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어린 소통으로 시작해야하는 이유
항상 답답했다. 왜 우린 브랜드로서 잠재 고객들과 소통을 못하는 걸까.
좋은 콘텐츠, 멋진 이미지를 꾸준히 생산하고 있음에도 봐주지 않으면 다 소용이 없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격리 일주일간 마케팅 채널에 대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그 3일째가 되는 날, 뭐에 홀린 듯 새로운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두 번째 이야기 시작.
Q1. 일주일이 흘렀어, 아직 하고 있지? (불안)
A1. 그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인친분들과 진심 어린 소통을 하고 있어. 서로의 하루가 안온하길 빌어주고,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꾸준히 소식을 알리고 싶어서 스스로 더 부지런해졌다고 생각해. 그리고 드디어 팔로워 100명이 되었어!!! 찐 소통으로 만든 숫자라 더 의미 있고 기쁘다고!
Q2. 뭔가 시작 전과 후, 인스타그램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것 같아.
A2. 응, 사실 이 계정을 시작하기 전에 나는 SNS를 하긴 하지만 소통보다는 그저 내가 잘했고, 자랑하고 싶은 부분만 업로드해왔더라고. SNS를 무언가 트로피장처럼 써왔다는 느낌이랄까. 일로서의 성취나 어필만 가득했던 것 같아. 반면에 새로운 계정에는 브랜드가 바라볼 '리추얼'에 대해서 솔직한 생각을 적고 있어. 요즘은 오히려 나를 실제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내 이전 계정보다도 새로 만든 계정이 더 마음이 편하더라고. 오히려 지극히 사적인 계정이 된 것 같아. 그리고 실제로 만난 사람들만큼이나 진심을 나누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Q3. 멋진 경험을 했네. 그래서 소통을 해보며 느낀 점이 있어?
A3. 응 이번 주엔 두 가지를 느꼈어. 첫 번째는 머릿속에만 있던걸 끄집어내어 꾸준히 표현하다 보니 내가 생각하는 브랜드 무드와 방향성, 그리고 추구하려는 바를 더 명확히 볼 수 있어서 좋더라고. 꾸준히 기록되는 피드만 보아도 좋은 힌트가 될 수 있으니까. 두 번째는 소통의 힘을 다시 한번 느꼈어. 지난번에는 반응이 온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웠지만, 댓글을 통해 인사이트를 깊게 받을 수 있다는 거야. 아직은 초반이니 이 계정을 운영하는 나에게도 흐릿한 부분이 있었는데, 댓글을 통해 사람들이 이 계정에서 느끼는 걸 명확히 알 수 있었어.
Q4. 오 너무 좋다! 아, 지난주에 새로 해보겠다는 시도는 진전이 있었어?
A4. 응! 베스트 게시물보다 '최근 게시물'에서 비슷한 결로 기록하시는 분들과 더 가깝게 지내다 보니 피드에 올리는 사진보다도 내용에 더 깊게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너무 즐거워. 나 역시 팔로잉 중인 계정 글에 진심 어린 소통을 즐기고 있고. 오히려 좁고 깊은 소속감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포토 스폿을 만들겠다고 했던 것도 테스트해 보았는데, 가장 높은 좋아요 수와 댓글 수를 달성했어! (짝짝) 거실장을 새롭게 구매해서 꾸며봤거든. 반응이 뜨거웠어. 그리고 나도 너무 만족해하는 중이야.
Q5. 좋아. 그럼 앞으로의 계획은 뭐야?
A5. 이번 주에는 책상 쪽을 더 꾸며보려고 '데스크 테리어'관련 태그를 연구 중이야! 책상에서 할 수 있는 리추얼도 무궁무진하니까! 일단 모니터 받침대와 수첩을 새로 구매했는데, 이걸 어떻게 잘 활용하고 있는지 작성해 볼까 해. 그리고 꾸준히 같은 결의 관심사와 가치관을 지닌 분들을 찾아 나설 거야. 사실 100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나니, 다음 일주일은 어떤 속도가 날지 궁금해. 새로운 한 주는 숫자 목표는 없이 인스타그램의 알고리즘 속에서 즐겁게 흘러가볼 계획이야!
Q6. 팀에는 밝힐 생각이 없어?
A6. 아니 사실 1,000명이 되면 짜잔! 하고 밝혀볼까 했는데 그렇게 되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은 팔로워 수를 빠르게 올리는 게 중요하진 않다고 봐서 다음 주에 바로 밝히려고 해. 내가 너무 혼자 오랫동안 운영하다 보면 팀이 생각하는 방향에서 많이 멀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되고.
나에겐 이번 2주간의 경험이 정말 엄청났어.
소통을 통해 얻어낸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브랜드로서 앞으로 고객들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전달하고, 이에 대한 앞으로의 방향을 함께 고민해 보려 해.
"워낙 오래 갇혀 살아서 저걸 벽처럼 생각하게 됐는데 사실은 문이란 말이지."
- 영화 <설국열차> 중에서
나는 그동안 SNS로 나 자신, 그리고 브랜드를 알리는 것은 넘을 수 없는 단단한 벽이라 생각했어. 이번 2주간 관련 퍼스널 브랜딩과 브랜드 마케팅 공부를 하고, 주변에서 해오는 걸 유심히 지켜보고, 실제로 두들겨보니 이게 우리를 위한 가장 튼튼한 다리가 되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열리지 않는다면 이번엔 넘어뜨릴 거야. 단단한 벽을 넘어뜨리면 무엇보다 가장 튼튼한 다리가 되어줄 수 있는 거니까. 이번 주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