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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Q Aug 25. 2023

일로서의 e스포츠(2)

짜릿한 e스포츠의 한 장면이 만들어지기까지


지난 편에서는 e스포츠 프로젝트가 하나의 일로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조직들이 있는지 큰 그림을 그리고자 하였다면, 이번에는 일전에 지망생들분들로부터 받았던 질문들과 면접을 진행하면서 생각했던 포인트들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내용이므로 '100% 정답'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 글을 참고하셔서 본인만의 방식으로 잘 활용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스포츠에서 '일'하려면?


우연한 기회가 닿아 지망생분들 앞에서 감히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설명드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매우 난감한 자리였지만 개인적으로도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정리하는 기회이기도 했죠.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고민들을 계속하실 것 같아 따로 하나의 꼭지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1) 마음만 뜨거운 '아마추어'에서 믿음직한 '프로'가 되려면

저 또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과연 나는 프로일까?'라고 되묻곤 합니다. 정답이 없는 문제지만 지금 가진 자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 원하는 목표에 이르게 만드는 과정을 더 정확하게 계획할 수 있는 역량은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다만, 모두가 충분한 경험을 얻을 기회와 시간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정신없이 바쁘게 뭔가를 했지만 남는 것이 없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어떤 분야를 지망하시는 분들은 물론 현장에 계신 모든 분들도 항상 고민하는 지점이죠. 


지난 글에서 '하고 싶은 일보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시간이 더 많다'는 것을 거듭 강조드렸던 이유는 '완성된 결과물을 소비하는 것으로서의 흥미'로만 접근한다면 실제와의 괴리 때문에 실망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떤 일을 오래 하고 싶다면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밀접한 일을 하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그래서 그 분야를 '좋아하는'것도 중요합니다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그래서 '즐거움'보다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어떻게 일이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늘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과정은 생각보다 느리게 진행될 것이고 많은 인내심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는 e스포츠가 아니더라도 모든 일에서도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 e스포츠 현장 아르바이트도 도움이 될까요?

e스포츠는 다양한 인력들이 함께 유기적으로 만들어가는 결과물이므로 기회가 된다면 여러 사람과 함께 관련 업무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도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단, 이력서에 쓸만한 한 줄을 적기 위해 '그냥 했다'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대회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현장에서 실무진들이 어떻게 일을 진행하는지 유심히 관찰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단기용역 형태로는 직접적인 실무보다 단순업무만 경험할 가능성이 많지만, 그 사이에서도 요구된 업무를 잘 해결한다면 그것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좋은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고, 내 앞의 작은 일을 훌륭하게 해결하는 것으로부터 기회가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하시면 좋겠습니다. 


최근에는 젠지 아카데미 등 여러 곳에서 직접 대회를 개최해 보는 e스포츠 실무 교육을 진행하기도 하므로 관련 정보를 찾아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합니다. 이 또한 '이력서 한 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경험으로부터 어떤 것을 배웠고, 적극적으로 어떤 것을 시도해 봤는지, 여러 사람들과 어떻게 힘을 합쳐 해결했는지 잘 풀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경험이더라도 깊게 고민하고 관찰하고 써보셔야만 매력적인 한 줄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 e스포츠를 경험할 기회가 부족한데, 무엇을 해야 할까요? 

