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영, <그냥 하지 말라>
'just do it'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의 슬로건입니다. 저도 광고에서 많이 봤습니다. 근육질 누님과 형님들께서 신발끈을 꽉 조여 맵니다. 아무 말 없이 뜁니다. '탁탁탁탁' 뜀박질 소리만 들려옵니다. 땀방울이 쪼르르 흘러내립니다. 마지막엔 저를 쳐다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표정 없이요. 그리고 검은 화면에 글자가 딱! 'just do it'
소파에서 감자칩 먹다가 이 광고 보는 제가 레전드입니다. 아무도 뭐라 한 적 없는데 괜히 찔립니다. 제 몸뚱아리를 봅니다. 일단 근육질 아니군요. 과자를 그만 먹기로 합니다. 봉지 안을 쳐다보니 부스러기만 남았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손가락을 쪽쪽 빨아먹었습니다. 'just eat it'
새해 기념으로 운동을 좀 해야겠습니다. 이어폰을 꽂고 신사임당 유튜브를 틀었습니다. 게스트로 송길영 작가님이 나오셨습니다. 저서 <그냥 하지 말라>에 대해 말해주십니다. 작가님도 나이키 슬로건 좋아하신답니다. 책 제목도 그걸 오마주 했답니다. 하지만 'just do it'에 반하는 내용은 아니랍니다. 그냥 '하지 마라'가 아니고, '그냥' 하지는 마라는 뜻이랍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생각 좀 하고 하랍니다.
그럼 시대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일단 3가지를 주목해야 한답니다.
1. 당신은 혼자 삽니다
2. 당신은 오래 삽니다
3. 당신 없이도 사람들은 잘 삽니다
바뀐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를 쌓아야 한답니다. '나 이런 사람이에요'라고 구구절절 설명하는 시대는 끝났답니다. 대신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 링크를 보여주면 된답니다. 거기에 본인의 삶이 다 드러난대요. 이건 거짓말도 안 통한답니다. 몇 월 며칠에 업로드했는지 다 뜹니다. 그래서 착하게 살아야 한답니다. 매사에 진정성이 있어야 한대요.
생각은 쉽습니다. 실천이 어렵죠. 세상에서 가장 힘든 건 꾸준함입니다. 저자는 책에서 5단계를 알려줍니다.
1. 꾸준함
2. 사랑받음
3. 전문성 생김
4. 브랜딩이 됨
5. 팬덤이 생김
저도 sns에 글을 싸지른 지(?) 4년 차가 되었습니다. 일단 어떻게든 꾸준하게 하고 있죠. 하다 보니 나름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몇몇 분들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욕심이 생깁니다.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글도 더 잘 쓰고 싶습니다. 책을 보고 강의를 봤습니다. 전문성이 점점 쌓이는 것 같습니다.
브랜딩도 의도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알뜰살뜰 구구샘>을 계속 노출시키고 있죠. 한국교육신문 기자님의 눈에 띄어 칼럼도 연재하고 있습니다.
팬덤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한 명 있긴 합니다. 바로 제 자신입니다. 저는 <알뜰살뜰 구구샘>의 열렬한 팬입니다. 그 누구보다 그의 글을 자주 읽고, 분석하고, 피드백을 해 줍니다. 극성팬입니다.
3년 전,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그때 같이 시작했던 사람이 백 명이라면, 지금도 꾸준히 글을 올리는 분은 5명이 안 됩니다. 그만큼 꾸준한 게 힘듭니다. 저는 10년 뒤에도 글을 쓰고 있을까요? 아니, 10년은커녕 당장 내일 일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아침도 제 안의 두 사람이 힘을 겨뤘습니다. 한쪽은 더 자라고 했고, 다른 쪽은 일어나서 글 쓰라고 했죠. 다행히 오늘은 후자가 이겼습니다. 결국 뇌를 비우고 'just did it'
do가 did로 바뀌면 d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