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의 반대말은
쓰지 않는 것 '전부' 버리기
저는 날을 잡고 한꺼번에 비워내기보다는 가장 가시적인 공간부터 조금씩 정리하는 것 같아요
책상 - 옷장 - 수납장 - 노트북 - 휴대폰 순으로 정리하는 편인데,
순서와 방식은 상관없고 손이 가지 않는 것을 '전부' 비워내는 게 핵심입니다
개인적인 난이도 순으로 정리해 보자면
(쉬움) 옷장 -> 책상 -> 수납장 -> 노트북 -> 휴대폰 (어려움)
내 기준에서 ‘물건’을 정리하는 건 어렵지 않다. 오래 안쓰면 버리면 되니까.
그런데 노트북과 휴대폰에 저장된 자료들은 쓸 것과 쓰지 않을 것을 다시 분류하고 정리하는게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어간다. 왠지 모은 자료를 삭제하면, 자꾸 후회할 것만 같은 그런 미련과 저장하려는 욕심이 되려 물건보다 강한 것 같다. 아마 자료들을 충분히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스스로에 대한 불만족에서 비롯된 것 아니었을까.
이런 미련과 욕심은, 특히 옷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서 다시 확인되었던 것 같다.
난 옷이 많지 않다. 특히 여름에는 늘 입는 반팔 브랜드에서 세네 장 정도만 추가로 구입하는 정도다. (반팔티는 목이 늘어나는 소모품이기에…) 그만큼 내가 가진 옷 중 옷장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옷들은 겨울옷이다. 아직도 내게 있어 주요한 심미관 중 하나는, 반팔티에 청바지가 어울리는 사람이 가장 눈길이 간다는 것.
실제로 나는 그런 기준에 맞추어 몸을 가꾸었고, 여름에는 그런 내 패션에 만족하기에 추가로 옷에 대한 욕구를 느끼지 못한다. 문제는 겨울이다. 사실 겨울은 보통 옷이 두껍고 여러 겹을 입기 때문에, 몸을 가꾸어도 상대적으로 그것이 잘 태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옷에 욕심이 없는 줄 알았던 나도 겨울이 되면 유독 옷에 욕심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깨달은 건, 욕심의 반대말은 무욕이 아니라 ‘만족‘이라는 것.
나는 옷에 욕심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내 외형에 만족을 하고 있던 사람이었던 것.
언젠가 반팔티에 청바지처럼, 겨울에도 나를 만족시킬 패션을 발견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