e스포츠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쉽게 경험하기 어렵다는 점에는 깊이 공감합니다. 특히 단순 업무가 아닌 실무 과정을 관찰할 기회는 자주 있지 않죠. 이는 산업 자체의 성장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다양한 대회들이 많이 만들어지는 시기라면 더 다양한 기회가 제공될 수 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면 신규 인력을 키워낼 여유가 없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마니아층을 위한 종목 대회를 개최하거나, 1020 세대를 위한 이벤트로 e스포츠를 활용하고, 인플루언서 중심으로 마케팅 목적에서 e스포츠를 활용하는 등 현재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보는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에 투자하며 반전을 만들어보려는 e스포츠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좋은 기회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릴 수 없으니 무엇을 해야 할까요? 신입채용을 진행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내가 얼마나 e스포츠를 즐기는지'를 강조하십니다. 물론 '좋아하는 것'을 일로서 하는 것은 힘든 과정들에서도 자기 자신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만, '좋아하는 것'과 '일을 되게 하는 것'은 그 본질이 다르므로 직업으로서 본인이 어떤 역량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지망생분들을 만났을 때는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서 본인이 보거나 좋다고 느꼈던 것들을 분석해서 글과 영상으로 쌓아보시라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시청자로서 결과물을 즐기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왜 그렇게 만들어졌을까?'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물론 산업의 끝단에 위치한 '시청자'로서 산업의 깊숙한 지점까지 파훼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만, 아주 작은 지점부터 '이유와 방법, 개선점'을 조금씩 고민하고 그것이 누적되기 시작하면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보통 게임업계에서는 '역기획서'라는 것을 만들어보라고 하시는 데, 하나의 e스포츠도 동일한 방식으로 결과물이 완성된 지점으로부터 거꾸로 상상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합니다. 


*여기서 '역기획서'는 보통 작은 단위의 기능이나 시스템만의 결과물을 어떻게 기획했을지 거꾸로 파고드는 형태를 말합니다. 게임이라면 게임 내의 '친구시스템', '파티시스템', '이동시스템', '아이템창 시스템' 같은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게임' 자체를 역기획하는 것은 쉽지 않고 너무 방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본래 일이 되어가는 과정을 생각한다면 하나의 문제마다 해결방안을 만들어나가듯 진행해야 합니다. 


▶ e스포츠 동아리 활동도 도움이 될까요?

아마추어 수준에서 가장 접하기 쉬운 기회는 '동아리'라고 생각됩니다. 여러 대학교 내에 'e스포츠 동아리' 또는 '게임 동아리'가 하나씩 존재하고 동아리 구성원들이나 교내 e스포츠 대회들을 직접 기획, 운영해보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동아리는 기본적으로 e스포츠를 좋아하는 동기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의기투합하기에 적합한 조직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흥미' 위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학업과 여러 활동을 병행하기가 쉽지만은 않고, 대학생활은 정말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의지를 가진 몇몇 인원들이 빠지면 프로젝트가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팀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고 그 경험을 빠짐없이 모든 동아리 구성원들이 공유받을 수 있도록 상세하게 기록하여 매뉴얼로 정리해 보는 과정을 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매뉴얼은 사람이 바뀌더라도 누군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문서화하는 과정이며 실제 업무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매뉴얼을 만드는 과정은 실제로 ①업무를 제대로 경험한 사람이어야 작성이 가능하고, ②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며, ③업무가 균질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일의 핵심을 파악하는 과정이 수반됩니다. 또한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지려면 'HOW(어떻게, 방법)'를 넘어 'WHY(왜 해야 하는지, 동기·배경·이유)'까지 포함되면 더욱 좋습니다. 


e스포츠라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위하여 필요한 과정은 '기본적으로 일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동일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설정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제안서의 페이지를 채워보는 과정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시행착오는 당연한 것이고 실패에서도 배울 수 있다면 그것도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종종 메일로 아마추어 대회에 대한 요청을 받으면서 들었던 생각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메일도 업무 경험의 일환이므로 기본적인 양식을 한번 찾아보고 보내시는 것이 좋습니다.
※ 물론 실무 담당자들은 업무가 바빠 모든 메일을 확인하거나 답변드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디 너무 실망하지는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2) 메일에 첨부되는 파일은 pdf 형태를 추천드립니다.
※ ppt 원본은 폰트나 삽입된 이미지와 동영상이 깨져 원하는 모습으로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첨부가 된 자료는 반드시 발송 이후 꼭 정상적으로 전달되었는지 확인하시길 추천드립니다. word 같은 문서도 가능하지만 보통 상대를 설득하려고 딱딱한 보고서나 기획문서 형태로 전달하지 않는 것처럼 너무 많은 내용을 글로만 전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므로 맞는 방법을 고민해 보시는 것이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3) 훌륭한 제안서에는 충분한 교환가치가 담겨야 합니다. 

