 살아왔다면 이 세대와 공감하며 배움의 의욕을 고취하는 동시에 나로 인해 좀 더 나은 경력의 방향을 향해 갈 수 있을 것이란 이미지조차 주기 어려웠을 거라 생각한다.
살아오는 동안 직장을 또래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옮긴 편이다. 옮겨야 할 피치 못할 상황이 있었지만 옮긴 뒤에 적응을 보다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하게 해 주고, 적응 중에 겪는 위기를 극복하게 해 주며, 동시에 수많은 논쟁과 직장 내에 영향력 싸움 등에서 기능하게 해 준 것에는 독서의 힘이 있었다.
물론, 영화나 드라마, 다큐멘터리, 연극, 뮤지컬, 음악 공연, 숏폼 동영상 등등 우리가 인생을 보다 풍부한 자원 위에서 행복하게 보내도록 만들어주는 문화 산물은 적정한 시간 내에 경험하고 때때로 이를 활용할 수 있다면 예상되는 시간 낭비보다는 실질적인 근로 생산성 향상에 더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냥 일 자체에만 몰입하고 일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효율성과 효과성, 생산성만으로 상대적으로 경쟁 기업 내에서 그만큼 일을 열심히 하고 있을 경쟁자가 있을 것이 분명한 상황에선 의미가 있을만한 경쟁력이 확보되긴 어렵다.
수많은 경쟁자가 쉽게 해낼 수 없는 지식 보강과 건강 향상 등의 루틴을 갖고 있다면 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보장할 수 없는 경쟁력을 쌓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업에서 제공하는 모든 교육을 다 참여하거나 외부 교육 기관의 프로그램에 과도하게 몰입하거나 박사과정 등을 쌓는 것 등의 노력이 모두 경쟁력의 향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현실과 능력이 허락하는 만큼의 향상을 위한 범위가 있다. 그 범위를 지나치게 넘어서면 하지 않은 만 못해질 경우가 있고, 업무 능력의 향상과도 거리가 있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회사 일과 외의 시간의 상당 부분에 어차피 운동을 할 구간인 곳에 오디오북을 듣거나 음악을 듣기로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루틴이 강화되고 더 높은 수준의 향상이 일어난다고 믿고 있다.
"삼체"같은 소설은 그렇다면 업무효율성에 얼마나 지대한 효과를 줄 책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열심히 "듣게 된 것"인가가 글을 읽는 분 중에 누군가에겐 질문거리가 될 수 있다.
결론만 말하자면 도움이 된다. 벤치마킹만이 아닌 창조성을 발휘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국가에 속한 우리가 더이상 모방만으로 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제 훔쳐야 하는 것은 창조하기 위한 전략이고 그것을 가득 담은 장르가 바로 소설이라서다.
녹음된 시간이 62시간이라고 하니 대략적으로 하루에 3시간씩 듣는다면 21일 정도면 다 들을 수 있는 분량이다. 직업적인 소설가나 평론가가 아니므로 좀 안들리거나 이해 안 되면 넘어갔다.
그래도 크게 상관없었던 것이 소설 속 인류역사로 400년 동안 벌어진 일을 적어가다가 수억 년도 포함해서다. 그만큼 긴 호흡을 담고 동면을 반복하며 주연급 인물이 2~3세기를 건너뛰며 살아간다.
중간중간 좀 스토리를 놓치고 나오던 인물이 간략한 설명으로 죽어 사라지고 위기가 지나도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시 중심 줄기의 스토리가 파악이 되고 어렵다 싶은 개념도 알아먹기 쉽게 되었다.
1배속으로 듣기보다는 1.5~2배속 정도의 속도로 들었다. 설사 다 알아먹진 못하더라도 이 과거로부터 현존하는 물리학과 천문학, 문학, 역사 등의 다종 학문의 방대한 지식으로 하드 하게 쓰인 SF로 이와 비교될만한 SF 작가는 3대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와 "아서 C. 클락크", "로버트 A. 하인리히" 정도밖에 없을 것 같은데, 그들의 대표작도 시리즈를 읽어본 적이 없으니 의미 있는 첫 시도였고 결국 다 들어버렸다.
그런 이 위대한 작품에 비하자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마음을 갖자고 생각하면서 읽은 것이 "삼체 1부:삼체문제"였다. 1부는 꽤 재미있는 SF로 "넷플릭스"가 드라마화할 판단을 내릴 정도로 흥미롭다.
