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은 이번 애say는 스킵해주세요! 정신건강에 해롭습니다.
전편 에세이 제목을 <고생만하다가네 우리 엄마>라고 했더니만
엄마 저세상 보내는 거냐는 문의가 쇄도해서 수습하느라 애먹었네요! 헉 애가 애먹어? 개드립 졔송.. 헿!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에 이 애say를 쓰고 있는 이 신생아는 녹아버릴 거 같아요. 스륵스르륵. 개드립 또 졔송. 헤헿!
음.. 그래서 오늘 준비한 애say는 전편 엄마의 복직과 관련해서 예비 초보 엄마 분들을 위한 잔소리를 준비했어요. 예전에 예비 아빠를 위한 잔소리도 했었으니까 그래도 100일 전에 엄마님들께도 제 잔소리를 또 들려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헤헿.
잔소리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들어두시면 다 뼈가 되고 살이 될.. 음.. 이건 아닌가? 헤헿.
아무튼 귀욤 뽀짝 신생아의 오지는 오지랖 한번 들어봐 주세요!
(슈퍼 초초초 진지 궁서체예요 헤헿)
제가 평소에 마냥 벌렁 누워 분유 타령만 하는 신생아 같아 보이셨겠지만, 나름 생각이 많은 0춘기를 지나고 있답니다. 특히 이번에 엄마 복직하는 걸 보면서 엄마님들께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었어요.
혹시 이렇게 마음먹으신 엄마님들 계신가요?
저도 엄마를 둔(?) 신생아로서 절대 절대 이런 결심을 하지 않으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이건 제가 조리원 있을 때 들은 얘기인데요, 제 옆 옆칸에 누워있던 3등신 신생아 동기 녀석의 엄마가 그러더라고요.
본인은 회사생활, 업무, 인간관계, 사회생활, 돈 버는 거 이런 거에 다 지쳐서,
그냥 이제 애기 낳았으니까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아기나 키우면서 주부로 살겠다구요.
저는 이 얘기를 듣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왜냐하면 앞으로 내 삶을 송두리째 남편한테 맡기겠다는 아주 이상한 당당한 의지가 느껴졌거든요.
이 말을 들으면서 제 작은 신생아 두뇌에 들었던 생각은,
남편이 과연 그렇게 믿을만한 존재들인가 였어요.
물론, 남편을 믿으시니까 결혼도 하시고, 이렇게 아기도 낳고 하셨다는 건 잘 알아요. 그리고 대다수의 가정은 남편분들이 정말 충실하게 가정생활 잘해주신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엄마여러분. 정말 만에 하나라도.. 그렇게나 믿었던 남편이 변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다들 내 남편은 안그럴거야 라고 믿으시겠지만, 이 현생의 남편들은 어쩔 때는 너무도 무책임하게 행동하기도 하죠. 구체적으로 내용은 언급하지 않을게요. 당장 초록창 열어서 남편이라고 뉴스창에 검색만 해도 나올걸요? 한번 해볼까요?
<남편 내연녀에게...>
으! 여기까지만 할게요. 신생아 정신건강에 절대 좋지 않을 글자들의 나열이 보이네요. 화나고. 더럽죠.
다시 돌아와서,
그렇게 내 남편을 믿는다는 강한 이유를 내세우고 내 사회생활을 포기하고 남편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는데,
혹여나 그 남편이 변하면요?
혹여라도 "이 여자는 내가 벌어다 주는 돈 아니면 못 사는구나?" 하는 교만이 남편에게 싹트고 그따위 썩은 말을 당당히 내뱉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끔찍한가요.
이런 변한 남편이 눈앞에 나타난 그때, 아이만 정성으로 키워온 주부인 엄마는 뭘 하실 수 있을까요?
이미 그때가 되면 경제권이 없는 엄마는 과연 아빠에게 뭘 할 수 있죠?
그저 흔한 드라마의 더 흔한 주부 역할이 내뱉는 대사처럼
'니 새끼 키워준 나한테 이럴 수 있냐?'는 원망과 자책으로 지난 본인의 삶을 한탄하실 건가요?
깊게 고민하시고 냉정하게 결정하시길 진심으로 빌어요.
복직하는 엄마를 보며 우리 아빠가 한 말이 기억나네요.
"헤이 솜뭉치. 녹음 기능 켜줘 봐. 얼른얼른!"
"이렇게 육아 휴직하고 있으니 1년 뒤 직장에 돌아갈 때 얼마나 겁이 날지 상상이 안돼.
이미 직장 생활하며 자연스러웠던 오전 근무, 점심시간, 오후 근무, 퇴근 같은 일상이 지워진 지 오래고,
복직하고 어찌어찌 업무에 적응은 해나가겠지만, 그 골치 아픈 업무들이며 더 골치 아픈 인간관계까지 다시 어찌해야 할지.. 겁나.'
아빠가 했던 말이에요. 직장 잘 다니다 아기 낳으신 우리 엄마들도 이런 걱정이 있으실 거 같아요.
아기 낳기도 힘들었고, 육아는 더 힘들고, 복직 직장 찾기도 어렵고,
또 내 아기는 내가 키운다는 아주 듣기 좋은 핑계도 댈 수 있고..
엄마의 마음도 당연히 이해가 됩니다.
그래도 아예 경제활동을 포기 하시진 않으셨으면 해요.
경력이 단절돼서, 이전 직장보다 훨씬 못한 곳이라 할지라도,
절대 지금 믿음직스러운 남편 놈만 믿고 사회생활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당장은 아닐지라도 언젠가 사회생활을 다시 할 거라는 마음가짐 정도면 지금은 괜찮을 거 같아요.
누구를 위해서?
아이?
남편?
가족?
아뇨. 엄마 본인을 위해서.
그리고 그게 먼 훗날 세월이 지나도 분명 남편에게 좋을 거라 생각해요.
물론 대부분의 남편분들이 그러시진 않다는 거 잘 알아요.
그래도 혹여나 앞서 말씀드린 '내 돈 아니면 넌 아무것도 못한다'는 정말 기가 막히고 교만한 생각을 미리미리 막을 필요는 있죠.
저도 너무너무 잘 알고 있어요. 지금도 어두운 밤 방구석 어딘가에서 수유등 하나 구석에 겨우 밝힌 채 잠안자고 칭얼대는 아기를 달래고, 배고파하는 아기에게 수유하고, 그렇게 간신히 새근새근 잠든 아기를 바라보고 있는 엄마 여러분들이 계시단 걸. 아기를 위해 희생하는 엄마의 그 고귀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레알 신생아인걸요.
그렇게 최선을 다해주셔서 너무너무 정말 감사해요.
지금은 그렇게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그래도 꼭 누구누구 아기의 엄마가 아니라, 엄마이기 전에 아내로서, 사회인으로서, 그렇게 여자로서 스스로의 이름을 지키시는 당당하고 멋진 엄마가 되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오늘 잔소리 좀 오졌다 그죠? 오지는 오지랖!!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헤헿.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