※ '제안'을 보낸다는 것은 상대가 매력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가치와 무언가를 교환하는 과정입니다. 회사는 절대 '쉽게' 돈을 쓰는 조직이 아니며 그만큼 깊은 고민이 담겨있어야 상대방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외부인으로서 기업이나 조직의 의표를 정확하게 캐치하기는 어렵겠지만 어떤 일을 하시더라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도전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최근의 결정이나 행보를 따라가다 보면 일관된 방향성이나 목적이 드러나기도 하니 여러 방면에서 조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4)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 기획을 하다 보면 본인의 생각을 당연한 것으로 가정하고 뭉뚱그리거나 쉽게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보이지 않는 전제조건들이 많이 숨어 있을수록 설득이 어려워지고 기획 논리의 파워가 약해집니다. 우리가 행동하는 것들, 사람들이 무언가를 좋아하고, 끌리는 이유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생각은 '내 머릿속'에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며, 상대방이 나의 논리에 설득되려면 내가 가져간 논리의 흐름을 상대방이 같이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5) 정답은 없습니다. 

※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세요! 대신 치열하고 솔직하게 토론하고 의견이 다르다면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상대방을 이기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신 어떻게 설득할지, 문제가 있다면 무엇을 보완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는 생산적인 방향으로 그 힘을 쏟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 채용과정에서 보이는 것들, 보는 것들

과거 인사팀장님으로부터 '면접에 들어가게 되면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했던 제가 다른 분들을 평가하는 자리에 들어가는 것이 꽤나 부담이 되었고, 그래서 더 부족한 준비가 되지 않으려 꼼꼼하게 읽고 질문을 준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제가 봤던 면접들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도 새삼 깨닫게 되더군요. 물론 지금 말씀드리는 내용 또한 저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조언으로서만 적당히 귀담아들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채용 과정은 '채용공고 등록 → 서류평가 → 실무자 면접 → 임원 면접 → 채용결과안내' 순으로 진행되므로 참고부탁드립니다. 


    ① 채용공고는 꼭 잘 읽어보세요

대한민국 교육과정을 거친 분들이라면 '문제에 답이 있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채용공고'에도 대부분 원하는 인력에 대한 요청사항이 담겨있습니다. 공고 내용을 참고 삼아서 필요한 역량을 자신의 경험과 연결해서 표현할 수 있다면 좋습니다. 채용공고를 읽지 앍고 복사+붙여 넣기로 만들어진 지원서류는 대부분 쉽게 걸러지므로 최소한 회사의 채용공고를 통해 '원하는 인재상, 필요한 역량, 채용부서의 업무, 회사의 사업 방향성과 비전' 정도는 확인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② 지원서는 첫인상을 좌우합니다. 

지원서는 회사와 지원자가 처음 만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주 작은 부분이더라도 꼼꼼하게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잦은 오타, 열리지 않는 첨부문서, 회사와 동떨어진 자기소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기 어려운 내용, 채용 부서에 대한 부족한 이해, 인터넷 용어나 은어사용 등등. 아주 기본적인 사항들조차 쉽게 간과되기 쉬우므로 제출하기 전에는 꼭 한 번씩 체크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③ '슈퍼스타'보다는 '같이 일할 사람'을 찾습니다. 

신입채용의 경우 지원서를 통해서 가장 확인하고 싶은 부분은 '지원자가 얼마나 꾸준하고 성실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미션을 쫓아갈 수 있을지'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빠르게 적응하고 조직이나 구성원들과 원만하게 어울릴 수 있을지'입니다. 신입에게 경력자만큼의 경험과 실력을 요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고, 다만 함께 일을 하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사람에게 더 눈길이 갑니다. '자신만의 색깔이 너무 강하거나', '예측 불가능한 사람'으로 보이면 함께 일할 기존의 일원들과 빠르게 융화될 수 있을지 신뢰하기가 어려워집니다.