우리 태양계로부터 4광년 거리에 있는 "삼체" 외계 문명을 발견하고 그들이 쳐들어 오기로 결론을 내리고 우리 태양계로 거대한 우주 함대를 보내어서 도착까지 400년이 예정되었다는 이야기까지의 우여곡절이 제대로 밀도 높게 구현되어 있다.
이 내용 중에 흥미로울 수 있는 요소만을 남겨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압축된 내용과 놀라운 영상으로 소설 속 내용을 그럴듯하게 형상화시킨 드라마도 꽤 재미있고 거침없이 만들어져 있다.
이 장대한 소설을 꼭 보지 않고 드라마만을 봐도 시청자는 독자들이 느낀 세세한 디테일 없이도 일정 수준의 재미를 경험할 수 있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소설 속에도 깊이 빠져든 이의 경험의 깊이와 너비는 오래 지속되는 즐거움과 기쁨, 행복감과도 결합되는 것이기에 시대에는 안 맞지만 추천한다.
왜냐면 이 내용 중에 가장 복합적인 성격을 가진 인류에 가장 큰 해악을 끼친 존재지만 그냥 그대로 미워할 수는 없는 존재인 "예원제"의 인류에 대한 애증의 원인과 그로 인해 지구로 쳐들어오는 외계 인류가 생기게 된 상황을 설득력 있게 형상화해 낸 것은 짧은 드라마 내용만으론 모자랐기 때문이다.
2부와 3부로 가는 과정에서 "예원제"의 존재감은 희미하게나마 계속 드러나게 되고, 좀 더 길게 가다 보면 1부에서 중요하지 않은 요소로 삭제된 "삼체" 문명 내의 평화주의자가 나름 충격적인 후반부의 메시지를 제공하는 존재로 나오는 나름 신선한 경험이 사라져 버린 것도 드라마의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시청률이 안 나왔다간 2부와 3부를 시즌으로 연속해서 보여줄 기회를 잡을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제작진은 이곳에서 자칫 시청자에게 재미를 줄 수 없는 부분을 과감하게 편집 생략했다.
주인공을 2/3부의 주인공과 혼용된 5명의 존재로 만들어서 짧은 스토리와 영상으로 수세기 진행이 가능한 진용을 짜냈다고 생각한다. 아쉽기는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소설 삼체를 더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라 "삼체"의 팬 중에 한 명으로서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미로는 드라마가 한 수 위다.
"삼체 2부:암흑의 숲"은 드라마에서도 "면벽자"라는 개념으로 시즌 2의 예고편적인 내용을 시즌 1에 끼워 넣으면서 등장했다. 약간 억지스럽기는 했지만 신선한 상상력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구보다 앞선 문명을 가진 "삼체인"들이 다차원의 물질을 저 차원으로 떨어뜨려 펼침으로써 행성 전체를 뒤덮을 만한 수준의 인공지능체인 "지자"를 만들어 지구에 빠른 속도로 침투시킨 것이다.
인간이 나누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감청하며 인류의 정보를 감시하고, 물리과학 기술 등의 발전을 정체시키는 스토리로 막막한 지구의 미래를 만들어 놓고는 UN이 감청당하지 않는 머릿속 전략을 세우는 자를 선정한 것이다. 이것이 기술문명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이길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한 거다.
그들에겐 예산 등을 원하는 대로 사용하고 하고 싶은 일이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인류 문명을 지켜내기 위한 일로 간주해서 전 세계가 들어줘야 한다는 이 얼토당토않은 설정은 일부 독자에겐 책을 덮도록 만들 내용처럼 보일 정도다.
하지만 뒤로 가다 보면 소설 속에서 뽑힌 4인 중에 가장 능력이 보잘것없고 해내는 생각도 그다지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중국인 "뤄지 박사"가 2부의 제목인 "암흑의 숲"이란 "예원제"의 권유에 의해서 창안된 "우주사회학"의 공리 2가지를 통해서 얻어낸 착상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반전으로 연결된다.
