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보다 좋을 수 없다. 흔히들 첫 직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처음 취업할 때는 본인이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직장에 가는 게 좋다. 그래서 첫 취업에는 사력을 다해야 한다. 두 번째는 처음만큼 모든 걸 쏟아내기 쉽지 않다. 그래서 첫 직장보다 더 높은 레벨의 직장에 취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거다.
경력직으로 더 높은 레벨의 직장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있지만, 극 소수에 불과하다. 오히려 두 번째 직장은 첫 번째 직장보다 더 낮은 레벨의 직장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편해지고 싶어 하지, 굳이 지금보다 더 어려운 선택지를 고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배움의 수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은 처음 배울 때 올바른 방향으로 배워야 한다. 작은 곳에서 일을 시작하면 제대로 된 체계가 있을 리 없다. 잘못된 업무 스킬이 몸에 익어버리면 나중에는 다시 고치려 해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하얀 도화지에 색을 입히는 건 쉽지만, 이미 색이 칠해진 곳에 색을 덧 칠하긴 어렵다.
무엇보다 첫 직장에서 경험한 업무강도는 앞으로의 직장 선택에 기준이 된다. 처음부터 편한 곳에서 일하게 되면 그보다 더 힘든 곳에선 버티기 힘들다. 업무강도를 버텨내는 역치가 낮아지는 거다. 내 첫 직장이 고되고 힘든 중환자실이라 참 다행이다. 그때를 생각하면 웬만한 힘듦은 버틸만하다. 어떤 경험이든 처음은 중요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