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여행기_07

2022. 10. 01 ~ 2022. 10. 10 (7일 차)

by RRoice

삼보와 난댜.


여행 기간 동안 삼보는 푸르공 운전을 하고 난댜는 여행 가이드로 우리를 안내해 줬다. 몽골인 부부인 이 두 사람은 한국에서 생활을 해본 적이 있어서 한국어를 잘했다.

삼보는 말이 없는 편이지만 운전을 비롯한 궂은일을 해줬다. 아직도 헤어질 때 악수 한번 못해보고 제대로 인사를 못하고 헤어져서 마음에 걸린다.

난댜는 삼보보다 더 유창하게 한국어를 잘했고 항상 친절했다. 의사소통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고 이날 밤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게르에서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 나눠볼 수 있었다. 나와 비슷한 또래였고 한국에서 보냈던 시간들과 앞으로 몽골에서의 지낼 시간들 그리고 자녀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다른 국적이지만 생각하는 방식이나 고민하는 것들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다고 혼자서 생각할 무렵, 게르 주인 할아버지가 들어오셨다.


KakaoTalk_20260121_142007129_01.jpg
KakaoTalk_20260121_142007129_03.jpg


게르 밖에는 눈발이 날리는 통에 몽골 전통 복장을 입은 할아버지는 모자와 눈썹에는 눈이 살짝 얹혀있다.

밤사이 추위를 대비해 게르 난로에 장작을 확인하려고 들어오셨다. 우리는 난댜와 저녁 식사 중이라 보드카 한잔을 권해 드렸다. 흔쾌히 마시고 잠시 앉으셨다. 게르 주인이신 유목민분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없었지만 몽골어를 할 줄 몰라서 대화하려는 시도도 그동안 하지 못했었다. 마침 난댜가 있어서 할아버지에게 우리들은 질문한다.


"저희 일행 중에 누가 제일 나이가 많아 보이나요?"


보드카를 한잔 더 드리면서 난댜가 몽골어로 할아버지에게 여쭤본다.

우리 일행을 힐끗 한번 쳐다보시면서 보드카를 들이켜신다.

찰나의 고민 없이 나를 지목하신다. 잠시나마 기대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동안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나이가 되려면 아직 멀었나.

역시 국적은 달라도 보는 눈은 다 비슷한가 보다.



게르에 세면실이 없어서 이동 중에 공용 샤워장을 이용했다. 두 개의 샤워장에서 한 사람씩 들어가서 샤워를 했다. 나는 제일 마지막에 하게 됐다. 팀원들이 다 씻고 내 순서가 오기를 기다렸다. 공용 샤워장 옆에는 미용실이라 몽골 아주머니들이 들락날락거리신다. 샤워장을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내가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되돌아갔다. 팀원들 모두 오랜만에 하는 샤워라 다들 꼼꼼히 씻는 것 같았다. 씻을 도구를 들고 멍하니 꽤 오랫동안 서 있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내 모습이 처량해 보였을까.

이런 내 모습을 보시고는 주인아주머니가 말없이 의자를 꺼내주신다.

앉아서 기다리라는 눈빛을 보내며 의자를 던져주시고 다시 미용실로 들어가신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구나.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지만 춥지 않았다.

의자 때문인가.


드디어 내 순서가 왔다. 팀원들은 미처 내가 기다리고 있는 줄 몰랐다며 얼른 가서 씻으라고 한다.

직전까지 샤워를 했던 공간이라 그런지 샤워장 안은 훈훈한 공기로 가득 차 있다.

너무 긴 시간 씻고 있으면 다들 기다리게 되니까 서둘러 씻기로 한다.

그래도 오랜만에 따뜻한 물로 몸을 녹일 생각에 신났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고 또 한 번 생각할 때쯤, 뜨거운 물을 다 사용했는지 찬물만 나온다.


난 더더더더 빨리 씻을 수 있었다.


KakaoTalk_20260121_142007129_02.jpg


이전 06화몽골여행기_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