마치 병 주고 약 주는 것처럼 "예원제"는 "뤄지"에게 "첫째, 생존은 문명의 첫 번째 필요조건이다. 둘째, 문명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확장되지만 우주의 물질 총량은 불변한다. 이 두 가지 공리에서 우주사회학의 기본 틀을 도출하고 싶다네. 이밖에도 두 가지 중요한 개념이 더 있어. '의심의 사슬'과 '기술 폭발'이지"라는 이야기를 2부를 관통하는 중심 아이디어로 제공한다. 이 내용이 2부의 핵심이다.
왜 병 주고 약 주는 것이냐면, "삼체인"이 지구인을 멸망시키고 쳐들어오게끔 만든 것이 "예원제"인 동시에 그의 사상의 후계자와도 같은 "뤄지"에겐 이 공리 두 개와 중요한 개념 두 개로 절대열세에 빠져있음에도 수량만으로 과신에 빠졌다고 오해하다가 망하기 바로 직전에 인류를 구해내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 잠시이긴 하지만 힘의 균형을 이루게 만들어 인류의 생존과 문명 발달을 이뤄서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총 4명의 면벽자 중에 가장 촉망받고 영향력 높은 1인인 미국 전 국방부 장관 출신 "프레데릭 타일러"의 이야기는 우주 전함을 우주로 출격시켜서 "삼체함대"와 싸우기 전에 모두 전멸하게끔 만들어 유령 형태의 양자 인류 전함 부대로 만들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보겠다고 하는 얼토당토않은 전략을 구상한 이후에 "지자"의 능력으로 파악되지 않는 내용을 대신 파악해서 찾아온 인류의 파벽자에 의해서 무너지고 이것은 그의 “파벽” 실토를 증명하는 자살로 이어진다.
두 번째로 영향력이 높았던 베네쥬엘라의 전직 대통령 "마뉴엘 레디아즈"는 국력은 미국에 비해서 훨씬 떨어지지만 공멸을 할 수준의 폭탄으로 미국과 협상에 나서서 결국에는 미국을 굴복시켰던 전적을 기반으로 해서 유사한 전략으로 항성형 원자폭탄을 엄청나게 많이 만들어 “수성”의 지하기지에서 폭발 시험을 하는 등의 추진력을 보여준다.
갑작스럽게 태양을 거부하는 질병에 시달리다 숨어 있던 지하 기지로 찾아온 파벽자에 의해 이것이 "삼체인"과 싸우기 위한 핵무기라기보단 “수성”을 폭파시켜 태양으로 떨어뜨려 태양계를 궤멸시킬 수 있게끔 만들어 "삼체인"과 협상하기 위해서였음을 "파벽자"에게 간파당하자 분을 이기지 못하고 "파격자"를 죽일 듯이 폭행했다.
이후 유엔으로부터 "면벽자"의 지위를 잃어버리고 법적 제재를 당할 상황에 처하지만 신체 정보를 지속적으로 지상에 있는 “수성”의 항성 핵폭탄 발사를 할 기지에 보내고 있다는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고, 러시아 대통령의 비행기를 타고 고국으로 돌아온 뒤에 베네쥬엘라 국민까지 죽일 작정으로 했던 협상 전략에 성난 국민의 돌에 맞아 죽는다. 그 들통난 전략 때문에 국민의 분노를 살 거란 것을 미리 예측못한 그의 어리석음도 일종의 반전이다.
기술력으로 "삼체인"에게 이길 수 없음을 염두에 두고서 두 명의 "면벽자"가 만든 전략은 사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에서 자세히 언급되고 있는 "핵 억지력"으로 인해서 "미국"과 "러시아"간의 전면전이 벌어지지 않았던 전략을 변주한 내용이다.
듣다 보면 친숙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지만 뛰어난 "면벽자"의 전략으로 나오면서 "파격자"에게 간파되는 스파이 또는 추리소설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어서 나름 흥미진진하다.
세 번째의 "면벽자"인 "빌 하인즈"는 아내 "케이코"와 함께 인류의 기초 과학의 발전이 막힌 상황에서 인공 지능을 개발하는 방식의 기술을 활용하여 인류에게 몰아닥쳐 온 "도피주의" 등의 "패배주의"로부터 벗어난 “필승의 신념”을 우주 전함의 군인에게 심어주기 위한 "멘털 스탬프"를 개발했다.
