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이렇게 될 운명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우연의 연속일까. 우연이라는 것은 존재할까? 나는 과연 우연히 태어난 것인가? 살아갈 운명이었던 것일까. 여러분들은 운명을 믿으시나요, 우연을 믿으시나요?
예전에 친구와 운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내 친구는 자신이 운명을 만들어나가는 거라고 생각했다. 노력하면 원래의 운명을 내가 원하는 쪽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이 친구에게 운명을 믿는다고 했더니 의아해하면서 약간의 오해를 하는 것 같았다. 조금 극단적으로 생각한다면 ‘나는 이렇게 살 운명이야’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상황을 체념하고 나아가려 시도조차 안 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렇게 체념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운명론자는 아니다. 나는 내가 무엇인가를 바라고 엄청난 노력을 했지만 이루어진 것이 없을 때, ‘그럴 운명이었다’며 내 마음을 위로하는 운명론자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실패를 했을 때는 눈에 보이는 1가지 이유로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여러 상황들이 겹쳐 눈에 보이지 않는 실패한 완벽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어떤 책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런 것들을 기억하고 싶어서 독후감을 쓰고 있다.) 여러 우연들이 겹쳐 안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겹친 것들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결국 그렇게 될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내가 실패를 하더라도, 일이 어그러지더라도, 눈에 보이는 이유에만 탓하지 않고 ‘모든 것이 맞지 않아 되지 않았을 운명이었다고.’ 믿는 것이다. 나는 정말 이런 운명을 믿는다. 그래야 나 자신을 인정하고, 결과 집착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나는 모든 일이 우연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주의 평행세계가 있다면 다른 세계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세계에서는 이렇게 될 운명이었던 것이다. 마음공부를 하면서 이런 가치관을 가지게 되었는데 내 인생책인 ‘천년의 사랑’에서도 똑같이 말했다. 이런 가치관이 양귀자 작가님과 비슷하다 보니 양귀자 작가님의 책들을 다른 책들보다 조금 더 사랑하게 된 것 같다. 읽다 보면 내 생각과 똑같아서 공감이 되고 신이 난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인간의 힘으로 이해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것의 진실은 우주와 인간 사이에 묵계된 영원한 약속이 무엇인지 깨달았을 때에만 비로소 이해된다. 나는 이일들을 통틀어서 섭리라고 부른다. 우주의 질서와 우주가 베푸는 큰 은혜 속에는 우연이란 실수는 없다. 99p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자면 이런 말이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들은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인생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다. 우리는 태어나는 것조차도 선택할 수 없고 이름도 누군가가 붙여준 것이다. 그래서 난 운명을 믿는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 운명이라 생각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렇다고 체념을 하거나 회피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내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 것이다. 그렇게 살다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생기면 그냥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넘기겠다는 뜻이다. 혹여 좋지 않은 일들이더라도 이 우주가 나에게 무엇인가 가르쳐주기 위해서 사건을 벌였다고, 이런 시련을 당할 운명이었다고 믿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정해진 신을 믿지는 않지만 우주를 믿는다. 설령 아무런 의미 없는 삶이라고 할지라도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나다. 내가 삶의 의미를 부여하면 나는 살 가치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