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갑의 우선순위가 고양이라니
고양이간식, 사료, 모래부터 구입
5월이라고 학원비와 관리비 그 외 공과금등 고정지출비가 감액되는 것은 아니다.
지출내역은 예상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특별히 달라진 거라곤 교통사고로 인한 자동차 보험료가 인상된 것을 제외하고는.
그럼에도 내 잔고는 이미 0에 수렴 중에 있었다.
왜? 어째서? 0일까?
모음통장에서 돈을 야금야금 빼서 사용했다.
어서 빨리 급여일이 되길 기다리던 차에 오늘 왠 알림이 뜬다.
그것도 반가운 입금 알림이다.
'오예'
3월에 입금되어야 할 것이 오늘에서야 입금된 것이다.
이렇게 늦게 입금된 적도 없지만 늦게 입금되어서도 이토록 반갑다니 밥 먹다가 큰소리로 '아싸'라고 외칠 뻔했다.
이번 달 월급이 나오면 루이 간식이랑, 사료를 빨리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루이의 간식박스가 내 통장처럼 텅텅 비어갔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은 후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쇼핑몰에 접속해 츄르, 사료, 모래까지 넉넉하게 주문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입금이 되자마자 내가 제일 먼저 소비하는 게 루이 거라니? 루이를 만나기 전엔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다.
이런 나 자신이 웃기기도 하고 '당연한 거야!'라고 스스로 합리화도 해본다.
루이는 이제 내게 좀 더 가까이 온다.
2센티쯤?
품에 안겨서도 좀 더 오래 참고 있어 준다.
어쩔 때는 너무 서운해서
" 자꾸 이러면 한 마리 더 데려온다?"하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다른 한 마리가 내 품에 안겨있을 거라는 근거는 없다. 루이가 내 말을 알아 들었을 리도 없다.
루이를 안고 있으면 따뜻하다.
털은 복슬복슬하고 부드럽다.
앙! 하고 나를 깨물지만 아프지 않을 정도로만 가볍게 문다.
인형과는 차원이 다른 살아 있는 귀여운 고양이가 우리 집에 있다.
늘 같이 있는 나를 갑자기 낯선 사람 취급하기도 하고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혼자 사방팔방 뛰어다니기도 한다.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온다.
그건 그렇고
이번 달은 왜 이렇게 빨리 통장이 텅장이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을 했다.
아뿔싸
공모주 탓이다.
공모주를 청약한다면서 가족계좌마다 입금을 하고 청약한 후 다시 회수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내게 남은 잔액이 없었던 거였다. 까맣게 잊고 있었다.
주식계좌에 입금된 금액은 다시 내 계좌로 이체하지 않는다. 그대로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남편계좌로 투자한다. (이체하기가 여간 어렵다. 내 계좌가 아니라서 그런가? 그래서 그냥 두기로 했다.)
경제적 자유라는 말에 혹하여 주식시장에 발을 담갔지만 경제적 자유보단 루이의 간식값이려니 하고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경제적 자유라는 말은 참으로 달콤하면서도 맵다.