    ④ 면접은 연락을 받은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간혹 서류평가를 통과하고 면접 연락을 주고받는 시점에서 연락이 잘 닿지 않는다거나, 면접 당일에 지각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순간들이지만 서류를 통과하여 개인적인 관계로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되면 그 과정에서 면접자의 평소 태도나 습관을 볼 수 있습니다. 면접은 단순히 면접장소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⑤ 면접의 기본은 회사에 대한 정보를 미리 확인해 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생각보다 면접자리에 오신 분들 중에서 '우리 회사'에 대한 정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의 약력이나 히스토리를 암기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와 관련된 최근의 뉴스, 회사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 등은 가급적이면 최소 한 번이라도 훑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무 회사에 취직해도 상관없다면 면접관들도 굳이 면접자를 선택해야 할 이유도 없겠지요. 


    ⑥ 면접은 서류에서 알기 어려운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입니다. 

자신의 강점을 몇 장의 서류로 드러내기가 어려운 것처럼, 면접관도 지원자를 평가함에 있어 서류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지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면접은 서류에서 파악한 지점에서부터 더 알고 싶은 것들을 확인하기 위한 자리기도 합니다. 면접자의 목소리, 표정, 자세에서는 자신감이 있는지, 적극적인 성향인지 등 분위기를 파악하기도 하며,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질문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해서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지, 말을 조리 있게 상대방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지 등을 보게 됩니다. 간혹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는 경우에는 정답을 요구하기보다 선뜻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도 본인이 어떻게 문제를 정의하고 생각을 정리하는지 알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서류에 담겨있던 경험에 대해서 얼마나 본인이 '깊게' 경험하였는지 확인합니다. 간혹 다양한 스펙을 적어두었음에도 해당 경험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을 요구하면 모호하거나 빈약한 답변을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실제로 하지 않았던 것을 부풀렸거나 그만큼 고민이 깊지 않았다고 판단하게 됩니다. 경험이 많지 않더라도 얼마나 그 과정을 깊게 관여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 본인이 시간과 정성을 들여 집중해서 고민했던 사례들을 잘 풀어내는 경우가 더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면접이 마무리되면 종종 지원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어보곤 하는데, 긴장감에 대부분은 막상 떠오르지 않아 질문을 하지 못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면접은 회사가 지원자를 파악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거꾸로 지원자도 내가 가고자 하는 회사의 면면을 앞에 있는 면접관이나 면접 과정, 프로세스, 사옥의 분위기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만약 마지막에 말할 기회가 있다면 궁금한 것에 대해서 미리 준비해 둔 것들을 문의하거나 면접관들의 질문을 통해서 자신의 장점이나 의욕을 더 잘 드러내지 못하였다면 해당 기회를 통해서 언급해 주는 것도 인상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 물론 제가 개인적으로 경험한 선에서의 내용이므로 꼭 위의 내용처럼 진행되지 않을 수 있고, 압박면접이나 구글 면접(창의적인 질문을 요구하는 등) 같은 회사마다의 서로 다른 테스트가 적용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같은 장소에 있던 면접관조차도 한 지원자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긍정적인 부분이 부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짧은 면접 시간을 통해서 한 사람을 완전히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면접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도 워낙 많으니 운도 따라줘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면접 결과를 자기 자신에게 너무 대입하거나 심각하게 생각하시지는 않아도 좋을 듯합니다. 




업무가 바쁘다는 핑계로 저장된 글을 몇 날며칠을 묵혀두었다가 올리게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e스포츠 업무와 관련해서 어떤 역량들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위 글의 모든 내용은 늘 자신이 적당히 걸러서 듣는 태도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모르는 것은 배우면 된다는 생각을 늘 하지만 결국 경험이 쌓여야만 이해되는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늘 외부에서 바라보는 위치에서는 체계적인 질서에서 일이 진행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다급하게 흘러가는 경우도 많고 원하는 것들보다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더 많은 경우도 잦습니다. 이번 글을 작성하면서도 그동안의 경험을 다시 되돌아보면서 저에게도 많은 생각과 질문을 하게 됩니다. 


아무쪼록 이번 글도 조금이나마 누구에게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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