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단편] 감정을 구독하세요(3)

피드백

by 빌리박

[첫날]


image.png


"나 어떻게 느끼는지... 진짜 알고 싶어?"

아내가 헤드셋을 내밀었다. 은색 곡선이 거실 조명을 받아 부드럽게 빛났다.


"링크 온."



연결되는 순간, 숨이 멎었다.

내 손이 그녀의 손을 잡는데—그 감촉이 내 손등에도 느껴졌다.

손가락을 깍지 끼는 내 손길이, 동시에 내 손가락 사이로 파고들었다.


"느껴져...?"


그녀가 속삭였다. 대답할 수 없었다.

내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을 때, 내 어깨에도 따뜻한 무게가 내려앉았다.

내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을 때, 내 두피에도 부드러운 손길이 스며들었다.

그녀가 느끼는 모든 것이 나에게 돌아왔다.

내가 주는 모든 것을 내가 다시 받았다.


"이건..."

"미쳤지?"


그녀가 웃었다. 그 웃음의 떨림마저 내 횡격막을 흔들었다.

그날, 우리는 서로의 감각 안에서 동시에 녹아내렸다.

정확히 같은 순간에. 정확히 같은 온기로.


"...이런 경험은 처음이야."


이마를 맞댄 채, 우리는 한참을 웃었다.


**[3개월 후 - 출장]**

상하이 호텔방. 새벽 2시.

링크를 켜자, 8,000km 떨어진 아내의 심장 박동이 들려왔다.


"보고 싶었어."


그녀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녀의 그리움이 직접 전해졌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 감각. 이건 내 감정인가, 그녀의 감정인가.


"나도."


그녀가 집에서 따뜻한 차를 마셨다.

그 온기가 내 손바닥에도, 내 목구멍에도 퍼졌다.

그녀가 이불을 끌어안았다.

그 포근함이 나를 감쌌다.

경계가 사라졌다.

어디까지가 나고, 어디서부터가 당신인지.


"...있잖아."


따뜻한 여운 속에서 그녀가 말했다.


"우리 이거, 팔아볼까?"

"...뭐?"

"사람들, 이거 팔아서 엄청 번대. 감정 크리에이터. 우리처럼 진짜 사랑하는 커플 콘텐츠, 인기 많대."


나는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한번 해볼까?"



**[6개월 후]**

구독자 12만.


'@RealCouple_JinSoo' 채널은 감정 마켓 커플 부문 상위 3%였다.

"오늘도 시청해주신 모든 분들, 사랑해요."

아내가 카메라를 향해 윙크했다. 송출 종료.

정산 알림이 떴다. 이번 달 1,400만 원.


"대박이다, 우리."


아내가 환하게 웃었다. 나도 웃었다.

그날 밤, 우리는 또 서로를 안았다.

12만 명과 함께.


**[1년 후]**


"링크 온."


익숙한 연결음. 익숙한 그녀의 체온.

내 손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피드백이 돌아왔다.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그런데.


"..."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감각은 느껴졌다. 터치, 온도, 압력. 전부 정확하게.

하지만 그 안에 있어야 할 무언가가 없었다.


설렘.

두근거림.

미칠 것 같은 그리움.

언제부터였을까.

그녀를 안으면서 구독자 수를 생각하게 된 게.


"오늘 반응 좋네"를 먼저 떠올리게 된 게.


"...오빠?"

"응."

"나 요즘 느낌 이상해."

"..."

"만져지는데... 느껴지지 않아. 니가."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나도 같았으니까.

그녀는 여전히 내 곁에 있었다.

감각은 여전히 선명했다.

하지만 그녀를 안을 때마다, 12만 개의 시선이 느껴졌다.

우리의 사랑은 상품이 되었고,

상품은 언제부터가 사랑을 잡아먹었다.


**[그날 밤]**

송출을 끄고, 헤드셋을 벗었다.

오랜만이었다. 링크 없이 마주 보는 게.


"우리... 이거 그만할까."


아내가 먼저 말했다.


"...그래."

"후회 안 해?"

"돈?"

"응."

"...안 해."


침묵이 흘렀다.

어색했다. 링크 없이 서로를 느끼는 게 이렇게 어색한 일이었나.


"있잖아."


그녀가 내 손을 잡았다.


"우리 아이 낳을까?"

"...갑자기?"



"생각해봤어. 임신하는 느낌, 뱃속에서 발차기하는 느낌, 처음 눈 마주치는 순간... 그런 거 올리는 채널 없더라."

"..."


"육아 브이로그는 많잖아. 근데 감각으로 공유하는 건 없어. 아기 처음 안아보는 느낌, 수유하는 느낌... 완전 블루오션 아니야?"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처음 링크를 켰던 그날처럼.


"...그건 또 새로운 콘텐츠겠네."

"응. 대박 날 거야."


창밖으로 새벽빛이 번지고 있었다.


[에필로그 자막]

'@RealCouple_JinSoo' 채널 공지

"곧 저희 채널이 리뉴얼됩니다.

새 이름: @RealFamily_JinSoo

임신부터 출산, 육아까지.

부모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세계 최초, 감각 공유 육아 채널.

Coming Soon."


좋아요 1,203,847개


이전 07화[SF단편] 감정을 구독하세요(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