하지만 알고 봤더니 자신의 신념이 "삼체인"에게 필히 인류가 질 것이란 "패배주의"였고 이 신념이 추정치로 수만 명에 이르는 전함의 군인에게 표면적인 의식에 새겨진 신념의 언어와는 반대 방향으로 각인되게 된다.
이를 간파한 "파벽자"가 의의의 아주 가까운 존재임이 드러나는 나름 놀라운 반전을 선사한다. 이후에 정확하게 증명은 되지 않지만 지구 전함끼리 하는 "최후의 전쟁"에서 규명되지 않은 소형 "암흑의 숲" 난전 상황의 배후인 것처럼 느껴진다.
중국인이 매부마다 중요한 주인공으로, 1부에선 "왕먀오"가 등장하고, 2부로 넘아오면서 사라진 뒤에 2부의 주연인 "뤄지"가 "면벽자"이기에 그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액션을 취하다가 끝에 방사능 피폭 후에 "백혈병"에 걸려 동면했던 파트너 "쓰창"이 거의 맹목적이라 여겨질 만큼 "뤄지"가 인류에게 인정을 받건 욕을 먹고 경멸 당하던 그의 가치를 인정하며 오랜 시간 그의 목숨을 지킨다.
"면벽자"의 지위를 가지고 "뤄지"가 했던 일은 세상과 유리된 고급 저택에서 빈둥거리는 것이었고, 꿈에서 나타났던 여자를 잊지 못하여 "쓰창"에게 부탁하여 찾아온 꿈의 그 여자와 거의 동일한 "좡옌"을 만나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그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구상을 하는 존재가 되는 다소 "면벽자"에게 기대할만한 내용이 아닌 생각과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는 "마뉴엘 레디아즈"의 공멸 전략과 유사한 방식으로 언제든 우주의 어디엔가 생존을 위해 자신의 행성을 공격하러 올 수 있는 잠재적인 공격자의 좌표에 어떤 문명은 분명히 높은 확률로 파괴코자 하는 공격이 어디에서든 일어날 것이란 "논리“에 입각하여 일명 ”암흑의 숲"에서 우주사회학의 2대 공리에 따라 임의적으로 선정된 좌표를 저주로써 우주에 살포한 뒤에 1세기 가량 지난 뒤에 이 행성이 인위적으로 공격을 받아 소멸된 것을 근거로 하여 작전을 짠다.
자신의 신체에 "삼체 행성"의 위치와 "태양계"의 위치를 우주 공간에 퍼뜨릴 장치가 되어 있다고 그저 감청을 하고 있을 "지자"에게 혼잣소리를 통해 알린 뒤에 태양계에 쳐들어와 지구 전함을 거의 몰살시킨 절대적인 고강도 소형 돌격 우주선 "물방울"이 지구에 충돌하기 직전에 지구에 대한 공격을 포기하고 유보하도록 만든 내용은 엄청난 반전의 스토리가 분명해서 놀라게 된다. 2부는 이 끝까지 보았을 때에만 극대화된 즐거움을 경험하는 독서가 될 수 있다.
절대적으로 열세였던 지구가 많은 우주 전함을 만들고 스스로 쳐들어오는 "삼체"의 전함단에 이미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는 자만감과 오만함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스토리가 단 한순간에 전함의 궤멸과 여기에 이어지는 살아남은 전함 여러척이 태양계를 떠나 "도피주의자"인 군인 "장베이하이"에 의해서 태양계를 멀리 떠나 살아남아 지구 문명을 보존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떠나게 되는 우여곡절도 꽤 잘 묘사되어 있다.
승리자의 심리에서 패배자의 심리로 변하고 반역자로 "장베이하이"를 보던 군인들이 그를 영웅시하게 되는 내용도 꽤 잘 쓰여져 있다. 물자와 에너지 부족을 염두에 둔 상황에서 서로간에 전략적 결론이 타 전함을 공격하여 승무원을 모두 죽이고 전함만 남겨 물자와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이 되는 장면은 긴박감과 더불어 "암흑의 숲"의 소형 시뮬레이션을 제대로 구현해낸다.
드라마에선 이 내용을 이미 시즌 1 마지막화에서 5명의 현존하는 동년배인 친구중에 하나가 이미 "면벽자" 역할을 맡은 것으로 그리고 있고, "쓰창"은 그를 보호하며, 나머지 "면벽자"는 3명이 아니라 2명인 것으로 나온다. 미국 정부가 다소 이상하게 그려지는 미국 전직 국방부 장관과 베네쥬엘라 전직 대통령 설정은 다른 사람의 다른 내용으로 바뀌었다.
