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돈을 극도로 아끼는 사람들을 만난다. 돈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을 가지고 절약이 몸에 밴 사람들을 존중한다. 하지만 아껴 쓰는 것과 궁상맞게 사는 건 다른 개념의 문제다. 그렇게 살았기에 큰돈을 모을 수 있었겠지만, 반대로 그만큼 소비에 대한 많은 기회비용을 날리고 있는 걸 알아야 한다.
20대에 많은 돈을 경험을 사는 데 썼다. 32개국을 배낭여행하는데 수천만 원을 썼고, 버킷리스트였던 사하라 사막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서 700만원 이상을 기꺼이 투자했다. 그냥 단순히 강남에 살아보고 싶은 마음에 월 100만원 월세를 주고 강남역 근처에서 살아보기도 했다. 누군가가 보면 돈이 넘쳐나서 이렇게 산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라고 그 비용들이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사실 어느 것 하나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넉넉했기에 했던 건 없다. 단지 그 경험들로 내 그릇을 키워 나가고자 했다. 지금도 그때의 지출들은 현명한 소비라고 생각하고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돈의 존재 이유는 통장에 가만히 모셔두기 위한 게 아니다. 돈도 써 본 사람이 제대로 쓸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