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이 게임을 재밌게 만드는 걸까?
이 아티클의 스토리텔러는 리얼리티 리플렉션의 VR 리듬 게임 ‘뮤직인사이드’를 기획한 현빈님이에요.
현재는 차기작 VR 게임 ‘Code Name T’를 기획하고 있어요.
2017년 말에 발매될 예정이니 업데이트와 티저 소식 기다려주세요!
현빈님의 게임 기획 좌우명은? 간단해요. “재밌으면 장땡이지!”
오늘 현빈님과 제가 들려줄 이야기는 현빈님이 좋아하는 게임 ‘스타듀밸리 Stardew Valley’ 라는 게임에 대해서에요. 게임기획자인 현빈님은 이 게임 ‘스타듀 밸리’를 어떻게 바라볼까요?
먼저 게임 스타듀밸리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죠! 스타듀밸리는 농장 시뮬레이션 인디 게임이에요. 할아버지가 남겨준 농장을 운영하는 주인공이 되는 롤 플레잉 게임이기도 하구요. 위에 사진만 봐도 딱 알 수 있겠죠? 작물을 심고 관리하고 농장을 예쁘게 가꾸는 게임이라는 걸요. 그런데 작물을 팔아서 돈을 벌고 또 새로운 작물을 키우고.. 이런 게임들 어디서 많이 해본 것 같아요. 별반 다르지 않아보이는 시스템에 비쥬얼도 그닥 독특해 보이지 않는 이 게임, 매력이 도대체 뭘까요?
사실 이 게임은 스팀 기준으로 200만장이나 팔린 베스트 셀러에요.
스팀에서 97%의 리뷰가 ‘매우 긍적적’인 게임이기도 하죠. 게임 기획자인 현빈님의 도움을 받아, 저는 이 게임의 어떤 매력이 있는지를 이 글에서 알려드리고자 해요.
경영에 대한 욕심은 항상 사람들을 게임으로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소에요. 많은 RPG 게임이 그러하듯, 캐릭터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는 재미있잖아요.
딸을 키우는 게 주요 목적인 프린세스 메이커부터도 그렇죠. 공장을 운영해나가는 팩토리오도 공장을 설계하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어떤 것을 해야할지 결정하는 것 자체가 게임을 흥미롭게 만들어요.
스타듀밸리 게임은 경영 중에서도 농장 경영에 대한 로망과 감성을 잘 살린 게임이에요. 게임은 ‘조자’라는 삭막한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던 주인공이 할아버지가 지칠 때 읽으라고 유산으로 남기신 편지를 읽으면서 시작돼요.
편지에는 할아버지가 주인공에게 남긴 작은 농장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농장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해보라고 권하는 내용이 적혀 있어요. 도시의 삭막함에서 벗어나 주인공에게 대안적인 삶, 즉 농장에서의 삶이 펼쳐지는 순간이죠. 그렇게 주인공이 농장을 경영하는 것이 이 게임의 주요 목적이에요.
스타듀 밸리에서는 많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법한
따뜻하고 인심좋은 시골, 그리고 농장 경영에 대한 로망
을 정통으로 만족시켜주는 게임이에요. 일관성 있는 따뜻한 분위기로 농장의 평화로운 일상을 잘 살려낸 게임이죠.
농장을 가꾸면서 마을에서 씨앗을 사고, 또 물을 주고, 5일 정도 지나면 작물이 생기고 또 계절이 바뀌고… 나중에는 우물, 온실, 동물 우리 등을 만들어 가축을 키울 수도 있죠. 계절마다 색다른 작물과 나무 등을 키우는 재미도 있어요. 작물과 가축 등에서 얻은 재료를 가지고 요리 및 가공 식품도 제작할 수 있구요.
농장을 경영하면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재밌게 넣어놓은 부분도 깨알 재미죠. 요리에 필요한 레시피는 매주 수요일마다 하는 요리 프로그램을 TV 시청하면 배울 수 있다던지, 더 비싸고 큰 작물인 메가 작물이 열리기도 한다던지, 또 허수아비가 없으면 나쁜 까마귀들이 작물을 물어가기도 해요.
