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숙희,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자타공인 글쓰기 권위자인 송숙희 작가는 이 책에서 말합니다. '이유와 근거는 서로 다른 뜻이니 잘 구분하라'고요. 저자는 글을 쓸 때 OREO 전략을 강조합니다. 그중 R 부분에서 '이유와 근거'가 쓰이죠.
O 주장(오피니언)
R 이유(리즌)
E 예시(이그잼플)
O 주장(오피니언)
글은 이 순서를 지켜야 한답니다. 주장하는 글만 그런 건 아니래요. 자기소개서처럼 본인을 돋보이게 해야 하는 글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래야 뽑힐 가능성이 높아진대요. 예를 들어 볼까요?
O 나를 뽑아라
R 당신 회사에 도움이 될 거니까
E 예전 회사에서도 하드캐리했다. 그 회사 직원들에게 물어봐라
O 그러므로 나를 채용하고 써먹어라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R, 그러니까 '이유' 쪽을 주의해야 한대요. 이유와 근거를 구분해야 한답니다. 세상에! 그 둘이 서로 다른 뜻이었어요?
저처럼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친절한 예시로 구분해 주시더군요. '우산, 비, 먹구름' 전략입니다. 한 번 볼까요?
-주장: 우산을 챙기자
-이유: 비가 올 것 같으니까(뇌피셜)
-근거: 하늘 봐라. 먹구름 꼈다(팩트)
어라? 차이가 잘 보입니다. '이유'는 내 머릿속에 있는 거고, '근거'는 누가 봐도 똑같이 보는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어쩜 이렇게 잘 설명하셨을까요! 진짜 글쓰기 씬의 일타강사가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불충한 생각이 떠오릅니다. '굳이 이걸 구분해야 해요?'가 핵심이죠. 솔직히 말하면 둘의 의미를 구분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괜한 데 힘 뺄 필요가 없다는 거죠. 대신 이 방법은 어떤가요? '왜냐하면'으로 퉁치는 거예요. '까닭'이라는 말도 좋아 보입니다. 그러면 이유와 근거 모두를 담을 수 있거든요.
제 뇌내망상으로는 설득력이 약합니다. 권위를 빌려야겠습니다. 네이버 국어사전님, 나와주세요! 이유와 근거가 각각 무슨 뜻인지 알려주세요!
[네이버 국어사전]
-이유: 어떠한 결론이나 결과에 이른 까닭이나 근거
뭐야 이거! 이유는 근거였잖아요. 이거 굳이 구분해야 하는 거예요? 후.. 심호흡하고 '근거'도 검색해 봅시다.
[네이버 국어사전]
-근거: 어떤 일이나 의논, 의견에 그 근본이 됨. 또는 그런 까닭
근거가 이유라는 구절은 없네요. 달걀은 알이지만, 알은 달걀이 아닌 그런 느낌인가요? 끄아, 철학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건 싫어요! 빠져나올래요. 후, 그럼 이유와 근거의 뜻을 나란히 적어보겠습니다. 무슨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겠죠?
[네이버 국어사전]
-이유: 어떠한 결론이나 결과에 이른 까닭이나 근거
-근거: 어떤 일이나 의논, 의견에 그 근본이 됨. 또는 그런 까닭
끄아! 찾았습니다. 이유와 근거 공통점을 발견했어요! '까닭'으로 퉁치면 되는 거였습니다. 야호! 역시 토박이말(순우리말) 짱짱맨!!!
어쩐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많이 봤다 했습니다. 뭐만 하면 '까닭'을 들으라고 하거든요. 특히 국어 교과서에 많이 나옵니다. '그렇게 생각한 까닭은 무엇인가요?'라고 수 없이 묻습니다. 전국 교육대학교 교수님들께서 집필하신 책은 확실히 다르네요. 어쩜 이렇게 디테일까지 챙겨 주시다니요!
정리하겠습니다. OREO 전략은 참 좋아요. 그중 R의 이름을 바꿔 보는 겁니다. 여태까진 '이유'였다면, 앞으로는 '까닭'으로 퉁치는 거죠. 그러면 이유와 근거 모두를 담을 수 있잖아요. 참 쉽죠?
이 똥글도 오레오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O 주장: '의견과 근거' 구별 말고, 그냥 '까닭'으로 퉁치자.
-R 이유: '까닭'은 두 가지 뜻을 모두 담을 수 있으니까.(네이버 국어사전을 보라)
-E 예시: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를 보자. 보통 '까닭', '왜냐하면'이라고 한다.
-O 주장: OREO 전략에서 R은 '까닭'이라고 번역하자ㅎㅎ
[배점 100점]
Q. 자타공인 글쓰기 전문가인 송숙희 작가에게 반기를 드는 까닭을 서술하시오.
A. ㅠㅠ 살려주세요 엉엉
사진: Unsplash의Towfiqu barbhui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