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비디오 플랫폼이다. 아이콘부터 영상을 재생하는 모양이다. 유튜브의 '튜브'도 TV라는 뜻이다. 우리말로 치면 바보상자의 '상자'쯤 되는 말이다.
그런데 영상보다 소리가 중요하다고? 이게 웬 뚱딴지같은 소리일까? 우선 아래 사례를 보자.
[보기 1]
지하철에서 소리 없이 보던 '영상'이 갑자기 꺼짐
[보기 2]
설거지하며 틀어 놓은 TV가 갑자기 '지지직'거림
어느 게 더 짜증 나는가? 맞다. '지지직'이다. 그러므로 영상보다 소리가 중요하다.
유튜브를 시작할 땐 몰랐다. 영상 편집은 대충 했다. 프리미어 프로는 외계인을 고문해 만든 사기 프로그램이니까. 그 녀석은 컷도 알아서 잘라 준다. 사운드가 비면 알아서 들어내 준다. 개떡 같은 내 목소리를 찰떡같이 알아듣고 자막도 자동으로 만들어 준다.
이렇게 거저먹은 영상을 업로드했다. 그랬더니 참사가 일어났다. 왜냐고? 소리, 그러니까 사운드가 최악이었으니까!
[참사 리스트]
1. 영상과 영상 사이에 "치직!"하고 귀 찢어지는 소리가 들어감
2. 버스 엔진 "달달달달달"하는 소리 때문에 고막 터지는 줄
3. 어떤 컷은 소리가 30밖에 안 되고, 바로 뒤 컷은 소리가 150임. 들쑥날쑥
노답이었다. 고쳐야 했다. '치직이'들을 핀셋으로 잡아 일일이 쓰레기통으로 집어넣었다. 소리가 작은 녀석은 키워줬고, 너무 큰 녀석은 줄여줬다. 영상 편집은 날로 먹는 게 아니었다. 새삼 방송국 직원들이 존경스러웠다.
유튜브는 유료 회원이 되면 더 많은 기능을 쓸 수 있다. 그 기능 중 하나는 '폰 화면을 끈 상태에서도 소리만 들을 수 있다.'이다. 나도 그 기능을 애용한다. 운전할 때나, 설거지할 때 틀어 놓는 거다. 라디오처럼.
결국 유튜브는 영상도 중요하지만, 소리는 더 중요하다. 영상편집도 따지고 보면 오디오 편집에 가깝다. 업계 표준 음량으로 만들고 잡음도 잡아내는 과정이니까. 편집의 목적은 '시청자가 불편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니까!
그런데 이쯤 되면 궁금한 게 있다. 도대체 '자막'은 왜 다는 거지? 소리로 때우면 안 되나?
사진: Unsplash의James Ko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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