이렇게 농장에서 일어날 재밌고 따뜻한 요소들을 게임에 잘 심어 놓았어요. 동시에 중요 콘텐츠인 농장 가꾸기가 어렵지 않도록 쉽게 게임 레벨을 해서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죠. 심고 물만 잘 줘도 작물들은 잘 자라나고 작물을 팔아 돈을 차곡차곡 모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너무 쉬워서 곧 재미가 없어지는 건 아닐까요? 그렇지는 않아요.
농장 가꾸기는 스타듀밸리의 중심 콘텐츠이면서
또 동시에 아주 일부분일 뿐이거든요.
스타듀밸리의 가장 큰 장점은 풍부한 콘텐츠에요.
아니 이런 것까지 할 수 있다니! 싶을 정도로 많은 콘텐츠들이 있어요. 지도에서도 보시다시피, 농장은 1/4도 안되는 작은 부분이라는 것 아시겠죠?
스타듀 밸리의 풍부한 콘텐츠는 크게는 1. 마을과 사람들, 2. 모험과 미스테리 로 나눠서 설명드리려고 해요.
위의 지도에서 펠리칸 마을(Pelican Town)은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어요. 시골에서의 삶 하면 또 떠오르는 게 시골 마을의 넉넉한 인심, 그리고 재밌는 마을 축제에요. 펠리칸 마을도 각 계절마다 두번의 마을 축제가 있는데요. 각 축제마다 달걀 찾기, 친한 사람과 춤추기, 크리스마스 선물 마니또에게 주고 받기 등 재미있는 이벤트가 열려요.
봄: 달걀 축제 / 플라워 댄스
여름: 루아 축제 / 해변 해파리 댄스
가을: 스타듀밸리 품평회 / 할로윈 파티
겨울: 얼음 낚시 축제 / 성탄절
축제에서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비싸고 귀한 아이템들을 얻을 수 있어요. 사람들과 친목도 도모할 수 있고요. 한정 작물, 모자, 에너지가 떨어지지 않게 만들어주는 아이템을 얻어 다른 퀘스트를 수행하는 데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도 있어요.
마을 사람들과 친밀함을 쌓는 것도 마을의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에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좋아하는 선물을 하고 친해지면 방에도 들어갈 수 있게 돼요. 결혼할 수 있는 NPC와는 친밀함을 쌓아 연애와 결혼도 할 수 있어요.
선물에도 좋아하는 것이 다 달라서 취향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어요. 헷갈린다면 모두가 좋아하는 샐러드를 선물해도 좋고요. 결혼 후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하면 배우자가 질투를 하는데 생일 선물을 주는 것만큼은 질투를 안한다던지 굉장한 디테일을 살려서 게임을 구성했어요.
좋아하는 회나 생선을 가져다주면 보상과 친밀도를 주는 퀘스트도 진행할 수 있어요. 점점 더 친해지면 주인공에게 선물을 주거나 레시피를 알려주는 등, 재밌는 일들이 생기기도 하구요.
정말 마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줄만한 디테일이 살아 있는 요소들이 많죠?
그게 바로 스타듀밸리의 매력이에요.
이렇게 풍부한 콘텐츠와 디테일을 통해 플레이어는 실제 마을에 마치 들어온 것과 같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게 돼요.
하지만 이게 스타듀밸리의 모든 컨텐츠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낚시, 광산, 몬스터 처치, 카지노까지 마을 지도의 여러 곳을 탐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거든요. 이 얘기는 이어서 2편, '농장을 넘어서는 풍부한 콘텐츠: 모험과 미스테리'에서 마저 설명드릴게요.
이렇게 현빈님을 통해 게임 스타듀밸리를 살짝 들여다 보았습니다!
‘모험과 미스테리’를 비롯해 ‘수집의 재미,’ ‘자기만의 독자적 스토리 구성’ 등은 [게임 기획자의 시선으로 보는 게임] ‘스타듀 밸리’ 2편에서 보실 수 있어요!
차기작은 이렇게 게임들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엄청난 게임을 만들고 있으니, RR의 새 VR 게임, ‘Code Name T’ 기대해 주세요!
이 글은 RR 팀 멤버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바탕으로 그들의 생각을 공유하고자 하는 취지의 글이에요. 이 글이 좋았다면, RR의 퍼블리케이션 꼭 구독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