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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alityReflection Nov 03. 2017

[Dev Diary] 스내처스 개발 스토리 1

인디개발자들의 미래형 스피드 슈팅 바이크 VR 축구 게임 개발기

리얼리티리플렉션이 신작 VR 게임, 스내처스(Snatchers)와 함께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스내처스는 하늘을 나는 호버바이크를 타고 2대2로 팀을 이뤄 즐기는 멀티플레이 축구 게임입니다. 양손에 VR 모션 컨트롤러를 들고 호버바이크를 조종하고 경기장에 떠다니는 공을 갈고리 총으로 낚아채 상대 팀의 골대에 넣는 게임이죠.


보통의 VR게임들이 느린 속도로 진행되는 반면, 스내처스는 기존 VR게임에서 보기 힘든 빠른 속도감이 특징입니다. VR에서도 스피드를 즐기고 싶은 하드코어 유저들을 위한 상당히 높은 난이도의 게임이라고 볼 수 있죠.


개발자들이 스내처스 플레이하는 영상 보러가기

스내처스 직접 플레이하러 가기


스내처스는 리얼리티리플렉션의 능력자 세 명이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출시되자마자 오큘러스 터치의 런칭 타이틀로 선정되며 대박!을 일으켰던 뮤직인사이드를 만든 세 분 이신대요. 어떤 분들인지 간단히 소개해드릴게요~ 

기획자 현빈

게임에 대한 열정으로 K대를 자퇴하고 리얼리티리플렉션에 합류한 기획자, 뮤직인사이드 랭킹 세계 1위

개발자 현태

리얼리티리플렉션의 엄마, 게임과 애니를 좋아하는 따뜻한 개발자, 오버워치 레벨 800

개발자 현욱

초등학생 때부터 게임을 만든 뒷모습은 여고생, 앞모습은 천재 개발자


스내처스는 한 번의 기획과 개발로 완성된 게임이 아닙니다. 본격적으로 기획에 들어간 4월부터 10월 말까지 7개월 동안 스내처스가 완성되기까지 총 3개의 데모와 프로토타입을 거쳤습니다.


첫 번째 데모 게임부터 살펴볼까요?


1. 레이싱 베이비(Racing Baby)

리얼리티리플렉션만의 개발 문화 중 '게임잼'이 있습니다. 일종의 게임 해커톤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이 3명씩 팀을 이뤄 1박 2일 동안 기획과 데모 개발을 완성합니다. 그중 모든 직원들의 OK를 받은 컨셉으로 정식 출시를 위한 개발을 시작하게 됩니다.


스내처스의 시초는 2017년 4월 3일 이틀간 게임잼을 통해 개발된 레이싱 베이비(Racing Baby)라는 게임입니다. 귀여움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호러스러운 외모의 아기들이 자동차를 타고 레이싱하는 게임인데요.


메인 화면에서부터 느껴지는 병맛 스멜.. 그런데 자꾸 끌리는 이유는 뭐지..

페이스 메쉬도 설정할 수 있고, 자동차 색깔도 커스토마이징 할 수 있고, 레이싱을 하면서 비눗방울이나 장난감을 던지면서 상대방을 방해할 수도 있고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아서 실제로 게임잼 때 가장 재밌었다고 많은 분이 말씀하셨으나 여러 가지 병맛(..) 요소들로 인해 대중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프로토타입 단계로 넘어가지는 못했습니다. 지금의 스내처스와 유사하지는 않지만 개발자 분들께 바이크 조작이나 멀티플레이 구현에 있어 좋은 연습이 됐다고 합니다.



2. 불렛 라이더스(Bullet Riders)

VR 게임에서는 슈팅 장르가 특히 인기 있는데요. 양손에 든 컨트롤러로 총을 직접 쏘는 듯한 몰입감이 키보드나 마우스보다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레이싱 장르도 마찬가지 인대요. VR로 레이싱 게임을 할 때 속도감이 훨씬 크게 느껴지죠. 

VR에서 즐기는 슈팅 게임은 PC게임과는 차원이 달라요~ (*이미지 출처: Nathie)

레이싱 베이비에서 조금 더 발전한 버전인 불렛 라이더스는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면서 총싸움하는 게임으로 슈팅과 레이싱 두 요소를 모두 차용해 재미를 극대화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염려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빠른 속도감으로 플레이어들이 멀미를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개발 목표를 다음과 같이 잡았습니다. 멀미에 신경 써서 무난한 게임을 만들기보다는 멀미를 개의치 않는 코어 게이머들이 굉장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고요. 