"삼체 3부:사신의 영생"은 "삼체문명"이 중간에 "뤄지"에 이어서 지구와 "삼체 해성"간의 좌표를 태양에 전파를 쏴서 우주로 퍼뜨릴 스위치를 잡고 벽을 마주하고 있는 새로운 "검잡이" 후계자인 "청신"이 등장하고 그를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순정을 가진 별 능력 없는 예전 학교 동기였던 불치병에 걸린 "윈텐밍"이 나온다.
내용이 방대하고 시간과 공간을 수없이 오가고 여러 우주 가설과 물리 등 기초과학 이론이 언급되어 있어서 시간순차별로 떠올려 기억하겨 요약하기가 어려워 두서없이 쓴다.
"삼체"와의 대결에서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그의 PIA(행성 정보국)의 상사인 사이코 패스에 가까운 냉혹한인 " 토마스 웨이드"가 검잡이가 되기 위해서 후보를 죽이러 다니다 "청신"마저 공격하는 내용도 나온다.
PIA 소속일 때 "청신"은 "삼체인" 안에 "지구"의 밀정이나 스파이로서 지구인을 "삼체행성"에 광속에 가까운 속력으로 보내기 위한 핵폭탄을 우주 공간에 궤도처럼 띄워서 우산처럼 수백개의 핵폭발시의 추진력을 받아 "삼체 행성"의 태양계 위치로 날아가도록 만드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추진한다.
이 과정에 그 우주선에 실을 수 있는 인류의 무게가 수백그램 밖에 되지 않는 한계에 봉착하는데, 결국 불치병 판정을 받고 죽어가는 이중에서 "뇌"를 희사해서 탑승시키는 것이 "웨이드"로부터 나온 해법이 된다.
적짇 않은 돈이 생겼던 "윈텐밍"은 우주의 행성을 팔고 사는 것을 사업화한 UN에서 파는 행성인 DX3906을 사서 해당 인증 문서를 자기 이름을 밝히지 않고 사랑의 징표로 "청진"에게 보냈다.
이를 그가 보낸 것임을 몰랐고, 그가 자신을 몹시 사랑한다는 것도 느끼지 못했던 "청진"은 "안락사법"이 제정된 이후 그가 "안락사"를 선택해서 죽기 직전에 찾아가 자신의 프로젝트에 줄 "뇌"를 주도록 설득한다.
이 내용이 아이러니한 부분은 동면 기술의 발달로 인해 "윈텐밍"이 미래 의술로 수술 받고 살고자 했다면 그저 동면에 들어가도 되었을 상황을 "청진"이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려고 하는 짝사랑남 "윈텐밍"을 "뇌"상태로 "삼체인"에게 보내서 어떤 고통을 겪게 될지 상상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 설득하는 것이 꽤 잔인한 스토리여서였다. 여기에 비하자면 "예원제"의 남편 살인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그 이후에 "윈텐밍"이 자신의 사랑 때문에 죽음을 택하고 자신에게 행성을 사서 선물하기까지 했음을 알고 그의 선택을 말리려 뒤늦게 가지만 그 뇌는 이미 우주선에 장착되어 버린다. 발사가 진행되었으나 불의의 사고로 광속 우주선은 우주 미아가 되어버리고 프로젝트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3부의 중후반부 쯤에 이 불쌍한 "윈텐밍"은 "삼체문명"안에서 나름의 지위를 확보하고 "청진"에게 나타나 "삼체 문명"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고 유효한 우주 전략을 선택해서 추진할 수 있는 힌트를 가진 3편의 동화를 암호를 담아 공유한다. 동화 내용은 그 자체로도 전래 민담같은 느낌을 주도록 잘 쓰여져 있어서 "류츠신"의 필력이 "SF"에만 머물지 않는 재능임을 감잡게 해줬다.
