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팅한다? 했다!
해당 글은 개인 블로그에서 퍼온 내용입니다! ( https://www.parkseunghwan.net/ )
오랜만에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해당 글은 총 5편의 시리즈로 구성될 예정이다. 우리 파이헬스케어의 (1)히스토리와 2021년 회고, (2)업의 본질, (3)프로덕트의 R&D 과정 및 철학, (4) 2022년 제품 목표와 성과 목표 , 마지막으로 (5) CI 브랜딩 과정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얼마 전 법인명을 변경했다. 정말 큰 결정이지만 왜 이제야 이 결정을 했는지 좀 더 빨리 할 걸 아쉽기도 하다. CI 디자인, 리브랜딩 진행, 컬쳐북 만들기, 굿즈, 사무실 인테리어 등등 여러가지 Todo들이 남아 있어서 해당 내용들은 천천히 작성해보려고 한다. 법인명만 변경한게 아니라 이번 사명 변경은 새로 법인설립을 하는 정도의 노력과 고민이 들어갔기 때문에 할 말이 너무나 많다. 그런 내용을 차차 글로 남겨보려고 한다.
2015년 6월 (주)태그솔루션으로 법인 설립이후 줄 곧 태그솔루션으로 불려왔다. 설립 이후 투명디스플레이 필름이라는 하드웨어 제품 개발을 이어왔고 이렇다 할 성장을 하지 못했다. 시장의 주목도 받지 못했다. 투명디스플레이 시장의 확장도 지지부진했다. 대신 하드웨어 제조라는 생태계에 대한 큰 배움을 얻었다. 하지만 성과없는 팀은 지속력이 없고 아무런 지식없던 CEO였던 나는 여러가지 부작용을 경험하며 고생한다. 그 고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겠지만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 팀 와해, 지분 구조 문제, 자금난 등등.... 그런 경험을 하고 나서인지 예비창업가분들과 이야기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하려는 친구들에게 하는 말이 창업을 하게 되면 먼저 생태계에 대해서 정말 열심히 공부하라고 한다. 간단한 법무, 팀, 지분구조, 회계, 지원사업 등등 사실 초반에 알아두면 좋은 지식들이 요즘엔 온라인 상에 널려 있다. 정말 공부하고 시작하자...! )
2017년 첫 팀이 와해되고, 팀 재빌딩을 진행했다. 그 이후에 B2C 하드웨어 제품 ( 인테리어 조명 제품)을 만들어서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직접 고객에게 판매할 제품의 개발, 설계, 양산부터 유통까지 경험을 하게 된다. 물론 이 제품도 첫 B2C로 초반 판매 부스팅은 약간의 성공(?) 실적도 경험했지만 지속력 없는 단순 B2C 비즈니스의 여러 한계를 경험하며 실패했다. 그리고 또 다시 성과없는 팀은 해체됐다. 아니 해체가 아닌 각자 살길을 찾아 떠났다가 더 맞는 말일 것 같다. 두번째 팀 와해를 겪으면서 나의 자질에 대해서 많은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마인드와 깊지 않은 생각 덕분에 존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2018년 말, 다시 팀 빌딩을 했다. 그렇게 세번째 팀원들과 헬스케어라는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다. 물론 이때까지도 투명디스플레이는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개발과 약간의 판매실적을 만들어 갔다. (사실 이 때가 정말 우리 회사는 뭐하는 회사인가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가장 많이 겪었던 것 같다. 이때 업의 본질을 정의하려고 수차례 시도했지만 결국 정리하지 못했다. )
2019년 초, 헬스케어 브랜드 시리어스와 빼다를 시장에 내놓는다. 시리어스는 통증관리 브랜드 그리고 빼다는 식단일지 기반 챌린지 커뮤니티 앱 서비스다. 이 때부터 비즈니스가 급격하게 개편되기 시작했고, 처음으로 조직이 커지는 것을 경험한다. 이때부터 개발보다는 문화, 팀, 일하는 방식 등에 초점을 맞추고 나보다 몇 발 앞서 있는 대표님들을 만나뵙고 조언을 얻었던 것 같다. ( 내가 배움을 얻는 방식은 "카피캣이 된다." 이다. 물론 스스로 고민을 많이 해서 결정할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이미 남들이 겪고 성장한 경험을 간접 경험하고 나에게 적용하며 그 귀중한 경험을 공유해준 이의 카피캣이 된다. 이 부분은 차후에 다른 컨텐츠로 작성해보도록 하겠다. )
2020년 제품 개발과 비즈니스모델 찾는(PMF 찾기) 과정을 겪으며, 우리는 2020년 말부터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PMF를 찾았다. 물론 확실한 문제의식도 갖게 됐다. 문제의식과 더불어 헬스케어 시장에서의 우리의 포지셔닝을 좀 더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었다. 이와 동시에 2021년에는 법인명 변경과 업의 본질에 대한 정의를 더 명확하게 할 수 있었다.
2021년이 끝나갈 무렵 미친듯이 달리던 길을 회고하며 결산을 미리 진행했다. 2021년에는 창업 6년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순이익이 발생하였다. 감격스러웠다. 종무식하다가 살짝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웠다. ( 결과 공유를 살짝하자면 매출은 약 29억원, 이익은 크진 않지만 처음으로 법인세를 계산할 정도의 수치가 나왔다. 근데 왜 통장에는 현금이 쌓이지 않는지 의문이다. 물론, 결산은 아직 끝나지 않아서 정확한 수치가 아닐 수 있다. ) 2021년 전년대비 30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경험하면서 책임져야 할 팀원의 수도 17명이나 됐다. ( 외부 콜센터 직원 2명까지 포함... )
그리고 2021년에는 꿈 꿔왔던 월별 BEP달성과 동시에 시스템 구축과 효율적이지 않은 업무에 대한 아웃소싱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더 큰 마케팅 비용을 소진하고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물류, CS , AS 등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여 팀 내에서 더 이상 소화하지 못할 수준이 되었다. 그래서 차근차근 물류와 CS, AS 모두를 외부로 돌리고 팀 내에서는 제품 고도화, 신제품 개발, 마케팅에만 철저하게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금부터는 정말 제품과 고객에만 더 몰입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빠른 성장이 가능할 것 같다. 기대가 된다.)
현재 파이헬스케어의 아웃소싱은 3PL 물류, CS 콜센터 그리고 AS 시스템 구축까지 총 3가지로 크게 나뉜다. 이것도 나중에 구체적으로 다룰 수 있을 때 다뤄보겠다.
성장을 추구하지만 보다 나은 환경 조성과 재무적인 안정성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안정을 추구한다고 빠른 성장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스타트업의 형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무조건 매출을 만들며 보수적인 성장을 해내는 방향을 주변 초기 창업가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매출 경험 없이 너무 큰 꿈을 갖고 접근하기엔 작은 성공을 고파하는 팀원들이 버티지 못할 수 있다. 두번의 팀 와해를 경험한 나로서 와해가 된 가장 큰 원인은 다툼도 갈등도 아닌 작은 성공(성과)의 유무인 것 같다.
다음편에서는 우리 파이헬스케어의 업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작성해보려고 한다. 2015년부터 정말 많이 돌고 돌아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2022년이 너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