무난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고퀄리티의 트리플 A 게임보다는 비록 모두가 재밌게 즐기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누군가에게는 트리플 A 게임보다 더 재밌는 게임을 지향하고자 했습니다.

불렛 라이더스 플레이 영상

불렛 라이더스는 나름 재미있는 게임이었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차체의 속도가 빠르다 보니 상대방의 오토바이에 총을 조준해서 맞추는 게 너무 힘들었고, 생각보다 긴장감도 별로 없었습니다.


슈팅의 재미로 따지면 가만히 서서 몰려오는 적들과 싸우는 게 더 재밌을 것 같고, 레이싱의 재미로 따지면 레이싱에만 집중해서 달리는 게 더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어느 쪽이든 특출나게 이 게임만의 재미라고 할만한 부분이 부족했습니다.


3. 스트라이커스(Strikers)

불렛 라이더스를 더 재미있게 발전시키는 방법을 이것저것 모색하다가 기존 오토바이 총 싸움 모드에 2가지 모드를 추가했습니다.


첫째는 오토바이끼리의 근접 전투 모드였는데 근접 전투용 칼을 만들어 오토바이끼리 칼로 치고 찌르면서 싸우는 게임이었죠. 이후 총으로 공놀이를 하는 축구 모드로 아이디어를 확장해서 개발을 진행했는데, 모든 플레이어의 시선이 공으로 집중되다 보니 총싸움보다 훨씬 재밌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내부 회의 끝에 레이싱과 슈팅을 다 건드리기보다는 축구처럼 플레이하는 모드가 확실히 재미있고 특색 있다고 판단하고 축구 모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불렛 라이더스에서 축구 모드만을 발전시킨 스트라이커스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5월 한 달 동안 어떻게 공놀이를 하는 게 재미있을지 고민하며 부스트 아이템, 공 위치 인디케이터, 벽 점프, 물리 계수 등 다양한 요소들을 프로토타이핑으로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트라이커스 플레이 영상

프로토타이핑 후 6, 7월 두 달간 정식 버전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별문제 없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레이턴시 문제가 발생합니다. 

보통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유저의 컴퓨터(클라이언트)에서의 게임 플레이가 서버로 전송됐다가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가 중요합니다. 이것을 핑(Ping)이라고 하는데요. 보통 핑 50ms정도에서 쾌적한 게임을 할 수 있고, 이보다 높을수록 게임에 끊김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져요.


VR 게임의 특성 상 유저들이 한 지역에 몰려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메인 서버에서부터 멀리 떨어져 사는 유저들에게는 핑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핑이 높더라도 잘 돌아갈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데 테스트 결과 스트라이커스는 핑이 100ms이상 되는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플레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후 2주 동안 열심히 해결하려고 노력해봤으나 실패하게 되죠.


지난 몇 달간 공들인 프로젝트를 포기할 것이냐, 어떻게든 해결할 것이냐에 대한 엄청난 고민과 수차례의 회의 끝에 개발이 아닌 기획 방향을 바꿔보기로 결론을 내렸고, 일반 총에서 갈고리 총을 사용하는 것으로 기획을 변경했습니다.

스트라이커스 플레이 데모, 현재 스내처스와 매우 유사합니다.

4. 스내처스(Snatchers)

일반 총 대신 갈고리 총을 사용하는 것으로 기획을 변경한 후 레이턴시가 높은 환경에서도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게다가 팀과 회사 내부에서도 오히려 기존 버전보다 훨씬 더 재밌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스내처스의 재빠르게 공을 낚아채는 갈고리총! 보이시죠?

이후 3개월간 게임을 꾸준히 다듬고, 아트를 적용하고, 외적인 부분에서 필요한 기능들을 추가하면서 스내처스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출시!! 스내처스는 출시하자마자 스팀스토어 탑셀러 1위를 기록하고, 긍정적인 리뷰와 외신 기사들이 잇따랐습니다. 유명 스트리머들의 리뷰 요청도 쇄도했죠! 북미 대형 VR 아케이드 체인 VR Junkies에 바로 입점하기도 했습니다.

스팀스토어 Top Seller 로 피쳐드된 스내처스!!


여기까지 스내처스의 개발 과정이었습니다. 재미있게 보셨나요? 다음 편에서는 개발자 분들이 어떤 팀 문화 속에서 스내처스를 기획하고 개발해 왔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스내처스 직접 플레이하러 가기


이 글은 RR의 VR 게임 개발 과정에서의 insight을 공유하기 위해 작성되었어요. 이 글이 좋았다면, 다른 글들도 읽어보고 RR의 퍼블리케이션을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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