"청신"이 일면 "삼체인"으로부터 경외심을 끌어냈던 "뤄지"로부터 "검잡이"역할을 받자마자 "삼체 태양계"와 "지구 태양계"의 좌표를 태양을 통해서 전송하지 못하도록 태양을 장악하고 "물방울"로 지구 내의 보다 발달된 통신 장비인 "중력장" 기지를 다수 파괴하고 최후의 전쟁 후 자기끼리의 싸움을 거친뒤 살아남은 2척의 우주전함 중 "중력장"을 지니고 있는 "그래비티"호도 "물방울"을 통해서 제거했다고 믿고 있었던 "지자"와 "삼체인"은 "그래비티"호와 다른 한척이 살아 있음을 뒤에야 알지만 일단은 지구 정복 체제에 들어가게 되고 지구는 혼란으로 뒤덮인다. "청진"은 인류의 역적이 된다.
전파망의 사각 지대 너머에서 물리적으로 망가진 "물방울"을 제압하고 살아남은 "그래비티"호는 지구가 "삼체"를 통해서 공격 받았고, 식민지 상태가 되었으며 "호주"에 격리되어 인류상잔의 비극과 더불어 끔직한 인구 감소를 겪었음을 알게되자 바로 "중력장"을 발사하여 양 태양계의 좌표를 우주공간에 뿌려버린다. 바로 자기 행성으로 "지자"를 포함한 "삼체인"이 돌아간 이후 얼마 안있어 "삼체 태양계"는 외부세계로부터 공격당해서 와해되다시피 한다.
그리고 이제 바야흐로 당연하게도 지구의 태양계가 공격을 당하게 될 것인데, 태양계 전체의 광속을 다운 그레이드 시켜서 공격할 필요가 없는 느릿하고 위험성 없는 장소로 오해하게 만들거나 광속 우주선을 개발해서 태양계 밖으로 도망가는 것, 목성 뒤에 우주 기지를 만들어 놓고 태양이 파괴될 경우 태양과 마주한 곳과는 다른 편에 우주 기지를 모아놓고 벙커처럼 들어가 인류가 살아가는 것이다.
여기에서 "광속우주선"을 만드는 것은 "청진"은 반대하는데 이같은 속도로 이동했을 때의 항적을 추적당하여 지구 태양계 위치가 손쉽게 노출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청진"은 사업 파트너로서 만났다가 자신의 사업을 맡기고 친구처럼 지내는 "AA"와 더불어서 동면에 들어가고 3세기 동안 깨어났다가 다시 동면하는 것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죄과를 치르고 출소한 "웨이드"를 만났을 때, "청진"의 이전 전적을 봤을 때, 그보다 훨씬 강하고 추진력 있는 자신에게 "청진"의 회사를 경영하도록 맡겨주면 "광속우주선"을 개발하겠다는 제안을 받고서 사업권과 회사를 넘긴 뒤에 혹 지구의 존속에 문제가 생길 경우 동면에서 깨워달라고 한다.
여기에서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고지식한 "청진"이 "광속우주선" 개발을 목표로 지구 정부와 갈등을 빗어서 대립하고 있는 "웨이드"와 그의 부하들이 인당 하나씩의 전함을 파괴시킬만한 가공할만한 무기를 지니고도 그런 무리한 짓 하지말고 중단하란 말을 할 것이 너무도 뻔한데 "청진"을 다시 깨워서 자신의 소멸을 맡게 된 것이었다. 나이가 들어 유순해졌다면 지구 정부 상대로 싸움을 할리도 없었을텐데 동면 전의 약속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 "청진"을 깨운 것은 "웨이드"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
이 3부작에서 가장 발암 역할을 하고 있는 존재는 "청진"이다. 그가 "검잡이"였을 때 타이밍을 놓쳐셔 지구가 "삼체인"에게 고통을 받았던 것도 모자라서 새로운 외계 문명이 지구 태양계를 2차원 평면 우주로 떨어뜨려서 소멸하다시피 망가 뜨릴 때, "광속우주선"이 개발되어 있었다면 많은 지구인이 이를 뒤로하고 빠져 나가서 좀 더 살 수 있었기 때문에, 연거푸 계속 인류를 종말에 좀 더 일찍 빠뜨리는 진정한 "빌런"이다.
"류츠신"이 어떤 식으로 여성을 정의하고 생각하고 있는 작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60대 남자인 그는 "예원제"와 "청신"을 시대를 건너뛰어서 지구 인류의 위기를 초래하고 결론적으로 "청진"과 소수인, "지자" 정도만 소설 속 인물중 가장 오랜 시간 장수하고 존재를 유지하는 결말에 남겨두면서 "여성은 약하고 혼란스럽고 갈팡질팡하며 믿을 수 없는 존재인 동시에 의지해서는 안될 존재다"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소설을 '듣는 내내" 띄엄띄엄 경험했다.
