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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롱 Mar 24. 2023

조호바루 쿠쿱의 시간

쿠쿱의 시간은 성장하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한 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바닷가마을의 초원은 여름이 시작되고 있었다. 온갖 생명들은 매일 콜에 목을 축이고 쑤욱 쑥 잘 자란다. 하늘이 주시는 햇빛과 비는 달콤한 생명의 과일들을 빛깔 나게 하고 몽키는 유혹의 과일을 미리 탐하려고 묘기를 부린다.

자연은 인간의 손길보다 눈길을 앞서가니 볼수록 유혹적이다. 천연의 물감 속에 어울려 모두가 고운빛이다.

과일의 진상은 열대의 찬란한 태양에 속살까지 잘 익은 과일이 아닐지. 그라비올라의 맛은 부드러움이 두리안을 닮았고 그 맛은 요구르트의 새콤하고 달콤함과 견주기 어렵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비슷하다. 입안에서 느끼는 감촉은 살살 혀가 닫는 순간 사르르 녹아 그 향과 맛은 입안 가득하게 오래오래 여운을 남긴다.

구아바의 촉촉함은 씹으면 씹을수록 배맛과 비슷하다. 약간의 텁텁함은 새콤함이 잡아주어 물 많은 다른 과일과는 달리 씹히는 느낌이 모과와 닮았다. 카사바 또한 사탕수수모양이나 첫 느낌의 맛은 부드러운 고구마다. 진하지 않는 단맛과 포근포근하게 부서지는 속살은 고구마와 감자를 섞은 듯 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맛과 향이 푸짐하게 오감을 만족시키니 아무 생각 없이 행복하다. 이곳에 아주 눌러 앉고 싶다. 이곳에 있는 동안의 기본 욕구는 매일 같은 시간인 듯 배부르니 좋다. 흔들거리는 자연에서 시간이 흐름을 느낄뿐이다.자연의 풍족함은 비에 흡족하게 매일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기억의 회로에 입안가득 충만한 느낌을 저장한다. 다시 먹고 싶다. 그라비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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