3부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 덧붙여 있는 중국인 교수의 추천사를 보자면 중국에 있어서 이토록 서사적인 면과 기술적인 면을 결합한 수준 높고 문학적인 평가로도 최상 수준인 작품을 써내린 작가는 "류츠신"이 유일하다고 극찬을 하고 있었다. 더불어 인류가 외계인과 만나게 될 때 전략을 상의할 인물로 그를 뽑아야 한다는 말도 매우 열정적인 필치로 적었다. 그런데 다른 중국 소설가의 작품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내겐 그렇게까지는 아닐 것 같단 의구심을 남겼다. 부러워서 그럴거다.
"청진"도 넷플릭스 드라마에서는 이미 시즌 1에서 등장하고 있는 주연급의 여자 배우가 "청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3부의 "웨이드"급의 백발에 "전진"과 일이 되게 만들기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미지를 지닌 지구의 고위급이 이미 시즌 1부터 나와 있는 것은 3부의 끝까지 일사천리로 스토리와 촬영을 이어붙이면서 만들겠다는 구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3부의 "청신"을 괴롭히는 동시에 검잡이가 되는데 방해가 되는 경쟁자로 죽이려고 하기도 하는 인간의 불행을 보고 쾌감을 느끼는 성격을 가진 "가학성 변태성욕자"같은 "웨이드"는 1부와 2부의 시대에서도 활약하는 모습이 소설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드라마에서는 1부부터 존재감 있게 등장한다. 이같은 편집 덕분에 그의 존재감은 초기 내용부터 살아 있고, 이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할 것이다.
이뤄지지 않는 사랑의 또다른 이야기인 불치환자 "윈텐밍"의 첫사랑 순애보도 그리고 있는 인물이 넷플 작품 시즌 1에 나와서 활동을 했다. 쿨하게 컴팩트한 압축과 편집이 이뤄졌으리라 기대한다.
나의 평가는 이 작품을 극찬한 중국인 교수만큼의 높은 평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 책의 판매 부수가 3백만권이나 되었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기에 부러움과 질투, 시기가 겹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적은 비중의 중국인이 현 시점에 이 방대한 내용의 책을 읽더라도 높은 품질 수준의 SF를 쓰고 인정받은 작가는 "인세"만으로도 전업작가를 충분히하는 정도로 넘어서서 촉촉히 돈으로 젖어들은 통장에서 여유자금을 인출하며 행복하게 잘 살아갈 것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이정도의 환경이라면 나라도 직장을 열심히 다니기보다는 SF쓰기에 전념과 전심을 다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여기는 한국이고 중국 인구가 총 14억명 정도라면 3백만명은 0.2%에 불과하다. 이것을 한국 총인구를 5천만명으로 가정하자면 100,000명으로 초대형 배스트 셀러 수준이긴 하지만 이미 이런 수준으로 팔리는 소설 작품은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이 우리나라다.
이만큼 많은 공부를 한 경험을 조합하고 미국의 SF 를 착실히 공부하여 그 매력을 비슷하게 입히고 중국의 역사와 잘 버무려 만들어낸 작품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명작"임을 증명할 근거를 더 많이 만들어 내고 또다른 팬덤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수준에 필적할만한 작품이 나오는 것은 이 작품을 통해 중국의 문화적 소프트가 대중 문화 면에서는 아직 추격해 오는 수준일지 몰라도 "문학"이란 과목에서도 놀랄만한 인재들과 더불은 두꺼운 팬층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오리지널 스토리가 만드는 영화 등의 작품의 파괴력이 얼마나 높은지는 본 사람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웹툰이 있긴하지만 이런 무게감을 내긴 어렵다.
문화로 1등하는 나라이길 바란 김구 선생님 뜻을 살리자면 이런 분야에서도 경합할 수 있는 독자층과 정부 및 자치 단체의 지원이 필요하다. 청나라외 명나라 이후의 시대에 와서도 마땅한 이유없이 문화적 침략을 다시 받지 않고자 한다면 말이다. 영상의 시대지만 활자를 버릴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